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 집행기능 곤란, 언어능력의 구조적 관계 분석
Analysis on the Structural Relationship Between Second-Graders’ Prosocial Behavior, Mother-Child Interaction, Executive Function Difficulty, and Language 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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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Objectives
Despite being an important period in the development of prosocial behavior, the early school-age period of children’s lives has not received much attention. Moreover, few studies have identified the roles of executive function and language ability in the relationship between mother-child interaction frequency and early school-age children's prosocial behavior. Thus, this study sought to examine the mediation effect of executive function difficulties and language abilitie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mother-child interactions and prosocial behavior of second graders.
Methods
The subjects included 900 second graders, their mothers, and their teachers from the ninth wave of the 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 (PSKC).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EM) and bootstrapping were conducted with AMOS 26.0, SPSS 25.0, and PROCESS macro programs so as to examine the mediation effects.
Results
First, children’s language abilities and executive function difficulties showed a significant direct effect on prosocial behavior. Second, although mother-child interactions did not show direct effects upon children’s prosocial behavior among their peers, children’s executive function difficulty mediated the effect of mother-child interactions in regard to prosocial behavior. Lastly, children’s executive function difficulties and language abilities sequentially mediated the effect of mother-child interaction in regard to prosocial behavior.
Conclusion
These findings provide an in-depth understanding on early school-age children’s prosocial behavior. Furthermore, the findings suggest intervention for promoting development of prosocial behavior among early school-age children by identifying the roles of environmental, cognitive and linguistic factors. Focusing on enhancing children’s executive functions and language abilities is critical for early school-age children’s prosocial behavior development. These findings highlight the need for developing domestic intervention program for executive function difficulties of early school-age children so as to promote prosocial behavior.
Introduction
아동의 최초 기관 이용 시기가 과거에 비해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가 이어짐에 따라(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MOHW], 2018), 어린 시기부터 또래 및 교사와 같은 주요한 타인들과의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데 필요한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아동이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동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친사회적 행동은 아동이 도움을 제공한 대상으로부터 이후 도움을 되돌려 받을 가능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Vaish, Hepach, & Tomasello, 2018), 아동에 대한 제3자의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동은 다른 사람에게 친사회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또래보다 친사회적으로 행동하는 또래를 더 돕고자 한다(Malti et al., 2016). 교사 역시 친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동일수록 자신과 친밀하다고 지각하며,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S.-H. Kim, 2015). 이처럼 친사회적 행동은 아동에 대한 또래 및 교사의 선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친사회적 행동을 많이 보이는 아동은 학교 및 기관 생활에도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 오늘날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국내 연구는 대상 연령이 학령 전기인 3-5세에 집중되어 있으며, 학령기에 접어든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친사회적 행동은 학령 전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양상을 보이고(Malti & Dys, 2018), 특히 학령 초기 전후로 발달적 전환이 일어난다고 보고 되기 때문에(Malti et al., 2016; Ongley & Malti, 2014) 학령 초기에 집중한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의 발달 경로 검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친사회적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한 자발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로(Eisenberg, Fabes, & Spinrad, 2007), 아동이 친사회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구를 조절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Paulus et al., 2015). 