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 우울 및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반응이 유아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
Fathers’ Economic Stress, Depression, and Coping with Children’s Negative Emotion: Effects on Preschoolers’ Problem Behavior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examined how fathers’ economic stress and psychological factors influenced preschoolers’ problem behaviors through depression and emotional responses. Although fathers play a crucial role in early childhood development, research on their psychological and parenting mechanisms remains limited. Grounded in Conger’s (1994) Family Stress Model, this study analyzed how paternal economic stress affects children’s behavioral outcomes through depression and emotion-related parenting practices.
Methods
Participants were 233 South Korean fathers raising children aged 3-5. Data were collected through self-report questionnaires that measured economic stress, depressive symptoms, paternal responses to children’s negative emotions, and children’s problem behaviors.
Results
Paternal economic stress significantly and indirectly influenced children’s problem behaviors through fathers’ depression. Moreover, economic stress influenced children’s behaviors through a sequential pathway: depression followed by unsupportive emotional responses. Supportive responses did not significantly mediate this relationship.
Conclusion
This study highlights the indirect role of father’s psychological distress in shaping children’s problem behaviors, emphasizing that unsupportive emotional responses intensify the negative effects of economic stress. Using the Family Stress Model, these findings underscore the need for father-focused parenting education and emotional support programs to enhance family resilience and promote healthy developmental outcomes during early childhood.
Introduction
최근 유아기 아동의 불안, 신체 증상, 공격성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행동이 증가하고 있으며(Chi, 2019; Choi, 2020), 이러한 행동은 조기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더욱 심화되어 장기적인 부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Beyer, Postert, Müller, & Furniss, 2012; Campbell, 1995). 문제행동은 또래 관계 형성과 정서조절 능력 발달을 저해하고, 이러한 어려움은 이후 학교생활 및 사회적 적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Denham et al., 2003; Ladd, 1999). 따라서 유아기 문제행동의 선행요인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 개입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학문적・실천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M. Kim, 2010).
유아의 문제행동은 개인 요인뿐 아니라 부모의 양육행동이나 심리・정서 상태와 같은 가정・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E.-H. Kim & Lee, 2023). 이 중에서도 아버지의 양육특성은 어머니와는 구분되는 방식으로 자녀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를 들어, Paquette (2004)의 ‘활성화 관계 모델(Activation Relationship Model)’에 따르면, 아버지는 자녀가 새로운 상황을 탐색하고 감정적 흥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조절자로 기능하며, 이는 자녀의 행동 및 자기 조절력 발달과 밀접하게 연결된다(Vaillant, 2012). 또한, 아버지는 자녀를 자극하고 새로운 상황에 도전하도록 격려하거나, 신체 활동 및 탐색 중심의 상호작용을 활발히 수행한다는 점에서 어머니와는 차별화된 양육특성을 보이며(Pleck, 1997), 이러한 상호작용은 유아의 사회성 및 정서적 탄력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은 아버지의 양육에 주목해 볼 필요성을 보여주며, 아버지의 특성이 유아의 문제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임을 시사한다.
한편, 최근 경제적 불안정성과 생활비 상승은 아버지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최근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제적 문제는 현대인의 가장 빈번한 스트레스 유발 요인으로 꼽히며(Y. Park, 2025), 코로나19와 고물가 등 경제위기 이후 국민의 스트레스 수준이 크게 상승했고 응답자 10명 중 8명이 경제 관련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Ryu & Kim 2022). 또한, 한 민간 연구소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5%가 최근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다고 보고했으며, 그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높은 빈도로 지목되었다(Hwang & Kim, 2024). 이러한 한국 사회의 최근 양상은 자녀를 둔 남성에게 경제적 압박이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우울과 같은 정서 문제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Kwon, Song, & Kim, 2021; Y.-S. Park, 1999). 나아가 경제적 스트레스가 부모의 우울이나 분노를 증대시키고, 양육태도와 정서적 반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경제적 어려움이 가족 내 정서・양육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고전적 연구들과 가족 스트레스 모형의 설명과도 상응한다(Conger,Conger, & Martin, 2010; Liker & Elder, 1983).
