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인지적 · 정서적 공감과 이타행동이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

Effect of adolescents’ cognitive and emotional empathy and altruistic behavior on psychological well-being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Child Stud. 2024;45(1):1-1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4 February 29
doi : https://doi.org/10.5723/kjcs.2024.45.1.1
1Professor, 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2Ph. D Student, 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한세영1orcid_icon, 유다정,2orcid_icon
1이화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2이화여자대학교 아동학과 박사과정생
Corresponding Author: Dajoung Yoo, Ph.D Student, 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Ewha Womans University, 52, Ewhayeodae-gil, Seodaemungu, Seoul, Korea E-mail: looke6957@hanmail.net
Received 2023 October 15; Revised 2024 January 20; Accepted 2024 February 7.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sought to determine the mediating effect of altruism behavior in the relationship between cognitive and emotional empathy of adolescents affecting psychological well-being. In order to improve adolescents’ psychological well-being, which is a time when they experience rapid changes emotionally and physically, useful information on factors that affect psychological well-being can be provided.

Methods

The subjects of the study were 282 teenagers aged 16 to 18 living across the country (136 men and 146 women) through online survey companies. Adolescents responded to questions on empathy, altruism, and psychological well-being. The collected data used Pearson's right-rate correlation analysis and structural equation models using SPSS 22.0 and AMOS 23.0 programs. After that, the statistical significance of the mediating effect was confirmed using the direct and indirect effect verification and bootstrapping method between variables.

Results

The main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analysis of the correlation between research variables revealed a static correlation between emotional empathy and altruism behavior, altruism behavior and cognitive empathy, and psychological well-being and altruism. Next, as a result of examining the structural path between research variables, cognitive empathy and emotional empathy showed a significant correlation with altruistic behavior, and altruistic behavior showed a significant correlation with psychological wellbeing. Finally, cognitive empathy and emotional empathy influenced psychological well-being through altruistic behavior.

Conclusion

Adolescents’ cognitive and emotional empathy affect psychological well-being through altruistic behavior. These results indicate that both cognitive and emotional empathy are not only helpful to others, but also play an important role in one’s own psychological adaptation and well-being. Adolescents not only express sympathy and empathy, but also pay attention to others’ feelings, which can become a factor that can actually lead to actions for others; furthermore, such actions can improve the happiness of individual adolescents. These findings revealed efforts to understand and sympathize with others is meaningful to enhance the happiness of ordinary adolescents in public education sites where competition is overheated, and happiness is reduced.

Introduction

행복은 개인 삶의 궁극적인 목표로서, 긍정심리학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확대 재조명되고 있다. 2021년 ‘아동·청소년 행복 지수’ 조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 시 아동·청소년 행복지수는 2019년보다 9점 낮아진 79.50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2개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숫자로 아동, 청소년들의 주관적 행복 영역에서 최하위를 나타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들의 행복이 위협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행복에 대한 다차원적인 시각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심리적 안녕감(psychological well-being)이란 행복을 다각적으로 측정하고 연구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 중 하나이다(Schotanus-Dijkstra et al., 2018). 심리적 안녕감은 개인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긍정적이고 잘 기능하는가를 나타낸다(Ryff, 1989). 구체적으로 심리적 안녕감이 높은 청소년들은 대인관계를 긍정적으로 맺으며, 자기 행동에 대한 조절능력을 갖추고, 삶에 대한 통제력 및 삶의 목표를 잘 실현하고자 하는 동기를 갖고 있다(Ryff & Singer, 2008). 또한 심리적 안녕감이 높은 청소년들은 일상적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며(G. Song & Jo, 2018), 심리적 안녕감이 낮은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적응, 학업에 어려움을 갖고 원만한 또래 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Kang & Lee, 2013). 따라서 청소년기의 긍정적 적응과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을 돕는 데 심리적 안녕감을 보호하고 증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 많은 연구들이 관련 변인과 선행변인을 탐색해 왔고 그 결과 자기효능감, 스트레스 등(Y. Park, 2011)의 개인 내적인 변인들이 심리적 안녕감을 증진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여기서 고려해 보아야할 이슈가 있다. 심리적 안녕감을 증진할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되어 온 내적 변인들 중 다수는 외향성, 우호성, 인간애 등 성격 요인들이지만(Friedman & Kern, 2014). 이러한 성격 요인들은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변인이기 때문에 이들 변인의 역할을 검증한 연구 결과들은 역설적으로 청소년의 안녕감이 증진될 수 있다는 시각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Gillgam et al., 2011). 또한 청소년의 안녕감 증진은 개인의 적응과 이기적인 행복을 위한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에 청소년이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고,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손해라 느끼고 불편한 것인지 아니면 도리어 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변화와 발전이 가능한 내적 요인과 행동적 요인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심리적 안녕감을 예측할 수 있는 행동 변인으로 사회적 행동 중 하나인 이타행동을 들 수 있다. 이타행동은 상대방으로부터의 대가 없이 타인을 이롭게 하려는 의도로 수행되는 행동으로,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유지를 위해 중요한 주제로 여겨져 왔다. 이타행동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가치를 가질 뿐만 아니라 개인의 안녕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를 통해 개인이 자아 가치를 인식하며, 자아존중감이 높아져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알려져 왔다(Martela & Ryan, 2016). 이는 타인을 위한 노력과 행동인 이타행동이 자신의 심리적 상태에도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는 요인임을 나타내주는 결과라 볼 수 있다.Andreoni (1990)는 이타행동이 갖는 효용은 마음속에 따뜻한 빛과 같은 긍정적인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따뜻한 빛(warm-glow)’의 가설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이타행동을 통해 개인은 마음속으로부터 빛처럼 따뜻한 느낌과 같은 정서적 이익을 경험하게 됨을 뜻한다. 이 가설에 대한 관련된 연구들은 대체로 이타행동이 개인의 심리적 안녕감을 증진한다는 가설을 지지한다(C. H. Kang, Kim, & Kil, 2022).

