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정서조절의 관계에서 어머니 정서표현의 매개효과
The Mediating Effect of Mothers’ Emotional Expressivenes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ir Beliefs about Children’s Emotion and the Children’s Emotional Regulation as it is Perceived by Their M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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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udy tested the relationship between mothers' beliefs about their children’s emotions and the children's emotional regulation, using the mothers' positive and negative emotional expressiveness as mediators. The participants comprised 511 mothers with children whose ages ranged from 3 to 5 years, from 11 early childhood educational institutions located in Seoul and Gyeonggi Province. The survey data were analyzed using the SPSS 21.0, AMOS 21.0 and Mplus 6.12 programs. The main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there were significant correlations among the three variables (i.e., mothers' beliefs about their children’s emotions, the children's emotional regulation, and the mothers' emotional expressiveness). Second, both the mothers' beliefs about their children's emotions and the mothers' emotional expressiveness predicted in a significant manner the children's degree of emotional regulation. Third, the mediating effects of the mothers' emotional expressiveness were found to be significant. This indicated that the mothers' emotional expressiveness can be one means by which their children's emotional regulation can be increased, and this needs to be taken into account when designing educational and counseling programs.
Ⅰ. 서 론
정서조절이란 감정과 느낌을 통제하고 조절한 결과물이면서 동시에 정서를 사회적으로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조절하여 해당 상황에서 적응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Thopmson, 1994). Shields와 Cicchetti(2001)는 정서조절을 공격적이거나 분노 유발 상황에서 기분의 변화가 심하고 기분 변화에 따라 정서의 강도나 부정 정서를 조절하지 못하는 ‘불안정∙부정적 정서조절'과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과 타인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하고 정서의 강도를 잘 조절하여 하며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상황에 맞게 효율적인 대처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적응적 정서조절'로 구분하였다. 적응적 정서조절은 유아의 사회 적응 및 성공적인 또래관계 형성을 촉진하고 외현화∙내현화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며, 건강한 발달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며(Eisenberg, 1996; Kim, 2007; Sheilds & Cicchetti, 2001; Thompson & Meyer, 2007), 유아를 돌보는 실무자들이 유아의 적응적인 측면을 고양∙발달시키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불안정∙부정적 정서조절’이 아닌 ‘적응적 정서조절’을 종속변인으로 설정하며 편의상 이하 본문에서는 ‘정서조절’과 ‘적응적 정서조절’을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고자 한다.
정서조절 능력은 만 2세에 표상기술의 성장과 더불어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발달하며 만 3세를 기점으로 빠르게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3-5세 사이의 시기는 유아들의 정서 이해 및 조절 능력이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이다(Cole, 1986; Denham, 1993; Eisenberg, Cumberland, & Spinrad, 1998; Gottman & Mettetal, 1986). 이 시기의 유아는 신체, 언어, 인지 영역에서의 급속한 발달을 토대로, 대화를 통해 정서를 명료하게 이해하고 조절하고, 의사소통 기술을 점차 많이 사용하게 되며 사회적인 기준에 맞추어 정서를 표현하거나 행동을 조절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한다(Denham, 1993). 또한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정서와 부정적 감정들을 감추거나 줄이는 시도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며, 정서조절전략을 사용하여 자신의 유쾌하거나 불쾌한 정서를 조절한다 (Cole, 1986; Eisenberg et al., 1998; Gottman & Mettetal, 1986).
유아기 정서조절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생물학적 영향에 근거한 개인 내적인 요인이며, 둘째 는 사회화과정에서의 환경적 영향으로 대변되는 개인 외적 요인이다. 특히 개인 외적 요인의 대표적인 예로 부모의 영향을 들 수 있는데, 부모가 가정에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정서를 표현할 때, 유아는 부모의 정서표현을 관찰∙모방하며, 부모의 반응을 살피며 보다 효율적이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법으로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게 된다(Denham, 1998; Eisenberg et al., 1998). 부모는 유아와의 상호작용에서 기쁨, 슬픔, 분노 및 두려움 등의 다양한 정서에 대한 모델링을 제공하고, 유아는 직접적인 가르침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모방이나 강화를 통해 정서발달을 이루고 정서조절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부모의 긍정적인 정서표현 은 유아의 부정적인 정서를 억제하고 적절한 정서조절을 가능하게 한다(Beak, 2002).