이러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개인과 가족 내 역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Conger 등(1994)이 제안한 가족 스트레스 모델(Family Stress Model)의 적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Great Depression)이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제안된 모델로서, 경제적 어려움이 부모의 심리적 고통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부모의 양육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자녀의 발달 및 적응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즉, 낮은 소득이나 경제적 압박감은 부모의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수준을 증가시키며, 이는 자녀에 대한 민감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자녀의 정서적・행동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가족 스트레스 모델(Family Stress Model; Conger et al., 1992; Conger et al., 2010)은 이러한 경로를 구조화하여 설명하며, 경제적 스트레스(예: 수입 감소, 생활비 압박 등)의 지각은 부모의 심리적 고통(예: 우울)을 유발하고, 이는 부정적인 양육행동으로 이어져 자녀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일련의 인과적 경로를 제시한다. 즉, 이 모델에 따르면, 부모가 주관적으로 지각하는 경제적 어려움은 상실감과 무력감,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을 촉발하여 우울을 심화시키고, 이는 부정적 양육행동을 통해 자녀의 문제행동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몇몇 경험적 연구들은 경제적 압박감이 부모의 우울과 신체 증상을 매개로 민감하고 지지적인 양육행동의 감소로 이어지며(Newland, Crnic, Cox, & Mills-Koonce, 2013), 자녀의 생애 초기 경제적 박탈이 부모 스트레스를 높여 가혹한 훈육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유아의 문제행동이 증가한다는 종단적 인과 경로를 제시한 바 있다(Sosu & Schmidt, 2017).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부모가 주관적으로 지각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부모의 우울을 통해 비지지적 양육반응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유아의 문제행동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이론적 틀을 포함한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유아의 문제행동에 이르는 경로를 살펴보고자 하며, 특히 아버지의 심리적 요인 및 양육행동 특성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 스트레스 모델에 근거할 때, 경제적 스트레스가 부모의 정서적 고통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양육행동을 매개로 자녀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아버지의 우울은 본 연구의 핵심 변인으로 주목할 수 있다. 부모의 우울은 자녀의 정서적 안정감과 자기 조절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심리・사회적 요인으로 확인되어 왔으며, 특히 유아기에는 이러한 정서가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을 통해 비교적 쉽게 전이될 수 있다(Y. H. Kim & Jang, 2004). Conger 등(1994)의 연구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은 부모의 우울을 증가시키고, 이는 자녀의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로 이어지는 경로를 형성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기존 연구들은 어머니의 우울이 자녀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Bagner, Pettit, Lewinsohn, & Seeley, 2010; S. H. Lee, 2018), 아버지의 우울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Fisher, Brock, O'Hara, Kopelman, & Stuart, 2015; T. Y. Park & Park, 2023).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우울이 양육행동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예를 들어, 우울한 아버지는 양육 참여 감소, 과도한 통제, 일관성 결여, 정서적 지지 부족 등과 같은 부정적 양육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Kane & Garber, 2004; Wilson & Durbin, 2010), 자녀의 발달 환경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같이 선행연구들은 아버지의 우울이 양육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정신건강이 자녀와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양육의 실제에 영향을 살펴본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특히 아버지의 우울이 자녀의 정서적 표현, 즉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는 매우 드물다.
정서사회화 이론(Emotion Socialization Theory)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의 슬픔, 분노, 두려움 등 부정적 정서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하며, 이러한 반응은 자녀의 정서 인식, 표현, 조절 능력과 사회적 적응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Denham, Zoller, & Couchoud, 1994; Dunn & Brown, 1994; Eisenberg, Cumberland, & Spinrad, 1998; Gottman, Katz, & Hooven, 2013). 이는 정서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아동의 사회적 유능성 및 심리적 문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Casey, 1996; Eisenberg & Fabes, 1992). 선행연구에서는 이와 같이 자녀의 정서적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반응을 지지적 반응(예: 공감, 문제해결 촉진)과 비지지적 반응(예: 회피, 억압, 처벌)으로 구분하며, 반응 유형에 따라 유아의 정서 및 행동 발달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E. K. Kim, 2010; Shin, Yoo, & Yun, 2013). 그러나 우울한 부모는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공감하거나 수용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회피하거나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높으며(Azak & Raeder, 2013), 이는 아버지의 우울이 정서 반응의 질을 저하시켜 결과적으로 유아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형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우울이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버지의 우울을 가족 스트레스 모델 내 핵심 정서 변인으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스트레스가 자녀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정서 반응을 단일 차원이 아닌, 지지적 반응과 비지지적 반응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고자 하였다. 지지적 반응은 자녀의 부정적 정서를 수용하고 공감하며 문제해결을 돕는 반응을 포함하고, 이는 자녀의 정서 조절력과 사회적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abes, Poulin, Eisenberg, & Madden-Derdich, 2002; E. K. Kim, 2010). 반면, 비지지적 반응은 자녀의 정서를 무시하거나 억압하고 처벌하는 방식으로 나타나며, 이는 정서표현의 위축과 부적응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Shin et al., 2013). 즉, 이와 같이 부모의 반응 유형에 따라 유아의 정서적・행동적 발달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선행연구들은 지지적 반응과 비지지적 반응의 구분을 강조한다.