또한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이타행동은 친족 보호(kin protection), 상호호혜성(reciprocity)의 이유로 존재한다(Trivers, 1971). 다른 구성원들을 돕는 것은 우리 안에 내재한 근본 속성이라고 하였다(Batson & Powell, 2003).Weinstein과 Ryan (2010)은 남을 위한 이타행동을 취하면 도움을 받는 개인뿐만 아니라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의 기본심리욕구 중 관계성 욕구를 만족시켜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교환이론’에 따르면 자원봉사활동이나 기부행위 등 자선활동에는 반드시 보상 요인이 수반되며 이러한 보상은 심리적 보상, 사회적 보상, 경제적 보상의 차원으로 구분된다. 특히 심리적 보상은 개인의 이타행위에 대한 심리적인 안녕감이나 만족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아 지향적인 동기의 심리적 측면의 충족이라고 볼 수 있다(C. H. Kang, Kim, & Kil, 2022). 이타행동은 실제로 행동하는 선행자들에게 어떤 심리적인 만족, 인정받고 싶은 마음, 또는 자신의 체면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다. 즉 개인은 도움, 공유, 혹은 희생이라는 행동을 함으로써 개인은 심리적 만족감이라는 형태로 많은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특별히 현실적인 이득이나 경제적인 보상을 취하겠다는 목적 없이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경우에도, 타인을 돕고 위하는 행동이 곧 나 자신의 내면과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로 연결됨을 뜻한다. 이타행동 하면 개인은 더 높은 행복감을 경험하기도 하며, 낮은 우울감을 보고하였다고 선행연구들이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한다(Poulin et al., 2010). 이타행동을 증가시키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이타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Jo & Lee, 2010). 또한 이타행동과 개인의 안녕감 관계를 양 방향적으로 묘사한 연구도 있다. 행복한 감정과 같은 긍정 정서는 이타행동으로 인해 발현되기도 하며(Cunningham, 1988) 개인의 내적 상태가 평온하고 만족감이 높을 때 돕기, 나누기 등의 이타행동이 더 증가한다는 것이다(Reis et al., 2010).

이처럼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이타적인 행동은 타고난 인간의 본성이며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지만(Hamilton, 1963), 모든 개인이 언제나 이타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타인을 돕는 도움행동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지각할 수 있는 능력 및 타인의 감정을 경험하는 개인 내적 요인에 의해 이타행동이 촉발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지각할 수 있고 타인의 감정을 같이 경험할 수 있는 내적 공감이 그 조건의 하나가 될 수 있다(Baron, 1997).

