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부모용 도구 개발을 위한 예비연구
Pilot Study to Develop the Korean Screening Index of Early Development-Parent 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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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Objectives
To develop a parent-based early screening tool to identify infants and toddlers (1–5 years old) at risk for developmental disabilities, this study examined the validity and reliability of the items, focusing on ensuring the effectiveness of the tool in helping parents assess their child’s developmental progress in their home routines.
Methods
First, based on a comprehensive literature review and interviews with 10 professionals with infants and toddlers, items, consisting of seven developmental domains and seven home routine categories were developed. Next, they were refined through focus group interviews with 40 parents and a Delphi survey with 15 experts. Data collected through parent ratings of 396 children were analyzed using SPSS 27.0 to assess the reliability, validity, and difficulty of the items.
Results
In the data consisting of 366 preliminary items rated by parents, item difficulty ranged from 1.39 to 1.90 and internal consistency from .82 to .97. The final preliminary items of the Korean Screening Index of Early Development-Parent Form (KSIED-P) for standardization consisted of 390 items, including 371 items rated on a 3-point scale and 19 items rated on a 2-point scale.
Conclusion
To develop the preliminary items of the KSIED-P, 371 items were created for seven age groups from 1 to 5 years. This tool can be used by parents for the early identification of developmental risks and to guide necessary interventions and diagnoses. The KSIED-P, along with the Early Screening Index Teacher Form, will enhance collaboration between parents and educators, facilitating timely interventions and comprehensive support for children’s developmental needs.
Introduction
영유아기는 전 생애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로, 이 시기에 발생하는 어려움은 아동의 성장뿐 아니라 가족의 전반적인 삶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발달상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은 문제가 장기화되거나 복합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가족이 겪게 되는 정서적・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성 높은 선별도구를 활용하여 정기적인 발달검사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맞춤형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위험 영유아란 아직 공식적으로 장애로 진단되지는 않았지만, 발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아동을 의미한다(S. Lee & Park, 2022). 장애위험 영유아는 표면적으로는 명확한 지연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전형적인 발달 속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어 이후 발달장애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Bagnato & Neisworth, 2015). 이에 발달위험 영유아를 조기에 선별하고 지원하는 것은 발달지연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이후 보다 복잡하고 장기적인 개입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발달장애는 이후 신체적 성장의 지연(Bang, Kang, Lee, & Kwon, 2016), 인지 발달과 학습능력의 저하(Suh, 2004), 사회정서적 발달의 어려움(Leuzinger-Bohleber et al., 2016) 등 다양한 발달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생애 초기, 즉 5세 이전부터 시작될 경우, 전 생애에 걸쳐 전반적인 발달에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Currie & Almond, 2011). 또한, 발달상의 문제는 단일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언어, 인지, 정서, 사회성 등 여러 발달영역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문제가 확대되거나 복합적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언어 발달의 지연은 또래와의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들어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한하고, 이러한 상호작용의 어려움은 정서 발달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학습능력 저하와 일상생활의 부적응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발달상의 어려움은 아동 개인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가족의 전반적인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I. Lee,Lee, Cha, & Yoo, 2020; Yang & Yu, 2022). 실제로 발달장애 아동을 돌보는 가족은 높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경제적 부담에 노출되기 쉬우며, 이는 가족 전체의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발달지연이 우려되는 영유아를 조기에 발견하고, 그에 따른 치료적·교육적 개입을 통해 발달문제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Lipkin et al., 2020). 조기 선별과 개입은 발달상의 문제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S. Lee, 2009), 반대로 적절한 시점에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발달문제는 정서 및 행동상의 어려움으로 심화되어 학습과 사회적응 전반에 걸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영유아의 발달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2017)는 Bright Futures 프로그램을 통해 생후 9개월, 18개월, 30개월에 발달선별검사를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권고를 기반으로 정기 건강검진 과정에서 아동의 발달상태를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 유럽 각국도 청력, 대사 이상, 특정 유전 질환에 대한 신생아 선별검사를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4세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Healthy Kids Check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발달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지원으로 연계하고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조기선별 프로그램은 발달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도록 돕고, 학교(de Leeuw, de Boer, & Minnaert, 2020)나 가정(Davis & Gavidia-Payne, 2009) 환경에서의 개입으로 이어져 아동의 발달을 지원하며, 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선별검사는 발달상의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여 발달문제가 지속되는 것을 방지하며, 적시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아동이 보다 건강하고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따라서 발달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기 선별과 개입을 포함한 체계적이고 예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에서는 6세 미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건강검진 시 발달선별검사를 실시하도록 제도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기 진단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영유아기는 장애가 처음 인지되는 중요한 시기이며 출생 후 3년 이내에 장애가 인지되는 비율이 85%에 달한다는 점에서, 조기에 이루어지는 선별은 발달위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조치가 된다(Hwang et al., 2021). 이처럼 조기 선별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다양한 국가에서도 발달선별도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목적에 활용되는 도구들은 민감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Faruk et al., 2020).
