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놀이를 통해 본 정서. 행동에 어려움이 있는 여중생의 내면세계의 변화

The Change of the Internal World in Middle School Girls Having Emotional and Behavioral Difficulties by Exploring Their Sandplay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Child Stud. 2017;38(1):95-116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7 February 28
doi : https://doi.org/10.5723/kjcs.2017.38.1.95
Department of Child and Family Studies, Kunsan National University, Gunsan, Korea
장미자orcid_icon, 심희옥orcid_icon
군산대학교 아동가족학과
Corresponding Author: Mi Ja Jang, Department of Child and Family Studies, Kunsan National University, 558 Daehar-ro, Gunsan-si, Korea E-mail: pobiranda@hanmail.net
Received 2016 October 31; Revised 2017 January 12; Accepted 2017 January 24.

Trans Abstract

Objective

Middle school girls who belonged to the concerned group in their school assessment were treated by sandplay for relieving their emotional and behavioral difficultie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change of the internal world of the girls through sandplay.

Methods

Analytical psychology and sandplay theories were used for this exploration, especially Turner's (2005) content themes in sandplay. The participants were four first-grade girls. Pre-test measures, a 12-session sandplay program, and post-test measures were administered.

Results

For the first girl, the initial phase was 1-6 (time trip), the intermediate phase was 7-9 (seeking for an inner island), and the final phase was 10-12 (seeking for a real stone). For the second girl, the initial phase was 1-5 (my heart was like cold weather), the intermediate phase was 6-10 (fallen, sick, and risen), and the final phase was 11-12 (trophy given to me). For the third girl, the initial phase was 1-5 (seeking for oasis), the intermediate phase was 6-10 (difficult trip for climbing with camel), and the final phase was 11-12 (discovering oasis). For the fourth girl, the initial phase was 1-3 (an island drowning shortly), the intermediate phase was 4-10 (my unknowable mind), and the final phase was 11-12 (a tree growing well).

Conclusion

This study showed psychological phenomena in the sandplay of four girls such as opposites and the union of masculinity and femininity as they explored their own identity. Drawing tests and counselling objects indicated positive changes; thus, these findings support the effectiveness of sandplay therapy for transforming the psyche of middle school girls.

서론

사춘기를 맞이한 청소년들에게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을 흔히들 하는데 요즘 사춘기 자녀를 둔 중고생의 학부모와 교사들은 자녀를 키우고, 학생을 상대하기가 너무나 어렵다고 한다. 많은 학자들은 왜 청소년들이 본인은 물론 부모, 교사, 주변 사람들과의 생활이 어려운지 다양한 탐색을 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옮겨가는 중간단계로 성인으로 성장하려는 마음과 아동기에 머물러 있고자 하는 마음 간의 갈등으로 이 발달 단계가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이다(Jung, Ahn, Chung, Jeong, & Kim, 2008). 특히 청소년기 중에서도 중학생은 더욱 심리적인 갈등이 큰 시기로(Jeon, 2004; Seo, 2014) 학생들은 불안이나 우울, 학습 및 집중의 어려움, 산만함, 신체증상과 같은 정서와 행동상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3년도 ‘학생정서. 행동특성검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생의 7.2%가 정서. 행동 발달상의 문제가 있어 상담이 필요한 ‘관심군’이고, 2.2%는 관심군 학생 중 자살을 생각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여 전문기관에 우선 의뢰가 필요한 ‘우선관리군’이다. 관심군은 초등학생 3.4%, 중학생 11.0%, 고등학생 9.0%이고, 우선관리군도 초등학생 0.7%, 중학생 3.5%, 고등학생 3.0%로 둘 다 중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다(Jang, 2013). 한국 청소년들이 자살을 택하는 주요원인이 성적문제, 우울감, 가정 내 갈등, 친구 간 갈등이라는(S. H. Lee, 2015) 기사처럼,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을 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해 주위의 세심한 관심과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렇게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심리적인 지원은 원만한 발달을 도울 수 있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부적응 예방을 위한 조기개입은 매우 중요하다(Jung et al., 2008). 이는 청소년들이 일으킬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행동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정서와 행동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을 보다 적응적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Y. K. Lee, 2004).

심리적인 적응을 돕는 여러 가지 심리치료 기법 중 모래놀이는 물, 모래, 소품들을 가지고 내면세계를 모래상자에 표현함으로써 다양한 심리적인 어려움을 완화시킨다(Noh & Hwang, 1998; Sim, 2011a, 2011b, 2012a, 2012b). 내담자는 모래놀이를 통해 억압된 감정, 생각, 형언하기 어려운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고, 치료자의 무조건적인 수용과 공감, 지지를 통해 자신의 무의식적인 느낌, 감정, 생각 등을 표현하여(Han, 2008; Noh & Hwang, 1998) 좌절, 분노 등 억압되고 부정적인 정서에서 자유로워져 보다 원만한 행동과 생활을 할 수 있다.