특히 유아의 어머니는 주양육자로서 유아와 일상생활을 공유하기 때문에 유아의 정서조절에 특히 밀접하게 관여하게 되며, 따라서 유아의 정서조절 발달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영향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 어머니의 긍정적인 정서표현이 많을수록 유아는 실망스러운 상황에서 부정적인 정서를 적게 보였다(Garner, 1996). 반면 어머니가 부정적인 정서표현을 많이 할수록 자녀도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낮은 정서조절 수준을 보인다는 결과 들도 있다(Cummings, Vogal, Cummings, & El-Sheikh, 1989; Garner, 1996). 요컨대 어머니의 긍정적인 정서표현은 유아의 정서조절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부모의 정서표현뿐 아니라 부모의 정서관련 양육신념 역시 유아의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Gottman, Katz, & Hooven, 1996). 정서관련 양육신념은 부모가 유아의 정서와 그 발달에 대한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실제 정서관련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을 포함한 제반 능력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Dunsmore & Halberstadt, 1997; Rubin & Mills, 1990). 연구 결과, 부모의 정서언어신념과 정서표현신념은 유아의 정서표현과 관련된 지식 및 신념 획득의 토대를 제공하며 유아의 실제 정서반응을 격려할 뿐 아니라 유아와 상호작용할 때에도 정서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Dunsmore & Karn, 2001; Jeong & Park, 2012). 정서관련 양육신념은 유아의 정서조절에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Denham, 1993; Dunsmore & Karn, 2001; Jeong & Park, 2012). 즉, 부모가 어떠한 양육가 치관 및 신념을 가지느냐에 따라 유아의 정서경험 역시 달라지게 마련인데, 이는 부모가 보이는 정서신념이 실제 양육행동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Jeong & Park, 2012). 특히 부모 중 어머니와 관련된 선행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어머니가 유아의 정서인식 및 정서조절 능력을 믿을수록, 그리고 유아가 정서와 관련된 행동과 표현을 배울 수 있도록 직접 가르치거나 적어도 하나의 역할 모형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할수록 그 자녀의 정서조절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hoi & Cho, 2013).
어머니의 양육신념이 본인의 정서표현, 양육행동, 양육태도에 영향을 주며, 나아가 자녀의 정서발달에 중요한 변인임을 제안하는 연구들이 있지만 국내에서 특히 부모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과 관련짓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양육신념에 관한 연구의 경우 유아의 전반적인 발달과 양육에 관련된 지식과 방법과 과정에 관한 신념에 대한 연구들은 존재하지만, 유아의 정서와 정서발달에 초점을 둔 양육신념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 최근에 예외적으로 Lee와 Kim(2013)이 정서발달양육신념이 유아의 자기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임을 밝혔지만 양육신념 중 발달준비신념과 정서유대신념 두 가지만을 대상으로 정서조절에 국한되지 않은 전반적 자기조절능력과의 관련성을 밝힌 것이었다는 제한점이 있다. 아울러, Son, Yu 및 Choi(2014)는 어머니의 양육태도가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밝혔으나 이 변인들이 유아의 정서조절과 어떻게 관련 되는지에 대해서는 살펴보지 않았다.
