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적용 사례연구: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을 중심으로
A Case Study on the Application of a STEAM Education Program for Children in a Community Child Center: Focusing on Creative Problem-Solving and Interpersonal Skill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observe the behavior of early grade elementary-school children enrolled in a community child center regarding creative problem-solving and interpersonal skills during the STEAM education program using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Methods
The 10th STEAM education program was conducted from May to July 2023 at a community child center. With the consent of the participants, six early grade elementary-school children from the community child center were selected. The collected data were investigated to determine qualitative changes in participants’ behavior and thinking. The data were analyzed according to the criteria for creative problemsolving and interpersonal skills.
Results
This study classified three stages of change in children while implementing the STEAM education program. In the 1st to 3rd sessions, the results were classified as “Problem-solving through profound exploration and observation” and a “Lack of interest and participation motivation” in creative problem-solving skills, and “Communication lacking consideration” in interpersonal skills. In the 4th to 9th sessions, they were categorized as “Idea presentation through divergent thinking” and “Perseverance toward achieving goals” in creative problem-solving skills and “Decision-making through role allocation” and “Sharing resources and cooperative communication” in interpersonal skills. In the 10th session, they were analyzed as “Effective self-expression and acceptance of others” in interpersonal skills.
Conclusion
This study is significant because it supports the development of creative problem-solving and interpersonal skills of children in a community child center through the STEAM education program. This suggests the potential to contribute to the diversity and quality improvement of community childcare programs.
Introduction
대한민국의 아동 돌봄 기능이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확대되면서, 공적 차원에서 다양한 아동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아동복지법 제52조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를 거점으로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보호,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아동복지시설이다. 지역아동센터 시설별 신고정원의 50% 이상은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 장애,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가정 아동 등 소득과 가구 특성을 기준으로 선정된 우선돌봄 아동이며, 일반아동은 50% 범위 내에서 등록 가능하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MOHW], 2024). 2022년 12월 말 기준 전국에 총 4,253개소 지역아동센터가 신고 및 운영 중이며 전체 이용 아동의 약 78%가 초등학생이라는 점에서, 지역아동센터가 학령기 아동에게 포괄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MOHW, 2023).
보건복지부의 2024 지역아동센터 지원 사업안내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아동의 욕구, 흥미, 적성을 파악하여 사업 계획을 실행하고 평가할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MOHW, 2024).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동의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운영이 미흡한 실정이다. 돌봄과 보호의 비중이 크고 아동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S. -J. Lee & Han, 2023), 주로 숙제 지도 및 교과 학습지도와 종이접기, 보드게임 등의 예체능 위주의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M. Kim & Park, 2016).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여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이 그들의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2019)의 2030 학습 나침반은 학생이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데 필요한 변혁적 역량을 강조한다. 변혁적 역량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갈등과 딜레마를 해소하며 책임감을 가지는 능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 과정에서 6개 핵심 역량으로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협력적 소통,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Ministry of Education [MOE], 2021). Partnership for 21st Century Skill (2019)에서도 ‘학습 및 혁신 기술’ 분야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 창의성 및 혁신, 비판적 사고 및 문제해결, 의사소통, 협력을 제안하였다. 이렇듯 미래 사회의 인재는 창의 융합형 인재로서 창의적이고 독특한 산출물을 고안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원만하고 협조적인 관계를 구성해가는 역량을 갖춰야 함을 알 수 있다.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수렴적 사고와 확산적 사고가 작용하여 창의적 및 생산적 사고가 일어나는 문제해결 과정으로 정의된다(Treffinger, Isaksen, & Dorval, 1994). 이는 확산적 사고와 행동, 일반 영역의 지식 및 기능 기반, 특정 영역의 지식 및 기능 기반, 초점 맞추기와 과제 집착력, 애매모호함에 대한 참을성, 동기와 동기화 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포함한다(Urban, 1995). 대인관계능력은 사람들과 원만하게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대처하는 능력으로(Spitzberg & Cupach, 1989),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과정이다(Swensen, 1973). 지역아동센터는 학교 밖 교육과 돌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장소이므로 아동에게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보아 연구에 참여한 지역아동센터에 맞추어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였다.
STEAM교육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Mathematics)의 약자로 두 가지 이상의 교과 내용을 통합하는 접근을 의미하며(Lindeman, Jabot, & Berkley, 2013; Sharapan, 2012), 국내에서는 융합인재교육으로 명명하여 사용되고 있다. 이는 과학 및 수학 교육에 기술과 공학을 연계하는 STEM(Bybee, 2010)에 예술을 포함하여 해석하는 교육이다(Yakman, 2008). 융합인재교육은 창의성, 문제해결력, 융합적 사고, 관련 교과 지식 및 기술 습득 등의 인지적 측면과 더불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흥미와 관심, 사회성과 협력, 자기조절 능력 등의 정의적 측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 Kang & Jin, 2019; S. Lee, Kim, Lee, & Lee, 2017; J. Sung, Lee, & Chun, 2023).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융합인재교육(Baek et al., 2011)은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지역아동센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을 대상으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에 참여한 아동들의 행동 양상을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을 중심으로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초등 고학년 교육과정이 분절된 교과 중심의 접근을 취하는 것과 달리, 초등 저학년 교육과정은 교과 지식 간의 통합적 접근을 강조한다(Jung, Ahn, & Lee, 2022). 이 시기에 융합인재교육을 경험하는 것은 관련 교과 영역에 흥미와 관심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Bagiati, Yoon, Evangelou, & Ngambeki, 2010; DeJarnette, 2012). 또한, 초등 저학년 아동은 타고난 과학자와 공학자처럼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 세계를 탐색하고 구성하는 데 적합한 발달 단계에 있다(Chesloff, 2013; Moomaw, 2012).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은 다양한 교과 영역을 자연스럽게 연계하는 학습 경험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타인과 긍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은 실생활의 문제를 제시하여 학생이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고 내용 및 과정 지식과 문제해결전략을 확장하기에 적절한 교수 방법이다(Ko & Hong, 2021). 이는 학습자가 구성주의를 토대로 비구조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별 자기주도 학습과 소그룹의 협력 활동을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학습하도록 한다(Hmelo-Silver, 2004). 본 연구는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초등 저학년 아동들을 대상으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 문제중심학습을 주요 교수-학습 방법으로 사용하여, 또래와의 협력을 통해 실생활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아보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아동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의 변화 과정을 관찰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속에서 지역아동센터 이용 초등 저학년 아동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에서 보이는 변화를 결과가 아닌 그 과정 자체에 중점을 두어 살펴보는 것이다. 또한, 한 기관에 있는 소규모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을 대상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동들의 경험, 학습, 감정, 소통 등을 탐색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질적연구방법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지역아동센터 초등 저학년 아동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 함양을 지원하고, 지역아동센터 내 교육복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아동센터 초등 저학년 아동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에 대한 경험과 변화는 어떠한가?