모래상자는 내담자가 자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게 하는 ‘보호되고 자유로운 공간’이다(B. A. Kim, 2003). 모래를 이용한 모래놀이는 정해진 규격의 모래상자에서 자발적으로 모래 그림을 그리거나 여러 가지 소품을 사용해 자신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게 한다(Boik & Goodwin, 2000). 모래놀이에서 모래의 부드러운 촉감은 편안함을 제공하고 소품들은 내담자의 무의식 속에 숨겨져 있는 많은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여 무의식의 다양한 측면과 대면하고, 그것을 깨달음으로, 즉 의식화되어 내담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Song & Kim, 2010). 이처럼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할 때 모래놀이는 적절한 통로가 되고, 모래의 촉감은 내담자가 무의식에 쉽게 다가가게 하여 모래상자에 다양한 내면세계의 주제를 표현하고 연속적으로 새로운 장면을 만들며 스스로 자기치유 능력을 발휘하는데(Song, 2012), 인간은 무의식에 스스로를 치유하려는 능력이 있어 적절한 상황이 갖추어지면 이러한 치유의 능력이 활성화된다(Shin, Lee, & Han, 2000).

Sim (2011a, 2011b, 2012a, 2012b)은 모래놀이에서 직접적으로 표현된 작품은 무의식의 중심인 자기의 표현이며, 자기로 향하는 과정으로 모래놀이를 통해 자아가 발달할 뿐 아니라 사회성도 발달하여 타인과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모래놀이는 청소년이 부적응적인 문제와 관련된 어려움을 표현하고 객관화하여 개인의 성장과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도구여서(Goak, 2006), 모래놀이 자체만으로도 청소년이 자신을 치유, 성장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K. H. Kim & Lee, 2005). 즉 내담자는 모래놀이를 통해 의식하지 못했던 이미지가 자극되어 과거의 경험들을 표현하고 객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인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정서적 경험도 시각적 형태로 나타내어 깨달음이 촉진되는 것이다(H.-J. Kim & Song, 2014).

모래놀이는 내담자가 주도적으로 상담을 이끌어 가게하고,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면도 있다(Steinhardt, 2000/2010)는 점과 내담자가 자기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세계를 만들 수 있어(Boik & Goodwin, 2000), 내담자의 자각과 통찰을 언어로 하는 상담보다 빠르게 이끌어낼 수 있다(Song & Lee, 2007). 특히 모래놀이는 낯선 상담자와 대화하지 않으려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에 대한 통찰의 기회를 제공하여 내면의 혼란과 갈등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하고 성장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Choi, 2011; Han, 2008; I.-O. Kim, 2011; Park, 2009). 이렇듯 모래놀이는 정서와 행동에 어려움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형언이나 인식이 안 되는 부분, 자신이 왜 이런 기분, 느낌인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의식이 미숙하고 안 되는 청소년들에게 놀이 같은 활동으로 저항감을 줄이고 흥미를 돋우며 진행되어 청소년들의 원만한 적응과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래놀이를 통한 청소년 부적응의 개선에 초점을 맞춘 선 행연구(Choi, 2011; Chu & Kang, 2014; I.-O. Kim, 2011; M.-J. Kim & Lee, 2014; S.-K. Kim, 2012; Park, 2009)들을 보면 모래놀이 활동의 효과성, 예를 들어, 우울 감소, 자아개념과 자아존중감 향상 등 만을 탐색하고 청소년의 깊은 내면을 다룬 연구는 거의 없다. 그래서 본 연구는 모래놀이를 통해 청소년의 내면세계의 흐름 및 변화과정을 분석심리학과 모래놀이치료 이론의 관점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Turner (2005)는 모래놀이에서의 치유와 변형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치료자는 모래놀이와 의미 있는 관계로 들어가야 하고 치료자는 모래상자에서 펼쳐지는 세계와 활발하게 관여해야만 내담자를 충분히 치료적으로 담아주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관계를 발달시키기 위해 모래상자에 나타나는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며 제시한 모래놀이에서의 주제 양상은 내용주제, 공간주제, 정서주제, 동작주제로 네 가지이다(Turner, 2005). 이런 주제 유형을 살펴봄으로써 모래상자가 어떠한 과정에 관한 것인지 그리고 내담자의 작업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네 가지 관점 중 가장 포괄적인 내용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내용주제에서는 모래놀이에 사용되는 소품, 우화적인 내용, 연금술 같은 변형의 패러다임, 모래놀이의 핵심적인 내용인 모래 자체, 예를 들어, 마른 모래와 젖은 모래 사용, 파란 바닥 드러내기, 모래에서 조각된 형상 등을 탐색한다.

