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청소년기는 신체 성장뿐만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발달이 함께 일어나는 시기로 인간의 생애 발달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이다(Berk, 2010). 이와 같은 청소년의 발달과정에서 학교생활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학교는 청소년 생활의 중심이며 사회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고 긍정적인 자아정체감 확립과 나아가 성인기의 사회적응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한다(Simons-Morton, Davis Crump, Haynine, & Saylor, 1999). 따라서 학교생활적응은 청소년의 심리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학교생활에서 형성된 사회성은 이후 성인기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Bagwell, Newcomb, & Bukowski, 1998; Calentano et al., 2004). 이러한 학교생활적응에 대한 정의와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Lee(2000)는 학교라는 환경에서 자신의 욕구를 합리적으로 해결하여 교사 및 학생들과 조화로운 관계 하에서 학교생활에 적응시키는 과정이라고 정의하였고, Moon(2001)은 학업적․사회적․정의적 측면에서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학교환경에 순응하거나 그 환경을 변화시키는 외현적 및 내재적 적응행동으로 정의하였다. 학교생활적응의 하위요소로 교사관계, 친구관계, 학교수업, 학교규칙(Lee, 2000)이나 수업참여도, 학교생활만족도, 학업성취도, 문제행동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Kim, 1998). 또한 Yoo, Lee, & Suh(2004)는 교사적응, 교우적응, 규칙적응을 하위요인으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학교생활적응을 전반적인 학교생활에서의 적응으로 정의하고 학교규칙, 학업, 교우관계, 교사관계를 하위요소로 구성하였다.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요인들을 밝히고자 개인 심리적 요인, 가족요인, 친구요인 등 다양한 선행요인들에 관심을 가져왔다(Cho & Lee, 2008; Coie & Dodge, 1998; Kim & Song, 2014; Shin, 1994; Woo & Nho, 2014; Yim, 2001). 학교생활적응 관련 변인 중 청소년의 개인 심리적 요인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청소년의 개인 심리적 요인 중 대표적인 보호 요인으로는 자기효능감을 꼽을 수 있다. 개인이 갖고 있는 내적인 힘인 자기효능감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Bandura, 1997). Bandura(1986)는 개인은 각자의 사고, 감정, 행동을 조절하는 자기체계를 가지고 있고, 스스로에 대해 갖는 믿음을 자기 조절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았다. 사회인지이론에 뿌리를 둔 자기효능감은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고 조절하는 자기 자신의 신념으로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Bandura, 1993). 자기효능감은 학교생활적응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어졌는데, 청소년이 자기효능감이 높다고 지각할수록 학교생활적응도 잘하고 교우관계 적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Yim, 2001). 자기효능감은 청소년의 학업성취 면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청소년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적응을 잘 하여 학업성취 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학교생활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hin, 1994). 뿐만 아니라 자기효능감은 아동의 전반적인 학교생활적응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는데, 구체적으로 자기효능감이 높은 학생들은 교사와의 관계, 교우관계, 학습활동, 학교규칙준수 등에 있어서 학교생활적응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ho & Lee, 2008; Lee & Lee, 2012; Yim, 2001). 광주광역시의 2개 중학교 2, 3학년 258명을 대상으로 자기효능감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자기효능감은 전체학교생활적응, 교사관계, 교우관계, 수업태도, 학교규칙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교사관계 및 교우관계, 수업태도, 학교규칙 나아가 전체 학교생활적응에 있어 더 긍정적이었다(Cho & Lee, 2008). 또한 자기효능감이 아동의 학교생활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Lee와 Lee(2012)의 초등학교 5, 6학년 남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보고되었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기의 대표적 정서문제인 우울과 공격성 역시 학교생활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이다(Coie & Dodge, 1998; Kang, 2010; Kim & Lee, 2008; Lee & Lee, 2004; Woo & Nho, 2014). 청소년기는 급격한 정서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청소년은 정서가 강렬해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이러한 급격한 정서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우울이나 공격성 같은 심리문제를 겪을 위험이 높다(Berk, 2010).