따라서 목표 달성을 위해 주의를 집중하여 행동 및 정서를 조절하고 조직화하는 상위인지능력인 집행기능이 곤란한 아동은 친사회적 행동에서도 어려움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집행기능은 신경학적으로 전두엽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전두엽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인 만 7-9세에 크게 발달한다(Anderson, 2002). 친사회적 행동 역시 학령 전기와 학령 초기 사이에 크게 발달한다고 보고되는데(Ongley & Malti, 2014), 집행기능이 친사회적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 결과(Traverso, Viterbori, & Usai, 2020)를 고려하였을 때 집행기능의 발달이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같은 맥락에서 집행기능 곤란은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아동이 친사회적 행동을 하는 데 있어 언어능력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Hughes, Lecce, & Wilson, 2007). 다른 사람을 자발적이고 의도적으로 돕는 능력은 언어적 단서를 활용하여 상대방의 관점이나 정서를 이해하고 도움이 필요함을 알아차리는 능력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언어능력 중에서도 특히 어휘적용력과 언어유추력은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고, 단어 간의 인과관계와 의미 간의 위계 및 범주를 파악하여 새로운 관계성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인지적 언어능력으로서(J. G. Lee, Hyeon, & Choi, 2014) 친사회적 행동에 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아동의 언어능력이 이후의 친사회적 행동 발달을 예측한다는 연구결과(Girard, Pingault, Doyle, Falissard, & Tremblay, 2017)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몇몇 선행 연구들은 언어능력의 지체 또는 결함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유발할 수 있고(Han, Oh, & Kim, 2019), 언어능력 수준이 낮은 아동은 부모와 또래, 교사 등 주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결과를 검증하였다(Reid, Patterson, & Snyder, 2002). 그러나 대부분의 선행 연구의 대상이 4-6세 유아에 집중되어 있으며, 유아의 언어능력은 대부분 언어표현능력, 수용언어 능력 등 어휘력에 한정하여 분석한 것이고(Jung & Hwang, 2013; Shim, Lee, & Kim, 2016), 학령 초기 아동의 언어적 단서를 응용하여 실제에 활용하는 능력이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언어적 단서를 활용하는 능력인 어휘 적용력과 언어 유추력을 친사회적 행동에 선행하는 변인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집행기능과 마찬가지로 언어능력 또한 고차원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영역의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Garon, Brsyon, & Smith, 2008), 집행기능이 다양한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상위인지적인 정신활동(Barkley & Lombroso, 2000)이라는 점에서 언어능력에 선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아동의 집행기능과 언어능력 간 종단적 관계를 검증한 Weiland, Barata와 Yoshikawa (2014)에 따르면 집행기능은 이후의 언어능력을 예측한 반면, 언어능력은 이후의 집행기능을 예측하지 못하였다. Kaushanskaya, Park, Gangopadhyay, Davidson과 Weismer (2017)는 8-11세 아동을 대상으로 집행기능이 언어능력을 예측한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효과는 연령 및 IQ점수를 통제한 이후에도 유의하게 나타났다. 또한 아동이 외부로부터 제공되는 새로운 언어적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서는 집중력을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보를 머릿속에 보유하고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Diamond, 2013). 집행기능 곤란 수준이 높은 아동은 새로운 어휘와 같은 언어적 자극이 제공되어도 주의집중, 기억, 계획 및 조직화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하기 때문에, 집행기능 곤란은 자연스럽게 언어능력 결함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처럼 집행기능, 언어능력, 친사회적 행동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간 구조적인 관계를 탐색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연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바이다.
한편, 집행기능은 다른 신경인지기능에 비해 환경적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쉽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Noble, Norman, & Farah, 2005). 선행 연구에 따르면 학령 초기 아동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퍼즐이나 게임을 하거나 요리, 청소와 같은 집안일을 하는 경험이 많을수록 집행기능 곤란은 완화된다(Park & Kang, 2019; Seo & Kim, 2018). 이는 반복적인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아동이 외부의 반응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동 및 정서를 조절하고 주의 깊게 행동할 수 있게 되는 집행기능의 내면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 속 아동이 줄 서서 있어야 할 때 서 있지 않고 잘 벗어나는 등의 부주의하고 충동적인 행동은 어머니로부터 아동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피드백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아동이 행동을 하기 전 자신의 행동을 점검하게 되는 기회가 많아지고, 이를 통해 행동을 미리 계획하고 조직화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어머니와의 상호작용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아동은 상호작용을 충분히 경험한 아동에 비해 집행기능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 Wu, Tseng, Wu와 Chen (2016)에 따르면 어머니가 지각하는 모-자녀 상호작용의 빈도 및 친밀도가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 았다. 