공감은 타인의 감정과 상태, 혹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이다(Eagle & Wolitzky, 1997). 타인이나 사회에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하며, 이를 위해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생각하고, 그 사람이 경험하는 감정 상태를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공감 능력은 타고난 정서적 기제일 수도 있지만, 장기 또는 단기 공감 능력 향상프로그램을 통해 공감 능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Wagaman, 2011). 이러한 연구들은 공감이 개인의 심리 내적인 기제지만, 공감능력을 향상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제된다면 개인의 공감 능력은 충분히 발달시킬 수 있는 학습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내적 기제인 공감의 요소를 이해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과 환경이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고 타인을 위해 도움을 주는 행동인 이타행동을 이해하며 증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공감이 이타행동을 유발하는 주요 기제라는 많은 연구들이 있으나, 어떠한 동기를 통해 공감이 이타행동을 유발하는지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고, 이는 ‘공감-이타주의 가설’로 설명될 수 있다(Batson & Powell, 2003). 공감-이타주의 가설은 개인이 타인의 복지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타인을 돕는다고 주장한다. 개인이 타인에게 공감하면 어떤 이득의 존재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수혜자를 도울 것이라는 것이다(Batson & Powell, 2003).

공감은 이타행동과 심리적 안녕감과도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는 공감을 잘할수록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고, 따라서 안녕감을 증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공감의 하위요인인 관점 취하기가 개인의 정신건강(Bryant, 1987) 및 삶의 질에(Carnicer & Calderón, 2014)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른 연구에서는 공감의 하위요소가 심리적 안녕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나타난다(H.-K. Lee, 2007). 선행 연구를 통해 공감과 심리적 안녕감 간의 관련성이 있음을 추론해 볼 수 있으나, 공감과 안녕감의 관계가 공감의 하위요소에 따라 다른 비일관적인 결과가 보고되어, 본 연구에서는 공감이 심리적 안녕감을 설명하는 관계를 다시 확인해보고자 한다.

한편 공감의 하위 요인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초기 공감 연구는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인지적 측면을 중심으로 공감에 접근하였다. 이후 공감의 정서적 측면도 함께 고려하게 되며 공감의 정의는 확장되었다(Feshbach, 1997). 즉 공감이란 인지 또는 정서 어느 한 측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다차원적인 요소로 정의함으로써 공감의 다원적 측면에 대한 개별적인 접근과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이해를 하고자 하는 추세이다(Hoffman, 1986). 인지적 요소의 공감은 크게 타인의 경험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었으며, 타인의 정서적 유대와 관련된 정서적 영역의 공감과는 구분된다.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공감과 이타행동 간의 관계는 다소 복잡한데, 이러한 이유는 공감에 하위요인이 인지적인 요인과 정서적인 요인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다차원적인 개념이기 때 문이다. 앞서 기술한 공감의 정의에서도 의미하듯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느낌이나 감정을 이해하는 인지적인 요소와 타인의 감정을 대리적으로 경험하는 정서적인 요소로 구분된다(Davis, 1983). 공감을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을 구분하고자 하는 이유는 각 각의 공감이 발휘하는 방식이 상이할 수 있다. 또한 이에 따라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 각각을 신장시키는 전략 또한 다를 수 있다.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훈련이 용이하고 이를 신장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비교적 분명하지만, 타인의 정서적 반응과 유사한 정서적 반응을 경험하는 것은 쉽게 훈련하기가 어려우며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Lam, Kolomitro, & Alamparambil, 2011).