우울은 우울한 기분, 흥미나 즐거움의 현저한 감소, 체중이나 식욕의 감소, 침울하며 비참하거나 절망하는 등의 감정 상태를 특징으로 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이러한 우울은 청소년기에 급증하며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성향이 있다(Harrington et al., 1990; Lewinsohn, Rohde, Klein, & Seeley, 1999).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통계(Korean Ministry of Education, Science, and Technology; Korean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 Korean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중 37.1%의 여학생과 25.2%의 남학생이 우울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우울은 청소년의 사회․심리적 발달과 학교생활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Kim과 Song(2014)의 연구에 따르면, 중학생의 우울과 학교생활적응은 부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학생의 주의집중문제와 학교생활적응 관계에서 우울이 매개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우울은 학교생활적응력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Kang, 2010; Kim & Lee, 2008) Chang과 Yang(2007)의 연구결과에서도 우울은 학교생활적응에 부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관계와 학교적응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국외의 연구에서도 우울을 겪고 있는 청소년은 학업과 교우관계 및 교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Fergusson & Woodward, 2002).
청소년의 공격성 또한 학교생활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이다(Coie & Dodge, 1998; Lee & Lee, 2004; Woo & Nho, 2014). 공격성은 적대적 행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신체적, 정서적으로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동을 말한다(Park, 1999). 청소년기에 공격성은 절대적이고 외현적인 형태로 나타나거나 무단결석이나 비행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U.S. Department of Justice, 2014). 또한 청소년기 이후 성인기의 대인관계 및 사회적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어졌고(Loeber & Tengs, 1986), 범죄행위로 전환 지속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Loeber & Tengs, 1986). 공격성향을 지닌 청소년은 강압적이고 적대적인 대인관계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또래와의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기 쉽고 그로 인해 학교생활부적응을 경험하기 쉽다(Coie & Dodge, 1998). 또한 공격성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성이 있고 공격적인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서 갈등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Lee와 Lee(2004)의 연구에서는 높은 공격성을 보이는 아동은 학교적응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oo와 Nho(2014)의 중학교 2학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공격성은 학교생활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공격성과 학교적응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연구(Lee, 1994)에서도 공격성이 높은 집단의 청소년이 낮은 집단의 청소년 보다 교사관계, 교우관계와 학교규칙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야간실업고등학교 근로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Yang & Chang, 2001)에서도 충동․공격성이 청소년들의 학교적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청소년의 우울과 공격성은 학교생활 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알 수 있다(Kim, 2003; Lee & Oak, 2012). 선행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기효능감은 또한 청소년의 우울 및 공격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보고된다(Bandura, 1993; Crick & Dodge, 1994; Huesman, 1988; Huesmann & Guerra, 1997; Davis-Kean et al., 2008). 높은 자기효능감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높은 성취수준에 도달하게 하고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처함으로써 부정적 정서인 우울을 덜 경험하게 한다(McFarlane, Bellissimo, & Norman, 1995). 따라서 자기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수행능력보다 높은 수행목표를 설정하고 수행목표와 자기효능감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로 우울이 유발된다(McFarlane, Bellissimo, & Norman, 1995). Kanfer와 Zeiss(1983)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기효능감과 우울간의 관계를 조사하였는데, 우울집단과 비우울집단의 비교를 통해 자기효능감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즉, 우울집단의 대학생들이 낮은 자기효능감과 높은 개인적 수행기준을 갖고 있었고 이러한 자기효능감과 개인적 수행기준의 큰 차이로 우울이 유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란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한 Tahmassian과 Moghadam(2011)의 연구에서도 자기효능감과 우울사이에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eon과 Kim(2011)이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자기효능감이 우울정도에 유의미한 부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Smith와 Betz(2002)도 구조모형분석을 통해 자기효능감이 우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공격성도 심리적 보효요인인 자기효능감에 영향을 받는다. 학습이론에 의하면 공격성을 표출하고 지속하는데 있어서 인지적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아동 자신의 행동에 대한 믿음이나 기대감은 문제 행동과 밀접하게 연관된다(Bandura, 1986; Crick& Dodge, 1994; Huesmann, 1988).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효능감 과 공격성과의 관계를 조사한 Perry 등(1986)의 연구에서도 자기효능감이 아동의 공격성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선행연구에서도 아동의 자기효능감이 공격성과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Kim, 2002).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기효능감이 공격의도와 공격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자기효능감이 개인의 공격의도와 공격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Kim, 2001).