더욱이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유아의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로 어머니의 양육신념, 정서성, 정서표현 수용태도, 양육태도 등을 상정하고 이들 변인이 각각 유아의 정서조절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상관분석으로 조사하거나(Shin & Jeong, 2013; Yoo & Lim, 2006), 회귀분석을 이용해서 어머니의 정서신념이 유아의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것(J-E. Lee, 2013)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연구들은 변인들간의 영향관계를 통합적으로 한 모델에서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이 유아의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관계의 세부 과정을 확인할 수 없었고 따라서 유아의 정서조절을 돕기 위해서 어느 단계에서 개입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일부 예외적으로 정서사회화 이론에 바탕을 두고 어머니의 정서 관련 변인과 유아의 정서 변인, 유아의 기질변인간의 관계를 매개모형을 통해 검증한 연구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Yeo와 Lee(2009)는 어머니의 정서성과 유아의 정서조절의 관계에서 어머니의 정서사회화 관련 행동(정서표현, 정서지도)이 매개변인으로 작용함을 밝혔고, Park(2010)은 어머니의 공감과 유아의 정서조절능력간의 관계를 유아의 자기존중감이 2%의 설명력으로 부분매개함을 밝힌바 있다. 유사한 맥락에서 Son 등(2014)이 어머니의 양육태도와 유아의 낙관성간의 관계가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에 의해 매개됨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 어디에서도 어머니의 정서발달양육신념과 어머니가 인식한 유아의 정서조절간의 관계를 어머니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표현이 매개하는지에 대해 한 가설모형 내에서 검증한 연구는 없었으며 어머니의 양육 태도신념, 어머니의 정서표현, 그리고 유아의 정서조절간의 영향 관계 중 일부만을 각각의 연구에서 분절적으로 다루었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어머니의 양육신념과 유아의 정서조절 간의 기제를 정서사회화 변인, 즉 어머니의 정서표현의 측면에서 통합적이고 심도 있게 이해하려는 학문적 시도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시도로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변인으로 어머니의 양육신념을 선정하고, 특히 매개변인으로는 어머니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표현을 설정하여 이들의 매개효과를 경험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먼저 본 연구의 연구모형은 Denham(1998)의 ‘정서사회화이론’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이 이론의 요체는 부모가 정서를 표현할 때, 유아는 부모의 정서표현을 관찰∙모방하며, 정서적 표현에 대응하는 부모의 반응을 통해 자신의 정서표현을 조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아가 정서를 경험할 때, 부모는 이러한 정서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개입을 통해 유아로 하여금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법으로 정서를 잘 조절하도록 돕게 된다. 본 연구에서 여러 가지 가능한 매개변인들 중 정서표현을 매개변인으로 선정한 이유는 선행연구 결과들에 기초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유아의 정서조절은 유아의 개인변인인 성, 연령, 기질과 어머니의 정서인식, 정서신념에 영향을 받으며, 정서관련 양육신념이 어머니의 정서표현에 영향을 주고 (Jeong & Park, 2012; Noh & Jeong, 2010), 이는 유아의 정서조절에 영향을 주는(Dumsmore & Karn, 2001; Jeong & Park, 2012) 것으로 제안된 바 있다. 본 연구에서 정서조절은 유아의 자기보고를 통해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신 어머니가 인식한 점수를 사용하기로 한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어머니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표현은 어머니의 네 가지 정서관련 양육신념(정서표현자제신념, 정서언어신념, 발달준비성신념, 정서유대신념)과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간의 관계를 유의하게 매개하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연구대상 선정을 위해 서울시와 경기도에 위치한 영유아교육기관의 원장과 교사에게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였을 때 연구 참여에 동의한 기관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서울시와 경기도에 위치한 유아교육기관(유치원: 3기관, 어린이집: 8기관)에 재원중인 만 3, 4, 5세 유아 808명의 어머니 80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 중 542부(회수율: 67.1%)가 회수되었으며, 이 중 한 개의 척도 이상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거나 동일한 반응으로 응답한 불성실한 31명의 자료를 제외한 유아 511명(남: 243명, 여: 268명)의 어머니 511명의 자료를 분석에 이용하였다. 남녀의 비율은 남아가 243명(47.6%)이었고 여아가 268명(52.4%)이었다. 연령은 만 3세(15.3%), 만 4세(31.7%), 만 5세(53.4%)로 구성되었다. 만 3-5세 유아를 대상 연령으로 선정한 이유는 유아기가 정서조절발달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중요한 시기(Denham, 1993)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연령은 30대(68.7%)의 비율이 가장 많았으며, 10대 0.2%, 20대 1.8%, 40대 28.7%, 50대 0.2%, 기타 0.8%로 구성되었다. 어머니의 학력은 대졸(42.9%)의 비율이 제일 높았으며, 고졸 이하는 24.3%, 전문대졸은 27.4%, 대학원 졸 이상은 5.3%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직업은 무직(41.5%)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전문직 20%, 자영업 및 서비스는 16.8%, 사무직이 12.7%였다.