선별도구의 민감도가 낮거나 결과 해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부모는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와 수용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자녀의 발달문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정서적 저항이나 낙인에 대한 우려가 개입되면, 조기 개입으로의 연계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한국 영유아 교육·보육기관에 등록된 장애 영유아 수는 9,69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Ministry of Education, 2022), 영유아교사가 장애 위험 가능성을 부모에게 전달하더라도, 부모의 약 70%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조기 개입과 교육적 지원으로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Baek, Bae, & Choi, 2020).
장애위험 영유아를 조기에 선별하는 데 부모의 참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가정의 일상에서 자녀의 행동을 민감하게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 부모가 민감도 높은 도구를 활용해 초기 발달 신호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교사나 전문가의 관찰 결과와 함께 비교하는 상호보완적 접근은 조기 개입의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행동, 언어, 사회적 상호작용을 일상 속에서 잘 관찰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부모 평정형 도구를 사용하면 발달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대표적인 부모 평정 도구로는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ASQ (Ages and Stages Questionnaires)가 있으며, 이는 언어, 운동 능력, 사회성 등 다양한 발달영역을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평가하도록 설계되었다(Squires & Bricker, 2009). 특히, CDI (Child Development Inventory)는 언어 발달과 의사소통 능력을 중심으로 초기 발달상태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Ireton, 1992). 한편, DDST (Denver Developmental Screening Test; Frankenburg, Dodds, Archer, Shapiro, & Bresnick, 1992)와 DIAL (Developmental Indicators for the Assessment of Learning; Mardell-Czudnowski & Goldenberg, 1998)과 같은 도구는 전문가가 영유아를 직접 관찰하고 상호작용하면서 평가를 수행하기 때문에, 부모 보고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관적 편향을 줄이고 보다 객관적인 발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부모용 또는 전문가용 발달평가도구 중에는 K-ASQ (K. H. Heo, Squires, Lee, & Lee, 2006), K-CDI (J. Kim & Shin, 2006), K-DDST-II (Shin, Han, Oh, Oh, & Ha, 2002)와 같이 한국형으로 개발된 검사들도 있으며, 이는 한국 아동의 특성과 환경에 맞게 활용되고 있다.
부모 보고 기반의 발달선별검사는 교사나 전문가의 평가와 연계될 때, 장애위험 아동의 조기 발견 및 개입의 정확성과 시의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자체 개발된 영유아발달선별검사(Korean Developmental Screening Test for Infants & Children [K-DST];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2018)는 영유아 건강검진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발달상태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와의 상담과 개입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영아선별교육진단검사(Developmental assessment for the Early Intervention Program planning [DEP]; Chang, Seo, & Ha, 2011)는 부모와 교사가 함께 평가할 수도 있으며, 개별화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교육진단 검사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K-DST는 국가 건강검진 체계 내에서 발달위험을 평가하기에 유용한 표준화된 도구이지만 교육기관에서의 관찰 기반 평가와 연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DEP는 3세 이하 영아의 발달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가정과 교육기관 간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문항 수가 많아 교사의 시간적 부담이 커 실제 교육현장에서 활용하는 데 제한이 따를 수 있다.
영유아의 장애위험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영유아 교육·보육기관에서 관찰된 다양한 발달 정보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부모 평정을 기반으로 한 발달선별도구는 영유아의 신체적, 인지적, 언어적, 사회적 발달상태를 조기에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며(K. H. Heo, 2005), 부모가 일상 속 행동을 체크리스트 형태로 쉽게 점검할 수 있어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다. 특히, 일과 중심 평가 방식은 아동이 익숙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바탕으로 실제 발달 수준을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J. Kim & Park, 2024). 그러나 가정이라는 제한된 환경과 부모의 주관적 해석은 평가의 정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교사나 전문가의 관찰 결과와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Achenbach, McConaughy, & Howell, 1987; Bricker, Squires, & Mounts, 2002). 영유아 교육·보육 기관에서는 또래와의 상호작용 및 다양한 활동 속에서 아동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의 평정은 부모의 평가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동일한 발달영역과 기준에 기반하여 부모용과 교사용 도구를 연계해 활용하는 협력적 평가체계가 요구된다. 이는 조기선별의 신뢰도를 높이고, 진단과 개입의 연계를 촉진하는 효과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의 발달을 평가한 결과가 진단과 개입으로 연계되는 체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 국가 차원의 선별검사에 대한 낮은 만족도는 기관 간 연계 부족과 협력적 접근의 부재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있다(K. Kim, Lee, & Noh, 2013).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한국 정부는 ‘장애아동 지원 종합대책’(Joint Government Ministries, 2021)을 통해 교사-부모-전문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모용 및 교사용 발달선별도구의 개발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Kang et al., 2022; E. Kim et al., 2023). 이 도구들은 영유아의 발달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개입으로 연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가정과 기관 간 협력 체계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부모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녀의 발달상태를 쉽게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행동 중심의 문항으로 구성된 한국형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부모용 도구(Korean Screening Index of Early Development-Parent Form [KSIED-P])를 개발하기 위한 예비연구이다. 부모는 자녀와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상태를 조기에 인지하고, 장애 위험 신호를 사전에 파악하여 적절한 중재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부모용 평가도구 개발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교사용 도구(Early Screening Index Teacher Form) 개발을 위한 예비 연구(Kang et al., 2022; Park, Lee, Yang, Kang, & Choi, 2023)의 후속 연구로 수행되었으며, 가정 환경에서도 영유아의 전반적인 발달을 손쉽게 평가할 수 있는 부모용 도구 개발을 목표로 하였다. 특히, KSIED-P는 교사용 도구와 동일한 발달영역과 평가기준을 공유하도록 설계되어, 부모와 교사의 평정 결과를 비교・분석하고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연계는 보다 정확한 조기 선별과 개입으로 이어지며, 장애 위험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아동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국내외 관련 문헌과 기존 발달선별검사 문항을 검토하고, 영유아를 양육하는 부모 및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문항의 타당성과 난이도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설정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한국형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부모용 도구의 구성요소와 문항 내용은 적절한가?