특히, 사회정보처리이론(Social Information Processing Theory)과 정서조절 모형(Emotion Regulation Model)은 부모가 자녀의 슬픔, 분노, 두려움 등 부정적 정서 상황에서 보이는 반응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중요성을 이론적으로 설명한다. 사회정보처리이론(Crick & Dodge, 1994)은 부모의 정서 반응이 아동의 사회적 단서 해석과 반응 선택 과정에 핵심적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경제적 스트레스로 인한 아버지의 우울은 주의력과 작업기억을 감소시키고, 상황을 해석할 때 부정적 단서에 더 주목하며 긍정적 단서는 간과하는 경향을 강화한다. 이로 인해 유아의 부정적 정서 상황에서 부정적 단서를 과도하게 해석하고 긍정적인 양육 목표의 중요성은 약화될 수 있다. 이러한 인지적 왜곡은 반응 선택 단계에서 지지적 전략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게 하고, 처벌・무시・스트레스 표출 등 비지지적 반응을 선호하게 하며, 실행 단계에서도 강한 부정 정서와 함께 이를 지속하게 만든다. 정서조절 모형(Gross, 1998)은 초기 양육환경에서의 반복된 부모 반응이 자녀의 정서 조절 전략 형성의 기초가 된다고 본다. 비지지적 반응은 아동이 정서를 억제하거나 회피하는 비적응적 전략을 학습하게 하여 조절 실패를 거쳐 외현화・내재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지지적 반응은 재평가, 문제해결, 주의 전환과 같은 적응적 전략을 사회화하여 정서 및 행동 문제를 완충한다(Eisenberg et al., 1998). 따라서 본 연구는 가족 스트레스 모델의 ‘부모 양육행동’ 요소를 정서 사회화 맥락에서 구체화된 ‘부정적 정서에 대한 반응’으로 설정하여, 경제적 스트레스가 아버지의 우울을 거쳐 유아의 정서・행동 문제에 이르는 경로를 검토하고자 한다. 기존 연구는 주로 어머니를 중심으로 정서 반응의 영향을 다루었으나(Yun, 2010), 아버지도 어머니와는 구분되는 방식으로 자녀와의 정서적 상호작용에 참여하며(Parke & McDowell, 1998), 특히 반응의 강도와 방식에서 어머니와의 질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가족 스트레스 모델은 경제적 스트레스가 부모의 우울을 유발하고, 이러한 정서적 고통이 양육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자녀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Conger et al., 1994). 실제로 우울 수준이 높은 부모는 애정적 반응이나 정서적 민감성이 저하되어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비지지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으며(Azak & Raeder, 2013; H. S. Lee, 2017), 이는 정서사회화의 질 저하로 이어져 유아의 문제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아버지의 우울이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반응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유아의 문제행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이론적・실천적 측면에서 모두 의미 있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아버지의 우울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경제적 스트레스가 핵심적으로 지목되고 있다(Conger et al., 2010). 경제적 스트레스는 가족 내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며, 재정적 어려움은 부모의 좌절감, 분노, 우울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Liker & Elder, 1983). 이는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더욱 심각하게 작용하는데, 경제적 압박이 클수록 부모는 더 많은 분노와 무력감을 경험하고, 이는 우울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Bruce, Takeuchi, & Leaf, 1991).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이 직업 및 소득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더 민감하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으며, 기혼남성의 경우 가족부양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할 때 자존감이 저하되고, 이는 곧 우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었다(Kwon et al., 2021; Y.-S. Park, 1999). Conger 등(1994)의 가족 스트레스 모델에서도 아버지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경우 ‘부양자 역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지면서 부정적 정서가 더 빈번하고 강하게 나타나는 과정이 강조되었다. 즉, 수입 감소나 실직, 생계비 압박 등은 아버지의 정서적 안정성을 해치고, 이는 우울뿐 아니라 불안, 분노와 같은 부정적 정서로 이어질 수 있다(Conger et al., 1994). 이에 따라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우울을 매개로 양육반응과 자녀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요인으로서 이론적 중요성이 크다.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 우울, 양육행동, 그리고 유아의 문제행동 간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실증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국외 사례를 중심으로, 경제적 스트레스가 부모의 우울을 매개로 부정적인 양육행동을 증가시키고, 이는 자녀의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Hunt, Caldwell, & Assari, 2015; Robila & Krishnakumar, 2006).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훈육적・거부적 양육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서 반응과 같은 다른 양육 행동 요인을 포함한 경로적 분석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우울을 유발하고, 그 결과 정서 상태가 자녀의 부정적 정서 상황에 대한 아버지의 양육 반응에 변화를 일으켜, 궁극적으로 유아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탐색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러한 구조는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부모의 정신건강이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반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Chyung, 2006; Y.-E. Kim & Ha, 2015)와도 연결된다. 또한, 아버지의 정서 반응이 유아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들(J. Y. Lee & Lee, 2021; Yun, 2010)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경제적 스트레스, 우울, 정서 반응을 통합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정서사회화 이론에 따르면,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부모의 반응은 단순한 훈육의 차원을 넘어, 유아의 정서 조절력과 사회적 적응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Gottman et al., 2013). Ahn (2013)의 연구 역시 부모의 공감적 정서 반응이 유아의 문제행동을 예방하는 보호 요인임을 보여주었다. 이는 정서 반응이 일반적인 양육행동보다 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마지막으로,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약 절반의 응답자가 경제적 위기를 경험한 바 있으며(Y. K. Kim, Lee, Son, Cho, & Park, 2016), 자녀를 둔 주양육자의 다수가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하였다(P. Kim, 2023). 이처럼 경제적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아버지가 증가하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할 때, 아버지의 주관적 경제적 스트레스가 정서적 반응과 유아 발달에 어떠한 경로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본 연구는 시의적절한 의의를 지닌다.
