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
The Effect of Bullying Victimization on Cyberbullying Perpetration in Upper Elementary Students: The Sequential Mediating Effect of Hopelessness and Time Spent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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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s of bullying victimization on cyberbullying perpetration and investigated whether hopelessness and time spent online sequentially mediate the relationship between bullying victimization and cyberbullying perpetration among upper elementary students.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596 upper elementary school students {5th and 6th graders; 291 boys (48.8%)} from Seoul and Gyeonggi-do.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a self-report questionnaire and analyzed using SPSS 26.0 and PROCESS macro version 4.3 (Model 6) by Hayes (2017).
Results
First, bullying victimization positively influenced cyberbullying perpetration. Second, the sequential mediating effects of hopelessness and time spent online were significant. Lastly, time spent online mediated the effect of bullying victimization on cyberbullying perpetration, whereas hopelessness did not mediate this effect.
Conclusion
These findings indicate a link between bullying victimization and cyberbullying perpetration. Therefore, it is recommended that cyberbullying prevention programs include strategies to reduce bullying victimization. Furthermore, high levels of hopelessness resulting from bullying victimization may lead to excessive internet use, increasing the likelihood of cyberbullying perpetration. Thus, victims need to be informed of about the importance of reporting bullying incidents to adults such as teachers, counselors, or parents. Additionally, if victims already exhibit high levels of hopelessness, it is necessary to encourage them to participate in evidence-based programs. Finally, the significant mediating effect of time spent online suggests that monitoring and intervening in victims’ online activities are crucial for reducing the likelihood of cyberbullying perpetration. These efforts may help prevent victims from spending excessive time online to relieve their hopelessness and from perpetrating cyberbullying.
Introduction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경험률은 중·고등학생에 비해 약 4배 이상 높을 정도로 상당하다(Ministry of Education [MoE], 2023). 또래괴롭힘이란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학생이 의도를 갖고 지속적, 반복적으로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말하며, 직접적인 신체적, 언어적 폭력과 더불어 험담과 소외 등 타인과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행동 등을 포함한다(Olweus, 1978). 또래괴롭힘 경험률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잠시 소강상태에 머무르는 듯했으나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증가세도 뚜렷해졌다. 2021년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율은 2.5%에서 2023년 3.9%로 증가했으며 가해율은 같은 기간에 1.3% 증가한 2.2%였다(MoE, 2021, 2023).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이들이 겪게 된 또 다른 변화는 증가한 인터넷 사용시간이다.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급증함에 따라 인터넷 사용시간은 2019년 2시간 40분에서 2022년 5시간 40분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Korea Press Foundation [KPF], 2022).
이러한 변화는 오프라인에서의 또래괴롭힘이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으로 확장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사이버불링이란 컴퓨터와 휴대전화, 기타 전자기기를 사용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위협행동을 의미하며 온라인에서의 폭로, 소외와 배제, 괴롭힘, 원치 않는 사진 촬영 및 공유 등을 포함한다(Hinduja & Patchin, 2014). 그동안 사이버불링 관련 연구는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Erbiçer et al., 2023; Guo, 2016). 그러나 최근 초등학생의 사이버불링이 증가하면서 이들에게 관심을 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21년 8.4%이었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이버불링 피해율은 2022년에는 8.7%로 0.3%p 증가했으며 2021년 대비 2022년 가해율은 0.2%p 증가한 6.9%였다(MoE, 2021, 2022).
