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중기 남아의 애착유형별 분포 및 특성에 관한 연구
The Distribution of Attachment Types and Their Characteristics in Middle Childhood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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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Objective
Sex differences in attachment types are absent during early childhood, but emerge in middle childhood. Prior research has shown that boys classify as more often avoidant than ambivalen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marked sex differences in the distribution of attachment types in middle childhood, especially in boys.
Methods
Attachment was assessed with the Separation Anxiety Test in a sample of 208 boys in Grades 3 and 4. Their socioeconomic backgrounds and developmental histories were also collected.
Results
The distribution of attachment types was differed from those in early childhood, with insecure boys more often avoidant (31.3%) than ambivalent (7.2%). Insecure-avoidant boys were rated as over 10% compared the global distribution.
Conclusion
These results supported the hypothesis of adrenarche in middle childhood. Boys may be changed to have more avoidant types in attachment.
서론
애착은 생애 초기에 어린 개체와 양육자 사이에서 나타나는 강한 정서적 유대를 의미한다(Bowlby, 1958, 1973). 아동은 양육자 관련 정보에 동기화되어 지속적으로 근접성을 유지하려 하고 분리되면 강하게 저항하는 일련의 행동 패턴을 양산해 내는데 이에 관여하는 생리적, 정서적, 행동적 체계를 통칭하여 애착시스템이라 한다(Bowlby, 1982; Cassidy, 2008; Song, 2006). 외부자극에 의해 애착시스템이 작동하면 아동은 양육자를 통해 정서적 위안을 구하려고 한다. 양육자의 민감하고 일관된 반응은 아동을 진정시키는 기능을 가진다(Caldera & Hart, 2004). 반면 양육자가 무반응적이거나 비일관된 반응을 보이는 경우 아동은 양육자와의 접촉을 통해서도 위안을 얻지 못하고 지속적인 불안 상태에 놓이게 된다(Bifulco, 2008). 후자의 상호작용이 누적되면 애착관계에서 질적 차이가 발생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질적 차이를 정량화하기 위해 영아가 낯선 실험실에서 어머니와 분리되거나 재결합할 때 보이는 행동 차이를 관찰하여 안정형(secure; B), 회피형(avoidant; A), 저항형(ambivalent-resistant; C)으로 애착관계 유형을 구분하였으며(Ainsworth, Blehar, Waters, & Wall, 1978), 이후 혼란형(disorganized; D)이 추가로 포함되었다(Main & Solomon, 1990). 애착유형은 전 생애에 걸쳐 비교적 안정적인 속성으로 유지되나(Beliveau & Moss, 2009; Byrne, Goshin, & Joestl, 2010; Grossmann, Grossmann, & Waters, 2005; Obegi, Morrison, & Shaver, 2004), 영아기의 원형 그대로 성인기까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영아기에는 애착유형별 분포에서 성차가 보고되지 않으나 성인기에 이르면 일반적으로 성차가 보고된다(Haydon, Roisman, Owen, Booth-LaForce, & Cox, 2014). 또한 영아기에 나타나는 애착행동은 연령 증가와 함께 서서히 줄어들고 애착대상의 가용성에 대한 인식 및 애착관계에 대한 표상으로 변화한다(Bosmans & Kerns, 2015).
애착유형이 개인의 안정적인 속성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는 어느 시점에 일어나는가? 선행연구에 의하면 애착유형의 분포에서 성차가 나타나는 시기는 아동중기 무렵이다(Chen & Chang, 2012; del Giudice, 2008; van IJzendoorn, 2000). 아동중기는 보통 7–11세에 해당하는데, 이 시기의 남아는 여아에 비해 불안정애착에서 회피애착 분포가 높게 나타난다(Chen & Chang, 2012; Kerns, Brumariu, & Seibert, 2011; Toth, Lakatos, & Gervai, 2013). 선행연구에 의하면 7세 남아 중 회피애착의 비율은 27%, 저항애착은 2%이었던 반면, 여아의 회피애착 비율은 4%, 저항애착은 25%로 나타났다(del Giudice, 2008). 9–11세 아동의 경우, 남아의 회피애착 비율이 19%, 저항애착은 4%이었던 반면, 여아의 회피애착 비율은 4%, 저항애착은 35%로 나타났다(Kerns, Abraham, Schlegelmilch, & Morgan, 2007). 또한 대처방식 설문지(the Coping Styles Questionnaire)를 통해 아동중기의 애착성향을 조사한 연구들에 의하면 전반적으로 남아는 회피적 대처방식이 높고 여아는 몰두적(저항적) 대처방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orby, 2006; Karavasilis, Doyle, & Markiewicz, 2003). 그러나 아동중기 애착유형의 분포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여, 성별에 따른 애착유형 분포의 변화 양상에 대해 일관된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므로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동중기 애착유형 분포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이유는 6–8세경 시작되는 초기 성적 성숙기(아드레날키; Adrenarche)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다(del Giudice & Angeleri, 2016). 즉 태내기 성호르몬에 의해 조직된 신경생물학적 기제가 휴면상태로 있다가 아동중기 아드레날키 작용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이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애착유형 분포에서 성차가 유발되는 것이다. 그런데 남아에게서 회피적 애착성향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아드레날키의 작용 이외에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증가와 함께 독립심이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발달적 변화가 회피적 애착성향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고(Ammaniti, van IJzendoorn, Speranza, & Tambelli, 2000; Kerns, Tomich, & Kim, 2006), 남아에게 더욱 독립심을 강조하고 정서표현을 절제하도록 하는 문화적 기대 역시 이러한 양상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van IJzendoorn & Sagi-Schwartz, 2008). 반면 여아는 오히려 독립심이 강해지는 발달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불안적 애착성향이 높게 나타나므로 남아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를 통해 볼 때 남아와 여아의 애착변화에 서로 다른 신경생물학적, 발달적, 문화적 기제가 관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아동중기는 애착특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그 중 하나는 애착행동시스템의 조절로, 분리로 인해 유발되는 부정적 정서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변화를 보인다. Bowlby (1982)는 아동중기 애착시스템의 목적이 애착대상에 대한 근접성 추구에서 애착대상에 대한 가용성 추구로 변화한다고 하였다. 즉 이 시기 아동은 자신이 원할 때 애착대상과 다시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상 애착대상과 상당 시간 분리된 채로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분리에 대한 애착대상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의 범위는 감소하고 애착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는 넓어진다.