따라서 본 연구는 Conger 등(1992)이 제시한 ‘가족 스트레스 모델(Family Stress Model)’을 이론적 틀로 삼아, 아버지가 경험하는 경제적 스트레스가 아버지의 심리적 상태인 우울과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직면했을 때 보이는 양육반응을 매개로 하여, 유아의 문제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첫째, 가정의 경제적 압박이 아버지의 심리적 어려움인 우울을 경유하여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효과를 확인하고, 둘째, 경제적 스트레스가 이러한 정서적 어려움과 자녀의 부정적 정서 상황에 대한 아버지의 양육반응을 연속적으로 매개하는 경로를 탐색하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는 기존 가족 스트레스 모델의 틀 안에서 심리적 요인 우울뿐만 아니라 기존 선행연구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온 구체적 양육 행동인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을 매개 변수로 포함함으로써, 아버지의 정서 반응이 유아 문제행동에 이르는 과정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통해, 경제적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아버지의 심리・정서 상태가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함과 동시에, 아버지 양육 역량 강화를 위한 심리・사회적 개입 및 정책적 지원 방안 마련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문제 1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우울을 통해 유아의 문제행동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국내에 거주하며 만 3세에서 5세에 해당하는 유아기 자녀를 둔 아버지 총 233명이다. 성인기에 해당하는 아버지만을 포함하기 위해, 청소년기본법 제3조 제1항(2025. 10. 1. 법률 제21066호)에 근거하여 만 24세를 초과하는 아버지만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대상의 주요특성은 Table 1과 같다.
연구도구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
본 연구에서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Lempers, Clark-Lempers, & Simons (1989)가 개발한 경제적 곤란 질문지(Economic Hardship Questionnaire)를 기반으로, Y-S. Park (1999)에 의해 1차 수정되고, 이후 Lim (2019)에 의해 국내 부모를 대상으로 보다 구체적인 일상생활 맥락에 맞추어 수정・보완된 척도를 바탕으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Lim (2019)이 아버지를 대상으로 재구성한 경제적 스트레스 척도를 사용하였다. 해당 척도는 총 17문항으로 구성된 단일 요인 척도이며, 지난 1년간 경험한 경제적 어려움의 정도를 경험 없다(1점)부터 아주 많이 괴로웠다(5점)까지의 5점 Likert 척도로 평가한다. 문항의 구성은 문화・여가 활동의 포기, 의료 이용 지연, 요금 연체, 자녀 교육비 지불 곤란, 가족 간 갈등 유발 등 구체적인 생활 사례 중심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경제적인 이유로 문화생활, 여가생활 혹은 여행 등을 줄이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에 가거나 입원하는 것을 미룬 적이 있다.” 등의 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높은 총점은 아버지가 경험하는 경제적 스트레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척도의 Cronbach’s α는 .92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우울
아버지의 우울은 Radloff (1977)가 고안한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CES-D)를 Jeon, Choi, Yang (2001)이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타당화한 한국판 CES-D를 활용하여 평가하였다. 총 20문항으로 구성되며, 하위요인은 우울감정(7문항), 신체 및 행동둔화(7문항), 대인관계(2문항), 긍정적 감정(4문항)으로 구성된다. 응답자는 지난 일주일간 경험한 정서 및 행동에 대해 극히 드물게(1점)에서 거의 대부분(4점)까지 4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며, 긍정적 감정 문항은 역채점된다. 예시 문항으로는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귀찮게 느껴졌다.”, “가족이나 친구가 도와주더라도 울적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등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각 하위요인의 Cronbach’s α는 우울감정 .90, 신체 및 행동둔화 .85, 대인관계 .86, 긍정적 감정 .75였다.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은 Fabes, Eisenberg와 Bernzweig (1990)가 개발한 Coping with Children's Negative Emotions Scale (CCNES)를 H. J. Kim (1995)이 국내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적합하도록 문화적 맥락과 정서표현의 특성을 고려하여 번안・수정한 척도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본 척도는 유아의 부정적 정서 상황에 대한 부모의 반응 유형을 측정하며, 지지적 반응(36문항)과 비지지적 반응(3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항상 그렇다(7점)까지의 7점 Likert 척도로 응답되며, 비지지적 반응 문항 중 일부 긍정적 문항은 역채점된다. 예시 문항으로는 “자녀가 슬퍼할 때, 아버지가 자녀의 감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도와주려 한다.” (지지적 반응), “자녀가 울 때, 아버지가 무시하거나 조용히 시키려 한다.”(비지지적 반응) 등이 있으며, 높은 점수는 특정 반응 유형의 경향성이 강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 검증 결과, 지지적 반응의 Cronbach’s α는 .95, 비지지적 반응은 .92였다.