2. 연구도구
1)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
유아에 대한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을 알아보기 위해 Hyson과 Lee(1996)가 개발한 정서신념 평가 척도(Caregiver’s Beliefs About Feelings; CBAF)를 Dunsmore와 Karn(2001)이 부모용으로 수정한 부모정서신념 척도(Parents’ Beliefs About Feelings Questionnaire; PBAF)를 Jeong과 Cho(2011)가 번안․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총 23문항으로, Likert식 6점 척도(1: 전혀 아니다, 6: 매우 그렇다)로 구성되어있다. Dunsmore와 Karn(2001)은 정서언어신념(문항 예: 자녀가 화났을 경우, 나는 그 기분을 말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준다.)과 발달적 준비성에 대한 신념(문항 예: 내 자녀는 다른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기분을 수용하기에는 너무 어리다.)의 두 개의 범주로 나누었으나, 이후 Cervantes와 Seo(2005)에 의해 정서유대신념(문항 예: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자녀를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것은 바 람직하다.)과 정서표현자제신념(문항 예: 부모는 자녀가 슬픔을 느끼거나 걱정하도록 만드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서는 안 된다.)이 추가되어 모두 4개의 하위 범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 어머니의 양육신념 전체척도의 문항간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71, 하위척도들의 내적합치도는 요인의 순서대로 .57. .65, .65, .51로 나 타났다.
2) 어머니의 정서표현
어머니의 정서표현을 측정하기 위하여 Halberstadt (1986)가 개발한 가족 정서 표현 질문지(Family Emotional Expressiveness Questionnaire; FEQ)를 An(2005)이 번안하고 An(2008)이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총 40문항으로, Likert식 6점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 6: 매우 그렇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척도는 가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정서표현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도구로 긍정(문항 예: 소중한 물건을 깨뜨렸을 때 괜찮다고 말한다.), 부정(문항 예: 사소한 놀림에도 순간적으로 화를 낸다.)의 2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긍정적 정서표현은 애정, 감사, 호의 등을 표현하고 있고, 부정적 정서표현은 비난, 노여움, 슬픔, 실망 등에 대한 표현이 주를 이룬다.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 과 부정적 정서표현은 서로 독립적으로 유아의 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Kring, Smith, & Neale, 1994)에 기초하여 본 연구에서는 정서표현을 긍정적 정서표현과 부정적 정서표현의 두 차원으로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문항간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각각 .93과 .94로 나타났다.
3)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을 측정하기 위하여 Kim(2007)이 번안한 Shields와 Cicchetti(1997)의 정서조절 체크목록(Emotion Regulation Checklist; ERC)을 Yeo(2009)가 수정∙보완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유아의 정서조절을 부모나 교사등 유아와 가까운 성인이 보고하는 도구로서 본 연구에서는 유아의 정서조절에 대해 어머니가 평가하도록 하였다. 유아의 정서조절 척도는 총 24문항으로, Likert 5점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 5: 항상 그렇다)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요인 별로 문항 구성은 적응적 정서조절(문항 예: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도 시무룩하거나 슬픈 상태로 있지 않고 빨리 회복된다.)과 부적응적 정서조절(문항 예: 폭발하듯이 화를 내며 쉽게 짜증내는 경향이 있다.)로 이루어져 있다. 본 연구에서의 목적이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적응적 정서조절 점수만 분석에 이용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긍정적 정서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높음을 나타내고, 점수가 낮을 경우에는 분노유발 및 공격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기분변화에 따라 정서적 강도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적응적 정서조절은 별도의 세부 하위요인이 없이 총점을 사용한다. 본 연구에서 적응적 정서조절의 문항간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72로 나타 났다.