둘째, 부모와 아동이 안전기지 접촉에 대한 상호적 책임을 지게 된다. 아동중기 이전까지 부모자녀간 안전기지 접촉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부모에게 있었다면, 아동중기에는 아동 역시 애착대상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안전기지에 접촉할 책임을 일부 맡게 된다. 예를 들어 아동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혹은 부모와 접촉하기 위한 계획이 변경되었는지 여부를 부모에게 알릴 책임이 있는 것이다.
셋째, 애착대상 및 애착관계에 대한 인지적 모델을 발달시킨다. Bowlby는 이것이 내적 작동 모델의 일부분으로서 애착표상으로도 언급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애착관계에 대한 일반적 모델이라기보다 특정한 애착대상 및 관계에 대한 모델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나 상당히 구조화된 스크립트를 형성하기 때문에 특정한 애착대상 및 관계에 대한 정보처리과정에 영향을 끼친다(Psouni & Apetroaia, 2014). 예를 들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가용성을 낮게 인식하고 어머니를 신뢰하지 않는 아동은 어머니의 행동이 긍정적이고 좋은 의도를 품고 있다 할지라도 이를 더 부정적인 방식으로 해석한다(de Winter, Bosmans, & Salemink, 2014).
넷째, 애착대상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나 도움과 지지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면 여전히 부모에 대한 선호를 보인다(Kerns et al., 2006; Vandevivere, Braet, & Bosmans, 2014). 특히 친구는 아직까지 주된 애착대상으로 기능하지 못하며 부모를 통해 도움과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기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애착대상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즉 이상의 내용을 고려할 때, 아동중기의 애착은 일반화된 애착의 마음 상태보다는 주양육자에 대한 애착을 측정하는 것이 합당하며, 아동의 연령에 맞게 애착대상의 가용성에 대한 인식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안전기지 접촉을 회복하기 위해 아동 스스로 어떠한 시도를 하는지, 주양육자가 아닌 다른 애착대상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동중기 애착 특성에 대한 연구는 영아기 및 성인기 연구에 비해 매우 부족할 뿐 아니라, 이러한 다차원적인 애착 특성이 각 애착유형에서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는 의문이므로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앞서 언급된 것처럼 남아와 여아는 애착 양상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성차가 아동의 애착관련 언어나 표상에서 어떠한 특성으로 관찰될지 의문이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남아는 여아보다 애착대상에 대한 근접성 추구 성향이 더 낮으나(Amato, 2000), 오히려 여아에 비해 애착과 가족관계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DeMulder, Denham, Schmidt, & Mitchell, 2000).
이러한 차이는 애착면접 시 나타나는 발화에서도 관찰된다. 남아의 발화 주제는 여아보다 더 공격성을 띄고, 세밀한 묘사가 적으며, 발화일관성도 낮은 경향이 있다(Pierrehumbert et al., 2009). 따라서 성차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아동중기 애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아와 여아가 각 애착유형별로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지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에 초점을 두고 애착유형에 따라 어떠한 발화 특성이 나타나는지, 구체적인 언어적, 비언어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상을 통해 도출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별 분포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별 특성은 어떠한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이 연구는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 분포 및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 및 경기 지역 초등학교 3, 4학년에 재학 중인 남아 208명을 대상으로 그림애착면접을 실시하였다. 연구대상의 월령 범위는 100–134개월로 평균월령은 114.8개월(SD = 7.81)이었다.