사이버불링은 여러 측면에서 피해의 대상이 되는 아동과 가해 아동 모두에게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사이버불링 피해는 아동의 정서적 문제와 더불어 또래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자살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사이버불링 가해 역시 높은 수준의 자살 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사이버불링의 부정적 영향이 광범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Fekih-Romdhane et al., 2024).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또래괴롭힘도 다양한 부정적 발달적 결과를 야기하지만, 사이버불링은 온라인의 특성상 확산 속도가 빠르며 피해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영구히 지속, 반복되기에 아동이 느끼는 심각성과 어려움이 또래괴롭힘에 비해 더 클 수 있다(Nguyen et al., 2023).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이버불링 증가 추세와 더불어 심각한 영향을 고려했을 때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예방을 위해 이를 유발하는 요인을 밝혀 효과적인 중재 방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의 예측요인에 관해 선행연구에서는 사이버불링이 또래괴롭힘의 연장선에 있다는 관점에서 오프라인의 피해자가 온라인에서 가해자가 되는 현상에 주목해 왔다(Erbiçer et al., 2023). 이는 사회적 정보처리 이론(Crick & Dodge, 1994)에 기반하여 설명할 수 있는데, 또래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아동은 타인의 행동이 적대적인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하는 적대적 귀인 편향을 하게 되어 공격적인 방식으로 빠르게 보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러한 편향은 온라인에서 그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상대방의 의도를 해석할 수 있는 사회적 단서가 현실에 비해 부족하여 이러한 성향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Runions, Shapka, Dooley, & Modecki, 2013). 또한 온라인 공간은 비대면이며 익명성이 있기에 현실보다 긴장감이 적고 자제심을 덜 느끼는 탈억제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이에 따라 통제력이 낮아지면서 공격적 성향이 쉽게 드러날 수 있다(Suler, 2004). 이와 같이 오프라인에서의 피해자가 사이버불링 가해자가 되는 현상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Park & Park, 2016; Wright & Li, 2013).
이처럼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에 대한 일관성 있는 연구결과가 보고되면서 연구자들은 또래괴롭힘 피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사이버불링 가해로 이어지는지 인과적 구조를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일탈적 또래 집단에의 가담(M. Wang, Huebner, Liu, & Tian, 2022), 도덕적 이탈(Luo & Bussey, 2022) 등이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몇몇 연구에서 피해 아동이 갖게 되는 자신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대인 무망감(Beck, Weissman, Lester, & Trexler, 1974)이 온라인에서의 가해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장해 왔다(Patchin & Hinduja, 2011; L. Wang & Ge, 2021). 왜냐하면 무망감은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으로부터 비롯될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한 기제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Rose와 Abramson (1992)은 무망감의 발달에 기여하는 결정적인 경험 중 하나로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을 꼽았다. 또한 무망감이 높아 미래에 대한 기대가 부정적인 아동들은 성공적인 삶을 위해 만족을 지연하기보다는 즉각적인 만족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선호하는 편인데,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은 즉시 만족감을 주기에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일 가능성이 있다(Bolland, McCallum, Lian, Bailey, & Rowan, 2001). 특히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여 또래를 만날 수 있는 온라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또래괴롭힘 피해로 무망감을 겪는 아동들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통해 이를 바로 해소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 Hong 등(2024)과 Nguyen 등(2023)의 분석 결과 또래괴롭힘 피해가 무망감으로 이어졌으며, Dilmaç (2017)의 연구에서 무망감은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오프라인에서 또래괴롭힘 피해를 당한 아동들이 어떻게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여 가해자가 되는지에 주목한 연구도 있다. Choi, Han과 Kang (2022)은 피해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이 증가하는 현상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이는 보상적 인터넷 사용 이론(Kardefelt-Winther, 2014)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부정적인 사건을 겪은 개인은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거나 현실에서 부족한 자극을 보상받기 위해 온라인에 접속할 동기를 갖게 된다. 즉 아동은 또래괴롭힘 피해로 야기된 불쾌한 감정을 잊기 위해, 그리고 또래로부터 배제되어 부족한 사회적 자극을 보상받기 위한 부적응적인 대처 방법으로 온라인 게임에 몰입하거나 온라인에서 또래를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서적 욕구를 충족하게 되면서 과도하게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고 통제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그런데 온라인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이버불링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Athanasiades, Baldry, Kamariotis, Kostouli, & Psalti, 2016). 게다가 과도하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아동들은 이미 인터넷 사용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상태임을 고려하면, 이들은 온라인에서 별다른 생각 없이 충동적으로 사이버불링 가해를 저지를 수 있다(Gámez-Guadix, Borrajo, & Almendros, 2016). 즉 또래괴롭힘 피해로 인해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된 아동들은 사이버불링에 지속해서 노출되게 되고, 통제력을 잃은 아동들이 충동적으로 이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과도한 인터넷 사용에 영향을 미치며(Choi et al., 2022), 과도한 인터넷 사용은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의 주요 예측요인이었다는 연구 결과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Sticca, Ruggieri, Alsaker, & Perren, 2012).