Methods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S구에 위치한 A지역아동센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경험과 그 의미를 분석하였다. 연구기관은 S구 지역아동센터 27개소 중 초등 저학년 아동이 이용 중이며 조사 당시 프로그램 참여에 협조한 A지역아동센터로 선정하였다. 서울특별시 S구는 아동친화도시 상위단계 2차 인증을 받은 지역으로 아동 청소년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공공돌봄시설을 마련하고 아동·청소년 참여예산제를 반영하는 등 다양한 아동친화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A지역아동센터는 센터장 1인과 사회복지사 1인의 운영 아래 현재 35명의 초, 중, 고등학교 학생이 등록되어 있다. 이용 아동 중 가장 높은 비율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초등학생은 28명, 그다음으로 중학생이 4명, 고등학생이 3명이다. 센터 내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관리와 숙제 지도, 멘토링 활동과 같은 기본적인 교육 및 돌봄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외 체험학습, 우쿨렐레 연주, 요리 활동 등 기타 특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연구진은 기관과 학부모, 아동의 동의를 거쳐 방과 후 A지역아동센터 활동에 참여하는 초등 저학년 6명(1학년 1명, 2학년 4명, 3학년 1명) 전원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 아동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하였으며 가명을 사용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연구자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소재 S대학교의 아동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원 석사과정 학생 2명, 학부생 2명과 아동학 교수에 의해 수행되었다. 석사과정생 2인은 현장 실행연구를 수행하여 학술 논문을 출판한 경험이 있고, 여러 연구 프로젝트의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하며 아동 관찰 및 연구방법 훈련을 받았다. 학부생 2인은 유아교육기관 수업 보조 및 실습에서 유아의 놀이를 지원하였고, 질적 수준 평정에 대한 관찰자 훈련을 받고 해당 척도를 이용하여 실외놀이터의 놀이 시설과 아동의 놀이방식을 평가하는 연구 보조 경험이 있다.
본 연구는 교수와 학생이 함께 팀을 구성하여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교내 연구 학습공동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었고 해당 프로젝트에 제출한 연구계획서가 선정되어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연구팀 구성원 모두 융합인재교육, 문제중심학습, 질적연구방법에 관한 선행연구들과 문헌을 조사하고, 분석(Analysis), 설계(Design), 개발(Development), 실행(Implementation)과 평가(Evaluation)의 앞 글자를 딴 ADDIE 모형(Friedman & Friedman, 2011)에 따라 연구 방법과 절차를 구체화하였다. 또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실행하고 결과 자료를 분석하는 등의 전반적인 과정을 함께 논의하며 수행하였다.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 절차
본 연구의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은 2023년 4월 3일~7월 21일 동안 ADDIE 모형을 기반으로 분석, 설계, 개발, 실행, 평가 순으로 진행되었다. ADDIE 모형은 체계적이고 순환성을 지원하여 커다란 유연성을 제공한다(J. Sung, Lee, & Park, 2020). 본 연구에서는 순환 반복형의 과정(iterative and cyclical process)을 나타내는 ADDIE 모형의 개발 절차를 따랐다.
선행연구 프로그램 분석(Analysis)
2023년 4월 3일부터 4월 27일까지의 분석 단계에서는 국내외에서 적용한 초등학생 대상 융합인재교육, 문제중심학습 프로그램을 분석하였고 두 교육내용 및 방법 간의 연계 등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고찰하였다. 또한, 전반적인 지역아동센터의 프로그램 현황과 요구도를 살펴보았다. 국내에서 보도된 기사를 살펴보며 최근 초등학교 아동과 연관된 실생활 문제들을 조사한 결과, 초등 저학년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양질의 실외 놀이시설이 부족하고, 아동의 실외 놀이 시설에 대한 요구가 높아 다양한 놀이 시설의 보충과 놀이터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아동이 직접 놀이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지역 놀이터 설계에 참여하며 놀이터를 재구성하는 사례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2015년 창의어린이놀이터 ‘꿈틀’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에서 인근 어린이집 및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과 어린이디자인단을 구성하여 아동 참여형 놀이터를 기획하고 디자인한 사례가 있었다. 아울러, 문제중심학습에서의 문제는 비구조화, 실제성, 관련성, 교육과정에 기초하는지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선행연구들(J. Choi & Jang, 2010; Y. Jo, 2006; I. -H. Park, 2020)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최근 지역사회의 이슈를 반영할 수 있는 문제로 ‘우리들의 놀이터 설계하고 만들기’라는 프로그램 주제를 선정하였다.
설계(Design)
2023년 4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의 설계 단계에서는 앞서 분석 단계에서 살펴본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우리들의 놀이터 설계하고 만들기’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의 주제를 구체화하였으며, 아동들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원만하고 협조적인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을 프로그램의 목표로 설정하였다. 학습자 중심의 문제해결 과정을 중시하는 융합인재교육과 연계하기에 적합한 문제중심학습을 프로그램의 교수-학습 방법으로 선정하였다. 융합인재교육 요소와 문제중심학습 단계를 고려하여 10차시 프로그램 목표와 활동을 설계하였다. 또한, 2022 개정 초등 교육과정과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간의 수준 연계를 위해 프로그램 주제와 연관되는 과목별 세부 내용을 확인하였다.
Table 2는 융합인재교육과 문제중심학습의 단계에 따른 10차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의 활동 주제 및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프로그램 차시별 활동 주제를 중심으로 수학, 과학, 국어, 사회, 미술 과목의 성취기준과 연계된 활동을 구성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Appendix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목별 성취기준을 첨부하였다. 아동이 통합된 교과 지식을 학습할 수 있도록 융합인재교육의 교과 내용 요소인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결합하여 차시별 활동을 배치하였으며, 해당 활동 목표 옆에 과학(S), 기술(T) 등 각 교과의 앞 단어인 약어를 표시하였다. Table 2의 프로그램 2차시 예를 보면, 마쉬멜로우와 스파게티면을 가지고 탑을 만들어보는 활동은 과학(S), 공학(E), 예술(A), 수학(M)의 교과 내용이 통합되었고, 2022 개정 초등 교육과정 2학년 수학과 4학년 미술과 연결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Table 2에 제시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의 1-3차시에는 놀이터를 설계하기에 앞서 건축물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배우도록 설계하였다. 이때 평면도형과 입체도형에 대한 개념 및 특징과 삼각형을 활용한 트러스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는 활동을 구성하였다. 4-5차시에는 마인드맵과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놀이터에 대한 아동의 인식을 점검하며, 국내외 창의적인 놀이터 사례를 참고하여 놀이터를 설계하고 이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논의하도록 구상하였다. 6차시에는 아동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고안을 돕기 위해 실제 창의 놀이터에 방문하여 다양한 놀이기구를 체험해보도록 하였다. 7-9차시에는 아동들이 설계한 놀이터를 함께 제작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10차시에는 완성된 놀이터의 안전 수칙과 이용 대상 연령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발표하는 시간을 구성하였다. 프로그램 평가는 아동의 활동 소감과 연구자 자체 평가를 실행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개발(Development)
2023년 5월 12일부터 5월 25일까지의 개발 단계에서는 계획된 10차시의 프로그램의 적절성을 교육학과 박사과정생 1인과 현직 초등학교 교사 1인, 서울시교육청 주무관 1인에게 검토받았다. 2022 초등 교육과정과의 연계성, 프로그램의 구성 및 체계 등을 중심으로 검토받은 결과, 차시별 활동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자연스럽게 연계되어야 하고 아동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과 평가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짜임새 있게 프로그램을 조직화하였다. 이후 연구 참여동의서와 인터뷰 질문 내용을 개발하고 차시별 활동 계획안과 교수-학습 자료, 반성적 저널 양식을 제작하였다. 연구진은 아동이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도 구조화된 교수-학습 단계가 포함된 의도적 교수(intentional teaching)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차시별 활동 계획안을 준비하였다. 각 활동 계획안에는 활동 주제 및 목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목 요소 및 성취기준, 활동 내용이 포함되었다. 특히, 활동 내용에는 예상되는 아동의 반응에 따른 교사의 발문을 간단하게 작성하였다.