다른 결과로는 어머니가 자녀와 친밀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포함되어 평정된 양육태도가 아동의 집행기능을 매개로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가 보고된 바 있기 때문에(Kong & Lim, 2012),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집행기능에 의해 매개될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또한 E. Kim (2020)에 따르면 어머니가 자녀와 친밀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집행기능 곤란을 매개로 아동의 언어능력에 영향을 미쳤다. 집행기능이 언어능력에 선행하고, 언어능력은 친사회적 행동에 선행하기 때문에(Girard et al., 2017)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집행기능 곤란과 언어능력을 순차적으로 거쳐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집행기능 곤란과 언어능력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정리하면 선행 연구들은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 인지 요인, 언어 요인 및 환경요인의 종합적인 효과를 규명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다수의 선행 연구들에서 친사회적 행동 발달에 대해 중요시기로 주목되는 학령 초기 아동을 대상으로 분석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7-9세에 집행기능이 크게 발달하고(Anderson, 2002), 4-8세에 친사회적 행동의 발달적 전환이 일어나는 것(Malti et al., 2016; Ongley & Malti, 2014)에 더하여 언어능력 또한 시기적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언어 유추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아동이 어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유추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선행 연구에 따르면 언어유추는 9세부터 가능하다고 밝혀진 바 있다(Levinson & Carpenter, 1974). 따라서 모든 변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학교적응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맞닥뜨린 특수한 기간인 초등학교 1학년을 제외하였을 때 초등학교 2학년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학령 초기 아동 중에서도 초등학교 2학년의 친사회적 행동에 이르는 발달적 경로에 초점을 두고 모-자녀 상호작용, 아동의 집행기능 곤란 그리고 언어능력을 선행요인으로 설정하였다. 이를 통해 학령 초기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의 발달 경로를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이상의 고찰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도출한 연구 문제와 연구 모형(Figure 1 참조)은 아래와 같다.
연구 문제 1
모-자녀 상호작용, 아동의 집행기능 곤란, 언어능력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1-1. 모-자녀 상호작용의 빈도는 집행기능 곤란을 매개로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1-2. 모-자녀 상호작용의 빈도는 아동의 집행기능곤란과 언어능력의 순차적 매개를 통해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가 제공하는 한국아동패널연구(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 [PSKC])에서 9차년도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PSKC는 2008년도에 출생한 신생아 코호트 집단을 매년 추적하여 조사하였으며, 9차년도(PSKC, 2016) 기준 대상 아동들은 초등학교 2학년에 진학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변인에 대해 유의하지 않은 응답을 한 대상자들은 제외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자료 분석에 사용된 대상은 초등학교 2학년 남아 458명(50.9%)과 여아 442명(49.1%)으로 총 900명과 그들의 어머니 및 담임교사였다. 어머니의 평균연령 만 38.7세(SD = 3.69), 취업/학업 상태는 현재 취업상태가 402명(44.7%), 전업주부가 461명(51.2%), 기타 26명(2.9%)이었다. 어머니의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28.9%), 전문대 졸업(31.2%), 대학교 졸업(35.2%), 대학원 졸업(4.7%)이었다. 가구소득은 200만원 이하(4.3%), 201-400만원(39.8%), 401-600만원(38.9%), 601-800만원(10.5%), 801만원 이상(6.5%)이었다.
연구도구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
Early Childhood Longitudinal Study Kindergarten Cohort (ECLS-K)가 제공하는 Home environment, Activities, and Cognitive stimulation에서 모-자녀 상호작용을 묻는 문항 중 한국아동패널에서 사용한 10문항을 사용하였다. 문항들은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1차 번역 후, 추가로 제3자가 역번역한 것을 ECLS로부터 확인받았다. 아동의 어머니가 지난 한 주 동안 전혀 하지 않음(1점), 1-2번(2점), 3-6번(3점), 매일 함(4점) 4점 Likert식 척도에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10개 문항을 합산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모-자녀 상호작용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아이와 함께 퍼즐이나 게임을 한다.”, “요리, 청소, 상차리기, 애완동물 돌보기 같은 집안일을 아이와 함께 한다.”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모-자녀상호작용의 전체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82이다.
집행기능 곤란
H. Song (2014)이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작한 집행기능 곤란 척도(executive function difficulty screening questionnaire)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4개의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계획-조직화 곤란 11문항, 행동통제 곤란 11문항, 정서통제 곤란 8문항, 부주의 10문항으로 총 40문항이다. 아동의 어머니가 지난 6개월 간 아동이 보인 모습과 행동을 토대로전혀 아니다(1점), 가끔 그렇다(2점), 자주 그렇다(3점)의 3점 Likert식 척도에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집행기능 곤란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 행동을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스스로 행동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집행기능 곤란 척도의 전체 신뢰도 계수는 .94이며, 하위 영역별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계획-조직화 곤란 .88, 행동 통제 곤란 .84, 정서통제 곤란 .90, 부주의 .90이다.