1-1. 교사용 도구와 연계되는 부모용 도구의 구성요소와 문항 내용은 적절한가?
1-2. 부모용 도구의 추가문항 내용은 선별 가능성을 높이는데 적절한가?
연구문제 2
2-1. 부모용 영유아 발달선별검사의 난이도, 변별도, 신뢰도는 어떠한가?
Methods
부모용 영유아 발달선별검사의 개발 과정을 도식화하면 Figure 1과 같다.
문항구성요소 선정
부모용 영유아 발달선별검사는 문항구성요소 선정, 문항 개발, 예비연구의 단계를 거쳐 개발되었다. 도구 개발 과정의 첫 단계인 문항 구성요소 선정은 선행 발달검사 도구 검토와 전문가 자문면담의 두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MEISR (Measure of Engagement, Independence, and Social Relationships), E-CLAC (Ewha-Check List for Autistic Children), K-Vineland-Ⅱ (Korean Version of the Vineland Adaptive Behavior Scales, Second Edition) 등의 국내외 발달검사 도구와 부모용 도구에 앞서 개발된 교사용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도구를 검토하였다. 특히, 교사용 도구와 부모용 도구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달영역 및 발달단계는 교사용 도구와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이에 따라 발달영역은 인지 발달,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 소근육 및 대근육 발달, 사회정서 발달, 자조 발달의 7영역으로 구분되었으며, 발달단계는 7단계(12-17개월, 18-23개월, 24-29개월, 30-35개월, 36-47개월, 48-59개월, 60-71개월)로 구성되었다. 다음으로, 가정 일과별 발달요소에 해당하는 문항 사례는 부모가 평정하기에 적합하도록 고안되었으며, 이를 위해 아동학, 유아교육학, 발달검사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면담을 2회 실시하였다. 특히, 가정의 구체적인 일과와 발달단계별 특성을 반영하는 문항 사례를 개발하고 검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전문가 자문면담 참여자의 일반적 배경은 Table 1과 같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정에서의 일과 영역은 잠과 휴식, 실내놀이, 책·영상 보기, 실외활동, 간식 및 식사, 위생, 전환의 7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었다.
문항개발
도구 개발 과정의 두 번째 단계인 문항개발 단계는 부모 대상 초점집단면담과 전문가 대상 델파이 조사의 두 과정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집단면담 및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기에 앞서, 연구자들은 문항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한 네 가지 기준을 설정하였다. 발달선별도구의 문항은 (1) 발달단계를 반영한 적절한 난이도, (2) 단계 간 변별 가능성, (3) 장애위험 선별 가능성, (4) 기존에 개발된 교사용 도구와의 연계 가능성을 충족해야 한다. 이와 같은 기준은 문항을 개발하고 수정하는 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판단 근거로 활용되었다. 다음으로,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개발된 연령별 문항 초안의 적절성을 검토하기 위해, 부모를 대상으로 초점집단면담(focus group interview)을 실시하였다. 문항은 발달단계별로 최종 개발 예정 문항 수(약 45문항)의 1.5~2배 수준으로 구성되었다. 초점집단은 발달단계별로 5개의 집단으로 구성되었으며, 집단별 참여자의 연령, 자녀의 월령 및 성별에 대한 정보는 Tabel 2에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부모초점 집단의 검토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문항을 예비조사에 활용하기 위해, 15인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2차에 걸친 델파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문가는 각 문항에 대해 내용의 적절성과 실제 관찰 가능성을 5점 리커트 척도로 평가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문항이 적절하고 관찰하기 용이함을 의미한다. 문항 선정 기준은 왜도, CVR (.60 이상), 합의도(.75 이상), 수렴도(.50 이하)로 설정하였으며, 델파이 패널은 각 문항에 대해 자유롭게 추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델파이 패널의 구성은 Table 3과 같다.