연구도구
이 연구는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을 이해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투사적 그림면접법인 분리불안검사(the Separation Anxiety Test)를 실시하였다. 이 검사는 부모에 대한 분리불안을 유도하는 그림자극을 통해 아동의 애착 관련 사고와 감정에 접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Aviezer, Sagi, Resnick, & Gini, 2002; Hansburg, 1972; Kerns, Tomich, Aspelmeier, & Contreras, 2000). 이 연구에서는 연구목적에 맞도록 원저자인 Hansburg (1972)의 도구, Slough와 Greenburg (1990)의 도구를 수정 . 보완하여 사용한 Choi (2014)의 도구를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아동중기 애착 특성을 고려하여 주양육자에 대한 애착을 측정하도록 고안되었다. 또한 아동의 발화에서 애착대상의 가용성에 대한 인식이 나타나는지, 아동에게 부모와의 분리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있는지, 주양육자 외의 등장인물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을 통해 애착대상 및애착관계에 대한 아동의 인지적 모델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그림자극은 총 6가지(전학, 공원, 저녁식사, 여행, 구급차, 할머니댁 이별)로 구성되었다. 아동은 각 자극에 대해 세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첫번째 질문은 아동의 정서적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지금 그림 속 아이는 어떤 기분일 것 같니?”, 두 번째 질문은 감정의 정당화를 살펴보기 위한 질문으로 “이 아이가 왜 그렇게 느낄까?”, 세 번째 질문은 아동의 대응방법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이제 이 아이가 무엇을 할 것 같니?”였다.
각 아동의 응답은 Resnick (1993)의 코딩지침에 따라 먼저 9가지 척도 각각에 대해 1–9점으로 점수화되었으며, 각 척도의 점수분포에 근거하여 애착유형을 구분하였다. 9가지 척도는 ①정서적 개방성과 부정적 정서(emotional openness and vulnerability), ②문제해결력(solution), ③발화일관성(coherence of transcript), ④불안: 낙관론/비관론(anxiety: optimism/pessimism), ⑤거부/애착의 평가절하(dismissing/devaluing of attachment), ⑥저항/억제(resistance/witholding), ⑦감정의 전가(displacement of feelings), ⑧자기비난(self-blame), ⑨몰두형 분노(preoccupied anger)이었다.
①~④의 척도는 안정애착과 불안정애착을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이다. 아동이 분리로 인해 유발되는 부정적 정서를 개방적으로 표현하고, 분리가 일시적이라는 믿음 아래 이를 극복하기 위한 건설적인 시도를 할 수 있으며, 말하는 태도가 자발적이고 진실하다면 안정애착(secure attachment)으로 분류될 수 있다. 반면 부정적 정서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거나, 표현한다고 해도 분리의 결과에 대한 확신하지 못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건설적인 해결책을 말하지 못한다면 불안정애착(insecure attachment)으로 분류된다.
⑤~⑦의 척도는 애착시스템의 억제 양상(shutting-off)을 평가함으로써 애착의 회피적 성향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이다. 애착시스템의 억제 양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먼저 부정적 정서를 말하지 않기 위해 면접에 저항하거나 응답을 최소화하는 경우이다. 또 하나는 부정적 정서가 나타나나 이를 표현하는데 있어 한계가 보이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부정적 정서를 말하다가 깎아내리는 것, 부정적 정서를 애착대상에게 연결시키지 못하고 엉뚱한 대상에 전가시키는 것, 자신에게 분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듯 지나치게 자기역량을 강조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①~④척도에서 안정애착 범주에 들면서 회피적 성향이 관찰되는 경우, 억제 양상에 따라 F1과 F2의 두 가지 하위 유형으로 구분된다. ①~④척도에서 불안정 애착 범주에 들면서 회피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 억제 양상에 따라 DS1과 DS3의 두 가지 하위 유형으로 구분된다. 특히 이 중에서 이례적으로 애착대상이나 애착관계에 대한 폄하가 매우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 DS2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이는 비임상군에서는 희귀하게 나타난다.
⑧~⑨의 척도는 애착시스템의 고조 양상(heightening)을 평가함으로써 애착의 저항적 성향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이다. 애착시스템의 고조 양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먼저 분리에 대한 책임과 관련하여 자기 자신이나 부모를 비난하면서 불안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또 하나는 분리로 인해 유발되는 부정적 정서 중 분노가 특징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이다. ①~④척도에서 안정애착 범주에 들면서 저항적 성향이 관찰되는 경우, 고조 양상에 따라 F4와 F5의 두 가지 하위 유형으로 구분된다. ①~④척도에서 불안정애착 범주에 들면서 저항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 고조 양상에 따라 E1과 E2의 두 가지 하위 유형으로 구분된다.
①~④척도에서 안정애착 범주에 들면서, ⑤~⑨척도에서 억제적 성향이나 저항적 성향에 해당하는 점수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 가장 원형에 가까운 안정애착(F3)으로 분류된다. 애착시스템의 억제 또는 고조 양상 및 수준에 따라 10가지 애착유형을 구조화하여 나타내면 Figure 1과 같다.