교수-학습 자료에는 아동들이 도형에 관한 지식을 구조물 만들기에 응용해볼 수 있도록 교구, 여러 각도의 에펠탑 사진, 마시멜로우와 스파게티면을 포함하였다. 또한, 아동들이 놀이터 기획 및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국내외 창의적인 놀이터 사진도 참고자료로 준비하였다. 개발 단계에서 연구진이 활동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 재료에 더불어 프로그램 실행 시 아동들이 직접 선정한 재료를 준비하였으나, 아동들은 이후 놀이터를 직접 구현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재료들을 요청하였다. 이에 연구진은 ADDIE 모형에 따른 실행과 평가를 반복하며 아동들이 요청한 재료들을 추가로 제공하였다. 구체적인 재료 종류 및 구성은 Table 3과 같다.
실행(Implementation) 및 평가(Evaluation)
2023년 5월 26일에는 본 연구 참여에 동의한 지역아동센터에 방문하여 참여 아동 6명, 센터장 1인, 사회복지사 1인과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진은 아동들에게 학업에서의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는 방법, 평소 즐겨하는 놀이에 대해 질문하였고, 아동의 특성과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 정도를 파악하였다. 순환 ADDIE 모형에 따라 개별 아동들의 응답은 이후 설계 및 개발 단계에서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되었다. 아동들은 생활반경에 있는 놀이터 두 곳 모두 이용 연령이 낮고 놀이기구 종류가 적어 놀이기구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놀이를 만든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아동들은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선생님과 또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혼자 해결하거나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응답하였다.
이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A지역아동센터의 운영 정보, 참여 아동의 인구학적 배경 및 개별 특성,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 프로그램 진행 시 유의 사항 등을 확인하였다. 센터장과 사회복지사는 A지역아동센터에서 주로 보호 및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을 시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융합인재교육에 관하여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통해 센터 내에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시에 프로그램 적용 가능성에 대해 검토받은 결과, 센터 종사자는 아동들이 연구진과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아동들의 참여를 격려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연구진은 프로그램 실행 동안 아동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포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였다. 또한, 프로그램 6차시에 안전상의 우려로 실외 창의놀이터보다는 센터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실내 놀이터를 방문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반영하여 서울특별시 N구에 위치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놀이기구가 갖춰진 실내 놀이터를 체험하는 것으로 수정하였다.
2023년 5월 28일에는 프로그램 실행에 앞서 센터를 재방문하여 아동들과 함께 놀이하며 라포(rapport)를 형성하고 보완한 프로그램의 내용 수준을 자체적으로 검토하였다. 자기주도학습 수준은 학습자의 특성에 의해 결정되므로(Loyens, Magda, & Rikers, 2008), 아동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차시별 활동과 교수적 개입을 조정하여 아동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였다. 2023년 5월 31일부터 7월 3일까지는 10차시 프로그램 활동을 실행하였다. 프로그램은 아동들의 하교 후 센터 내 교육 및 돌봄 프로그램 시간을 제외하여 2시간 동안(15:00-17:00) 진행되었다. 활동 시간에는 교구 배치, 수업 준비 및 주의 집중, 화장실 이동과 정리 시간 등이 포함되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안 초등학교 재량 휴업일, 사설 교육기관 참여, 개인 사정 등으로 인해 매 차시 참여 아동 수에 변동이 있었고, 프로그램 실행 시작 당시 노인 요양 시설과 같은 건물에 위치하였던 지역아동센터는 프로그램 실행 도중 같은 구에 있는 교회 건물로 이전하여 센터의 위치와 프로그램 실행 공간이 변경된 바 있다.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순환 ADDIE 모형에 따라 선행연구 프로그램 분석, 설계, 개발, 실행 각 단계에서의 평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연구진은 프로그램 수정과 평가를 반복하며 차시별 활동을 실행하고 아동들을 관찰하였으며, 아동 평가와 연구자 자체 평가를 통해 도출한 피드백을 프로그램 적용에 반영하였다. 아동 평가는 매 차시 활동이 마무리될 때쯤 아동들에게 해당 활동에 대한 만족도와 그 이유, 앞으로 기대하는 점 등의 소감을 질문하여 이루어졌다. 연구자 자체 평가는 개발한 반성적 저널 양식에 따라 프로그램 실행 동안 작성하여 활용하였다.
자료수집
본 연구는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조직 및 순서화하고, 아동들이 경험하는 창의적 사고와 소통의 변화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에는 인터뷰 결과지, 10차시 활동 계획안, 사진 및 동영상, 프로그램 일지 및 관찰 기록, 차시별 활동 결과물, 아동 활동 소감, 반성적 저널 등이 포함되었다. 연구에 활용된 모든 자료는 기관과 학부모, 아동의 동의를 얻은 후 수집되었다. 프로그램 실행 중에는 카메라 2대를 양쪽에 비치하여 모든 아동의 표정, 눈빛 등 비언어적인 표현까지 담을 수 있도록 녹화하였고, 책상 한가운데에 핸드폰을 두어 아동의 발언을 녹음하였다. 필요에 따라 아동들의 프로그램 참여 장면 및 차시별 활동 결과물을 사진으로 촬영하였다.
프로그램 각 차시에서 연구진은 주 교사 1명과 부 교사로 역할을 나누어 활동을 진행하였다. 프로그램 차시마다 연구자들은 주 교사를 교대로 맡으며 전반적인 활동을 주도하고 아동들의 반응을 감독하였다. 부 교사를 맡은 연구자들은 연구 진행을 보조하고 참여자들의 경험과 변화를 기록하기 위해 교사와 아동, 아동과 아동 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하였다. 특히, 프로그램 실행 동안 연구진은 각자 자신의 좌우에 앉은 아동들과 집중적으로 상호작용하였고, 아동의 행동 및 발화에서 유의미한 교육적 순간(teachable moment)이 관찰될 때 일화 기록 형식으로 기술하였다. 매 차시 활동이 끝난 후 연구진은 활동 진행 시 지원 내용과 개선점 등을 반성적 저널에 기록하였고, 아동의 활동 소감과 센터 종사자의 피드백을 종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분석 및 타당성
본 연구의 자료수집 후 분석에서는 기존의 융합인재교육과 문제중심학습, 창의놀이터에 관한 문헌자료를 검토하였고 프로그램 일지 및 관찰 기록, 녹음본과 사진 및 동영상 등의 자료를 결과 해석에 활용하였다. 프로그램 실행 중 연구진이 파악하지 못한 교육적 순간을 보완하기 위해 프로그램 종료 후 녹화 영상과 녹음본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직접 전사하였다. 또한, 아동들의 행동 반응을 일관성 있게 해석하기 위해 일화 기록과 전사 내용을 비교하며 분석하였다.