이상의 연구들은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이 매개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이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무망감 수준이 높은 아동들은 또래와의 상호작용 시 부정적인 상황이 자신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고 예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한다(Gazelle & Rudolph, 2004). 결과적으로 이들은 현실에서의 대인관계를 회피하고 온라인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과 비대면성은 대면 상호작용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Stritzke, Nguyen, & Durkin, 2004). 실제로 무망감은 과도한 인터넷 사용시간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Shek et al., 2023) 이를 뒷받침한다. 즉, 또래괴롭힘 피해로 인해 무망감을 겪게 된 아동들은 대면 상황에서의 또래 상호작용에 두려움을 느껴 이를 회피하고 온라인에서 과도하게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사이버불링에 자주 노출되고 통제력을 상실하여 가해행동을 하게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은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을 통해서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 간의 인과적 관계도 가정되어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간의 관계에서 순차적 매개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무망감,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와 더불어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이때, 아동의 성에 따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수준이 다를 수 있다는 선행연구(Guo, 2016)를 토대로 성을 통제 변인으로 분석에 포함하고자 한다. 이상의 연구는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피해 아동의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고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중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 검증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으며 연구 모형은 Figure 1에 제시되어 있다.
연구문제 1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은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2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은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는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는 서울시와 경기도에 있는 3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5, 6학년 학생 59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성별 구성은 남아가 291명(48.8%), 여아가 305명(51.2%)이었으며 학년별로는 5학년 337명(56.5%), 6학년 259명(43.5%)이었다. 연구대상의 주된 인터넷 사용 목적으로는 영상물 시청(174명, 29.2%), 게임(159명, 26.7%), SNS (113명, 19.0%), 메신저(75명, 12.6%) 등이 있었다. 주관적 학업성적은 하위 5% 미만이 299명(50.2%)으로 가장 많았으며, 하위 5-25% 이하가 187명(31.4%), 중위권이 90명(15.1%)으로 약 80% 이상이 자신의 학업성적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도구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측정하기 위해 Campfield (2008)가 개발한 Bullying/Victimization Questionnaire 중 Cyberbullying 척도를 Park과 Park (2016)이 번안하고 Yoo와 Park (2019)이 수정한 척도를 활용하였다. 이 척도는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을 가해한 경험의 빈도를 질문하는 총 14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응답 범위는 없음(1점)∼매일(6점)으로 6점 Likert 척도다. 문항 예시로는 “나는 친구(들)와 게임 등 인터넷 할 때 다른 친구를 따돌린 적이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위협하는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등이 있다.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14-84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빈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내적합치도 계수인 Cronbach’s α는 .85로 나타났다.
또래괴롭힘 피해경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은 Lim (1997)이 번안한 Crick과 Grotpeter (1996)의 Social Experience Questionnaire 중 외현적·관계적 괴롭힘 피해경험을 측정하는 10개 문항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항상 그렇다(5점)까지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문항 예시로는 “다른 아이들이 함께 놀아주지 않아서 나만 혼자 남겨진다.”, “아이들이 나에게 욕하거나 소리를 지른다.” 등이 있다. 가능한 점수의 범위는 10-5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또래괴롭힘 피해 경험이 많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된 문항의 신뢰도(Cronbach’s α)는 .85였다.
무망감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무망감을 측정하기 위해 Shin, Park, Oh와 Kim (1990)이 번안한 Beck 등(1974)의 The Hopelessness Scale을 활용하였다. 무망을 측정하는 11개 문항과 희망을 측정하는 9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점 척도(0 = 아니오, 1 = 예)로 평정된다. 무망을 측정하는 문항으로는 “나의 미래는 어두울 것 같다.” 등이 있으며 희망을 측정하는 문항으로는 “나는 내 미래에 대해서 희망적이고 의욕적이다.”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희망을 측정하는 9개 문항을 역채점한 후 20문항을 합산한 총점을 활용하였다. 점수 범위는 0-2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무망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내적합치도(Cronbach’s α) 계수는 .87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용시간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은 “하루의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라는 단일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응답자가 본인의 평일과 주말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을 시간과 분 단위로 응답하게 되어 있으며 이를 시 단위로 환산하였다. 평일 하루 평균 사용시간에 5를 곱하고, 주말 사용시간에 2를 곱한 후 합친 수치를 7로 나누어 아동의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으로 활용하였다.
통제 변인 측정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성을 통제 변인으로 포함하였다. 성은 ①남자, ②여자 중 응답자가 직접 응답하도록 하였다.