즉, 안정애착(F)은 총 5가지 하위유형(F1, F2, F3, F4, F5)으로 분류되며, 불안정애착 중 회피애착(DS)은 3가지 하위유형(DS1, DS2, DS3), 저항애착(E)은 2가지 하위유형(E1, E2)로 분류되어 총 10가지 하위유형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각 애착유형별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연구절차
연구에 참여하기 원하는 부모와 아동 쌍을 대상으로 가정방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먼저 생명윤리위원회(IRB No. 1306/001-004)의 심의를 거친 동의서를 부모 및 아동에게 각각 제시하여 연구목적 및 과정에 대한 동의여부를 확인하였다. 조사자는 독립된 공간에서 아동과 일대일로 그림애착면접을 실시하였으며 면접에 소요된 시간은 약 20–30분이었다. 아동의 모든 발화는 녹음하고 전사하였으며 면접에서 받은 인상이나 특이사항, 가정의 분위기 등은 따로 기록하였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부모는 아동의 사회인구학적 배경 및 발달력, 신체 및 정신적 병력에 대한 설문지를 실시하였다.
자료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 분포 및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Resnick (1993)의 코딩지침에 숙달된 아동학 전문가 2인이 전사자료를 분석하였다. 먼저 각 아동별로 9개의 척도별 점수를 산출한 뒤, PASW statistics 18.0 (SPSS Inc., Chicago, IL)을 사용하여 분석가간 상관계수(r)를 산출한 결과 .73~.81로 비교적 높아 애착유형 분류 및 특성 분석에 들어갔다. 애착유형 분류는 1차 분류에서 유형별로 57–67%의 일치를 보였다. 각 애착유형별로 100%의 일치를 이룰 때까지 총 4차의 논의 과정을 거쳤으며 각 유형별 특성으로 간주될 수 있는 요소를 추출하였다. 208명 중 30명은 애착면접 수행 시 발화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이 있었거나(예: 부모가 계속 면접 수행에 영향을 주는 경우), 전사자료가 평가자료로서 불충분성을 가지는 경우, 어느 한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미분류로 남겨 두었다. 조사대상 아동의 사회인구학적 배경은 PASW 18.0을 사용하여 빈도를 관찰하였다.
연구결과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분포
서울 및 경기지역 초등학교 3, 4학년에 거주하는 남아 208명의 사회인구학적 배경은 Table 2와 같다.
208명 중 178명이 안정애착 및 불안정애착, 그리고 총 10개의 하위유형 중 하나로 분류되었으며 평가자간 일치를 보였다. 30명은 애착면접 수행 시 발화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이 있었거나(예: 부모가 계속 면접수행에 영향을 주는 경우), 전사자료가 평가자료로서 불충분성을 가지는 경우, 어느 한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미분류로 남겨 두었다.
평가 결과 Table 3과 같이 208명 중 47.1%인 98명이 안정애착으로, 31.3%인 65명이 불안정애착 중 회피애착으로, 7.2%인 15명이 불안정애착 중 저항애착으로 분류되었다. 일반적으로 영유아기에 안정애착이 전체의 65%로 보고되는 것(Ainsworth et al., 1978)과 비교하면 이 연구에서 10%이상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대로 불안정 회피애착은 전체의 20%로 보고되는 것과 비교하여 이 연구에서는 10%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불안정 저항애착은 전체의 10–15% 정도로 보고되는데 이 연구에서는 이보다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아동중기 남아가 불안적 애착유형에서 회피적 성향을 더 높게 보인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Corby, 2006; del Giudice, 2008; Finnegan, Hodges, & Perry, 1996; Granot & Mayseless, 2001; Karavasilis et al., 2003).
세부유형별로 살펴보면, 회피적 성향이 있는 안정애착군은 F1이 36명, F2가 37명이었으며, 애착의 원형에 가까운 안정애착군인 F3는 4명이었다. 저항적 성향이 있는 안정애착군은 F4가 18명, F5가 3명이었다. 안정애착 내에서도 다양한 프로파일이 존재하는 가운데, 회피적 성향이 있는 안정애착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불안정 회피애착 중 억제가 강하게 나타나는 DS1은 8명, 정서표현의 제한성이 있는 DS3는 56명, 애착에 대한 심각한 폄하가 나타나는 DS2는 1명이었다. 불안정 회피애착 중에서는 저항이나 폄하 중 하나가 특징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아동보다 저항, 폄하, 감정전이 문제가 모두 나타나는 DS3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불안정 저항애착은 비난과 염려가 높게 나타나는 E1이 10명, 분노와 공격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E2는 5명으로, 분노보다는 비난과 염려를 표현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별 특성
분리불안검사를 통해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특성을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F1 (Some setting aside of attachment)
F1 집단은 전체의 17.3%인 36명에게서 관찰되었다. 이 집단은 안정애착 중 회피적 성향에 해당하는 집단으로, 면접에서 짧고 간결한 응답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면접 시 아동이 조용하고 수줍어하며 ‘할 말만 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부모와의 분리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정서어휘를 사용하여 부정적 정서를 표현할 수 있었으며, 애착대상과의 접촉을 통해 분리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관찰할 수 있었다 (95번 아동: 할머니 댁 이별상황).
[기분] 별로 슬플 것 같아요.
[이유] 엄마랑 헤어지니까.
[해결책] 같이 가고 싶어요.