참여 아동의 행동 반응은 에믹 코딩(emic coding)을 통해 수집한 원자료에서 비슷한 의미와 패턴을 보이는 자료들로 정렬되었다. 이어서 에틱 코딩(etic coding)을 통해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에 따라 자료를 범주화하기 위해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을 살펴본 연구들에서 많이 활용된 척도를 준거로 선정하였다.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여러 이론을 종합하여 국내 교육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정의한 S. H. Jo (2001)가 개발한 창의적 문제해결력 척도를 사용하였다. 해당 척도는 초등학생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검사한 많은 연구(Hwang, 2015; S. Kang, 2018; K. Son & Lee, 2021; H. K. Sung, Kang, Moon, Kim, & Son, 2021)에서 활용되고 있는 도구로, 지식을 활용하는 인지적 기능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적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초등학생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살펴보기에 적절한 범위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대인관계능력은 자기 개방 및 타인 이해, 갈등 해결 등과 같은 대인관계능력의 공통된 요소를 포괄하며 각 요소가 상호작용한다는 관점에서 측정하는 대인관계 유능성 척도(Interpersonal Competence Questionnaire [ICQ], Buhrmester, Furman, Wittenburg, & Reis, 1988)를 C. D. Kim & Kim (1999)이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후 여러 선행연구(H. -W. Kim, Mun, Jeong, & Jeong, 2018; J. H. Kim, 2015; Seo & Song, 2024; H. S. Son, 2016)에서 초등학생의 대인관계능력을 측정하는데 적용되었고, 본 연구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동들의 대인관계능력 유지 및 발전과 같은 과정적 측면을 평가하기에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여 활용하였다.
연구진은 창의적 문제해결력 척도의 5개 하위요소(일반적 영역의 지식과 기능 기반, 동기적 요소, 특정 영역의 지식과 기능 기반, 비판적 사고, 확산적 사고)와 대인관계능력 척도의 5개 하위요소(처음 관계 맺기, 타인에 대한 불쾌감 주장, 자기 노출, 정서적 지지 및 조언, 대인갈등 다루기)와 연관성을 가지는 16개 코드를 도출하였다. 해당 초기 코드에는 실험하기, 차례 지키기 등이 포함되었다. 이후 원자료를 여러 차례 재검토하고 주요한 내용에 밑줄을 긋는 세그멘팅(segmenting) 단계를 거치며 유사한 형태와 의미를 구성하는 코드를 묶었다. 최종적인 연구결과에서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탐색과 관찰을 통한 문제해결, 흥미 및 참여 동기, 확산적 아이디어 제시, 끈기의 4개 범주로 통합되었다. 대인관계능력 또한 의사소통, 역할 분담, 자원 공유 및 협력, 자기표현 및 타인 수용의 4개의 범주로 구성되었다.
연구진은 온오프라인 회의를 통해 본 연구의 방향과 목적, 전반적인 연구 진행,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실행 및 평가에 대해 논의하였다. 연구자의 주관성을 경계하고 자의적인 해석을 배제하기 위해 연구자들 간에 전사한 자료를 교차 점검하고 반복해서 읽는 삼각검증법(triangulation)을 사용하였다. 또한, 프로그램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ADDIE 모형의 개발 절차에 따라 교육학과 박사과정생 1인과 현직 초등학교 교사 1인, 서울시교육청 주무관 1인에게 프로그램의 운영 절차와 구성에 관하여 검토받았다. 참여 아동의 발화와 행동을 관찰하여 프로그램의 수준과 내용을 확인하였고, 지역아동센터 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현실적인 적용에 관해 조언을 얻고 점검하였다.
Results
본 연구는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진행 순서에 따라 나타나는 아동의 행동과 사고의 점진적 변화를 프로그램 이전 차시들과 비교하여 도출하였다. 그리고 도출된 변화의 공통된 속성을 기준으로 1-3차시, 4-9차시, 10차시와 같이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하였다. 새로운 문제를 인식하면서 호기심, 지루함 등 각 아동의 고유한 특성이 드러나는 초기, 함께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간의 의견 교류와 협동 활동에 적응해가는 아동들의 변화가 관찰되는 중기, 아동 스스로 만든 결과물을 감상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확장된 표현 방법을 활용하는 후기 단계로 분류하였다.
프로그램 단계별 아동들에게 나타난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의 변화 양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프로그램 1-3차시에서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관련한 아동의 반응은 ‘주의 깊은 탐색과 관찰을 통한 문제해결’ 및 ‘흥미와 참여 동기의 부족’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대인관계능력은 ‘배려가 결여된 의사소통’이 관찰되었다. 둘째, 프로그램 4-9차시 아동의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확산적 사고를 통한 아이디어 제시’와 ‘목표 달성을 위한 끈기’로 나타났다. 이 시기의 대인관계능력은 ‘역할 분담을 통한 의사결정’과 ‘자원의 공유와 협력적 의사소통’으로 관찰되었다. 셋째, 프로그램 10차시에서 아동의 대인관계능력은 ‘효과적인 자기표현과 타인 수용’으로 구조화하였다. 다음은 프로그램 단계에 따른 아동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프로그램 1-3차시
창의적 문제해결력
주의 깊은 탐색과 관찰을 통한 문제해결 프로그램 초기에 아동들은 재료를 탐색하고 관찰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과학적 특성을 문제해결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쉬멜로우와 스파게티면으로 탑을 쌓는 2차시 활동을 계획하며 연구자가 예상한 아동의 반응은 마쉬멜로우에 스파게티면을 꽂아서 고정하는 방법이었고, 실제로 민수와 예지를 포함한 일부 아동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반면에 규민은 마쉬멜로우를 녹여 스파게티면에 접착하는 독특한 고정 방법을 고안하였다. 규민은 마쉬멜로우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손의 열감으로 마쉬멜로우를 녹일 수 있다는 점과, 마쉬멜로우가 녹으면 끈적해져 점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아동들은 일명 ‘마쉬멜로우 접착제’라는 규민의 방법을 활용하여 함께 더 높고 튼튼한 탑을 만들었다. Figure 1에서 규민의 마쉬멜로우 접착제 제작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민수와 예지가 마쉬멜로우에 스파게티면을 꽂아 높게 쌓아 올리고 있다. 그 옆에서 규민은 민수와 예지에게 “얘들아, 내가 접착제로 붙일게. 그러면 더 안 무너질 것 같아.” 라고 말하며 마쉬멜로우를 작게 뜯어 손으로 굴리고 있다. 민수와 예지가 마쉬멜로우에 꽂은 스파게티면에 규민은 끈적해진 마쉬멜로우 조각을 연결하고 있다. (2차시 관찰 사례)
아동들은 구조물을 만드는 동안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료의 성질을 활용한 방법을 생각해 냈다. 프로그램 3차시 활동에서 아동들은 트러스 구조의 다리를 만들어보았다. Figure 2에서 볼 수 있듯이, 민수는 다리의 견고함을 확인하고자 다른 아동들과 같이 그림책을 올려보았으나, 그림책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다리가 무너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민수는 낱개의 스파게티면 가닥을 꽂은 기둥이 다리의 상부를 지지하였을 때 기둥이 쉽게 무너진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다양한 각도에서 다리를 관찰하며 스파게티면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도출하였다. 이후 더 많은 가닥의 스파게티면을 두껍게 테이프로 묶어 일부 교각을 보수하였다.