3. 연구 절차
본 설문조사는 작성자가 직접 표시할 수 있도록 작성한 지면용 형태로 제작하였다. 설문지 배부는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원장과 교사에게 연구의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허락을 받은 후 교사를 통해 금요일에 가정으로 배부하고 월요일에 유아들을 통해 유아교육기관으로 회수하 는 방식을 취하였다.
4. 자료 분석
이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 21.0 및 AMOS 21.0, Mplus 6.1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에 사용된 변인들의 기술통계를 확인하고 정규 분포 가정을 확인하기 위하여 평균, 표준편차, 첨도, 왜도를 산출하였고, 이러한 변인들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주요 변인들 간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본격적인 연구문제인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유아의 정서조절의 관계에서 어머니의 정서표현의 매개효과를 구조방정식 모형분석을 통해 검증하였다. 실제 자료가 이론적으로 도출한 모형과 얼마나 부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AMOS 21.0을 활용하였다. 이때, 모수치 추정 방법으로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을 사용하였으며, 구조방정식 분석 절차로 2단계 접근(Two-step approach; Anderson & Gerbing, 1988)에 따라 측정모형 검증을 먼저 실시하였고, 그 이후에 구조모형 검증을 실시하였다. 더불어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Mplus 6.12를 이용하여 부트스트레핑(Bootstrapping) 분석을 실시하였다.
Ⅲ. 결과분석
1. 주요변인들의 기술통계
분석에 사용된 변인인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념, 어머니의 정서표현과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의 기술 통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를 구하여 Table 1에 제시하였다. 이때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정서표현을 하위요인들로 구분하여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하위요인들을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문항묶음(item parceling)을 실시하였다. 다만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 중 발달준비성신념의 경우 3문항 각각을 측정변인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항묶음을 실시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 모든 변인들의 왜도가 ±2, 첨도가 ±7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측정치들이 정규분포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West, Finch, & Curran, 1995).
2. 정서관련 양육신념, 정서표현, 정서조절간의 상관관계
어머니의 정서관련 네 가지 양육신념인 정서표현자제신념, 정서언어신념, 발달준비성신념, 정서유대신념과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 부정적 정서표현, 그리고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간 기본적인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Pearson 상관계수를 산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과 정서유대신념간의 상관(r = -.08), 그리고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과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간의 상관(r = -.05)을 제외하고 모든 상관이 유의하였다. 구체적으로, 어머니의 정서표현 자제신념을 제외한 모든 정서관련 양육신념은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과 유의한 정적인 상관이 있었고(rs = .25-.33, p < .001) 정서표현자제신념은 약한 부적인 상관이 있었다(r = -.09, p < .05).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은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과 유의한 정적인 상관(r = .38, p < .001)이 있었다. 또한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은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과 유의한 정적 상관(r = .21, p < .001)이 있었고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과의 부적상관(r = -17, p < .001)을 제외한 다른 양육신념들과 정적인 상관이 있었다(r = .22-.47, p < .001). 끝으로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은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과 부적인 상관(r = -.12, p < .01), 그리고 어머니 발달준비신념과도 부적인 상관(r = -.15, p < .001)이 있었다.
3. 어머니의 양육신념과 유아의 정서조절간 어머니 정서표현의 매개효과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이 어머니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표현을 매개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모형에 대하여 그 적합성을 확인하였다. Table 3에서 볼 수 있듯이, 먼저 측정모형(잠재변수와 측정변수간의 관계에 초점을 둔 모형) 검증 결과는 이론적 모형이 실제 자료와 부합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CFI가 .93 그리고 TLI는 .90로 나타났으며 모형 추정의 오차를 반영하는 RMSEA는 .07(90% 신뢰구간: .06-.08)로 양호한 수준의 적합도를 보였다.