언어능력
J. G. Lee 등(2014)이 제작한 다요인 지능검사(M-FIT)를 사용하였다. 초등생용 M-FIT는 총 6가지의 하위검사(어휘적용력, 언어유추력, 도식화능력, 수리력, 공간지각력, 추리력)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 중에서 언어능력(language ability)과 관련된 ‘어휘적용력’과 ‘언어유추력’의 두 하위 영역만을 사용하였다. 어휘적용력은 총 20문항으로 기본적인 어휘력과 문장의 정확한 이해 및 문맥에 맞게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는 능력을 측정하였으며, 언어유추력은 총 20문항으로 단어 간의 인과관계와 의미 간의 위계, 범주를 파악하고 분류한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성을 도출해 내는 능력을 측정하였다. 조사원의 안내에 따라 아동이 검사를 직접 수행했으며, 각 아동의 하위검사별 원점수, T점수, 백분위 점수가 산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언어유추력과 어휘적용력의 T점수를 합산한 후 두 점수 간 평균을 낸 점수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아동의 언어능력을 측정하였다. T점수는 평균이 50, 표준편차가 10인 표준점수로서 50점을 기준으로 이보다 위의 점수는 또래의 평균보다 높고, 이보다 밑의 점수는 또래의 평균보다 낮은 것을 의미한다. 즉, 두 영역의 평균 T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의 언어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전체 문항의 신뢰도 계수는 .86이며, 하위 영역별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어휘적용력 .82, 언어유추력 .77이다.
친사회적 행동
Goodman (1997)이 제작한 강점·난점 척도(Strengths and Difficulties Questionnaire [SDQ])의 하위 영역 중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을 사용하였다. 아동이 소속된 학급의 담임교사가 지난 6개월 동안 아동이 보여준 모습을 토대로 총 5문항을 전혀 아니다(1점), 다소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3점)의 3점 Likert식 척도로 평정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친사회적 행동을 많이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한다.”, “간식, 장난감, 또는 연필 등을 기꺼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나눈다.”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친사회적 행동 척도의 전체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86이다.
자료분석
자료 분석을 위해 SPSS 25.0 (IBM Co., Armonk, NY), AMOS 26.0 (IBM Co., Armonk, NY), PROCESS macro version 3.5 (Model 6; Hayes, 2018)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연구 문제에 따른 자료 분석을 진행하기 위해 사용된 통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측정변인의 기술통계 수치와 변인 간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둘째, 잠재변인와 측정변인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한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실시하고, 친사회적 행동의 발달 경로를 알아보기 위해 구조방정식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EM])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실시하였는데, 이때 총 간접효과만을 보고하는 AMOS는 매개변인이 두 개 이상으로 설정된 모형일 경우 개별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PROCESS macro를 함께 사용하였다.
Results
측정변인 간 상관관계
측정변인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기에 앞서 측정변인의 일반적인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통해 평균, 표준편차, 왜도 및 첨도를 산출하였다(Table 1 참조). 자료의 정규분포성을 검증한 결과, 왜도의 절댓값은 .35∼1.45이고 첨도의 절댓값은 .05∼2.56로 나타나 왜도 3.0 이하와 첨도 8.0 이하인 절댓값 기준을 충족하여 측정 변인의 분포가 정상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상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Table 1 참조). 우선 모-자녀 상호작용과 친사회적 행동 간의 상관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r = .02, p > .05). 모-자녀 상호작용은 집행기능곤란의 모든 하위영역과는 유의한 부적 상관(r = -.09∼-.18, p < .01)을 보였다. 또한 부주의를 제외한 집행기능 곤란의 모든 하위영역은 언어능력의 두 하위영역과 모두 유의한 부적 상관(r = -.08∼ -.23, p < .01)을 보였다. 집행기능 곤란의 모든 하위영역은 친사회적행동과도 유의한 부적 상관(r = -.12∼-.28, p < .01)을 보였다. 언어능력의 두 하위영역과 친사회적행동 간에는 유의한 정적 상관(r = .13∼.15, p < .01)이 나타났다.