현우와 지훈은 자신이 만든 구조물 위에 그림책을 올려보고 있다. 민수는 이를 보고 연구자에게 “선생님, 저도 (그림책) 올려볼래요.”라고 한다. 민수는 연구자에게 건네받은 그림책을 곧바로 자신이 만든 구조물 위에 올려본다. 스파게티면 가닥이 끊어지면서 구조물이 내려앉자, 민수는 “아, 무너진다.”라고 하며 구조물이 끊어지는 부분을 손으로 잡는다. 민수는 그림책이 올려진 구조물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그리고 한 손 가득 스파게티면을 가져와 반으로 나눈 스파게티면 묶음을 테이프로 감는다. 끊어진 스파게티면 가닥을 빼내고 스파게티면 묶음을 새로 구조물에 연결한다. (3차시 관찰 사례)
흥미와 참여 동기의 부족 한편, 활동에 낮은 흥미를 보이거나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고자 하는 자신감이 부족한 아동들도 관찰되었다. 참여 아동 중 가장 학년이 높은 지훈은 활동이 지루하다고 이야기하며 참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구자가 교구를 꺼내면서 “얘들아, 이것들을 이용해서 입체도형을 만들어보자.”라고 소개한다. 지훈은 연구자가 꺼낸 교구를 만지면서 “이거~ 알아요. 이거(교구) 끼워서 연결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질문하고 연구자는 “지훈이가 이해한 방법이 맞아.”라고 한다. 지훈은 “재미없어요. 아 시시한데.”라고 이야기하며 손에 쥐고 있던 교구를 내려놓는다. (1차시 관찰 사례)
주원은 활동 참여를 포기하고 다른 아동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는 다소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다. 주원은 평소 타인의 평가와 또래 간 비교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주원의 소극적인 참여 모습은 Figure 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원은 민수, 규민 옆에 앉아 마쉬멜로우에 스파게티면을 꽂고 있다. 그러던 중 연구자에게 “선생님, 저 이거 못하겠어요.”라고 말한다. 연구자가 주원에게 “주원아, 왜 못 할거 같니?”라고 묻자 주원은 “규민이는 이런 거(만들기) 잘 하는데 저는 잘 못 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고는 교실 한 모퉁이에 자리를 옮겨 앉아 민수와 규민이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2차시 관찰 사례)
대인관계능력
배려가 결여된 의사소통 프로그램 초기에는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부족한 아동들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아동들은 차례를 지키지 않고 자신이 구상한 것을 소개하거나, 연구자의 말에 집중하지 않은 채 재료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등의 다소 소란스러운 행동을 보였다. 아동들이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자세는 그날의 활동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도입뿐만 아니라 각자의 작품을 공유하는 마무리에서도 자주 관찰되었다.
연구자가 “오늘은 마시멜로우와 스파게티면을 이용해서 탑을 만들어 볼 거야. 어떤 탑을 만들고 싶니?”라고 묻자, 아동들은 동시에 하고 싶은 것들을 말한다. 예지는 “저는 고양이 탑이요.”, 규민은 “높은 탑이요.”라고 두 팔을 위로 뻗으며 이야기한다. 주원은 “저는 세모 모양 탑이요.”라고 말한다. 동시에 민수는 “마쉬멜로우 먹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하며 마쉬멜로우를 보고 있다. 연구자는 아동들에게 “얘들아, 너희가 동시에 말하니까 서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들을 수가 없어. 우리 한 명씩 이야기해보자.”라고 말하며 활동을 진행한다. (2차시 관찰 사례)
프로그램 4-9차시
창의적 문제해결력
확산적 사고를 통한 아이디어 제시 프로그램 중반에 아동들은 설계한 놀이기구를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재료를 정하기 위해 논의하였다. 프로그램 5차시에 예지와 주원, 지훈은 분수대를 만들기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아동들은 ‘물총’, ‘플라스틱 컵’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종류의 재료들을 떠올렸다. 지훈은 분수의 물리적 원리를 표현할 수 있는 사물인 ‘화장실 샤워기’를 생각해 냈다. 또한, 예지는 ‘실’을 가지고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아동들이 분수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독창적으로 분수대를 구상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아동들의 토의 모습은 Figure 4에서 볼 수 있다.
주원이 예지, 지훈에게 “분수대는 무엇으로 만들면 좋을까?”라고 물어본다. 지훈은 “물총”, 예지는 “플라스틱 컵”, 민수는 “샤워기”라고 말한다. (중략) 지훈이 “샤워기로 분수대를 만들면 어떨까?”라고 질문하자 예지는 “샤워기를 뒤집으면 물이 위로 나올 것 같아.”라고 답한다. 지훈은 “근데 샤워기는 화장실에 연결돼야 물이 나올 수 있어서 놀이터까지 (샤워기를) 가져오기 어려울 것 같아.”라고 말한다. 주원은 “그러면 물총은 어떨까? 물총은 우리가 쏘면 물이 올라오니까 (표현하기) 좋을 것 같은데.”라고 말한다. 지훈은 “오 좋은데? 물총은 크기도 다양하고 들고 다니기 편하잖아. 물총을 가운데에 붙일까?”라고 말한다. 주원은 “그렇게 하면(물총을 분수대 가운데 붙이면) 되겠다. 근데 물이 나오지 않을 때 분수대인 걸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다. 예지는 “실로 물을 표현하면 어때? 여기서 ‘물이 나와요’라고 알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대답한다. 주원도 “실을 철사에 고정하면 물이 나오는 모양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한다. 지훈은 “그래 좋아! 그럼 물총을 가운데 끼우고 겉에 실이랑 철사로 물을 표현하자.”라고 이야기하자 예지가 종이에 ‘물총’이라고 적는다. (5차시 관찰 사례)
아동들은 놀이터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여러 재료를 활용하여 다 각도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7차시에서 지훈은 트램펄린 만들기에 쓰이는 재료를 창의적으로 응용하는 사고 과정을 보여주었다. 현우와 예지가 원 모양의 클레이에 용수철을 붙여 전형적인 형태의 트램펄린을 만드는 동안, 지훈은 나무젓가락으로 트램펄린의 큰 뼈대를 구성하고 고무줄을 그물 형태로 엮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지훈은 일정한 힘으로 고무줄을 잡아당기면 반대편에 반동이 생기는 트램펄린의 탄성을 고무줄의 성질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지훈이 만든 트램펄린은 Figure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우와 예지가 용수철 위에 납작한 클레이를 붙이며 “트램펄린이다!”라고 말한다. 지훈은 자신이 만든 구조물을 들고 재료가 올려져 있는 책상으로 향한다. 지훈은 “튼튼하고 탱탱한 트램펄린을 만들고 싶은데.”라고 중얼거리며 고무줄을 꺼내 늘려본다. (중략) 지훈은 교차시킨 나무젓가락 4개에 고무줄을 감아 고정한다. 이어서 가위로 길게 자른 고무줄을 구조물의 각 모서리에 가로, 세로, 대각선 등 여러 방향으로 연결하여 묶는다. (중략) 연구자가 “지훈이는 트램펄린을 어떻게 만들고 있어?”라고 질문하자 지훈은 구조물 중앙에 있는 고무줄을 아래로 누르며 “고무줄이 생각보다 잘 튕겨서 고무줄을 묶어서 트램펄린을 만들었어요.”라고 설명한다. (7차시 관찰 사례)
목표 달성을 위한 끈기 프로그램의 차시가 거듭될수록 아동들은 높은 흥미를 보이며 자신이 정한 목표를 끈기 있게 해내고자 하였다. 프로그램 7-9차시 동안 주원은 세 명이 함께 탑승할 수 있고 모래 놀이터로 연결되는 미끄럼틀을 제작하였다. 8차시 활동이 끝난 후에도 주원은 자신이 만들던 미끄럼틀과 모래 놀이터 만들기에 몰두하였다. 프로그램 초기 단계에서 활동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주원은 열정과 끈기를 보이며 놀이기구를 완성하고자 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주원을 포함하여 아동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주어진 과제에 끝까지 몰입하였다.