또한, 선행연구에 의하면 인지적 공감 수준이 높은 개인은 높은 수준의 이타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H. K. Cho & Cho, 2021), 타인을 괴롭히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여 때론 타인의 마음과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은 타인을 속이는 데 이용될 수도 있는 등(Ding, Wellman, Wang, & Lee, 2015)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활용될 여지가 있는 인지적 공감과 이타행동의 상관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인지적·정서적 공감과 이타행동 간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를 살펴보면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은 이타행동과의 관계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Edele, Dziobek, & Keller, 2013). 정서적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더 높은 이타행동을 보인 연구(H.-J. Cho & Shon, 2006)와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정서적 공감이 인지적 공감보다 더 높은 이타행동을 유발하였다고 보고한 연구(Nam & Park, 2018)도 있지만,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정서적 공감이 높을수록 여학생의 친사회적 행동이 증가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결과도 보고되어(S.-H. Hwang & Yoon, 2018) 그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다. 이처럼 인지적·정서적 공감은 각각 이타행동에 독립적인 상관관계가 있지만, 각각의 관계의 양상이 다소간 다르며, 또한 두 영역이 동시에 함께 작용하기도 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을 구분하여 이타행동과의 상관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공감 능력과 심리적 안녕감의 관련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인지적·정서적 공감 능력이 모두 행복감과 유의미한 상관을 보였으나 인지적 공감 능력이 정서적 공감 능력보다 상대적으로 청소년의 행복감에 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Cho &Cho, 2021).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감의 하위요인인 인지적 공감은 심리적 안녕감에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정서적 공감의 일부인 개인적 고통은 부적 상관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다(H. K. Jo & Lee, 2010). 반면에 인지적·정서적 공감 모두 심리적 안녕감에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미치지 못한 결과도 있다(H.-K. Lee, 2007). 이처럼 선행연구에 따라 심리적 안녕감에 대한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의 상관이 다르게 보고되고 있으므로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을 구분하여 심리적 안녕감과의 관계를 검증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공감에 대한 다양한 측면의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공감은 개인의 사회 적응에서 내적 기제로 작용하여, 개인의 안녕감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인임을 예상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공감은 이타행동을 유발하는 역할을 하고(Hoffman, 1986), 이타행동은 개인의 심리적인 안녕감에 만족감을 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소수의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공감은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기본 바탕이 되고 상호작용 속에서 공감적 관심이 이루어진다면 이타적 동기가 생겨나 도움행동을 하게 되어 개인의 행복감을 높여준다(Jo & Lee, 2010). 공감을 잘할수록 친사회적 행동을 많이 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심리적 안녕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한 공감으로 인해 촉발된 친사회적 행동이 청소년의 학교 행복을 증진시키는 연구 결과도 있다(S.-H. Hwang & Yoon, 2018). 그러나 공감 능력과 심리적 안녕감과도 각각 유의미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이타행동이 공감 능력과 심리적 안녕감과의 관계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이에 본 연구는 청소년의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이 심리적 안녕감과의 관계에서 이타행동의 매개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나아가 청소년들의 심리적 안녕감을 향상하는 개입 방향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문제 1

청소년의 인지적 공감, 정서적 공감이 이타행동 및 심리적 안녕감 간의 상관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청소년의 인지적 공감, 정서적 공감이 이타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직 · 간접적 영향은 어떠한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는 전국에 거주하는 16-18세 청소년 282명(남자: 136명, 여자: 1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리서치 업체를 통해 설문자료를 수집하였다. 거주 위치별 비율은 경기, 인천(89명, 31.6%), 부산, 울산, 대구(79명, 28%), 서울(55명, 19.5%), 세종, 대전, 광주(32명,11.4%), 충북, 충남, 강원(27명, 9.6%)의 순이었다. 연구 대상자인 청소년의 성별은 남자가 136명, 여자가 146명이었다. 학년 구성은 1학년 84명(29.8%), 2학년 82명(29.1%), 3학년 116(41.1%)이었다. 연령은 16세 70명(24.8%), 17세 95명(33.7%), 18세 117명(41.5%)으로 평균 연령은 17.43세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평균연령은 47.33(SD = 4.77)세 아버지의 50.04(SD = 4.80)세이었다. 어머니의 교육 수준은 대학교 졸업(123명, 43.6%)이 과반수를 차지하였고, 고등학교 졸업(102명, 36.2%), 전문대학교 졸업(25명, 8.9%) 등의 순이었다. 아버지의 교육 수준은 대학교 졸업(133명, 47.2%)이 과반수를 차지하였고, 고등학교 졸업(79명, 28.0%), 전문대학교 졸업(31명, 11.0%) 등의 순이었다.

연구도구

공 감

청소년의 공감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Davis (1983)의 대인관계 반응지수(Interpersonal Reaction Index)를Park (1994)이 한국판으로 번안한 척도(청소년용)를 사용하고자 한다. 이 척도에는 관점취하기, 상상하기, 공감적 관심, 개인적 고통 4가지 하위요인이 포함되어 있다. 총 28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문항은 4점 척도이다(전혀 그렇지 않다[1]∼매우 그렇다[4]). 본 연구에서는 인지적 공감(관점취하기, 상상하기) 14문항과 정서적 공감(공감적 관심, 개인적 고통) 14문항으로 구분해서 측정하고자 한다.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입장이나 관점을 취해 보거나, 허구적인 상황이나 상대방에 입장에 처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하며, 정서적 공감은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동정, 온정 등의 느끼는 경향을 뜻한다. 인지적 공감의 하위요인인 관점취하기의 문항 예로는 ‘친구와 내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친구의 생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봄으로써 내가 친구를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상상하기의 문항 예로는 ‘나는 좋은 책을 읽거나 좋은 영화를 볼 때, 책이나 영화에 푹 빠져든다.’ 등이 있으며, 정서적 공감 문항 하위요인인 공감적 관심의 문항의 예로는 ‘발을 다쳐서 절룩거리는 사람이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고 있으면 부축해 주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 고통의 문항 예로는 ‘교통사고를 당해서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보면, 나도 함께 불안해져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등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의 인지적·정서적 공감 능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인지적 공감 .78, 정서적 공감 .69, 전체 .84로 나타났다.