문항선정을 위한 예비연구
도구 개발의 세 번째 단계에서는 KSIED-P 문항의 적절성을 검토하기 위한 예비연구를 실시하였다. 이를 위해 전국의 영유아 교육・보육기관에 재원 중인 1-5세 영유아를 발달단계별로 7개 집단으로 나누고, 각 단계별로 50명 이상이 참여하도록 표집하였다. 지역별 표집 비율은 교육통계 분석자료집과 보육통계에 제시된 재원 아동 수를 바탕으로 산출하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지역별 표집 비율을 설정하였다. 연구 참여자 모집은 담임교사에게 연구 목적과 절차를 충분히 안내한 후, 이에 동의한 교사가 담당하는 학급에서 아동 2명을 선정하고, 해당 아동의 부모가 부모용 평가도구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온라인 조사를 통해 총 396명의 부모응답 자료를 확보하였고, 이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자료수집은 2023년 9월 20일부터 10월 1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10월 12일부터 20일까지 자료 정체 및 기초 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문항 분석은 11월 3일까지 완료하였다. 영유아의 연령 및 성별 분포는 Table 4와 같다.
자료분석
예비조사 자료는 SPSS 27.0 (IBM Co., Armonk, NY)을 활용하여 세 단계의 분석 절차에 따라 처리하였다. 첫째, 전체 응답 자료를 바탕으로 문항별 평균, 표준편차를 산출하고, 이를 통해 각 문항의 난이도를 파악하였다. 둘째, 변별도 분석에서는 문항-총점 간 상관값과 응답 표준편차를 산출하였으며, 발달단계 및 발달영역별로 문항의 변별 정도를 검토하였다. 셋째, 신뢰도 분석을 위해 발달영역별로 Cronbach’s ⍺ 계수를 산출하여 내적 합치도를 확인하였다.
Results
KSIED-P의 구성요소 및 문항 내용
교사용 도구와 연계되는 KSIED-P의 구성요소 및 문항 내용
문헌 분석 및 전문가 자문면담 결과
문헌분석과 전문가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KSIED-P의 개발 방향은 교사용 도구와의 연계를 고려하여 구성되었다. 이에 따라, 첫째, 발달영역은 인지 발달,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 소근육 및 대근육 발달, 사회정서 발달, 자조 발달로 구성되었다. 둘째, 연령집단 구분은 1세 이상 3세 미만은 6개월 단위로, 3세 이상 5세 이하는 1년 단위로 교사용과 동일하게 구분되었다. 셋째, 각 문항은 3점 척도를 적용하여 전혀 = 0 (해당 행동이 관찰되지 않거나 시도를 하더라도 성공하지 못하며,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혹은 과제 수행이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 가끔 = 1 (해당 행동이나 과제를 수행하긴 하나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스스로 수행하는 빈도가 낮아 간헐적으로만 나타나는 경우이며, 기회가 주어져도 전체 수행의 75% 미만 수준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자주 = 2 (해당 행동이나 과제를 특별한 지시나 도움 없이 자주 혹은 대부분 스스로 수행하는 경우, 또는 아동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전체 수행의 75% 이상을 일관되게 해내는 경우)로 평정되었다.
한편, 부모용 도구는 교사용 도구와 달리 가정 일과 흐름에 따라 관찰 가능한 행동을 중심으로 평정하도록 구성되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은 차별화된 개발방향이 설정되었다. 첫째, 도구의 명칭은 ‘부모용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SIED-P)’로 정하여 교사용 도구와 구분하였다. 둘째, 가정에서 관찰가능한 일과는 ‘실내놀이, 실외활동, 기상 및 취침, 식사 및 간식, 책과 미디어, 위생, 낮잠과 휴식, 전환’의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셋째, 부모와 교사의 평정 결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된 피드백 자료를 함께 제공하는 방향도 포함되었다.
초점집단면담 결과
부모 대상의 초점집단면담을 통해 선별도구 문항 내용의 적절성, 발달단계 구분의 타당성, 검사 실시상의 현실성에 대해 평가하고 논의하도록 하였다. 자녀의 월령에 해당하는 발달단계 문항에 대해서는, 내용이 적절한지와 실제로 관찰이 가능한지를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그 결과와 수정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선별도구 문항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각 문항에 대한 부모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사회정서 발달영역에서는 맞벌이 가정과 외동 자녀의 증가 등 사회적 변화로 또래와의 상호작용 기회가 줄어들면서 아동이 조심스럽거나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발달지연이나 장애위험으로 간주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으며, 이는 문항 수정에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먼저 온 친구가 하고 있는 놀이에 자연스럽게 참여한다.”는 문항은 “먼저 온 친구가 하고 있는 놀이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려고 시도한다.”로 수정되었다. 또한, 문항에 제시된 사물이 현실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거나 가족의 소비문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익숙한 예시로 바꾸도록 수정 의견이 제시되었다. 예컨대 “세발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트랙을 따라 운전하며 모퉁이를 돈다.”는 문항은 “세발자전거 또는 킥보드를 타고 트랙을 따라 운전하며 모퉁이를 돈다.”로 수정되었다.