본 연구에서 모래놀이 활동의 목적은 학교에서 정서·행동 상 부적응 관심군에 속한 여중생이 불안, 긴장과 갈등을 완화시키는 경험을 통해 자신이 처한 환경에 보다 원만하게 적응하게 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모래놀이 활동을 통해 정서와 행동상의 어려움이 있는 여중생의 내면이 어떻게 표현되고, 변화되어 가는지 모래상자에서의 변화과정을 Turner (2005)의 내용주제 관점에서 탐색하는 것으로 모래놀이에서 내용주제를 탐색하는 것은 모래상자에 표현하는 내담자의 내면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것이다. 이런 탐색은 정서와 행동 면에서 부적응적인 여중생의 무의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학교현장 및 상담 장면에서 여중생의 교육, 생활지도 및 상담 등에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방법

연구대상

2013년 5월에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K시 중학교에서 1학년 전교생에게 1차적으로 학생정서·행동특성(Adolescent Mental-Health Problem-Behavior Questionnaire [AMPQ-II])과 우울(Beck Depression Inventory [BDI])을 온라인으로 검사하였다. 검사결과에 따라 학생을 ‘정상군’과 ‘관심군’으로 분류하는데, 우울의 총점 63점에서 점수가 21점 이상인 경우를 관심군 으로 정의한다. 특히, 위 두 가지 검사에서 자살이 관련된 항목 중 또래에 비해 자살생각을 상당히 한다고 응답한 경우를 관심군으로 분류한다. 학교에서는 이런 관심군에 속한 학생을 선별하여 2013년 6월에 우울, 자살과 관련한 2차 검사를 실시하여 2차 검사결과에서 최종적으로 관심군을 선별하였다.

이런 두 차례의 검사에서 정서와 행동상 부적응에 최종적으로 관심군에 선별된 1학년 학생은 총 40명으로 1학년 전교생의 20%정도이다. 이 40명 중 모래놀이를 희망한 학생은 여학생 7명이었다. 1명은 사전검사만 하고 학원에 가는 것 때문에, 그리고 2명은 사전검사와 2회기까지 진행하고 시간이 없다며 중도 탈락하여 최종적으로 모래놀이 전체 프로그램을 다 마친 4명이 본 연구의 대상이다. 학교 상담교사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 참가희망 신청서와 부모님의 서면 동의를 얻어 모래놀이가 실시되었다. 내담자가 보고한 가족사항과 내담자의 상담목표를 살펴보면 Table 1과 같다.

Clients Family Background and Counselling Objectives

검사도구

모래놀이 실시 전, 후에 투사심리검사인 HTP (House-Tree-Person, 집-나무-사람), KFD (Kinetic Family Drawing, 동적가족화), KSD (Kinetic School Drawing, 동적학교화)와 SCT (Sentence Completion Test, 문장완성검사)를 실시하였다. 비교를 위해 SCT 외 사전, 사후 투사검사는 Appendix A에 게재한다.

집-나무-사람(HTP)

집, 나무와 사람 그림을 통해 감정과 무의식을 드러내어 내담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투사기법의 그림검사이다(Kang, 1999).

동적가족화(KFD)와동적학교화(KSD)

가족과 학교 그림을 통해 가정과 학교에서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투사기법의 그림검사이다.

문장완성검사(SCT)

비교적 짧은 미완성의 36개 문장을 제시하여 내담자 자신의 이야기로 자유롭게 써넣어 문장을 완성하는 검사이다. 직접 말하기 어려운 내용의 답을 통해 내담자의 긴장, 감정, 태도 및 동기 등을 탐색할 수 있다.

모래놀이 실시

모래놀이 프로그램은 사전검사, 1회기∼12회기 모래놀이 활동, 사후검사로 구성하여 2013년 7월 23일∼2014년 1월 6일까지 개별로 실시하였다. 개인의 상황에 맞춰 모래놀이 활동은 한 회기당 1시간 20분 정도씩 1주일에 1회 혹은 2회를 K대학교 내의 모래놀이실에서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심리검사와 모래놀이 전 과정에 대한 분석 및 해석은 한국모래놀이치료학회 전문가이며 국제모래놀이치료학회 회원(International Society for Sandplay Therapy [ISST])에게 슈퍼비전을 받았다. Appendix B에 내담자별로 모래놀이 전체 회기의 사진을 게재한다.

연구결과

모래상자의변화

모래놀이 전체과정은 Turner (2005)가 제의한 내용주제를 중심으로 분류한다.