이타행동

이타행동을 측정하기 위해Bal-Tal과 Raviv (1979)이 개발한 도움행동 척도를 한국판 척도로Lee (2014)가 수정 및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타행동 척도는 자신이 평소에 실제 얼마나 도움행동을 하는지 평정하도록 되어있으며, 타인의 관점이나 감정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 불행한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혹은 타인을 도움을 주고 이익을 베푸는 조력, 타인을 위해 돈이나 물품 등을 내어주는 증여의 세 가지 하위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총 13문항으로 문항은 4점 척도이다(전혀 그렇지 않다[1]∼매우 그렇다[4]). 하위요인인 공감 문항의 예로는 ‘나는 내 친구가 아플 때 위문을 가거나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위로해 준다.’ 등이 있으며, 조력 문항의 예로는 ‘나는 신체장애자나 나이가 많이 드신 어르신을 도와준 적이 있다.’ 등이 있으며, 증여 문항의 예로는 ‘나는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또는 노력을 기부한 적이있다.’ 등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의 이타행동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공감 .66, 조력 .77, 증여 .72, 전체 .84로 나타났다.

심리적 안녕감

심리적 안녕감의 측정을 위해Ryff (1989)가 심리적 안녕감 척도(Psychological Well-being Scale [PWBS])를 사용하였다. 국내에서 M.-S.Kim, Kim과 Cha (2001)가 한국판으로 수정 번안하였다. PWBS는 총 6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성 요소로는 환경에 대한 통제력, 자율성, 삶의 목적, 개인적 성장, 자아수용, 긍정적 대인관계이다. 환경에 대한 통제력은 환경을 관리하고 지배하는 능력으로 발생한 문제를 수행하고 주어진 환경을 자신에게 적합하게 변화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 자율성은 내면의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목적은 삶에 대한 목표와 방향을 가지는 것을 말하며, 개인적 성장은 자신이 지속해서 발전해 간다고 느끼며,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자아수용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긍정적 대인관계는 타인에 대해 관심과 애정, 공감적인 태도를 지니며 신뢰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총 46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문항은 4점 척도이다(전혀 그렇지 않다[1]∼매우 그렇다[4]). 하위요인인 환경에 대한 통제력 문항의 예로는 ‘나에게 주어진 상황은 내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등이 있으며, 자율성 요인의 문항 예로는 ‘대다수의 사람과 의견이 다를 경우에도, 내 의견을 분명히 말하는 편이다.’ 등이 있다. 삶의 목적 요인의 문항 예로는 ‘미래의 계획을 짜고 그 계획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즐긴다.’ 등이 있고, 개인적 성장 요인의 문항 예로는 ‘자신과 인생살이에 자극을 줄 만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등이 있다. 자아수용 요인의 문항 예로는 ‘살아온 내 인생을 돌이켜 볼 때 현재의 결과에 만족한다’ 등이 있다. 긍정적 대인관계 요인의 문항의 예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긴다’ 등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심리적 안녕감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통제력 .73, 자율성 .60, 삶의 목적 .73, 개인적 성장 .61, 자아수용 .78, 긍정적 대인관계 .83, 전체 .91로 나타났다.

자료분석

각 수집된 자료는 SPSS 22.0 (IBM Co., Armonk, NY)와 AMOS 23.0 (IBM Co., Armonk, NY)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첫째, 연구 대상의 일반적 경향을 파악하고자 연구 변인별 기술통계치, 빈도와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였으며,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구하였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변인들의 측정 도구 신뢰도 확인을 위해 척도에 대한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또한,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여 변인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가설을 검증하고자 구조방정식 모형을 실시하였다. 2단계 접근법을 사용하여 확인적 요인분석과 경로분석을 실시하여 모형을 검증하였다. 구조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합도 지수로 χ2, χ2/df GFI, IFI, CFI, RMSEA를 사용하여 모델이 적합하다고 설명되는지 확인하였다. 청소년의 공감 능력이 이타주의를 통해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해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기법을 사용하여 검증하였다.