둘째, 발달단계 구분의 타당성과 관련하여, 연령 수준에 맞지 않거나 가정 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 포함된 지시문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으며, 이에 따라 해당 연령의 아동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용어로 지시문을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미닫이문은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해당 용어를 문항에서 삭제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안전을 우선시하여 위험한 행동을 유도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고려해, 날카로운 물건의 사용이나 사고 위험이 있는 상황을 포함한 문항은 삭제하였다. 또한, 실제 발달 수준에 비해 수행이 어려워 관찰이 어려운 문항은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유아가 해당 행동을 보일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난간을 붙잡고 두 발을 번갈아가며 계단을 올라간다.”는 문항은 “양육자의 손을 잡고 두 발을 번갈아가며 계단을 올라간다.”로 수정되었다.
셋째, 일부 문항에 사용된 표현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영유아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경험을 고려하여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30-35개월 영유아는 ‘중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낮다는 부모의 의견을 수용하여 “크기가 다른 세 개의 사물을 놓고 가장 큰 것, 중간 크기의 것, 가장 작은 것을 구분한다.”는 문항을 “크기가 다른 세 개의 사물을 놓고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을 구분한다.”로 수정하였다. 또한, 내용이 중복되어 검사 효율을 떨어뜨리는 문항은 삭제하거나 통합하여 검사 소요 시간을 단축하였다. 다만, 문항이 중복되더라도 발달단계의 특성이나 일과의 흐름과 중요하게 연관되는 경우에는 연령과 상황에 적합하도록 예시를 수정하여 문항을 유지하였다.
델파이 조사 결과
교육계 및 현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2차에 걸친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를 통해 일과구분 및 문항별 적절성과 관찰가능성을 조사하였으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과는 크게 일상생활 영역과 놀이활동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책과 미디어’는 기존의 일상생활 영역에서 놀이활동 영역으로 변경되었다. 책과 미디어를 실내놀이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해당 활동이 실내외 다양한 환경에서 수행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와 같이 수정하였다. 둘째, ‘낮잠과 휴식’, ‘취침과 기상’은 통합되어 ‘수면과 휴식’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셋째, ‘전환’이라는 용어는 부모들이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활동이나 장면의 전환’이라는 표현으로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 예비연구에서 사용된 부모용 선별도구의 일과 영역별 발달요소는 Table 5와 같다.
KSIED-P의 추가문항 내용
초점집단면담 결과
발달지연, 자폐성향, 정서행동장애 등의 위험을 선별하기 위한 문항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추가 문항을 개발하였다. 교사용 도구와 연계된 문항이 주로 발달의 긍정적 성취를 중심으로 구성된 반면, 추가문항은 사회·정서적 발달영역의 지연이나 장애 가능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교사용 도구와 연계되는 문항이 3점 척도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추가문항은 예/아니오 형식으로 구성하여 부모가 신속하고 명확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델파이 조사 결과
델파이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발달지연, 자폐성향, 정서행동장애 등의 선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발달 위험 신호가 명확히 드러나는 대표 행동 중심의 문항으로 추가문항을 수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추가문항은 12개월부터 “양육자와 눈을 잘 맞추지 않는다.”, 18개월부터 “의미있는 구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관심을 끄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36개월부터 “의미없는 동작을 반복한다.”와 같이 수정되었다.
델파이 조사에 의한 분석과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예비조사를 위한 문항 수는 발달단계별로 1단계 46문항, 2단계 53문항, 3단계 53문항, 4단계 51문항, 5단계 53문항, 6단계 61문항, 7단계 60문항이며, 이 외에 19개의 추가문항이 포함되었다. 부모가 일상적으로 관찰한 자녀의 발달상태를 50-60여 개의 문항으로 간편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본 도구를 구성하였다. 재구성된 내용은 Table 6과 같다.