주원은 뒤집은 플라스틱 컵에 빨대 묶음을 붙이고 있다. 연구자가 주원에게 “주원이는 무엇을 만들고 있는 거야?”라고 질문하자 주원은 “미끄럼틀이요. 이렇게 해서(여러 빨대를 묶어서) 세 명이 다 같이 앉을 수 있어요. (미끄럼틀은) 모래 놀이터 옆에 둘 거예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바로 모래놀이를 할 수 있거든요.”라고 대답한다. (중략) 연구자가 아동들에게 “얘들아, 정리 시간이야.”라고 말하며 만들기 시간이 종료됨을 알린다. 정리를 마친 주원은 연구자에게 “선생님, 저 계속 만들어도 돼요?”라고 허락을 구한다. 주원은 계속해서 미끄럼틀과 모래 놀이터를 수정한다. (8차시 관찰 사례)
대인관계능력
역할 분담을 통한 의사결정 상대방의 의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아동들은 프로그램 중반에 들어오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나누기 시작하였다. 프로그램 5차시에 아동들은 종이에 자신들이 상상한 놀이터를 표현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하였다. 지훈은 토의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이 진행자를 맡을 것을 제안하였고, 다른 아동들에게 토의에 관해 설명하며 참여 아동 중 기록자 역할을 맡을 것을 권유하였다. 민수와 예지도 기록자로서 토의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를 비치며 주도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구자는 “너희 혹시 토의에 대해 알고 있니?”라고 질문한다. 지훈이 손을 들면서 “네 알아요. 토의는 다 같이 회의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답변한다. 연구자가 “그래 맞아, 지훈이가 잘 알고 있구나.”라고 말한다. 지훈이 “제가 아니까(토의) 진행해 볼게요.”라고 하며 아동들에게 “토의할 때 진행하는 사람하고 회의 기록하는 사람이 필요해. 모두가 다양한 의견을 내는 게 토의야.”라고 소개한다. (중략) 지훈이 “그럼 내가 진행할게. 기록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질문한다. 예지가 종이를 들면서 “내가 적을래.”라고 말한다. 민수도 손을 들며 “나도. 펜 주세요. 나도 할래.”라고 말한다. (중략) 지훈이 “예지랑 민수가 기록하는 사람 하면 되겠다. 이제 진행하려는 데 우리 토의할 때 지켜야 할 규칙부터 정해볼까?”라고 말한다. 민수가 “누가 말하면 같이 들어주자.”라고 말하고 예지는 “천천히 말해줘. (글을) 적을 때 시간이 필요해.”라고 이야기한다. (5차시 관찰 사례)
또한, 아동들 모두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나누어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토의 진행자 지훈은 아동들에게 이전에 정한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테마를 언급하면서 각자 영역을 나누어 전체 놀이터를 그려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민수와 예지, 주원은 각자 그리고 싶은 놀이터 영역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맡을 역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반면 규민은 자신이 제안했던 꿀벌 놀이터 테마를 그리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예지와 지훈은 놀이터 그리기에 어떤 역할을 맡을지 고민하는 규민에게 주의를 기울여 ‘동물원 안에 꿀벌 놀이터 그리기’와 같은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지훈은 전지를 가리키면서 “우리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놀이터를 하기로 정했으니까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으로 나누어서 (놀이터를) 그리는 건 어때?”라고 묻는다. 민수가 “나는 동물원 놀이터를 그리겠습니다.”라고 하고 예지와 주원은 “아쿠아리움 놀이터 그릴래.”라고 말한다. 규민은 턱을 만지면서 “나는 어디를 그리지?”라고 말한다. 이를 본 지훈은 “고민 있어 규민?”이라고 물어본다. 규민이 “사실 지난번 내가 말했던 꿀벌 놀이터를 그리고 싶은데…”라고 이야기한다. 예지는 “동물원에 넣으면 될걸?”이라고 하고 지훈은 “꿀벌 놀이터 그리고 싶었구나. 전에 동물원 안에 꿀벌 놀이터도 넣기로 했으니까 규민이 네가 꿀벌(놀이터) 그릴래?”라고 질문한다. 규민이 “좋아. 내가 아주 제일 재밌는 꿀벌 놀이터를 그려주겠어!”라고 답한다. (5차시 관찰 사례)
자원의 공유와 협력적 의사소통 아동들은 ‘우리들의 놀이터 설계하고 만들기’라는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가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였다. 아동들은 놀이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소통하고 재료를 나누어 쓰는 모습을 보였다. Figure 6에서 볼 수 있듯이, 프로그램 7차시에서 민수는 색 모래로 모래 놀이터를 만들고, 예지는 아쿠아리움 영역의 바다를 표현하고 있었다. 민수는 예지에게 색 모래가 필요하다는 것을 정중히 설명하였고, 예지 또한 민수와 색 모래를 공유하고 있다는 상황을 이해하며 친절하게 색 모래를 나누어 주었다.
예지는 민수와 다른 편에서 우드락 위에 색 모래를 뿌리고 있다. 민수가 예지에게 “누나, 나 이 색깔 색 모래 좀 써도 돼?”라고 묻자 예지는 “응, 그럼.”이라고 대답한다. (중략) 예지에게 건네받은 색 모래를 다 쓴 민수는 예지에게 “누나, 나 모래 조금 많이 쓰게 될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아?”라고 물어본다. 예지는 이에 “응. 당연하지.”라고 답하며 사용하고 있던 색 모래를 민수에게 더 준다. (7차시 관찰 사례)
놀이터를 꾸미는 프로그램 9차시에서도 아동들은 협력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나무를 우드락 위에 세우는 데 어려움을 느낀 지훈은 다른 아동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예지는 함께 협력할 방안을 제시하며 자발적으로 지훈을 돕고자 하였다. 예지와 지훈이 설치한 나무를 본 민수는 나무에 수분이 공급되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솜으로 구름을 표현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아동들은 함께 솜으로 만든 구름을 나무 위에 붙이는 등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더욱 조화롭게 놀이터를 구성해 갔다.