F2 (Secure but restricted)
F2집단은 전체의 17.8%인 37명에게서 관찰되었다. 이 집단은 안정애착 중 회피적 성향에 해당하는 집단으로, 부정적 정서를 완전히 개방하지 않고 자기역량이 강조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대안적 애착대상에 대한 언급이 빈번하게 나타났는데, 예를 들어 여행상황에서는 ‘선물’이, 할머니 댁 상황에서는 ‘할머니’가 분리에 대한 대처를 도울 수 있는 요소로 언급되었으며, 친척이나 손위 형제에 대한 언급도 나타났다. 그러나 대안적 애착대상은 일시적 분리에 대한 대처를 가능하게 할 뿐, 애착대상과의 장기적 분리에 대해서는 자신이 취약하며 여전히 애착대상을 필요로 한다는 인식을 관찰할 수 있었다(18번 아동: 여행상황).
[기분] 기쁘고도 슬플 것 같아요
[이유] 선물을 받아서 기쁜데 한달 동안 여행을 갔다 온다고 하니까 엄마아빠를 못만나서.
[해결책] 삼촌이나 이모한테 좀 같이 있어 달라고....
F3 (Freely valuing attachment)
F3집단은 전체의 1.9%인 4명에게서 관찰되었으며 예상했던 것 보다 비율이 낮았다. 이 집단은 안정애착 유형 중 회피적 성향이나 저항적 성향이 없는 유형으로 안정애착의 원형에 가깝다. 이 집단의 아동은 면접에 매우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외로움, 슬픔, 두려움,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를 구체적인 정서 어휘로 표현할 수 있었다. 또한 애착대상이 자신에게 제공하는 심리적 위안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언급하면서 애착대상과의 분리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를 보였다(24번 아동: 할머니댁 이별상황).
[기분] 너무 외롭고 슬플 것 같아요.
[이유] 외로운 것은 할머니랑 단둘이만 지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엄마를 만날 수도 없고, 엄마랑 놀 수도 없고, 그래서 외롭고. 또 슬픈 거는 엄마가 계속 떠나 있으니까 할머니랑 단둘이만 사니까 슬플 것 같아요.
[해결책] 엄마한테 조를 거 같아요. 같이 가달라고.
F4 (Some preoccupation with attachment figure)
F4집단은 전체의 8.7%인 18명에게서 관찰되었다. 이 집단은 안정애착 중 저항적 성향에 해당하는 집단으로, 면접 시 다소 장황하고 유아스러운 말투로 연령에 비해 어리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들은 분리상황을 확대하여 해석하고, 분리에 대한 책임을 부모에게 돌리면서 부모를 비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부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걱정하면서 매달리는 양가적 특성을 보였다. 또한 원척도에 의하면 이 집단에서 비난과 분노가 모두 관찰되나 이 연구에서는 분노보다 불안과 걱정이 더 특징적으로 관찰되었다. 그러나 부모와의 분리를 회복함으로써 결국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인식이 관찰되었다(35번 아동: 할머니댁 이별상황).
[기분] 엄마가 아예 떠나가니까.... 슬프고요...할머니라도 엄마랑 더 정이 많으니까요.... 되게 많이.....울고.....할머니댁에서 맨날 엄마가 보고 싶다고 그럴 것 같아요.
[이유] 막 한달... 아까처럼 한달 막 이런 것도 아니고, 아예(목소리 톤이 높아짐) 헤어지니까 엄마가 맣이 보고 싶고 그럴 것..
[해결책] 할머니댁 집에서 할머니 있는데 “엄마 보고 싶어요!” 그렇게 소리지르고 전화 맨날 하고 그럴 것 같아요. 울고 막 이러면서 말 울고......
F5 (Somewhat resentful/preoccupied)
F5집단은 전체의 1.4%인 3명에게서 관찰되어 비율이 높지 않았다. 이 집단은 안정애착 중 저항적 성향에 해당하는 집단으로, 애착시스템의 고조로 인해 유발된 몰두형 분노가 매우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몰두형 분노는 분리 상황을 뛰어 넘어 맥락이나 대상의 제한 없이 확대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 연구에서 이러한 몰두형 분노를 보이는 경우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몇 아동의 경우 다른 아동과 비교하여 분노 이외의 감정이 명백하게 결여되어 있는 것이 관찰되어 이를 F5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F5집단은 다소 흥분되어 보였으며 분리를 유발한 부모나 분리상황에 대해 일관되게 화를 내었으나, 궁극적으로 부모와의 분리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식을 보였다(40번 아동: 여행상황).
[기분] (흥분하면서) 헐...완전엄마아빠에대해서믿을수없어요!
[이유] 왜냐하면 자식을 돌봐야 하잖아요. 엄마아빠는. 그런데 자식을 돌보지 않고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에 둘이 여행간다는 것은 좀 너무해요.
[해결책] 화를 내야죠. 같이 나가야 되요. 같이 나가자고 떼쓰죠, 저는.