문항분석 결과
발달단계별 문항분석
난이도, 변별도, 신뢰도
부모용 영유아 발달선별검사의 문항 적합도는 발달단계별, 즉 해당 연령집단(age groups)의 아동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총 분산의 약 60% 이상을 설명하는 요인이 적절하다고 간주되므로(Williams, Onsman, & Brown, 2010), 문항분석에 앞서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총 분산 설명력이 60% 이하이고 동일 요인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문항을 신뢰도 향상을 위해 삭제하였으며, 이 과정을 통해 11개의 문항을 삭제하고 총 366문항에 대한 응답을 분석하였다. 다음으로, 각 문항의 난이도와 변별도를 확인하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고, 신뢰도와 문항-전체 상관을 검토하였다. 리커트 척도와 같은 다중 응답 문항에서는 난이도가 일정한 간격으로 분포하는 것이 이상적이며(Linacre, 2002), 수행 확률을 75% 이상으로 가정한 변환 공식(de Ayala, 2009; Embretson & Reise, 2000)을 적용할 경우, 0-2 범위에서 응답하는 리커트 척도의 적절한 난이도 범위는 1.8 이하이다. 또한, 문항-총점 상관이 .3 이상이고 표준편차가 0.30~0.65 범위일 경우 변별력이 있으며(DeVellis, 2016), 예비조사에서의 낮은 표본크기를 고려할 때 신뢰도 계수가 .6 이상이면 수용 가능한 수준(Field, 2013) 으로 판단할 수 있다. 분석결과는 Table 7에 제시하였다.
첫째, 문항 난이도를 평가하기 위해 발달영역별 응답 평균의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 응답 평균의 중앙값은 1.39-1.90의 범위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문항 평균이 1.8 이하로, 수행 확률이 75% 수준에 해당한다. 반면, 응답 평균이 1.8을 초과한 문항은 12-17개월의 소근육, 18-23개월의 자조, 24-29개월의 대근육, 30-35개월의 표현언어 및 사회정서영역에 해당하며, 이들 문항은 기대 수준보다 수행이 용이하여 난이도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문항 변별도를 확인하기 위해 발달영역별 문항-총점 상관과 응답 표준편차의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 문항-총점 간 상관은 0.37~0.81 범위로 모두 0.3 이상이다. 또한, 응답 표준편차의 중앙값은 0.47~0.83 범위이다. 적절한 표준편차의 범위를 0.30~0.65로 간주할 때, 18-23개월의 표현언어 영역만 .83으로 변별 기능이 낮다.
셋째, 부모용 선별도구의 전체 신뢰도는 .82~.97로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소근육과 대근육 영역은 신뢰도가 다소 낮으며, 반면 언어 영역, 특히 관찰이 용이한 표현언어 영역의 신뢰도는 높다.
분석결과에 대한 전문가 자문 과정에서 발달영역별 문항 균형과 교사용 도구와의 연계성을 위해 문항 추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용하여, 최종 분석에 활용된 366개의 문항에 5개 문항이 추가되었다. 이에 따라 3점 척도로 평정하는 371문항과 2점 척도의 추가문항 19개를 포함한 총 390문항으로 KSIED-P를 구성하였다. 삭제 및 추가된 문항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문항 삭제
요인분석 결과 총 11개의 문항이 삭제되었다. 예를 들어, 12-17개월 인지 영역의 “책에 있는 그림을 관심 있게 쳐다본다.”, 30-35개월 대근육 영역의 “세발자전거 페달을 발로 눌러 반 바퀴 정도 움직인다.” 등의 문항이 여기에 포함된다. 삭제된 문항들은 동일 요인으로 분류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신뢰도 향상을 위해 제외되었다.
문항 추가
교사용 도구와 내용적으로 연계되고 영역별 문항 수 비율을 고려하여 총 5문항을 추가하였다. 추가되는 문항의 예를 들면, 24-29개월 사회정서 영역의 “자신의 작품이나 놀잇감을 친구나 양육자에게 보여준다.”, “친구가 넘어지면 도와준다.”, 30-35개월 대근육 영역의 “공을 바닥으로 천천히 굴려주면 발로 찬다.”, “미끄럼틀에 오르고 내려온다.”, 그리고 4세 소근육 영역의 “십자(+)와 세모를 모방하여 그린다.”와 같다.
Discussion
본 연구는 한국형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부모용 도구(KSIED-P)를 개발하여, 영유아 발달의 조기 선별과 중재를 지원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도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수행되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아동양육 지원과 가족복지 증진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Jang, Lee, Lee, Lee, & Park, 2023). 특히, 영유아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영유아의 장애위험을 조기에 발견하여 발달 문제를 예방하고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발달선별검사 도구는 영유아의 발달지연이나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부모가 자녀의 발달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선별검사 후 후속 조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발달을 쉽게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구성된 KSIED-P를 개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KSIED-P의 문항은 선행도구 검토, 10명의 전문가 자문면담, 40명의 부모 대상 초점집단면담, 15명의 전문가 대상 델파이 조사를 거쳐 개발되었다. 문항개발 과정에서는 문항검토 매트릭스와 문항검토 규준을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면담으로 예비문항을 도출한 후, 부모 초점집단면담과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통해 문항을 반복적으로 검토․수정하였다. 이러한 전문가 기반의 문항개발 절차는 도구의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선행연구에서도 발달지연이나 특정 장애를 선별하는 도구가 타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발달영역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문항의 적합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있으며(Achenbach et al., 1987), 도구개발 과정에서 전문가의 검토는 검사도구의 타당성을 높이는 중요한 절차로 간주되고 있다(DeVellis, 2016). 이와 같은 개발 과정을 통해 KSIED-P는 발달단계와 발달영역별로 세분화된 문항 구성을 갖추었으며, 각 영역에 대한 내용 타당도를 제고하였다.