지훈은 초록과 연두 색종이를 붙인 나무젓가락을 우드락에 꽂고 있다. 지훈이 “계속 (나무젓가락이) 쓰러지네. 어떻게 할까?”라고 질문하자 예지가 “오빠, 내가 도와줄게. 내가 젓가락을 잡을 테니까 오빠가 (우드락에) 테이프로 붙여 볼래?”라고 대답한다. 우드락에 나무젓가락을 붙이는 예지와 지훈을 본 민수는 “나무에는 물을 줘야지. 구름이 필요해. 구름은 솜으로 만들면 되겠다.”라고 말하며 솜뭉치를 가져온다. 민수는 “구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혼자는(혼자서 구름을 만들기에는) 너무 많은데. 도와줄 사람 있어?”라고 질문한다. 이를 들은 예지는 “나도 같이 구름 만들게.”라고 하자 민수가 “응 알겠어. 고마워!”라고 답한다. (중략) 예지는 민수에게 뭉친 솜을 건네며 “민수야 여기 구름.”이라고 한다. (9차시 관찰 사례)
프로그램 10차시
대인관계능력
효과적인 자기표현과 타인 수용 프로그램 마지막에 아동들은 놀이터의 안전 수칙과 이용 연령 범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토의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아동들은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으로 관찰되었으며, 이는 프로그램 초기 양상과 대비되어 나타났다. 진행자이자 기록자의 역할을 맡은 규민은 ‘놀이터 안에서 걸어 다녀야 한다.’, ‘뛰어다닐 수 있다.’ 등 대립하는 의견을 절충하여 ‘놀이터에서는 시야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뛰어야 한다.’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아동들은 수평적인 관계에서 의견을 교환하며 최선의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동들이 안전 수칙에 관하여 토의하는 모습은 Figure 7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규민이 종이에 글을 적고 있고 그 주위로 민수와 예지, 지훈이 모여 앉아 있다. (중략) 민수가 “놀이터에서는 뛰지 않고 걸어 다녀야 해.”라고 말한다. 이어서 예지는 “그래? 그런데 놀이터는 뛰어다니는 곳인데? 우리도 뛰면서 놀잖아.”라고 말한다. 지훈은 “‘놀이터에서 뛰면서 안전하게 논다’라고 하는 건 어때?”라고 대답한다. 규민은 민수와 예지, 지훈의 의견을 듣더니 “그러면 ‘놀이터에서 시야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뛰어야 해요.’ 콜?”이라고 묻는다. 지훈이 “그러면 되겠다.”라고 말하자 규민이 종이에 이를 받아 적는다. (10차시 관찰 사례)
또한, 놀이터와 놀이기구를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아동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제작 과정에서의 성취감을 느끼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아동들은 놀이기구에 어떤 재료가 쓰였는지,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유창하게 설명하면서 놀이터 모형이 실제 놀이터로 조성되기를 기대하였다. 특히, 민수의 관찰 사례에서 효과적인 자기표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객관적인 서술을 위해 아래의 관찰 기록에는 묘사하지 않았으나 연구자의 반성적 저널을 살펴보면, 민수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활기찬 목소리로 미끄럼틀을 소개하였다. 민수가 미끄럼틀을 소개하는 모습은 Figure 8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자가 카메라를 들고 민수를 집중해서 찍고 있다. 민수는 구조물을 가리키며 “이 놀이기구는 솜으로 만든 구름이랑 사다리가 있어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구름다리를 지나면 미끄럼틀을 탈 수 있어요. 그리고 모래 놀이터랑 미끄럼틀이 연결돼 있어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모래 놀이터에서도 놀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한다. (10차시 관찰 사례)
Discussion
본 연구의 목적은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서 지역아동센터 이용 초등 저학년 아동들의 경험과 변화의 과정을 살펴보는 데 있다. 연구에서는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을 근거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아동들의 유의미한 양상을 분석하였다.
프로그램 1-3차시에서 아동의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주의 깊은 탐색과 관찰을 통한 문제해결’과 ‘흥미와 참여 동기의 부족’으로 나타났으며, 대인관계능력은 ‘배려가 결여된 의사소통’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4-9차시에서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관련된 아동의 반응은 ‘확산적 사고를 통한 아이디어 제시’, ‘목표 달성을 위한 끈기’로, 대인관계능력은 ‘역할 분담을 통한 의사결정’, ‘자원의 공유와 협력적 의사소통’으로 관찰되었다. 프로그램 10차시에서 아동의 대인관계능력은 ‘효과적인 자기 표현과 타인 수용’으로 분석되었다. 연구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의 1-3차시에 나타난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의 양상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아동들은 주의 깊은 탐색과 관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동들이 재료의 탐색과 실험을 통해 구조물을 구성하고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는 과학과 공학, 수학의 결합된 지식이 강조되었다. 이는 과제를 수행할 때 관련 사물, 타인 등의 관찰을 통한 학습이 성공적이고 정확한 문제해결을 도왔다는 연구(Osman, 2008)와 유사하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2차시에서 규민은 손의 열로 녹인 마쉬멜로우를 접착제로 사용하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H. -J. Kim, Kim과 Lim (2022)은 관찰 능력이 뛰어난 아동일수록 다른 사람이 놓칠 수 있는 사물의 특징을 발견함으로써 창의적이고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고안해 냈다고 하였다. 또 다른 예로, 프로그램 3차시에서 민수는 실험을 통해 자신이 만든 다리의 응력을 점검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는 초등학생이 직관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를 통해 개념을 새롭게 조직하고 해결 방법의 적절성을 분석한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J. Park & Song, 2017). 특히, 프로그램 초반에 규민과 민수는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는 초등 저학년 아동이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주제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Y. -C. Jo, Jang과 Lee (2023)의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그러나 일부 아동들은 활동에 대한 낮은 흥미와 참여 동기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주원은 낮은 자신감을 보이며 활동 참여를 거부하였고, 지훈은 결과를 속단하여 활동에 대한 무관심한 감정을 표현하였다. Yoon, Yoon, & Lee (2022)의 연구에서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프로그램 시행 초기에 부담을 느끼며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부분은 본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되었다. 내재적으로 부여된 동기가 부족하거나 외재적 동기가 강한 아동일수록 학습 참여가 낮았다는 연구결과(D. Kim, Kwon, & Park, 2021)로부터 아동들의 부정적인 태도의 원인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동의 자발적인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아동의 자율성을 지지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데(S. Lim & Lee, 2020), 자율성은 아동의 내적동기를 높여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Deci & Ryan, 2000). 이에 연구진은 주원과 지훈을 포함한 아동들의 자율성을 지지하고 자기 주도적 참여를 촉진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프로그램 초반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의사소통 방식을 고수하는 아동들의 모습이 관찰되었다. 프로그램 2차시에서 아동들은 연구자와 다른 아동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자신의 의견만을 말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아동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 학습에 대한 이해와 참여 경험이 부족하였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동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공동체적인 책임을 지고 구성원의 능력과 기여를 존중하는 학습 방식인 협력 학습(Panitz, 1996)은 아동기의 대인관계능력 함양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과제의 결과보다는 상호작용의 과정을 강조한 협력 학습을 진행하여(Myers, 1991), 아동들 간의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다음으로, 프로그램의 4-9차시에서 아동들이 보인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은 아래와 같다. 아동들은 확산적 사고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새로운 방법으로 구조물을 제작하였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5차시 내 진행된 토의에서 아동들은 분수대를 만들 재료로 물총, 플라스틱컵, 실 등의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들을 떠올렸다. 이는 주제에 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아이디어 발상 기법인 ‘브레인스토밍’과 흡사하다. 브레인스토밍은 창의적 문제해결력의 여러 요소 중에서도 확산적 사고에 밀접한 도움을 주며(Katz & Chard, 1989), 이를 토대로 지적 능력, 동기와 같은 개인 특성과 창의적 분위기의 과정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집단 창의성(Siau, 1995)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 7차시에서 지훈은 나무젓가락과 고무줄을 활용한 창의적인 방식으로 트램펄린을 만들었다. 