Results

주요 변인의 기술통계 분석과 상관관계 분석 결과는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았다. 먼저 기술통계 분석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성과 정규성을 확인하기 위해 평균, 표준편차, 왜도(skewness), 첨도(kurtosis)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연구변인의 왜도 값이 -.34∼.15로 모두 3 미만이고, 첨도값이 .09∼.78으로 모두 10 이하로 정규성 가정을 만족하였다(Kline, 2011). 다음으로,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여 연구 변인 간 관계를 살펴보았다. 첫 번째로, 정서적 공감 (r = .55)은 인지적 공감과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로, 정서적 공감(r = .37), 인지적 공감(r = .39)은 이타행동과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세 번째로, 이타행동(r = .28)은 심리적 안녕감과 정적상관을 보였다. 이와 같은 상관관계는 Table 1의 하단에 제시된 바와 같이 모든 변수 간의 상관관계에서 p < .01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Descriptive Statistics and Correlations Among Variables

이타행동 및 심리적 안녕감이 측정하는 측정 변인이 각각의 잠재 변인을 잘 구성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CFA)을 실시하였다. 본 측정 모형의 적합도 지수를 살펴보면 χ2 = 74.692(df = 25, p < .001), χ2/df = 2.988, GFI = .942, IFI = .945, CFI = .944, RMSEA = .084(% CI [.063, .106])로 나타났다. 하나의 적합도는 한가지 측면을 평가하기 때문에 연구모형의 적합성은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일반적으로는 GFI, IFI, CFI값이 .90 이상이면 높은 적합도로 해석하고, RMSEA는 .05 이하인 경우 적합도가 적절하며 .08 이하인 경우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Hong, 2000). 또한 잠재 변인에서 측정 변인으로의 표준화된 회귀계수는 모두 .50 이상인 .51∼.82로, α = < .001 수준에서 모두 유의미하여 모든 측정 변인이 잠재 변인의 개념을 적절히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ong & Kim, 2008). 이에 본 연구에서는 측정 모형의 적합도 지수를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하고 분석을 진행하였다.

다음으로, 인지적 공감, 정서적 공감, 이타행동, 심리적 안녕감의 구조적 관계의 구체적 경로를 살펴보기 위해 구조모형을 검증하였다. 그 결과, 모형의 적합도 지수는 χ2 = 142.863(df = 39, p < .001), χ2/df = 3.663, GFI = .912, IFI = .906, CFI = .905 RMSEA = .097(% CI [.081, .115])로 적합도 기준을 충족하여 구조모형이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각 경로를 살펴본 구조모형의 결과는 Table 2figure 2에 제시되었다. 인지적 공감 → 이타행동(β = 28, p < .001), 정서적 공감 → 이타행동(β = 26, p < .001), 이타행동 → 심리적 안녕감(β = 38, p < .001) 직접 경로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인지적 공감(β = 0.01, n.s.), 정서적 공감(β = -0.14, n.s.)이 심리적 안녕감과의 직접 경로는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Path Estimates of Modified Model

Figure 1

Pathway of the effects of adolescent empathy and altruistic behavior on psychological well-being

***p < .001.

Table 3을 보면,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이 심리적 안녕감으로 가는 직접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인지적 공감(β = .10, p < .001)과 정서적 공감(β = 10, p < .01)은 이타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완전 매개효과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중상관자승(squared multiple correlation)을 살펴본 결과,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은 이타행동을 22%, 이타행동, 인지적 공감, 정서적 공감은 심리적 안녕감을 13%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iret, Indirect and Total Effects of the Modified Model

Discussion

본 연구는 청소년의 인지적 공감 능력 및 정서적 공감 능력이 이타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청소년기의 심리적 안녕감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 변인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방안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주요 변인의 상관관계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은 이타행동과 유의한 정적상관을 나타냈다. 타인의 입장을 인지적으로 이해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타인의 감정을 공유할수록 이타행동이 높게 나타났다. 즉, 청소년이 상대방의 감정 및 경험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수록 타인에 대한 도움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면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 여부와 관계없이 상대방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이타주의 가설을 지지한다(Batson & Powell, 2003). 또한 이타행동은 심리적 안녕감과 정적상관을 나타냈으며, 이러한 결과는 이타행동을 통해 정서적 편익을 얻는 따뜻한 빛(Andreoni, 1990)의 가설을 지지한다. 이는 이타적인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더 많은 행복을 느끼며 덜 우울해하는 선행연구의 결과와도 일치하며(Brown, Brown, House, & Smith, 2008). 또한 이타행동은 정신적인 건강과 행복감, 더 나아가 수명연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힌 선행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Post, 2014).