이상의 선행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자기효능감, 우울, 공격성은 각 요인이 개별적으로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자기효능감이 우울과 공격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우울과 공격성은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적응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가정된다. 그러나 기존의 선행연구에서는 개인 심리적 요인인 자기효능감, 우울, 공격성이 각각 학교생활 적응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 변인으로 보고되어졌지만 어떤 경로로 학교생활적응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고, 자기효능감이 청소년의 우울 및 공격성의 매개효과에 대해 통합적으로 검증한 선행연구는 부재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직접 영향과 우울과 공격성을 통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간접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 학교적응 향상을 위한 실천적 개입방안을 모색하였다.
또한 자기효능감이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경로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학교생활적응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성별을 통제변수로 모형에 포함시켰다(Figure 1). 이에 따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전국의 초등학교 4학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반복적으로 추적 조사한 청소년패널조사(KYPS) 중 초4 패널이 중학교 2학년이 된 시점인 2008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국청소년패널조사는 층화다단계집락표집(stratified multi-stage cluster sampling) 방법에 의해 표본을 추출하였다. 제주를 제외한 12개 특별시․광역시․도별 초등학교 4학년 학생수에 비례하여 지역별로 학교를 선정한 후 선정된 학교에서 무작위로 1개 학급을 추출하여 학급 전원을 조사하였다. 2008년 조사의 샘플 수는 2,448명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결측치가 있는 사례를 제외한 총 2,384명을 최종 분석에 활용하였다.
2. 연구도구
1) 학교생활적응
학교생활적응은 “학교교칙이나 규정에 적응하기 어렵다”, “학교공부에 흥미도 없고 따라갈 수가 없다”, “급우들과 사이가 좋지 못한 편이다”, “선생님들과 사이가 좋지 못한 편이다”의 총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에서 ‘매우 그렇다(5)’의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 결과해석의 용이함을 위하여 모든 문항은 역부호화하여 합산하였고 점수가 높을수록 학교적응 정도가 높음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학교생활적응 문항의 신뢰도(Chronbach’s α)는 .762이었다.
2) 자기효능감
자기효능감은 자기 스스로 효율적으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의 정도를 조사한 항목으로서 Bandura(1997)의 자기효능감 정의를 바탕으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Lee, Kim, & Im, 2007)에서 개발한 3문항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나는 내가 내린 결정을 신뢰할 수 있다”, “나는 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주관하며 살고 있다” 의 총 3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부터 ‘매우 그렇다(5)’까지의 5점 척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효능감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며 본 연구에서 자기효능감의 신뢰도(Chronbach’s α)는 .870이었다.
3) 우울
우울은 “나는 모든 일에 걱정이 많은 편이다”, “나는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무척 불안할 때가 있다”, “나는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무척 외로울 때가 있다”, “나는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무척 슬프고 울적할 때가 있다”, “나는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의 총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1)’부터 ‘매우 그렇다(5)’까지의 5점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감이 심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에서 우울의 신뢰도(Chronbach’s α)는 .869로 나타났다.