DS1 (Dismissing of attachment)
DS1집단은 전체의 3.8%인 8명에게서 관찰되었다. DS1집단은 불안정 애착 중 회피애착에 해당하는 집단으로, 전사자료를 보는 순간 판단이 가능할 정도로 응답이 매우 간결하고 아예 침묵으로 일관하여 발화 자체가 희미하였다. 면접자가 촉진 질문을 해도 이러한 응답 양상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부정적 정서는 미분화된 상태로만 나타나거나(예: “나빠요”, “싫어요”), 갑자기 긍정정서가 출현하여 분리상황에 대한 감정이입 없이 아무 대답이나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이들은 부모와의 분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가용성이나 안전기지로서의 기능에 대한 인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55번 아동: 할머니댁 상황).
[기분] 좋아요
[이유] 할머니랑 노니까.
[해결책] 놀아요.
DS2 (Devaluing of attachment)
DS2집단은 전체 조사대상자 중 1명에게서만 관찰될 정도로 비임상군 집단에서는 희귀하였다. 이 집단으로 분류된 아동은 애착대상이나 애착관계를 마치 물건처럼 취급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구급차에 실려 가는 상황에서도 ‘밥 할 사람이 없어서 기분 나쁘다’고 말할 정도로 애착대상이나 관계에 대한 폄하가 심하게 나타났다. 애착대상과의 분리 자체는 아동에게 아무런 정서도 유발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며 이러한 양상이 면접 전반에 만연해 있었다(5번 아동: 구급차 상황).
[기분] 나쁠 거 같은데요.
[이유] 밥 할 사람이 없잖아요.
[해결책] 밥 사먹을 거 같아요.
DS3 (Restricted in feelings)
DS3집단은 불안정 애착 중 회피애착의 전형적인 유형으로 전체의 26.9%인 56명에게서 관찰되었으며, 애착의 하위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 집단의 아동은 면접에 순순히 응하는 편이므로 매끈하게 말을 잘 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정서 표현이 결여되어 있고 일관성이 부족하였다. 또한 자신은 분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역량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애착대상과의 분리 강도가 심해질수록 오히려 더 강조되어 자기기만의 양상을 보였다. 한편 구급차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부정적 정서가 출현하면서 애착대상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나타나는 경우가 일부 관찰되었다. 그러나 이 때 나타나는 부정적 정서는 애착대상이 제공하는 심리적 위안의 상실과 연결되기보다, 자식으로서의 도리에 비추어 언급되는 경향이 있었다(예: “자식인데 부모가 아픈 걸 좋아할 사람이 있나요?”, “부모가 아프다는데 당연히 기분이 안좋겠죠.”; 53번 아동: 여행상황).
[기분] 캠프가는 그림 같아요. (기분은?) 안 좋지만 좋을 것 같아요.
[이유] 엄마가 없으니까요...... 엄마는 우리를 신경을 안쓰... 아니... 엄마가 없으니까 같이 막 친구들끼리 파자마 파티 같은 즐거운 파티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해결책] 고맙다고......
E1 (Passive)
E1집단은 전체의 4.8%인 10명에게서 관찰되었다. 이 집단은 불안정 애착 중 저항애착에 해당하는 집단으로, 분리로 인한 파국적 결말을 언급하면서 부모나 아동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라는 불안과 걱정에 사로잡힌 듯 보였다. 그러면서도 슬픔, 외로움과 같은 구체적인 정서 표현은 결여되어 있었으며, 애착대상과의 분리를 극복함으로써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한 사례에서 애착대상과의 분리 결과로 아동의 죽음(자살)이 언급되었다. 원 척도에 의하면(Resnick, 1993) 이는 저항애착에서 관찰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자기비난의 양상으로 시급한 개입을 요구하였다(50번 아동: 구급차 상황 및 할머니댁 이별 상황).
[기분] 부모가 계모라면 (박수치며) 막 이럴걸요. 그런데 친부모라면 많이 힘들겠죠.
[이유] 어리니까 조금이라도 다치면 죽는 줄 알고.
[해결책] 자기 몸에 상처를 낸 다음에 자기도 구급차에 실려갈 것 같아요.
[기분] 갑자기 머리가 텅 빈 것처럼 완전 멘탈붕괴가 되겠죠.
[이유] 엄마의 자식이고 쭉 엄마하고 살았으니까. 갑자기 거기서 살아야 되니까.
[해결책] 자살시도? 할머니 댁에서.
E2 (Angry/conflicted)
E2집단은 전체의 2.4%인 5명에게서 관찰되었다. 이 집단은 불안정 애착 중 저항애착에 해당하는 집단으로, 애착시스템의 고조와 함께 몰두형 분노가 강한 공격성과 함께 관찰되었다. 이들은 마치 분리를 유발한 부모를 가만 두지 않겠다는 듯, 부모를 ‘원수’라고 표현하거나, 부모를 “발로 차버리겠다”고 말하였다. 분노가 분리 상황을 뛰어넘어 모든 상황, 모든 사람에게로 확산되는 몰두형 분노의 전형적인 양상은 한 사례에서만 관찰되었다. 대부분은 분노 이외의 다른 감정이 명백하게 결여되어 있거나, 분노가 부모에 대한 공격적 행동과 함께 나타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383번 아동: 여행상황 및 구급차 상황).