연구절차
본 연구에서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5, 6학년 아동에게 설문하는 방식으로 자료의 수집이 이루어졌다. 조사를 위해 연구자가 임의로 선정한 3개 초등학교의 담임교사에게 연구목적과 절차, 유의사항 등에 대해 설명한 후 참여에 동의한 교사에게 설문지를 배포하고 회수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소정의 다과가 지급되었다. 회수된 설문지는 총 622부였으며 이 중 2개 이상의 척도를 응답하지 않은 경우와 단일한 응답으로 일관하는 등 불성실한 응답이 다수 포함된 26명의 응답을 제외하고 총 596부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응답 중 발생한 결측치는 해당 척도의 평균으로 대치하였다. 평균대체법은 간단하며 표본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여러 한계로 인해 결측치가 매우 적을 때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권장된다(Z. Zhang, 2016). 본 연구에서 결측치 비율은 2% 미만으로 분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인 5% 이하로 나타나(Heymans & Twisk, 2022) 평균 대체법 적용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SPSS 26.0 (IBM Co., Armonk, NY)과 PROCESS macro version 4.3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자료를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대상과 측정변인의 일반적 경향 파악을 위해 빈도분석, 기술통계, 상관관계 분석을 시행하였다. 둘째,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간의 관계에서 무망감,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와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 PROCESS macro Model 6 (Hayes, 2017)을 적용하였다.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을 실시하였으며 이때 재추출한 표본의 수를 5,000개, 신뢰구간을 95%로 설정하였다. 95% 신뢰구간의 하한값과 상한값 범위에 0에 포함되지 않았을 경우 간접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추론하였다. 통제 변인으로는 연구대상의성을 더미변수화하여(남아 = 0, 여아 = 1) 포함하였다.
Results
측정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본 연구에서 측정된 변인의 일반적 경향을 알아보기 위한 상관관계와 기술통계 분석 결과는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은 또래괴롭힘 피해경험, 무망감, 인터넷 사용시간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또한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무망감,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정적 상관이 유의하였다.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 간의 정적 상관도 유의한 수준이었다. 통제 변인인 성과 다른 변인 간의 상관은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대상의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평균은 14.75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이를 문항 평균으로 변환하면 1.05로, 1 (없음)에 가까운 수치였다. 또래괴롭힘 피해경험 평균 역시 14.19로 낮은 편이었다. 문항 평균은 1.42로 1 (전혀 그렇지 않다)과 2 (그렇지 않은 편이다)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값이었다. 연구 대상의 무망감 평균은 4.80으로, 문항 평균은 0.24로 나타나 0(아니오)에 가까운 낮은 수준이었으며 인터넷 사용시간은 하루 평균 3.08시간으로 나타났다.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무망감,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와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경로별 계수는 Table 2와 Figure 2에 제시된 바와 같다.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은 사이버불링 가해행동(B = .10, p < .001)에 직접적으로 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무망감(B = .21, p < .001)과 인터넷 사용시간(B = .05, p < .05)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무망감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B = .02, p = .41)은 유의하지 않았으나 인터넷 사용시간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B = .10, p < .01)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였다. 또한 무망감이 인터넷 사용시간(B = .06, p < .05)에 미치는 영향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통제 변인인 성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B = -.32, p = .09)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간접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해 부트스트래핑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분석 결과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B = .0013, 95% CI [.0001, .0034])는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아 간접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B = .0051, 95% CI [.0001, .0134])는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아 간접효과가 유의하였으나 무망감의 매개효과(B = .0039, 95% CI [-.0028, .0118])는 95%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어 유의하지 않았다.
Discussion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무망감,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와 더불어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간의 관계는 유의하였으며, 이 관계를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이 순차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터넷 사용시간의 매개효과는 유의하였으나 무망감의 매개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먼저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였다. 이는 Park과 Park (2016), Wright와 Li (2013) 등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또래로부터 반복적인 괴롭힘에 시달린 아동들이 적대적 귀인 편향을 띄게 되는데, 이들이 타인의 의도를 해석할 수 있는 충분한 단서가 부족한 온라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적대적으로 해석하여 공격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게 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순차적 매개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외로움과 인터넷 중독을 통해 학교에서의 파괴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X. Zhang, Li와 Ding (2023)의 연구와 유사하다. 또래괴롭힘 피해를 경험한 아동은 자신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기대를 하게 되며 또래관계에서 무력감을 느껴 이에 대한 회피 기제로 온라인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수 있다. 이렇게 온라인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장시간 시간을 보내는 아동은 사이버불링에 자주 노출되면서 충동적으로 이에 가담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한편 인터넷 사용시간은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있는 아동이 인터넷 사용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으며(Choi et al., 2022), 과도한 인터넷 사용시간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예측했다는 연구결과(Sticca et al., 2012)와 맥을 같이 한다.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은 정서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혹은 피해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게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점차 인터넷 사용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사이버불링에 자주 접촉하게 되어 이를 저지를 수 있다.