4) 공격성
공격성은 개인의 적대적 행동과 충동적 행동을 조사한 항목으로서 “나는 아주 약이 오르면 다른 사람을 때릴 수도 있다”, “누군가 나를 때린다면 나도 그 사람을 때린다”, “나는 때때로 남을 때리고 싶은 마음을 누를 수 없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자주 싸운다”,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가 있다”, “나는 내 자신이 금방 터질 것 같은 화약과 같다고 생각한다” 의 총 6문항으로 측정하였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부터 ‘매우 그렇다(5)’까지의 5점 척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공격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며 본 연구에서 공격성의 신뢰도(Chronbach’s α)는 .805이었다.
3.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연구대상자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SPSS 18.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기술통계와 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한 후, 변수들 간의 구조 및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모형방정식을 통한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모형 적합도, 경로계수 추정치 및 효과분석을 위해 Amos 18.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모형의 구조 경로에 대한 유효성 검정을 위해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 estimation)을 이용하였고 모델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해 Χ2, 근사원소평균자승잔차(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RMSEA), 터커루이스지수(Tucker Lewis index; TLI), 비교부합지수(comparative fit index; CFI)와 증분적합지수(Incremental fit index; IFI)를 구하였다. 매개효과 검증은 Amos 프로그램의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절차를 이용해 간접효과를 검증하였다.
Ⅲ. 연구결과
1.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본 연구의 가설적 모형에서 사용된 주요 변수는 자기효능감, 우울, 공격성, 학교생활적응이며 각 변수의 서술적 통계와 상관분석 결과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자기효능감의 평균은 3.51 점이었고 우울의 평균은 2.35점이었으며 공격성의 평균은 2.58점이었다. 학교생활적응의 평균은 4.37점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 사용된 자료의 정규성을 살펴본 결과, 각 변수의 왜도와 첨도의 절대 값은 각각 2와 4를 넘지 않아 경로분석 모형검증을 위한 정규분포성의 기본 가정을 만족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Hong, Malik, & Lee, 2003). 주요 변수들의 상관은 .03∼.38로 나타났으며 공격성과 자기효능감 간의 상관을 제외한 모든 변수들의 상관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특히 학교생활적응은 자기 효능감과는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를 우울, 공격성과는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2. 경로모형 분석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적응과의 관계에서 우울감 및 공격성의 매개효과는 경로분석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자기효능감과 우울 및 공격성이 학교생활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모형 적합도 검증결과는 Χ2 = 1743.858(df = 146), p < .001로 카이제곱통계량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카이제곱통계량은 표본 수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Hu와 Bentler(1999)가 제시한 모델 적합도의 기준을 근거로 평가하였다. 적합도 지수 TLI = .903, IFI = .917, CFI = .917, RMSEA = .067로 양호한 모형적합도 지수를 보여 연구모형이 적합한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2).
연구모형의 경로계수 추정결과는 Table 3과 Figure 2에 제시하였다. 연구모형의 각 경로계수를 살펴보면,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은 우울(β = -.230, p < .001) 과 공격성(β = -.108, p < .01)에 유의미한 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우울과 공격성도 학교생활적응에 유의미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β = -.231, p < .001, β = -.211, p < .001). 한편 자기효능감은 학교생활적응(β = .239, p < .001)에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우울과 공격성이 낮아지고, 우울과 공격성이 낮아질수록 학교생활적응 정도가 높아지며, 자기효능감이 높아질수록 학교생활적응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모형의 결과를 바탕으로 변수들의 직접효과, 간접효과 및 총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부트스트랩핑을 이용하여 1000개의 표본을 원자료(N = 2,384)로부터 생성하여 신뢰구간 95%에서 유의도를 검증하였고 분석결과는 Table 4에 제시되었다. 자기효능감은 학교생활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 효과를 통해 학교생활적응에 간접적인 영향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효과(.239), 간접효과(.076), 총효과(.315)로 모두 유의미하였다. 자기효능감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효과가운데 자기효능감 → 우울 → 학교생활적응 경로를 통해 미치는 간접효과는 .053(-.230×-.231)이며, 자기효능감 → 공격성 → 학교생활적응 경로를 통해 미치는 간접효과는 .023(-.108×-.21 )이다.