먼저, KSIED-P는 부모가 자녀의 발달상태를 직접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구로, 가정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부모가 쉽게 이해하고 관찰할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되었다. 이는 발달선별검사 도구가 가정과 기관 등 실제 생활 맥락에서 활용될 때 효과적이라는 관점(Hundert, Morrison, Mahoney, Mundy, & Vernon, 1997)을 지지한다.
다음으로, KSIED-P는 인지, 언어, 대근육, 소근육, 사회정서, 자조의 다양한 발달영역을 포괄하며 발달단계별로 세밀하게 문항을 구분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부모가 자녀의 발달지연 여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하며, 발달검사가 영역별로 구성될 때 평가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일 수 있다(Bricker et al., 2002). 또한, 본 연구는 장애위험 선별도구가 부모의 관찰에 기초한 문항 구성이 실질적인 유용성을 지닌다(Achenbach et al., 1987)는 선행연구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부모용 도구의 유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평가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관적 편향과 평가의 신뢰도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모에 의해 평가된 결과는 사회경제적 수준, 교육 배경, 양육 경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고(Stone, Speltz, Collett, & Werler, 2013), 가정에서의 관찰 결과는 기관 환경에서의 행동과 다를 수 있으므로, 영유아의 장애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선별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부모가 평가한 결과를 영유아 교육·보육기관에서 교사가 평가한 결과와 함께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KSIED-P는 교사용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SIED)와의 연계를 통해 협력적 평가 접근이 가능하며, 가정과 기관 간 연계를 기반으로 한 조기개입을 지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KSIED-P는 발달지연, 자폐 성향, 정서 및 행동장애를 선별할 수 있는 이분척도의 문항을 추가로 개발하였다. KSIED-P에서 교사용과 연계되는 문항은 긍정적인 발달 성취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는 반면, 추가된 19개 문항은 아동의 발달이 기대보다 느리거나 비정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다루고 있어, 부모가 발달지연 및 장애 위험을 조기에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게 한다. KSIED-P는 신생아 시기 신체검진을 통해 발견될 수 있는 신체적 장애보다는 사회정서적 발달지연 및 장애 위험을 선별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장애선별의 민감성을 높이기 위해 자폐 성향 및 정서․행동 문제와 같은 부정적 발달 특성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는 문항이 추가로 필요하였다. 아동의 발달평가는 기능상의 약점과 강점을 모두 반영하여 이루어져야 하며(Johnson & Sheeber, 1999), 긍정적인 발달 성취를 평가하는 것은 다양한 환경에서의 적응 수준과 환경 변화에 대한 아동의 반응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발달적 어려움을 평가하는 것은 장애 위험을 선별하는 도구의 민감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KSIED-P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예비조사를 실시하고, 문항의 추가 및 삭제 과정을 거쳤다. 먼저, 전국적으로 수집된 396명의 영유아 부모 평정 자료를 바탕으로, 발달단계 및 발달영역별 문항 난이도, 변별도, 신뢰도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발달영역별 응답 평균은 1.39~1.90, 표준편차는 .33~.83의 범위를 보여, 대부분의 발달영역이 적절한 난이도와 변별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3세 이전 영아기의 일부 발달영역은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18-23개월의 표현언어 영역은 변별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단계별 전체 신뢰도는 .82~.97로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운동 영역, 특히, 2세 이하 영아의 운동 및 사회 정서 영역에서 신뢰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는 해당 연령대 아동의 행동이 상황이나 환경의 영향에 따라 쉽게 변화하는 특성과 관련이 있으며, 부모가 특정 행동을 관찰할 기회가 제한될 경우 평정의 일관성이 낮아질 수 있다(Bricker et al., 2002). 또한, 본 연구에서는 수행 확률을 75% 수준으로 설정하였으나, 일부 문항의 난이도가 이보다 낮을 경우 변별력이 떨어져 전체 신뢰도를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예비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문항 수정과 난이도 보완을 통해 도구의 신뢰도를 더욱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는 문항 정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3점 척도의 371개의 문항과 2점 척도의 19개의 문항을 선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발달 연령에 맞지 않거나 중복되는 문항을 삭제하고, 교사용 도구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문항을 추가하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문항 정제는 도구의 유효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발달 선별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실제로 검사도구에서 문항의 수와 질은 신뢰도와 타당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Niemi, Carmines, & McIver, 1986),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에 의해 마련된 문항검토 규준에 따라 부적절하거나 중복되는 문항을 식별하고 이를 삭제하거나 수정하였다. 이 과정은 발달영역 간에 문항이 중복되는 것을 방지하고, 평가의 명확성과 간결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를 통해 부모가 문항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평정할 수 있도록 돕고, 평가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시간 소모를 줄여 도구의 실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문항 추가는 교사용 도구와의 내용적 일치성과 문항 수의 균형을 고려하여 이루어졌으며, KSIED-P는 교사용 도구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향으로 문항을 정제하였다. 발달검사 도구는 다양한 발달 영역을 정확히 평가하고, 그 결과를 비교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Kolko & Kazdin, 1993). 