유아의 문제행동
유아의 문제행동은 Achenbach와 Rescorla (2000)가 개발한 Child Behavior Checklist for Ages 1.5–5 (CBCL 1.5–5)를 Y.-A Kim, Lee, Moon, Kim과 Oh (2009)가 국내 실정에 맞게 번안・표준화한 한국판 도구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번안 과정에서는 부모 보고 방식에 익숙한 국내 양육 환경을 고려하여 문항 표현을 보다 단순화하거나, 문화적으로 부적절한 문항을 적절한 내용으로 대체하였다. 본 척도는 내재화 문제행동을 측정하는 36개의 문항과 외현화 문제행동을 측정하는 24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재화 문제행동의 하위요인들로는 불안 및 우울(8문항), 위축(8문항), 정서적 반응성(9문항), 신체증상(11문항)이 포함되며, 외현화 문제행동의 하위요인들로는 공격행동(19문항), 주의집중 문제(5문항)가 포함된다. 응답자는 각 문항에 대해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0점)부터 자주 그런 일이 있거나 많이 그렇다(2점)까지의 3점 Likert 척도로 응답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쉽게 놀라거나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내재화), “화를 잘 내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한다.”(외현화) 등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유아의 문제행동 수준이 높음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내재화 문제행동의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93, 외현화 문제행동은 .90으로 확인되었다.
통제변인
아버지의 교육수준과 월소득 수준은 통제변인으로 포함하였다. 아버지의 교육수준의 경우, 4년제 대학교 졸업 미만은 0,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은 1로 범주화하였다. 월소득 수준은 범주형 변인으로 측정하였으며, 300만 원 이하는 1로, 301만 원에서 400만 원은 2, 401만 원에서 500만 원은 3, 501만 원에서 600만 원은 4, 601만 원 이상은 5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연구절차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대학의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은 후 연구 대상자 모집 및 자료수집을 진행하였다. 연구 자료는 온라인 리서치 전문업체를 통해 2024년 2월 20일부터 2월 26일까지 수집되었으며, 연구대상자에게 연구목적, 배경, 절차, 소요 시간 등을 설명한 연구 참여 설명문을 제공한 후 동의한 경우 설문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설문 응답에는 약 20분이 소요되었으며, 연구대상자에게는 리서치 업체의 방침에 따라 소정의 적립금이 지급되었다.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SPSS 22.0 (IBM Co., Armonk, NY)과 AMOS 23.0 (IBM Co., Armonk, NY)을 활용하여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첫째, 연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frequency analysis)을 실시하였으며, 측정 도구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 둘째, 주요 변인들 간의 상관을 살펴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 를 산출하였으며, 정규성을 확인하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검토하였다. 셋째, 구조방정식 모델(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EM])을 설정하여 경로분석(path analysis)을 실시하였으며,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기법을 활용하고 사용자 정의 추정(user-defined estimand)을 통해 개별간접 효과를 추가적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연구 변인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버지의 월수입과 교육수준을 통제하였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월수입은 가족 구성원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가 지각하는 경제적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Conger et al., 1994; J.-A. Kim, 2008). 반대로, 소득이 낮은 경우에는 부모가 자녀에게 처벌적이고 권위적인 양육방식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고, 우울 수준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ung, Kwak, & Youn, 2007; Kang & Lee, 2020). 또한, 아버지의 교육수준 역시 가족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학력이 높을수록 가정 내 소득 기여도가 증가하고(Cha & Song, 2017), 자녀의 문제행동은 감소하는 경향이 보고되었다(Ruiz-Ortiz, Carreras, Del Puerto-Golzarri, & Muñoz, 2024).