[기분] 아예 엄마하고 아빠하고 다른 사람일 것 같아요. 아예 엄마하고 아빠가 제 엄마, 아빠가 아닌 것 같아요. 이 친구는 엄마하고 아빠가 진∼짜(강조) 싫을 것 같아요. 아무리 선물을 준다고 해도, 그 선물을 만약에 진짜 기분이 몹시 상하더라도 선물을 그냥 뜯어버릴 수도 있고, 그 정도 기분이 나쁠 것 같아요. 엄마하고 아빠가 자신을 놔두고 멀리 한, 한달 동안이나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진짜 아예 버려진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이유] 왜냐면 엄마하고 아빠가 자기를 버렸다는 사실이 너무..... 아니, 진짜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생각이 너무 복잡하니까 우울하고... 그래가지고 많이 울 것 같아요. 십분 동안이나.
[해결책] 이제, 거의 한, 어, 한 십분 동안 울 것 같은데요? 십분 동안 울고 약간 좀 짜증도 나가지고 무슨, 이상한 뭐 물건을 던지거나 그런 행동들을 많이 할 것 같아요.
[기분] 진짜 슬플 것 같아요. 진짜 아예 완전 저랑 똑같은 기분이 들 것 같은데요? 진자 이 세상이 완전 마음에 안들고. 물론 어, 엄마께서 많이 돌아가시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 이, 이, 친구는 아이인데, 자기 엄마가 그렇게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그게 흔하지가 않잖아요. 드무니까. 이 세상이 드문 일을 자기한테 준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드물고도 진짜 슬픈 일이잖아요. 짜증나고. 그런 일을 자기한테 준다고 생각하니까 세상이 진짜 마음에 안 들 것 같아요.
[이유] (기분에서 이유까지 언급됨)
[해결책] 이제... 이 엄마가 실려가신다면, 일단 따라가고요. 따라가서 이 엄마, 그 엄마, 엄마께서 수술이 끝날 때까지 일단 기다리고요, 의사의 말 듣고요, 음......엄마가 만약에 입원을 하신다면 자주 방문할 것 같아요.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별 분포와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및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4학년 남아 208명을 대상으로 그림애착면접인 분리불안검사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 분포는 영아기부터 아동 초기까지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양상과 다르며 회피적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아동중기 남아의 불안정애착 유형에서 회피애착의 비율은 저항애착보다 네 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특성은 안정애착 내에서도 나타나, 안정애착 중 회피적 성향을 보이는 유형의 비율이 저항적 성향을 보이는 유형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변화는 6–8세경 시작되는 초기 성적 성숙기와 관련된다고 보고된다(del Giudice & Angeleri, 2016). 이 시기에 부신겉질에서 발달이 진행되면서 DHEA (dehydroepiandrosterone)와 DHEAS (dehydroepiandrosterone sulfate)와 같은 안드로겐 분비가 증가되기 시작하며, 부신성 안드로겐은 뇌에서 테스토스테론과(또는)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된다. 연구자들은 태내기 및 영아기 초기에 성호르몬에 의해 조직된 신경생물학적 경로가 초기 아동기까지 휴면 상태로 있다가 아동중기 아드레날키 작용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이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애착유형 분포에서 성차가 유발된다고 보았다. 예컨대 불안정애착 아동 중 상대적으로 높은 안드로겐/에스트로겐 비율에 노출되었던 경우, 아동중기 아드레날키의 작용 이후 상대적으로 더 남성적인 애착 프로파일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진화론적 관점에 의해서도 설명된다(del Giudice, 2015). 남아가 회피적 애착 성향을 발달시키는 이유는, 생식의 주요자원인 지위와 지배를 놓고 경쟁하는데 이러한 성향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성인기에 이르면 회피적 애착은 친밀한 관계에 대한 헌신의 최소화, 단기적인 성적 관계에 대한 지향성으로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성공적인 번식을 위해서는 물리적 사회적으로 충분한 자원을 필요로 한다. 여아의 불안정 애착에서 불안 성향이 증가하는 이유는, 진화론적 필요에 대한 취약성을 의미하며 파트너의 가용성이나 헌신에 몰두하는 상태와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영아기부터 누적되어 온 부모의 양육특성 역시 남아의 회피적 애착성향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Sher-Censor & Oppenheim, 2004). 부모는 남아와 여아에게 서로 다른 사회적 기대를 가지며 이것이 양육에 투영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이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에서 회피적 성향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나, 애착 성향의 변화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관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것보다 회피애착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안정애착의 비율은 더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각 연구에서 사용된 측정도구의 차이나 연구대상의 연령범위 차이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한국 남아의 경우, 특히 독립심이나 자립심이 강조되고 정서적 표현을 절제하도록 요구받는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회피적 애착 성향이 촉진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아동중기 애착에 대한 연구가 더 축적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아동의 신체 생리적 지표나 심리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 아동중기에 안정애착으로 분류되는 남아 중 상당수는 절제된 정서표현을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것이 애착의 질과 관련된 것인지, 발달적 문화적 특성과 관련된 것인지 신중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동중기 남아의 상당수는 분리 상황으로 유발되는 정서를 표현할 때 ‘안 좋아요’, ‘싫어요’, ‘나빠요’와 같이 미분화된 정서어휘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더 강한 정서를 표현할 때, 선택하는 정서어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사어의 사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슬퍼요’가 ‘진짜 슬퍼요’, ‘진짜 완전 슬퍼요’와 같이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안정애착으로 분류되는 아동은 면접자의 요구에 따라 구체적인 정서어휘를 사용하여 이를 정교화 할 수 있다. 또한 면접 전반에서 애착대상의 가용성에 대한 인식, 안전기지 접촉에 대한 책임 의식, 신뢰에 대한 인지 모델, 대안적 애착대상의 활용 의식이 나타난다.