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자기효능감(.315)인 것으로 나타났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이 학교생활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파악하고, 이 때 우울 및 공격성이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적응 관계에 매개효과를 가지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개입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이 우울과 공격성을 매개로 하여 학교생활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모형을 수립하여 이를 경로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에 따른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은 학교생활적응에 직접적인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청소년이 지각된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학교생활에서 교우 및 교사와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스스로의 학업성취에 만족하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자기효능감이 보호 요인으로서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욕구와 감정을 조절하여 자신의 처한 상황에 잘 적응을 하여 학교생활을 잘 한다는 선행연구결과(Shin, 1994)와 일관된 결과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효능감이 높은 학생들은 교우관계, 교사와의 관계, 학습활동, 학교규칙준수 등 학교생활의 여러 차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Cho & Lee, 2008; Lee & Lee, 2012; Yim, 2001)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경우 청소년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사고와 감정을 조절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기 때문에(Bandura, 1986) 학습활동을 할 때 적절한 목표를 수립하고 스스로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학습활동을 잘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Shin, 1994). 또한 자기효능감이 높은 청소년은 학교규칙적응을 잘 하여 전반적으로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자기효능감이 학교규칙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Cho & Lee, 2008)와 일치한다. 학교에서 자기효능감이 높은 청소년은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자기 체계를 갖고 환경적 사건을 통제할 수 있으므로 학생으로서 지켜야 하는 규칙들을 준수하여 학교생활적응을 잘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생활 부적응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나 혹은 부적응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청소년들의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킴으로써 학교생활적응을 향상시키는 자기효능감이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이 강조된다.
청소년의 우울은 학교생활적응에 직접적인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청소년이 우울할수록 학교생활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우울을 겪는 청소년들은 침울하고 절망하는 정서상태로 지내기 쉽고 이로 인해 친구 및 선생님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힘들어 학교생활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선행연구결과(Fergusson & Woodward, 2002; Kang, 2010; Kim & Song, 2014)를 지지한다. 또한 우울을 겪는 청소년은 의욕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는 욕구가 낮고 그로 인해 학업을 잘 수행하기 힘들어 학교생활적응을 잘 못한다는 선행연구결과(Fergusson & Woodward, 2002; Harrington et al., 1990)와도 맥을 같이 한다. 한편, 공격성도 학교생활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청소년의 공격성이 높을수록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이는 공격성향을 지닌 청소년은 강압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으로 대인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그로 인해 또래나 교사와 안정적인 관계형성을 하지 못하여 학교생활적응을 힘들어한다는 연구결과(Coie & Dodge, 1998; Lee & Lee, 2004; Woo & Nho, 2014; Yang & Chang, 2001)와 일치하는 것이다. 또한 공격성은 비행이나 무단결석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하여(U.S. Department of Justice, 2014) 학교규칙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교생활부적응을 초래한다는 선행연구결과(Coie & Dodge, 1998)와 일치한다.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청소년기의 우울과 공격성이 청소년 개인의 심리적 발달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와 학업성취수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소년의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적응 관계에서 우울 및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확인한 결과, 우울과 공격성은 모두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 적응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청소년들은 우울한 기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되고(Kanfer & Zeiss, 1983) 나아가 학업과 교우관계 및 교사관계에서 잘 적응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Perry et al., 1986) 타인에게 신체적․정서적으로 고통을 주는 공격적인 행동을 조절하여 학교생활에서 교우 및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학교규칙을 준수함으로써 학교생활적응을 더 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청소년의 높은 자기효능감은 우울 및 공격성의 감소를 통해 학교생활적응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학교생활적응에 우울 및 공격성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학교생활부적응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개입할 때 자기효능감과 우울 및 공격성의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결과와 논의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적응을 돕기 위한 청소년복지와 관련된 함의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효능감이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학교생활부적응을 예방하고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을 위해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 및 상담프로그램을 