다음으로 Table 4에 연구모형(구조모형)인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의 관계에서 어머니의 정서표현이 매개하는 모형의 경로계수를 제시하였고 측정모형에서 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지표에서 연구모형이 실제 자료에 잘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연구모형에서 나타난 경로들의 직접 효과 크기 및 이에 대한 유의성 검증 결과는 Figure 1 및 Table 5와 같다. 참고로 Figure 1에서는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과 부정적 정서표현의 잠재변인에 대한 오차항을 제외한 나머지 측정변인들과 오차항은 생략하였다. 즉, 내생변수인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과 부정적 정서표현간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설정할 수 없으므로 대신 두 잠재변인의 오차항간에 상관을 설정하였다.
우선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 중 정서유대신념에서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으로 이행되는 경로계수가 정적으로 유의하였다(β = .47, p < .001). 반면,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 정서언어신념, 발달준비성신념이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으로 이행되는 경로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즉, 어머니가 정서와 관련한 유대신념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긍정적인 정서표현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이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을 설명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SMC(Squared Multiple Correlations)는 45.5%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β = -.29, p < .001)과 발달준비성신념(β = -.34, p < .001)에서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으로 이행되는 경로계수가 각각 부적으로 유의하였다. 반면, 정서언어신념과 정서유대신념의 경우는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으로 이행되는 경로계수가 유의하지 않았다. 즉, 어머니가 유아에게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신념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그리고 정서적 표현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히 발달적으로 준비가 되어있다는 신념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부정적 정서표현을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부정적 정서표현에 대한 정서관련 양육신념의 설명량(SMC)은 12.1%로 나타났다.
그 다음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에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로 이행되는 경로계수가 정적으로 유의하였고(β = .42, p < .001),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에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로 이행되는 경로계수는 부적으로 유의하였다 (β = -.29, p < .001). 즉, 어머니가 긍정적인 정서표현을 유아에게 더 많이 할수록 그리고 부정적 정서표현을 더 적게 할수록 어머니는 유아가 더 적응적인 정서조절을 하는 것으로 지각했다. 이때, 긍정적 정서표현에 대한 정서관련 양육신념의 설명량(SMC)은 19.0%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정서조절간의 관계를 어머니의 긍정적, 부정적 정서표현이 매개하는 모형에서 두 매개변인의 간접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Shrout와 Bolger(2002)가 제안한 부트스트렙(Bootstrap)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6와 같다. 이 절차는 연구모형에서 유의하게 나타난 매개효과들이 우연 발생적으로 나타난 효과가 아니라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일종의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동일한 표본 크기와 변수를 지닌 2,000개의 무선 표본을 생성하고 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였다. Table 6에 제시한 신뢰 구간의 하한값(lower)과 상한값(upper) 사이에 0이 포함되지 않을 때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어머니의 정서유대신념이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을 거쳐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로 이행되는 간접효과가 유의하였다(B = .19, 95% Bias-corrected CI = .10 - .39). 