셋째, 아동중기 남아의 회피애착은 정서표현의 제한성과 함께 자신의 역량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시기 애착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부모와 아동 모두가 안전기지 접촉에 대한 상호적 책임을 갖는 것인데, 회피애착 아동은 마치 그러한 책임을 맡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말한다. 자기 스스로 분리를 다룰 수 있는 것처럼 말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심리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셈이 다. 이 시기 애착의 또 다른 특성 중 하나는 대안적 애착대상의 활용인데, 안정애착 아동의 경우 대안적 애착대상이 일시적 분리에 대한 대처를 돕는다는 인식이 나타난다. 반면 회피애착의 경우 주양육자와 분리되어도 상관없다는 의미로 대안적 애착대상이 언급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구분하여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조부모를 대안적 애착대상으로 언급하는 경우 평가가 쉽지 않았다. 실제 할머니가 양육에 참여하여 일정 기간 주양육자로 기능하였거나, 조사 시점까지 아동에게 유의미한 애착 대상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적 애착대상의 활용 양상만으로 애착유형을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점점 더 많은 조부모가 양육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애착평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논의될 필요가 있다.
넷째, 아동중기 남아 중 저항애착으로 분류된 아동의 수는 많지 않으며, 높은 수준의 분노보다는 높은 수준의 불안이 특징적으로 감지된다. Resnick (1993)에 의하면 서양에서는 아동의 애착시스템이 고조될 때 분리 상황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 모든 상황으로 분노가 확산되는 몰두형 분노가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의 아동중기 남아의 경우 몰두형 분노를 표현하는 경우를 쉽게 보기 어렵다. 대신 분리상황을 유발한 부모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난하거나(Target, Fonagy, & Shmueli-Goetz, 2003) 공격적인 행동 양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이는 아동 중기에 남아들에게서 저항애착 비율이 감소하면서 몰두형 분노의 관찰 빈도도 함께 감소하는 현상일 수 있다. 또는 부모에 대한 예의를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몰두형 분노의 억제를 유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즉 몰두형 분노를 표현하는 대신 공격적인 행동(예: 선물을 발로 차버린다, 선물을 찢어버린다)을 하는 것은 분노의 간접적 표현일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아동중기 남아의 약 15% 정도는 어느 한 애착유형에 할당하기 어려운 미분류에 해당한다. 그 중 대다수는 분리로 인해 느끼는 부정적 정서를 구체적인 정서 어휘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부정적 정서가 유발된 원인에 대해 애착대상을 언급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해결책을 전혀 제시 못한다. 분리불안검사는 이 유형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발화 양상을 보이는 아동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즉 이것이 한국의 아동 중기 남아에게서 나타나는 특수한 유형인지, 혹은 면접자 요인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유발된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유형별 분포가 영유아기부터 아동초기까지의 양상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아동중기가 영아기 애착에서 성인기 애착으로의 전환점이라는 가설을 지지하였다. 특히 애착에서 회피적 성향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남아를 대상으로 연구하여, 안정애착군 남아에게서도 전반적으로 회피적 경향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아동중기 남아의 회피애착 및 저항애착이 면접 시 구체적인 발화 양상에서 어떻게 탐지되는지 확인함으로써 아동중기 남아의 불안정 애착 양상을 이해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먼저 이 연구는 남아의 애착을 이해하는데 기여점이 있으나 아동중기 애착의 성차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녀를 비교하는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단지 동일한 애착평가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남녀의 성차를 유발하는 신체생리적, 발달적, 문화적 요인을 고려한 방대한 연구 설계가 요구된다. 따라서 충분한 수의 연구대상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아동중기 남아의 애착을 안정애착, 회피애착, 저항애착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특성을 살피는 과정에서 각 집단별 피험자수에 차이가 커서 각 유형별 특성을 명백하게 밝히는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아동중기 남아의 저항애착은 전체의 7% 수준에서만 관찰되어 그 특성을 다른 유형과 비교하여 결론 짓는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보다 충분한 수의 피험자 확보가 필요하다.
아동중기가 영아기와 성인기를 연결하는 전환기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이론적 실증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 따라서 아동중기 애착 특성에 영향을 주는 발달적 요인, 신체생리적 요인, 문화환경적 요인이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지 후속 연구에서 밝힐 필요가 있다.
Acknowledge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Korean Government (NRF-2014S1A5B6038081).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s a poster at the 2015 Annual Fall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