측정모형 검증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 집행기능곤란, 언어능력 및 친사회적행동을 측정하는 하위요인이 잠재변인을 적절하게 측정하는지 살펴보기 위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일반적으로 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 χ2이 많이 사용되지만, 이는 표본 크기에 민감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여러 적합지수 중에서도 가장 바람직한 지수로 추천되는 CFI, TLI, RMSEA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Shin, Lee, & Yun, 2017). 각 지수별 적합도 기준을 살펴보면 CFI와 TLI는 .90 이상일 때, RMSEA는 .08 이하일 때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의 측정모형 적합도는 χ2 (16, N = 900) = 95.908, p < .001, CFI = .952, TLI = .916, RMSEA = .075 (90% CI [.061-.089])로 나타났다. 또한 잠재변인에서 측 정변인으로의 요인부하량(β)의 절댓값은 .57∼.83으로 모두 α = .001 수준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각 하위요인이 잠재변인을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모형 분석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 집행기능곤란, 언어능력 및 친사회적 행동 간 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구조모형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구조모형의 적합도를 살펴본 결과 χ2 (17, N = 900) = 106.539, p < .001, CFI = .946, TLI = .911, RMSEA = .077 (90% CI [.063-.091])로 나타나 적합도의 기준이 충족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구조모형의 경로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Figure 2). 우선 모-자녀 상호작용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지만(β = -.03, p > .05), 모자녀 상호작용이 아동의 집행기능곤란에는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쳤다(β = -.20, p < .001). 또한 아동의 집행기능곤란은 언어능력(β = -.30, p < .001)과 친사회적행동(β = -.24, p < .001)에 각각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쳤으며, 언어능력은 친사회적행동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β = .12, p < .01).
매개효과 검증 시 독립변인이 종속변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유의하지 않아도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통해 독립변인이 매개변인을 통해 종속변인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다고 검증된다면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Zhao, Lynch, & Chen, 2010). 이에 따라 각 경로별 매개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해 5,000개의 표본을 95% 신뢰구간 내에서 재추출하여 부트스트래핑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모-자녀 상호작용이 집행기능곤란을 통해 친사회적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였다(β = .06, 95% CI [.04-.09]). 또한 모-자녀 상호작용이 집행기능곤란과 언어능력을 순차적으로 거쳐 친사회적행동에 미치는 효과가 유의하였다(β = .004, 95% CI [.002-.008]). 따라서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집행기능 곤란과 언어능력이 순차적으로 매개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Discussion
학령 초기는 친사회적 행동 발달에 있어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본 연구는 학령 초기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2학년 아동의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집행기능 곤란과 언어능력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고, 적절한 지원 방안에 대해 제안하고자 하였다. 연구 목적에 따른 주요 연구결과를 요약 및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은 친사회적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집행기능 곤란을 매개로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모-자녀 상호작용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Wu 등(2016)의 주장과 일치하며, 어머니가 자녀와 친밀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집행기능에 의해 매개된다는 선행 연구 결과(Kong & Lim, 2012)와 맥을 같이 한다. 반면, 부모-자녀 상호작용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J. A. Lee (2018)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지금까지의 선행 연구들은 서로 다른 대상에 대해 상호작용의 다른 측면을 측정하였다. 즉, 본 연구는 상호작용의 빈도를 측정하였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에 만 4-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고 상호작용의 질만을 측정한 J. A. Lee (2018)의 연구보다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상호작용의 빈도와 질을 함께 측정한Wu 등(2016)의 결과와 더 일치하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모-자녀 상호작용이라는 독립변인은 초등학생의 학교에서의 친사회적인 행동에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집행기능 및 언어능력을 통한 간접적인 매개효과로 더 유의한 설명을 할 수 있다. 