Results
예비분석
본격적인 분석을 진행하기 전에, 정규성 가정을 검토하고자 연속 변인들의 왜도와 첨도를 산출하였다. 본 연구 자료의 왜도 범위는 –1.71∼1.64, 첨도 범위는 –1.13∼2.70이며 일반적으로 정규성은 왜도의 절댓값이 3 미만, 첨도의 절댓값이 10 미만일 때 충족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Kline, 2016), 본 연구 자료는 정규성이 확보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주요 요인들과 통제 변인(아버지의 교육수준과 월수입)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아버지의 교육수준은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비지지적 반응과(r = -.14, p < .05), 유아의 외현화 문제행동(r = -.15, p < .05) 과만 부적 방향의 유의한 관계가 확인되며, 월수입은 경제적 스트레스(r = -.41, p < .001), 우울(r = -.23, p < .001), 유아의 내재화 문제행동(r = -.21, p < .01)과 유아의 외현화 문제행동(r = -.22, p < .001)과 부적 관계가 통계적으로 검증되었다. 통제변인을 제외한 주요 연구 변인들 간 관계에서는 경제적 스트레스와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지지적 반응과의 관계, 우울과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지지적 반응과의 관계, 그리고 지지적・비지지적 반응 간의 관계를 제외한 모든 변인들 간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 이는 Table 2에 제시되었다(r = -.19∼.78, p < .05∼p < .001).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 우울,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반응, 유아의 문제행동 간의 구조적 관계
연구 변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파악하고자 구조방정식 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EM])을 설정하고 경로분석(path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본 경로모형의 경우 χ2 값은 283.88 (df = 102, p < .001)이며, χ2/df 값은 2.783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형의 적합도 지표는 TLI = .91, CFI = .93, RMSEA = .09 (90% CI), SRMR = .07로 나타나 적절한 수준의 적합도를 보였다. 이는 RMSEA 0.05∼0.10을 ‘fair fit (보통 수준의 적합성)’으로 해석한 선행연구(Hooper, Coughlan, & Mullen, 2008; MacCallum, Browne, & Sugawara, 1996)에 근거하며, 또한 RMSEA가 다소 높더라도 CFI, TLI, SRMR 등이 적합한 수준이면 모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Hu & Bentler, 1999)를 반영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였다.
Standardized path coefficients are presented in the structural model, with control variables (father's income and education) excluded from the figure.
**p < .01. ***p < .001.
연구에서 설정한 요인들 간의 경로 분석 결과는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먼저,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아버지의 우울 수준과 정적 관계를 보였고,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β = .72, p < .001). 보다 구체적으로, 경제적 스트레스가 증가할수록 아버지가 겪는 정서적 어려움, 즉 우울 수준이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우울이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지지적 반응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β = -.13, n.s.), 비지지적 반응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효과가 확인되었다(β = .42, p < .001). 즉, 아버지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비지지적 반응 수준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아버지의 우울은 유아의 문제행동에 정적 효과를 보였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β = .39, p < .001). 다시 말해, 아버지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유아의 문제행동 수준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해당 지지적 반응은 유아의 문제행동에 부적이며 유의한 영향을 나타냈으며(β = -.15, p < .01), 비지지적 반응은 유아의 문제행동에 정적 관계를 보였으며, 그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β = .32, p < .001). 보다 구체적으로, 지지적 요인은 아동의 문제행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고, 비지지적 요인은 문제행동을 촉진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방법을 활용하여 주요 요인들 간의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를 분석하였다(Table 4). 분석결과,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유아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정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으며(β = .39, p < .01), 아버지의 우울이 유아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효과 역시 정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β = .14, p < .01). 추가적으로 다중상관자승(Squared Multiple Correlation [SMC])을 산출한 결과,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아버지의 우울을 52%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와 아버지의 우울은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지지적 반응을 2% 설명한 반면,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비지지적 반응을 17%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스트레스, 아버지가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인 우울, 그리고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아버지의 지지적 및 비지지적 반응은 유아의 문제행동을 총 43% 설명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끝으로 개별간접효과를 검토하기 위해 사용자 정의 추정(user-defined estimand)을 활용하여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분석하였다(Table 5). 그 결과,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우울을 매개로 유아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정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B = .10, p < .01). 또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심리적 요인인 우울을 거쳐 부정적 양육반응 중 하나인 비지지적 반응으로 이어질 때, 아동의 문제행동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유의한 결과가 확인되었다(B = .03, p < .01). 반면, 지지적 반응을 포함한 경로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B = .01, n.s.).
Discussion
유아기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본 연구는 경제적・정서적 요인과 양육방식이 아동의 문제행동에 어떠한 경로로 작용하는지를 탐색하였다. 특히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우울을 거쳐 유아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 효과와 우울과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이 순차적으로 작용하는 간접효과를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논의하였다.
첫째, 경제적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정서적 매개 과정을 거쳐 아동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경제적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아버지의 우울 수준이 증가하고, 이는 유아의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적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아버지의 우울 수준이 높으며, 이는 더 높은 유아의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보고한 선행연구 결과(M. J. Kim & Kim, 2011)와 일치한다. 또한, 어머니가 지각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우울을 매개로 유아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Han & Shin, 2023) 및 아버지의 경제적 불안이 아동의 발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M. Y. Cho, 1999)와도 유사하다.