다각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적 차원으로 학교 내에 전문상담교사 및 학교사회복지사를 배치하여 수시로 개별상담 및 심리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학교생활적응도와 자기효능감을 점검하고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 있을 경우 담임선생님이나 학교와 상의하여 학생들에게 필요한 중재 프로그램을 즉각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사회 전문 기관을 활용하여 청소년들의 자기효능감 향상을 위한 집단활동 및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실시하여 자기효능감이 낮은 청소년들의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고 혹은 학교 인근의 대학과 연계하여 대학에서 개발하는 다양한 자기효능감 향상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청소년들이 다양한 전문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둘째, 우울 및 공격성이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적응의 관계에서 매개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을 돕기 위해 우울 및 공격성 감소를 위한 다양한 중재프로그램 및 활동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청소년의 경우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학교에서 우울 및 공격성 관련 예방 프로그램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되어져야 한다. 개인 및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주기적으로 청소년들의 심리 상태를 검사하고, 중재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2012년부터 전국의 초․중․고 전 학생 대상의 ‘학생 정서․행동발달 선별검사’(Ministry of Education, Science, and Technology, 2012)를 토대로 고위험군으로 선별된 아동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서비스가 제공되고 지속적인 사례관리 이루어지는 서비스 전달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우울과 공격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학교 내에서 제공되는 상담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을 망설이는 청소년들을 위하여 지역사회에 위치하고 있는 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 청소년복지센터와 연계하여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장소에서 우울과 공격성 완화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우울과 공격성은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적응의 관계를 매개한다는 결과에서 전문적인 학교부적응 예방 및 개입프로그램에는 자기효능감 향상과 더불어 청소년들의 우울 및 공격성을 완화시킬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여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또한 학교부적응의 예방적 측면에서 자기효능감이 낮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울과 공격성을 가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도 이러한 학교부적응 예방 및 개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개입의 중점을 자기효능감을 향상시켜 우울과 공격성을 완화함으로써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에 둘 필요성도 시사한다. 학교차원에서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주기적으로 검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다각적으로 청소년들의 자기효능감을 함양하면서 심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활동 및 프로그램이 개발 및 실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드림스타트 사업과 위스타트 사업같은 학교사회복지사업들과 연계하여 복지, 교육, 상담, 정신보건 전문가들이 청소년과 부모에게 지속적인 상담과 종합적인 서비스 지원을 통해 청소년들의 심리 문제를 해결하여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선행연구들은 주로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대해 관련변인들을 단편적으로 보고하고 가족구조관련 변인에 더 중점을 두어 연구한데 비해,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심리적 특성에 중점을 두었고 선행연구와 인지학습이론을 토대로 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중요한 변인들인 개인 심리적 요인들에 대한 경로모형을 통해 종합적으로 변인들 간의 경로와 구조를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청소년패널조사(KYPS) 중 2008년도 자료를 이용한 횡단연구이기 때문에 시간적 인과관계에서 자기효능감이 학교부적응을 유발하는 것인지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종단연구를 통해 자기효능감과 학교생활적응의 인과관계를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청소년의 우울과 공격성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한계를 갖는다. 여러 선행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의 우울과 공격성은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Angold, Costello, & Erkanli, 1999; Hale, Vik, Akse, & Meeus, 2008), 우울과 공격성 간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후속연구에서 종단연구를 통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청소년의 우울과 공격성이 어떤 상호영향관계를 맺고 있는 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종단연구를 이용하여 청소년들이 성장함에 따라 자기효능감, 우울, 공격성, 학교생활적응이 어떤 패턴으로 변화하는지를 연구할 필요가 제기된다.
학교생활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중 청소년의 심리적 특성인 자기효능감을 독립변수로 살펴보았는데 가족 요인도 청소년의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이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심리 요인과 가족 요인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학교생활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들의 심리적 특성 및 가족 요인을 고려하여 보다 효과적인 통합적 개입 및 중재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