즉, 어머니의 정서유대신념 수준이 높을수록 긍정적 정서표현이 많아져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 수준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이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을 거쳐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로 이행되는 간접효과 역시 유의하였다 (B = .06, 95% Bias-corrected CI = .02 - .12). 즉,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 수준이 높을수록 부정적 정서표현이 적어져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 수준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끝으로, 어머니의 발달준비성신념이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을 거쳐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로 이행되는 간접효과도 유의하였다(B = .06, 95% Bias-corrected CI = .02 - .12). 즉, 어머니의 발달준비성신념 수준이 높을수록 부정적 정서표현이 적어져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 수준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어머니의 네 가지 정서관련 양육신념(정서표현자제신념, 정서언어신념, 발달준비성신념, 정서유대신념)이 어머니가 지각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 관계에서 어머니 두 가지 정서표현(긍정적 및 부정적)의 매개역할을 검증함으로써 유아의 정서조절을 돕기 위한 개입의 표적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변수들간의 기본적인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 중 높은 정서언어신념, 발달준비성신념, 정서유대신념, 그리고 낮은 정서표현자제신념이 유아의 정서조절과 관련되었다. 이는 어머니가 속한 사회의 가치를 반영하는 정서관련 양육신념이 자녀의 정서경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Eisenberg 등(1998)의 견해를 뒷받침하며, 세부적으로, 어머니의 유아에 대한 발달준비성신념과 유아의 정서경험 활성화 정도가 관련된다는 Choi와 Cho(2013)의 연구 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어머니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표현의 상관 분석 결과에서 는, 높은 정서표현자제신념과 발달준비성신념이 낮은 수준의 부정적 정서표현과 관련된 반면, 높은 정서유대신념은 높은 수준의 긍정적 정서표현과 연관되었고 이는 선행연구(Dunsmore & Karn, 2001; Jeong & Park, 2012)와 일관적이다. 반면, 서구의 연구 결과(Dunsmore & Karn, 2001)와는 다르게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정서언어신념이 긍정적 정서표현과는 유의한 상관이 있었지만 부정적 정서표현과는 유의한 상관이 없었다. 이는 긍정정서의 강화를 통한 자기고양(self-enhancing)의 정서로 특징지어지는 서구문화와 달리 한국의 경우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가급적이면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표현을 하지 않는 경향성이 있고(Choi, Min, & Lee, 2008), 차분한 자기개선(self-improvement)을 보다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정서표현과 관련된 문화차에 대한 후속연구가 요구된다.
선행연구(Beak, 2002; Denham, 1998)와 일관적으로, 높은 수준의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은 유아의 정서조절과 유의하게 관련되었다. 이는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이 유아의 정서이해와 정서관련 지식 및 신념획득에 필요하며, 다양한 정서표현을 관찰하여 적절한 표현방식과 정서조절을 익히는 것이 유아에게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아가 자신의 정서적 경험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어머니의 정서표현 양식의 일환으로 Bion(1985)은 어머니가 마치 컨테이너(container)의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한바 있다. 즉, 유아가 부정적 감정을 경험 했을 때 어머니는 유아의 감정을 따뜻하게 이해∙공감하면서 유아가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서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머니의 이러한 보듬어 주는 행동과 말을 통해서 유아는 적응적 정서조절을 내면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본 연구의 본격적인 연구문제, 즉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유아의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에서 어머니의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표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유아의 정서조절은 다음 세 가지 경로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음이 경험적으로 확인되었다.