연구자가 제공한 일상 속 사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작하여 사용할 수 있는 개방적 놀이재료로, 이는 창의적 사고를 발휘하는 과정에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필요하다는 Rogers (1954)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관찰된 아동들의 양상은 Guilford (1967)의 확산적 사고를 구성하는 요소 중 많은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유창성’과 독특한 연합을 산출하는 ‘독창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동이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끈기 있게 몰입하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프로그램 8차시에 주원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놀이기구를 열의를 가지고 상세히 설명하였고, 활동이 끝난 후에도 놀이기구 제작을 마무리하고자 집중하였다. 주원은 자신이 상상한 놀이기구를 제작해봄으로써 과학과공학, 기술, 미술, 수학이 통합된 지식을 실제에 적용해보는 과정을 경험하였다. 초반에 참여도가 낮았던 주원은 프로그램 중반에 들어오면서 높은 몰입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관찰되었는데, 활동에 대한 주원의 흥미가 ‘놀이터 만들기’라는 목표 달성의 동기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흥미가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활동에 집중하도록 작용하며, 개인의 흥미가 환경과 일치할 때 작업이 지속된다는 선행연구(Nye, Su, Rounds, & Drasgow, 2012)와 유사하다. H. Lim (2010)의 연구에서도 초등학교 아동들의 몰입 행동이 활동에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며 능동적으로 활동을 이어 나가는 모습으로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원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과제를 수행하며 몰입(Csikszentmihalyi, 1990)을 통해 다른 아동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놀이터 제작을 완수하였다. 이는 주원의 내재적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개방적인 과정 중심의 프로그램 환경을 마련한 연구자의 역할과도 연관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뿐 아니라 주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아동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초반 단계에서 참여 동기와 상호 배려 의식이 결여되었던 아동들의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협동학습의 교수전략으로 토의를 제시하였는데, S. Y. Kim과 Hong (2018)의 연구에서 토의 수업이 초등학생의 학습 참여도, 의견 제시에 대한 자신감, 경청하는 자세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는 결과와 유사한 맥락으로 확인할 수 있다. 놀이터를 설계하는 프로그램 5차시에서 아동들은 토의에 대한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토의 참여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 그리고 싶은 놀이터의 영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였다. 이때 자신이 맡을 놀이터 영역을 고민하는 규민에게 적절한 역할을 제시하는 아동들의 세심한 태도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문제중심학습의 협동학습에서 동시다발적 상호작용으로 인한 학습자 간의 긍정적 상호의존과 개별적 책임(Olsen & Kagan, 1992)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아동들이 놀이터를 설계하는데 자료를 찾아보고 역할을 분담하는 것은 과학과, 기술, 공학 교과 요소가 통합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아동들은 물건을 함께 나누어 쓰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 인터뷰 당시 도움을 부탁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아동들의 응답과 달리, 놀이기구를 제작하는 프로그램 7차시부터 놀이터를 꾸미는 9차시에서는 아동들이 협동학습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데 익숙해진 것이 관찰되었다. 그 예시로 민수와 예지, 지훈을 포함한 아동들은 아쿠아리움 영역의 바다를 꾸미면서 색 모래를 나누어 쓰고 나무와 구름을 함께 구성하였다. 사회적 조망수용능력(Selman, 1971)을 가지고 상대방의 의도와 생각이 무엇인지를 추론하여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아동들의 친사회적인 모습은 문제중심학습에서 강조하는 내용과 연관된다. 선행연구들(Johnson & Johnson, 1989; Martin & Dowson, 2009)은 문제중심학습의 협동학습이 학습자 간의 상호수정의 기회를 증가시켜 불안감 감소와 동료에 대한 친밀감 및 신뢰감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프로그램의 10차시에서는 아동들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부여함에 따라 아동들의 능동적인 자기표현과 타인 수용이 관찰되었다. 이는 문제중심학습에서 교사가 학습의 안내자 및 촉진자로서 개입을 최소화하였을 때 아동의 주도성이 극대화되어 아동들이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B. Choi (2013)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이다. 이전 단계의 토의 경험을 토대로 놀이터 이용 연령과 안전 수칙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아동들은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능숙해진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놀이터 소개 영상에서 민수를 포함한 아동들은 언어·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놀이터에 대한 자신감, 성취감과 만족감 등의 긍정적인 정서를 드러냈다. 이는 아동들이 제작한 놀이터의 결과물보다는 놀이터를 만들고 소개하는 과정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동기 이론에서 제시하는 숙달 목표는 수행 목표보다 긍정적인 정서 경험과 더욱 연관되며(Ames & Archer, 1988; Anderman, 1999; Kaplan, Middleton, Urban, & Midgley, 2002; Urdan, 1997), 이는 노력이나 연습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숙달 지향적 믿음이 아동으로 하여금 점진적으로 도전과제를 시도하도록 도운 것(Blackwell, Trzesniewski, & Dweck, 2007)으로 유추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 중 하나는 지역아동센터의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센터 내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동들과 활동을 진행하도록 제공된 공간이 좁고 어두워 아동들이 활동 중에 이동하고 집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놀이터를 주로 제작하는 5차시의 기간 동안 아동들이 만든 놀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센터 위 교회의 화장실에 보관하기도 하였다. 이에 아동들은 연구진의 계획처럼 센터 공간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자신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고 놀이터 제작에 관한 확장된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하였다. 아울러, 프로그램 사전에 지역아동센터의 센터 종사자, 학부모로부터 아동의 연구 참여와 내용에 대한 동의를 얻었으나,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센터 내 공유된 이해가 부족하였고, 본 프로그램과 연계된 아동들의 자기주도 학습 시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문제중심학습 기간에 소그룹 활동 외의 할당되는 자기주도학습은 학습 효과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연구된 바 있다(Schmidt, 2004). 따라서, 효과적인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는 기관 안에서 수업과 소그룹 활동, 자기주도학습 등 3가지 차원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 참여 아동 간 발달 수준의 차이가 커 아동마다 프로그램 참여 동기 및 참여 정도가 달랐다. 예를 들어, 현우의 경우 과제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고 주의가 산만하여 또래와 협력하기 어려워하였고,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유창하게 표현하지 못하였다. 참여 아동들이 활동에 임하는 동안 현우는 다른 아동들의 행동을 단순히 모방하거나 주제와 상관없는 종이접기를 하였다. 이로 인해 연구진은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현우의 유의미한 행동과 변화 과정을 관찰하지 못하였다. 아울러, 학년 간 차이보다 개별 아동 간 특성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초등 3학년 지훈은 토의 및 역할 분담에 대한 사전 경험을 바탕으로 1, 2학년 아동들을 이끈 반면에 2학년 아동들 간에는 지적 호기심과 배경지식의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아동마다 스캐폴딩(scaffolding)의 정도를 다르게 조정하여 활동을 진행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더 다양한 개인적 특성과 배경을 가진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연구하며 아동들의 프로그램 참여 효과 및 변화에 대한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은 아동에게 친밀한 실생활 속 문제인 놀이터를 주제로 설정하여 지역아동센터 초등 저학년 아동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연구진은 프로그램 안에서 아동들의 경험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아동의 창의적인 사고와 긍정적인 정서 및 소통 과정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궁극적으로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질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을 확인하였음을 시사한다. 공적 차원에서의 대표적인 보호 및 복지 기관인 지역아동센터의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이 미래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사회적 관심과 국가적 지원이 요구된다.
Acknowledgements
This study was supported by the 2023 first semester Co-Deep Learning Project of the Knowledge Center for Innovative Higher Education in Sungkyunkwan University.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2023 Annual Fall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