반면 무망감의 매개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무망감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했으나 무망감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또래괴롭힘 피해가 무망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Hong et al., 2024; Nguyen et al., 2023)와는 일치하나, 무망감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예측한 Dilmaç (2017)의 연구결과는 지지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이 추측할 수 있다. 첫째,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으로 인해 무망감을 경험하더라도 아동이 온라인에서 활동하게끔 하는 매개체가 없으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을 통해서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했던 것을 감안하면,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아동의 경우에는 무망감을 느끼더라도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노출되는 기회가 거의 없게 되어 이를 행할 가능성이 작을 수 있다. 둘째, 본 연구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변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Siyahhan, Aricak과 Cayirdag-Acar (2012)에 따르면 또래괴롭힘 피해에 대해 성인에게 보고한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들보다 무망감이 낮았다. 또한 Gao, Chan, Chen과 Zhong (2023)은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이 느끼는 사회적 지지가 약한 경우 더 높은 무망감을 경험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통제하지 못한 다른 변인들로 인해 무망감의 영향이 상쇄되었을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예방을 위해서는 또래괴롭힘 피해 감소 전략을 함께 다루는 것이 권장된다(Wright & Li, 2013). 즉 피해경험은 새로운 가해자를 양산하여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기에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보다는 피해-가해의 악순환에 초점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오프라인에서의 피해자가 온라인에서는 가해자로 뒤바뀌어 훨씬 더 많은 사이버불링 피해자를 만들 수 있으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폭력을 함께 다루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현행 학교폭력 및 사이버불링 예방 정책에는 이러한 관점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S. Kim & Lee, 2023). 이는 사이버불링 예방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인데, 교육부의 ‘사이버어울림 프로그램’ 및 ‘사이버스(cyverse)’에서는 사이버불링과 관련된 역량(공감, 의사소통, 자기존중감 등)을 증진하는 데만 초점을 두고 있으며 오프라인 폭력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향후 개발되는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예방 프로그램은 피해-가해의 순환에 초점을 두는 것이 권장된다(Serber, 2012). 이를 통해 또래괴롭힘 피해로 인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하게 된 아동들을 단순한 가해자로 보고 교육과 선도를 강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들이 이전의 피해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를 경감시킴으로써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예방하는 더욱 효율적인 개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S. Kim & Lee, 2023).
둘째,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의 무망감 감소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피해로 인해 높은 무망감을 겪게 되면 인터넷을 과도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iyahhan 등(2012)에 따르면 또래괴롭힘 피해 사실을 성인에게 보고한 아동은 무망감이 낮았다. 그러나 대다수 아동은 피해를 보고하더라도 괴롭힘이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Ben-Hayun & Perry-Hazan, 2023). 그러므로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에게 피해 사실을 교사, 상담사나 부모 등 성인에게 보고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미 피해로 인해 아동의 무망감 수준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근거 기반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유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인지행동치료(J.-W. Kim & Kim, 2024), 합리적 정서행동치료(Stewart & Bernard, 2023)의 원리를 적용하여 피해 아동의 부정적 자기개념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런데 무망감에 대한 개입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려울 수 있다.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에게 효과적인 프로그램은 1회 60분씩, 주 2회, 10-14회기 정도는 진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입이 빈번할수록 효과는 더 높아졌다(J.-W. Kim & Kim, 2024). 이처럼 피해 아동의 무망감 경감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동시에 즉각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목표로 인터넷이 아닌 다른 긍정적인 방식으로 무망감을 해소하는 방안을 아동과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교사나 상담사는 피해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점검하고, 만약 그 수준이 과도하다면 이를 줄이는 대신 다른 활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권장된다. 초등학생의 인터넷 사용시간에 대해 홍콩과 호주 정부는 2시간 이내를 권장하고 있다(Joshy & Hinkely, 2021; Student Health Service, 2014). 