불필요한 문항의 삭제는 평가의 간결성과 명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고, 교사용 도구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문항의 추가는 부모와 교사의 평가를 보다 일관되게 하여 아동의 발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기 개입의 기회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주요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예비연구 과정에서 아동 396명의 부모가 평정한 데이터를 분석하였으며, 이는 발달평가 도구의 타당성을 확립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표본 크기에 해당한다. 도구의 타당성과 신뢰도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대규모 표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Kline, 2000), 제한된 표본을 기반으로 한 본 연구 결과는 KSIED-P 도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부모 평정에만 기반하였으며, 교사 평가와의 비교 분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부모와 교사는 가정과 교육기관이라는 상이한 환경에서 아동을 관찰하므로, 이들의 평가 정보는 상호 보완될 수 있다(De Los Reyes & Kazdin, 2005; Voelker, Shore, Hakim-Larson, & Bruner, 1997). 그러나 본 연구는 이러한 다각적인 평가 접근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셋째, KSIED-P 의 현장 실용성과 활용 가능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구가 임상이나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사용 편의성, 해석의 용이성, 중재 및 개입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한 실험적 검증이 필요하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활용가능성을 충분히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을 고려하여, 후속 연구를 위해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KSIED-P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보다 명확히 검증하고, 연령별 발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아동을 포함하는 대규모 표본 기반의 표준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 기관 유형, 양육 환경 등 다양한 조건에서 도구의 적용 가능성과 보편성을 검토함으로써, 평가 결과의 정확성과 실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부모용 도구(KSIED-P)와 교사용 도구를 활용한 평가 결과를 비교・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KSIED-P는 교사용 도구와의 연계를 고려하여 설계되었으며, 두 평가자의 결과를 종합함으로써 아동의 발달 특성을 보다 정확하고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부모는 가정에서의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교사는 영유아 교육·보육기관에서의 일과 전반을 바탕으로 아동의 발달을 관찰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두 평가 결과 간의 유사성과 차이를 분석하는 작업은 조기선별의 신뢰도와 후속 진단의 타당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셋째, KSIED-P의 실용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영유아 교육·보육기관이나 육아지원기관 등 실제 활용 현장에서 도구의 사용 편의성, 수용 가능성, 운영상의 현실적 어려움 등을 점검함으로써, 도구의 현장 적합성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가, 교사, 부모의 경험과 의견을 반영한 반복적인 검토와 보완 과정이 요구된다. 넷째, KSIED-P를 활용한 조기선별이 실제 진단과 개입으로 효과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선별 결과가 전문가 평가나 정밀 진단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 과정에서 부모와 교사의 협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검토함으로써, KSIED-P가 단순한 선별도구를 넘어 조기 개입 체계 내에서 실질적인 연결고리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도출된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부모가 가정의 일상 속에서 아동의 행동을 관찰하고, 발달위험 신호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한국형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부모용 도구(KSIED-P)를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도구는 간편한 구성과 연령별 세분화된 문항을 통해 부모가 실제 양육 환경에서 아동의 발달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앞서 개발된 교사용 도구(Early Screening Index Teacher Form)와 발달영역 및 평가 기준을 공유함으로써 가정과 영유아 교육·보육기관 간 협력적 평가체계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부모와 교사가 서로의 관찰 결과를 보완하며 아동의 발달상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 방향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 둘째, 본 도구는 부모가 발달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 써 자녀의 발달 특성과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이해는 부모가 자녀의 발달에 적절히 반응하고 양육 방식을 조정하는 데 기여하며, 부모교육, 양육코칭, 가정방문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모지원 활동의 기초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모는 양육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고, 양육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감이나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 셋째, KSIED-P는 문항 정제와 체계적인 예비조사 과정을 통해 도구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토하였으며, 이는 향후 유사한 도구 개발 시 참고할 수 있는 방법론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본 도구는 육아종합지원센터, 어린이집, 발달지원센터 등 부모 접근성이 높은 지역사회 기관을 통해 부모의 참여를 유도하고, 협력적인 활용을 확산시킬 수 있어 현장 적용 가능성 측면에서도 실용적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영유아 발달 선별검사 교사용 도구에 이어 부모용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부모–교사 간 협력적 평가체계 형성의 토대를 제시하였다. 이는 영유아의 발달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향후 발달지원 정책 수립과 지역사회 중심의 선별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Notes
Acknowledgements
This article is a part of the Korea Institute of Child Care and Education Research Report 2023-27.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