즉, 아동이 어머니와 집안일을 함께하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에 자주 참여한다고 해서 바로 친구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친밀한 관계를 갖거나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의 일상적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정서 및 행동을 점검하고 욕구를 조절하는 능력을 내면화하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을 돕고 배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 증진을 위해서는 집행기능 곤란을 완화시키는 개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어머니가 자녀와 일상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아동의 집행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사회적 기술이 증진될 수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아동이 집행기능을 내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에서 모-자녀 상호작용의 빈도가 아동의 언어능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연구모형에 포함하지 않았다. 본 연구자료의 기초분석에 따르면 두 변인 간의 상관계수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두 변인 간 관계를 살펴본 기존의 연구에서는 상호작용의 맥락이 책읽기와 국어 학습 등에 한정되어 있거나(Choi & Kwon, 2018; Price & Kalil, 2019), 연구의 대상이 다문화가정 및 특수 아동에 집중되어 있다(Y. K. Lee & Seol, 2012; Y.-H. Song & Hyun, 2010)는 점에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학령 초기 친사회적 행동 발달과 관련 있는 언어능력에 대한 연구가 축적된다면, 친 사회적 행동의 발달적 기제를 살펴본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더욱 다각적인 분석 및 논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은 집행기능 곤란과 언어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 모자녀가 함께 일상생활 속 다양한 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것이 아동이 집행기능, 언어 및 친사회적 행동과 같이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데 필요한 능력들을 갖추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와 동일한 경로를 살펴본 선행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모-자녀 상호작용이 자주 이루어질수록 아동의 집행기능 및 주장성, 협력성, 책임성과 같은 사회적 기술이 발달한다고 주장한 선행 연구(Park & Kang, 2019; Seo & Kim, 2018)와 같은 맥락이다. 이에 더하여 본 연구에서는 집행기능 곤란과 언어능력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 아동의 집행기능 및 사회적 기술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언어능력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였다. 이는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 발달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시 모-자녀 상호작용 경험이나 아동의 집행기능뿐만 아니라 언어능력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즉, 아동이 다양한 맥락에서 언어적 단서를 활용하여 상대방의 관점이나 정서를 이해하고 도움이 필요함을 알아차리거나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여 실제에 활용하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하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을 때 더욱 의미 있는 개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제한점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을 덧붙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학령 초기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으로 어머니와의 상호작용만을 살펴보았다. 학령 초기는 사회적 관계의 대상을 부모에서부터 점차적으로 또래, 교사 등으로 확대시켜 나가는 시기이며(K.-E. Kim, 2017), 최근 가정 내에서 아버지의 역할 또한 자녀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 결과들도 제시되고 있다(Kwon & Kim, 2020).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학령 초기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을 예측하는 아버지, 또래 및 교사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모-자녀 상호작용, 아동의 집행기능 곤란 및 언어능력이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횡단적으로만 살펴보았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선행하는 변인들을 초등 2학년보다 이전 시기에 측정함으로써 종단적인 영향을 검증한다면 더 정확한 발달 궤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아동 개인의 인지, 언어, 행동적 요소에 더불어 환경적 요소를 포함한 구조모형 분석을 통해 학령 초기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즉, 어머니와 자녀의 상호작용이 아동의 집행기능과 언어능력 통하여 친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규명함으로써, 학령 초기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 발달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개발 및 실제적 개입에 대한 구체적 제안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령 초기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 증진을 위해서는 일상생활 맥락에서의 모-자녀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원하는 부모상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국외에서는 아동의 집행기능 및 친사회적 행동 증진을 위한 ‘Kindness Curriculum (KC)’ 활동에 참여한 중재 집단이 통제 집단에 비해 학습 능력과 사회적 유능성이 더 증진되는 효과가 검증되었다(Flook, Goldberg, Pinger, & Davidson, 2015). 오늘날 집행기능 중재를 위해 개발된 국내 프로그램 중 대부분은 장애 아동이 대상이며, 일반 아동 대상의 프로그램 개발은 미진한 실정이다(J. Lee, 2017). 특히 학령 초기는 집행기능이 크게 발달하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하여(Anderson, 2002), 국내에서도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집행기능 중재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하여 본 연구 결과에서 밝혀냈듯 언어유추력과 어휘적용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면 친사회적 행동 증진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