둘째, 청소년의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은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에 직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청소년의 공감 능력이 행복감 증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연구들과는 상반된 결과이다(Perkins, Sehmbi, & Smith, 2022; Supervía, Bordás, Robres, Blasco, & Cosculluela, 2023). 공감 관련 선행연구를 고찰해 보면 공감의 결여 상태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해서 탐색하고자, 공감하는 능력이 있는 경우에 비해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어떠한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구분하여 접근한 경향이 있었다(Pijper, Wied, van Goozen, & Meeus, 2017). 이에 따라 공감의 과잉 상태로 인해 나타나는 부적응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개인은 공감을 통해 타인의 고통 강도를 깊이 느낄 때 자신의 심리적 안녕감이 손상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타인이 처한 불행이나 고통 상황을 목격한 후, 공감 능력이 높다면 불편한 감정이나 스트레스까지도 지각할 수 있어 심리적 안녕감이나 행복감을 증진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Jeong, 2015). 인지적· 정서적 공감과 심리적 안녕감과의 낮은 상관을 보고하는Ganegoda와 Bordia (2019)의 견해를 함께 고려할 때, 전반적인 공감과 안녕감의 관계가 유의미하지 않게 나타난 본 연구 결과는 공감하는 감정의 종류에 따라 공감 능력이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공감이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본 연구 결과는 두 변인 간의 관계에서 매개효과를 유의미하게 나타낸 이타행동의 의미에 대해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공감이 이타행동을 통해 친사회적 행동에 유의미하게 간접효과를 미친 것으로 나타난 본 연구 결과는 청소년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정서적 경험만으로는 심리적 안녕감에 유의미한 도움이 되지 못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을 행동으로 옮겨 이타적 행위를 수행하여 실제적인 도움을 타인에게 주는 과정을 통해서 심리적으로 위안과 안녕감을 획득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이를 통해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자기 내면을 반추하거나 자신의 성취만을 목표로 행동하는 것보다는 타인을 위한 이타행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청소년의 행복을 증진되기 위해서는 청소년이 지각하는 공감 그 자체만이 아니라 공감이 친사회적 행동으로 실현될 때 공감이 의미있는 영향력을 갖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공감은 모든 개인의 삶의 과정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므로 이타행동 촉진을 위한 프로그램들의 진행에서 공감 능력의 함양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공감능력을 증진시키는 심리적 지원 프로그램 뿐 아니라 이타적 행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고 나눔 교육 등을 통해 그 가치를 내재화시키는 과정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Telle & Pfister, 2012).

다음으로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이 이타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타행동은 인지적 공감은 이타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녕감에 유의미한 간접 효과를 미치며, 그리고 정서적 공감은 이타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녕감에 유의미한 간접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타인의 감정을 인지적으로,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능력이 클수록 실제로 타인을 위한 이타행동을 실천하며, 더 나아가 이러한 타인을 돕는 행동으로 인해 청소년 자기 행복까지도 증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공감 능력이 친사회적 행동을 통해 삶의 만족감에 유의미한 간접효과를 미친다고 보고한 것(Jo & Lee, 2010)과 일맥상통한 결과이며, 또한 인지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입장과 역할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면 실제로 도움행동이 증가하며 개인의 행복감을 높인다고 한 선행연구를 지지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Underwood & Moore, 1982).Ryff (1989)가 주장한 심리적 안녕감 모델을 통해 제안된 바와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도 개인의 공감하는 내적 능력이 심리적 안녕감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이타행동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가 도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특히 이기적 성향 및 자기중심적 지향과 이타적 지향 중 어느 쪽이 개인의 행복에 더 기여할 것인가 하는 오래된 의문에 답을 제시하는 자기 기반 심리적 기능(self-based psychological functioning)을 지지하는 결과이다. 자기 기반 심리적 기능 이론은 심리적 기능이 개인의 자아 구조에 의해 결정되며, 진정한 심리적 안녕감은 자기 중심성이 아닌 이타성이 발생할 때 얻을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Dambrun & Ricard, 2011). 즉, 이기주의나 물질주의와 같은 자기 중심성의 회피, 그리고 이타적 행동에 의해 진정한 행복이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이 자기중심적 지향보다 이타적 지향을 추구하면 삶의 만족, 삶의 의미, 심리적 안녕감, 성공적인 인간관계와 더 높은 관련이 있는 선행연구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Emmons, Cheung, & Tehrani, 1998;Emmons & Schnitker, 2013).