이는 가족 스트레스 모형(Conger et al., 2010)에 근거하여, 경제적 스트레스가 단순한 재정 상태를 넘어 아버지의 정서적 기능을 약화시키고, 그 결과 유아의 문제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아버지의 우울은 자녀에게 정서적으로 전이되어 유아가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보이게 되는 심리학적 경로를 설명한다. 이는 정서조절 능력의 저하, 공감 능력 감소, 자기효능감 손상 등 우울과 연관된 정서적・인지적 기제들이 자녀 양육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반영한다. 이러한 해석은 Zimmerman과 Katon (2005)의 연구처럼,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지각된 경제적 스트레스가 우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지받는다. 특히 아버지의 우울은 자녀와의 정서적 상호작용, 신체접촉, 언어적 지지의 빈도를 감소시키고, 이는 유아기 정서발달의 주요 기회를 상실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Goodman & Gotlib, 1999; Marchand & Hock, 2003).
각각의 경로를 살펴보면,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유아의 문제행동으로 이어지는 간접 경로를 형성하였다.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상승하였고, 이는 유아의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는 경제적 스트레스가 단순한 재정 부족을 넘어 아버지의 정서적 안정성을 약화시키며, 특히 우울을 유발하여 자녀의 정서적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가족 스트레스 모형(Conger et al., 2010)의 설명과 일치한다. 본 연구에서도 대상자의 평균 소득이 일반적인 동일 연령대 남성과 유사했음에도, 주관적 경제적 스트레스가 우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소득의 절대 수준보다 ‘지각된 경제적 어려움’이 심리적 경로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Zimmerman & Katon, 2005). 또한, 아버지의 우울은 유아의 문제행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우울한 아버지는 자녀와의 신체적 접촉이나 정서적 교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자녀의 정서표현과 자기조절을 어렵게 하여 불안, 위축, 공격성과 같은 문제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버지의 우울이 자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연구(Fisher et al., 2015; Marchand & Hock, 2003)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특히 정서적 상호작용의 질 저하가 유아기 문제행동의 중요한 기제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결과는 아버지의 개인적 특성요인인 경제적 스트레스와 우울이 유아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로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최근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버지의 심리적 특성이 유아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남성의 우울은 여성과는 다른 정서적 표현 양상을 보이며, 도움 요청에 소극적이고 치료적 접근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H. J. Cho, Yim, Jo, & Bang, 2008), 심리적 개입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이는 아버지의 정서적 어려움이 장기적으로 자녀의 문제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누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재의 시급성을 제기한다. 따라서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그로 인한 우울 수준에 조기 개입할 수 있는 가족 중심의 심리・정서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지역사회 차원의 ‘아버지 정신건강 상담 프로그램’ 또는 ‘양육 스트레스 관리 워크숍’ 등은 실질적인 정서적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맞춤형 개입 방식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아버지가 유아의 정서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지지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서 코칭 기반의 부모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요청된다. 이는 공감 능력, 감정 인식, 자기조절 기술 향상을 포함하여 아버지의 정서적 회복 탄력성을 강화하는 심리・사회적 개입과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개입은 단지 아버지 개인의 심리적 건강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상호작용 및 유아의 발달 환경 전반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다층적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와 우울은 개인 수준을 넘어 가족의 역동성과 자녀 발달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며, 유아의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실천적 접근이 요구된다.