첫째,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 수준이 높을수록 부정적 정서표현을 적게 사용하여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어머니의 정서표현자제신념은 부정적 정서표현의 억제로 이어져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과 같은 전통적인 유교문화에서는 어머니가 특히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것이 유아의 정 서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둘째, 어머니의 발달준비신념 수준이 높은 경우에도 동일한 경로로 이행됨이 확인되었다. 즉, 어머니가 유아가 발달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을수록 부정적인 정서표현을 자제하게 되고 이것이 유아의 정서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이 결과가 변수들간의 단순한 상관관계를 살펴보았을 때는 확인될 수 없었던 변수들간의 영향 과정까지 밝힘으로써 개입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매개변수를 제안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발달준비성신념의 경우 단순 상관관계를 살펴보았을 때는 긍정적 정서표현 및 부정적 정서표현 둘 다와 유의한 상관이 있었지만, 구조방정식을 이용한 매개모형검증에서는 어머니의 발달준비성신념과 유아의 정서조절과의 관계에서 부정적 정서표현만이 유의한 매개변수로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어머니의 발달준비성 양육신념은 어머니의 긍정적인 정서표현을 증가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어머니의 부정적인 정서표현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할 때 유아의 정서조절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로 볼 때, 유아를 둔 어머니에 대한 교육∙상담이나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 유아의 정서조절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머니가 유아의 발달준비상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확인 할 필요가 있고 특히 부정적인 정서표현을 줄일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어머니의 정서유대신념 수준이 높을수록 긍정적 정서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이는 유아의 정서조절을 증진하였다. 높은 정서유대신념은 동양 문화에서 자녀와 부모간 유대관계 형성을 중시하는 신념과 관련될 수 있는데(Greenfild & Suzuki, 1998), 즉 유아를 어리고 보살펴 주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고 상호작용을 할 때 언어적∙비언어적, 직접적∙간접적으로 부정적 정서표현 보다는 긍정적 정서표현을 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유아의 정서조절을 도왔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유아와 친밀감을 형성하며 정서에 대해 명칭을 붙이기, 정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하기, 긍정적으로 정서 상태를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행동 등을 통해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의 매개효과검증 결과는 유아의 정서발달에 대한 지식과 이해 및 신념을 토대로 한 어머니의 정서표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어머니의 정서표현은 자녀가 정서표현에 대한 신념과 가치를 학습하고 적절한 정서표현과 정서조절 양식을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을 위해서는 어머니의 양육신념 수준과 연관해서 때로는 부정적인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또 때로는 긍정적인 정서표현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결과는 어머니가 유아에게 상황에 적절한 정서 표현방법을 지도하려는 태도와 유아가 정서를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할수록 긍정적이고 애정적인 양육행동을 보인다는 선행연구결과(Hyson & Lee, 1996)와 맥을 같이한다. 아울러 어머니의 양육신념이 어머니의 양육행동과 정서표현에 영향을 준다는 Eisenberg 등(1998)의 주장과 유아가 어머니의 정서표현 과정을 관찰․모방하면서 정서에 대한 이해가 확 장되며 직∙간접적으로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는 Dunsmore과 Karn(2001)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즉, 유아는 부모세대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가치와 행동들을 어머니의 정서표현을 통해 관찰하고, 모델링의 기회를 제공받으며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서를 조절하고 학습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양육신념은 다른 사람이나 사회로부터 일방적으로 전수되거나, 개인 내부의 정신적인 과정을 통해 독립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경험을 재구성하는 과정, 사회문화적 상호작용의 과정 등을 통해서 재구성 되고 형성된다. 따라서 부모가 유아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분위기, 환경, 정보, 경험 등의 영향을 받게 됨으로 건강한 사회적인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함께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위치한 유아교육기관을 선정하여 실시되었으므로 그 결과를 다른 지역이나 다양한 환경의 유아들과 가정에 확대하여 일반화하여 적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둘째,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도구의 전체척도의 내적합치도는 .71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하위척도의 내적합치도는 각각 .57, .65, .65, .51로 낮았기 때문에 후속연구에서 하위척도의 신 뢰도와 타당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 측정한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어머니의 정서표현은 어머니의 자기보고에 의해 측정되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반응과 실제 행동 사이에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어머니의 자기보고 방식과 실제 어머니의 정서표현을 파악하기 위한 관찰연구가 함께 병행된다면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 측정한 유아의 적응적 정서조절은 실제 유아를 대상으로 측정한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지각한 것을 바탕으로 측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유아의 경험과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유아의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변인으로 어머니만을 설정하였기 때문에 양육을 담당하는 또 다른 주체, 즉 아버지의 영향에 대해서는 측정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부모는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작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후속 연구에서 부모 쌍을 통한 연구를 실시하면 보다 입체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정서관련 양육신념과 유아의 정서조절의 관계에서 매개변인으로 어머니의 정서표현만을 고려하였기에 또 다른 매개변인이나 조절변인(예: 어머니의 정서조절 전략, 어머니의 정서표현 양가성, 자녀의 정서표현에 대한 반응, 정서수용 태도 등)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