더불어 ‘행복에 대한 가설’에서는 자기중심적 심리적 기능은 일시적 행복을 가져올 수 있으나 이타적 심리적 기능에 의해 창출되는 지속성을 담보하는 행복으로는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이와 함께 지속성을 담보한 행복은 바로 이타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이타행동이 심리적 안녕감을 증진한 본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즉 인지적·정서적 공감 모두 상대를 배려하고 보살피고자 하는 동기를 불러일으켜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도록 도와주며, 이러한 이타행동은 자기 자신의 심리적 적응과 안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공감으로 인해 타인들에 대한 이타행동을 동기화시키고, 이타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되며 자아존중감과 심리적 만족감이 높아지면서 심리적 안녕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결과를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청소년의 행복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공감과 이타행동을 도모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편, 공감의 하위요인 중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이 이타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가 유사하게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선행연구가 인지적 공감의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영향력을 유의미하게 보고해 온(Cho &Cho, 2021) 반면, 정서적 공감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비일관적으로 보고해 온 점(Jo & Lee, 2010)에 비추어볼 때, 본 연구 결과는 인지적 공감 못지않게 정서적 공감이 이타행동을 불러일으키는 동기가 된다는 것을 밝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연구의 결과는 상대방의 입장이나 시각을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만 아니라 상대의 정서를 함께 경험하고 공유하는 정서적 공감이 나누고 돕는 도덕적 행위인 이타행동의 실천과 개인 내적 심리적 안녕감에 필요한 내적 자원이라는 것을 시사하며,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을 도모하고 이타행동의 증진을 위해 공감능력을 향상하고자 하는 모든 교육과 치료 현장에서 인지적 공감과 더불어 정서적 공유 경험을 통한 정서적 공감의 경험 기회를 제공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청소년의 자기 보고식 설문지만을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이타행동에 대해 교사나 부모와 같은 객관적인 관찰자도 함께 참여시키는 연구를 통해 연구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의 결과를 청소년기 전체에 일반화시키는 데 있어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자기중심성이 강해지는 청소년기 초기를 대상으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는 최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강조되어야 할 개인적 특성 중 공감과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이타행동이 개인의 심리적 적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경쟁이 과열되어 행복감이 낮아진 공교육 현장에서 일반청소년의 행복감 증진을 위해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서적 경험을 하고 이에 따라 실제로 타인을 위하여 돕고 배려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의미 있는 노력이라는 점을 밝혔다. 본 연구는 타인을 공감하기 위한 노력과 이타적 행동의 결과가 개인적 손해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일반청소년의 잠재적인 비도덕 의식을 예방하는 것이 청소년 개인의 행복을 증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이다. 이타성의 도덕적 가치를 내면화하지 못하고 이기적 가치관을 발달시킨 청소년들이 공동체에서 행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문제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교육 현장에서 공감을 향상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이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타행동과 같이 공감 능력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법과 기회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하였다. 또한 본 연구 결과를 상담 현장에 적용하면, 내담자의 정서적 만족감을 위해 공감의 역할이 강조되며 공감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제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2023 Annual Spring Academic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thics Statement

All procedures of this research were reviewed by IRB (ewha-202207-0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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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Pathway of the effects of adolescent empathy and altruistic behavior on psychological well-being

***p < .001.

Table 1

Descriptive Statistics and Correlations Among Variables

Variables 1 2 3 4
Cognitive empathy -
2. Emotional empathy .55** -
3. Altruistic behavior .39** .37** -
4. Psychological well-being .11 .02 .28** -
M 2.88 2.68 2.77 2.61
SD .41 .38 .48 .35
Skewness .07 -.34 .07 .15
Kurtosis .09 .60 .22 .78

Note. N = 282.

**

p < .01.

Table 2

Path Estimates of Modified Model

Path B β SE CR
Cognitive empathy Altruistic behavior .29 .28 .08 3.67***
Emotional empathy Altruistic behavior .30 .26 .09 3.43***
Altruistic behavior Psychological well-being .35 .38 .08 4.35***
Cognitive empathy Psychological well-being .01 .01 .08 .17
Emotional empathy Psychological well-being -.15 -.14 .08 -1.84

Note. N = 282.

***

p < .001.

Table 3

Diret, Indirect and Total Effects of the Modified Model

Path Direct Indirect Total SMC
Cognitive empathy Altruistic behavior .29*** .29*** .22
Emotional empathy Altruistic behavior .30*** .30***
Altruistic behavior Psychological well-being .35*** .35*** .13
Cognitive empathy Psychological well-being .01 .10*** .12
Emotional empathy Psychological well-being -.15 .10** .05

Note. N = 282.

**

p < .01.

***

p < .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