둘째,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우울 등 심리적 요인과 비지지적 반응 과정을 거쳐 아동의 문제행동에 유의미한 간접효과를 나타냈다. 즉, 경제적 압박이 클수록 아버지의 우울 수준이 높아지고, 이는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대해 비난, 회피, 처벌과 같은 비지지적 반응을 보이게 하며, 궁극적으로 유아의 문제행동을 촉진하는 경로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 스트레스 모형(Conger et al., 2010)의 다중 경로적 설명을 지지하며, 경제적 스트레스가 부모의 정서 기능과 양육반응에 연쇄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
특히 아버지의 우울은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비지지적 반응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나, 지지적 반응과는 관련이 없었다. 이는 우울이 정서적 민감성과 인지적 여유를 저하시켜, 아버지가 자녀의 감정을 공감하거나 수용적으로 반응하기 어렵게 만들고, 오히려 회피적・통제적인 방식으로 반응할 가능성을 시사한다(Azak & Raeder, 2013; Goodman & Gotlib, 1999). 결과적으로 우울한 아버지는 자녀의 감정 신호에 둔감하게 반응하며, 강압적이고 일관되지 않은 양육방식을 보이게 되고, 이는 유아의 자기조절 능력 저하 및 내재화・외현화 문제행동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Hunt et al., 2015; M. J. Kim & Kim, 2011). 정서 반응은 일반적인 양육행동보다 유아의 사회・정서적 발달에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 (Gottman et al., 2013)를 고려할 때, 아버지의 우울은 단지 개인의 정서 상태를 넘어서 자녀 발달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지니는 심리・사회적 위험 요인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아버지의 심리적 특성인 우울은 유아의 부정적 정서에 대해 회피적・통제적・강압적 등 비지지적인 방식으로 반응하게 하는 중요한 심리・사회적 경로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비지지적 정서 반응은 자녀의 감정 신호에 둔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고, 결과적으로 자기조절 능력 저하와 내재화・외현화 문제행동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유아의 문제행동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우울 수준을 완화하고, 정서 반응의 질을 향상시키는 통합적 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및 육아지원기관을 중심으로, 아버지의 정서적 어려움과 양육반응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아버지 정서지원 및 정서코칭 통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심리 상담과 우울증 선별검사, 스트레스 대처 훈련, 정서조절 기술 훈련 등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하는 요소와 더불어,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민감하고 공감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정서코칭 교육이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실제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촬영・제시하는 영상 피드백과 감정 이름 붙이기 훈련, 상황별 시뮬레이션으로 구성된 실습형 프로그램은 아버지가 자신의 정서적 반응 양식을 직접 관찰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아버지는 자녀의 정서 신호를 보다 정확히 해석하고, 정서사회화 과정에서 긍정적인 반응 전략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아버지의 심리적 건강과 정서적 양육 역량을 동시에 강화함으로써, 유아의 문제행동을 예방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아버지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인 경제적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자녀를 양육 중인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소득보전제도, 근무시간 유연제, 육아휴직 지원 확대 등의 방안은 아버지의 양육 부담과 심리적 압박을 줄이는 실질적인 보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심리적・교육적・사회적 개입은 단편적인 문제행동 예방을 넘어서, 아버지의 심리적 안정과 자녀의 건강한 정서발달을 동시에 지원하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한계와 이를 보완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위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유아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일부 심리・정서적 변인과 양육반응에 초점을 두어 분석하였다. 그러나 선행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문제행동에 대해서도 아버지와 어머니 간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며(S.-M Kim, 2024), 국내 양육환경에서 어머니가 주양육자인 경우가 많다는 점(K.-M. Kim, Lee, & Choi, 2024)을 고려할 때, 후속 연구에서는 어머니가 보고한 유아의 문제행동을 함께 포함하여 분석함으로써 다각도의 시각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의 경제적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월소득 구간 선택 방식을 활용하였으나, 이러한 방식은 소득수준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실제로 본 연구의 대상자 평균 소득은 동일 연령대 남성 평균 수준(416-527만 원)과 유사하게 나타났으나(Statistics Korea, 2025), 이는 소득의 절대치만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으며, 지각된 경제적 스트레스와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약 44%의 임금 격차가 보고되는 국내 노동시장 구조(Moon, 2019)를 고려할 때, 동일 소득이라 하더라도 고용 형태 및 근무 환경에 따라 경제적 압박감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참여자의 소득을 자가 기입 방식으로 수집하고, 직업 유형 및 고용형태를 포함한 맥락 정보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맞벌이 여부가 주요 변인들과 유의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맞벌이 여부뿐만 아니라 가족 구조, 양육 분담 정도, 사회적 지지망 등 다양한 개인 및 환경적 요인을 통제변인이나 조절변인으로 포함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유아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주요 심리・정서적 요인들과 양육반응이 아동의 문제행동에 이르는 경로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실천적 의의가 있다. 첫째, 국내 유아기 아동을 대상으로 아버지의 경제적 스트레스와 심리・정서적 특성이 자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Conger 등(1992)의 가족 스트레스 모형에 근거하여 아버지의 심리・양육 기제가 유아의 문제행동에 어떠한 간접 경로로 작용하는지를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둘째, 아버지의 비지지적 정서 반응을 변수로 포함하여, 자녀의 부정적 정서에 대한 아버지의 민감성과 반응 양식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반적 양육행동 중심 연구와 차별화 되는 분석을 수행하였다. 셋째, 본 연구는 아버지의 심리・정서적 개입뿐 아니라, 정서 반응을 향상시키는 부모 교육, 나아가 경제적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까지 통합적으로 제안함으로써 유아의 문제행동을 예방하는 다층적 접근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아버지의 정서적 안정과 자녀의 사회・정서 발달이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유아기 자녀를 둔 아버지를 위한 맞춤형 부모교육 프로그램 및 지역사회 기반의 지원체계 개발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This article is a part of the first author’s master’s thesis submitted in 2024, was presented at the 2024 Annual Fall Conference of the Korea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thics Statement
All procedures of this research were reviewed by IRB (ewha-202402-00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