그러나 우리나라 초등학교 고학년의 일일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이를 크게 웃도는 5시간 20분이었다(KPF, 2022). 본 연구대상 중 또래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는 아동들의 일일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약 3시간 10분으로 전국 조사에 비해 짧은 편이었으나 역시 권장 시간을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피해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는 개입은 상당히 어려울 수 있으므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또래괴롭힘 피해 아동의 인터넷 사용시간이 과도할 경우 교사나 상담사는 피해 아동이 인터넷을 통해 어떠한 정서적 욕구를 충족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에 공감해 주되, 이를 인터넷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을 아동과 함께 마련해야 한다. 또래관계 개선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교내외 동아리 및 클럽 활동, 혹은 지역사회 내 또래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피해 아동에게 부족한 소속감을 증진하고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I. Song, 2019). 또한 많은 경우 아동은 주로 가정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기 때문에 부모에게도 자녀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제한할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Kowalski, Limber, & McCord, 2019). 이때,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특성상 인터넷 사용시간을 부모가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시기는 자율성이 높아지는 시기로 부모의 제한에 대해 반발심을 가지기 쉽기 때문이다(H. J. Kim & Jeong, 2015). 따라서 부모에게는 자녀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점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녀와 협의하여 수용할 수 있는 인터넷 사용 규칙을 설정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이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에 미치는 인과적 구조를 밝히는 데에 기여하였으나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본 연구대상의 인터넷 사용시간은 권장 시간을 초과한 수준이었으나 또래괴롭힘 피해경험, 무망감,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의 평균은 매우 낮았다. 그러나 본 연구대상 중 2023년 3월부터 조사 당시(10-11월)까지 한 번이라도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한 적이 있는 아동은 전체의 28.9%, 또래괴롭힘 피해를 당한 아동은 25.5%로 전국 단위 전수조사(MoE, 2023; 각 4.6%, 3.9%)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설문 문항, 표집 방법과 대상 기간이 상이하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려우나 본 연구대상의 피해와 가해 경험률은 낮지 않았으나 빈도는 낮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세 변인 모두 평균이 낮은 데 비해 표준편차는 크지 않아 측정 변인의 변산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로 인해 변수 간의 영향이 실제보다 과소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Eledum, 2017). 실제로 본 연구에서 매개효과의 경우 경로는 유의하였으나 부트스트래핑 결과 95% 신뢰구간의 하한값이 0.001로 0을 약간 벗어난 수준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함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며, 사이 버불링 가해행동과 또래괴롭힘 피해경험 빈도가 높은 아동들에게 일반화하는 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후속 연구에서는 피해와 가해의 빈도가 높은 아동들도 포함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 포함된 변인들은 모두 아동의 자기보고로 측정되었다. 사이버불링의 경우 부모나 교사에 의해 감지되기가 어려우며 또래괴롭힘 역시 또래 간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자기보고 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Chun, Lee, Kim, & Lee, 2020). 그러나 사회적 바람직성이나 회고식 응답 방식의 한계로 인해 측정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또래보고 방식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J. Song & Oh, 2015). 셋째, 본 연구에서 인터넷 사용시간은 총량으로만 측정되었다. 그러나 선행연구에 따르면 어떤 목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사이버불링을 경험하는 빈도가 다를 수 있다(Navarro, Serna, Martínez, & Ruiz-Oliva, 2012). 따라서 향후 연구 시 주된 인터넷 사용유형에 따른 사용시간을 고려하여 본 연구의 모형을 검증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첫째, 초등학교 고학년의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은 또래괴롭힘 피해경험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힘과 동시에 오프라인에서의 피해가 온라인에서의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사이버불링 가해행동 간의 관계가 어떠한 경로에 의한 것인지를 밝혔다는 의의가 있다. 둘째, 초등학교 고학년의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이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사이버불링 가해행동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중재하기 위해서는 또래괴롭힘 피해를 함께 예방해야 한다는 점과 더불어 피해 아동의 무망감과 인터넷 사용시간 등 기존에는 간과되었던 변인들의 영향을 밝혀 새로운 개입방안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초등학교 고학년의 사이버불링 가해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개입방안의 도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2024 Annual Spring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