내담자I

총 12회기 모래놀이에서 만든 35개의 모래상자의 변화과정을 내용주제에 맞춰 상담초기, 상담중기, 상담말기로 구분한다.

상담초기 1회기∼6회기: 시간여행

1회기 처음 모래상자 1-1회기 “좌-물놀이, 우-어업 하는 것”에서 놀이와 일을 시작으로, 두 번째 모래상자 1-2회기 “시간 여행”을 통해 자신의 내면 여행을 시작하는데 춤추는 사람도 세 명, 연주하는 사람도 세 명, 일하는 사람도 세 명, 미래에서 온 여자들도 세 명이다. 세 번째 모래상자 1-3회기 “희망”에서 천국과 지상, 하늘과 땅을 표현하고, 네 번째 모래상자 1-4회기에 모래성을 만들고 파란바닥에 모래로 “인간”이라고 쓴다. 2회기 처음 모래상자 2-1회기에 모래는 만지지 않고 중앙에 소품들을 둥글게 놓아 두 개의 원이 있다. 두 번째 모래상자 2-2회기의 “지도”에는 우리나라와 제주도, 일본을 그린다. 세 번째 모래상자 2-3회기에 “비행기”를 타고 내담자의 정신이 무의식을 향해 날아가는데, 네 번째 모래상자 2-4회기에는 낯선 아프리카로 날아가 아주 공격적인 범고래를 만난다. 3회기 처음 모래상자 3-1회기 “해적과 경찰”에서 선과 악을 표현하고, 두 번째 모래상자 3-2회기 의 중앙 앞쪽에 손바닥 자국을 만든다. 4회기 처음 모래상자 4-1회기 “나쁜 짓”에서 소품들로 커다란 원을 만든다. 지금 결혼식을 하고 있는 신랑과 신부가 회사 돈을 빼돌려 경찰이 와서 잡아다가 모래상자 왼편 초록 감옥에 가둔다. 두 번째 모래상자 4-2회기에 오리, 고래, 하트 등의 “모양 찍기”를 하고, 5회기 처음 모래상자 5-1회기에 내담자는 게임 룸에서 빠져나가는 “미션”을 이행하기 위해 유혹을 이겨내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협력을 한다. 두 번째 모래상자 5-2회기 “외계인”에 모형 틀로 찍어 낸 자동차가 오른편 뒤쪽에 거꾸로 뒤집어져 있다. 세 번째 모래상자 5-3회기 “외계인”에서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외계인을 그린다. 네 번째 모래상자 5-4회기 “바다”에서는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물결 모양과 물고기를 그린다. 다섯 번째 모래상자 5-5회기 중앙에 커다란 “화산”을 만들고, 여섯 번째 모래상자 5-6회기에 눈이 하나밖에 없는 “악마”의 눈을 만든다. 6회기 처음 모래상자 6-1회기 “오디션”에서는 롯데월드 실내오디션장인데, 크리스마스 때 공연하려고 오디션을 보는 중이고, 두 번째 모래상자 6-2회기 “삼팔선”에는 왼편은 북한, 오른편은 남한이다. 세 번째 모래상자 6-3회기 “부채”에서는 손가락으로 중앙에 크게 부채모양을 그린다. 네 번째 모래상자 6-4회기 “기차”에서 손도장을 찍고 기차를 타고 내면의 여행을 계속한다.

상담중기 7회기∼9회기: 마음의 아일랜드 찾기

7회기 처음 모래상자 7-1회기 “Trap-덫”에서 뮤직비디오를 재현해 놓았다. 두 번째 모래상자 7-2회기 “쎈글라스 낀 제리”에서 모래를 체로 치는 작업을 하고 톰과 제리의 모습이다. 남자친구들에게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과 의견 다툼의 어려움을 자주 호소하고, 8회기 처음 모래상자 8-1회기는 “아쿠아리움”에 간다. 두 번째 모래상자 8-2회 “고양이 캐릭터”에서 모래를 역동적으로 만져 고양이 모습을 만든다. 9회기 처음 모래상자 9-1회기에 상자를 왼편과 오른편으로 이등분하고, 두 번째 모래상자 9-2회기 “어지럼증”에서는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 나선형 모양을 만든다. 실생활에서 내담자는 모래놀이를 하기 전에는 장염, 복통과 고열, 폐렴으로 입원해서 아팠는데 지금은 별로 안 아프다고 한다.

상담말기 10회기∼12회기: 진짜 조약돌 찾기

10회기 처음 모래상자 10-1회기의 모래상자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난다. 두 번째 모래상자 10-2회기에는 “꽃”을 만들고, 상자 오른편 앞쪽에는 손바닥 자국을 내고, 세 번째 모래상자 10-3회기에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 집”으로 여행을 한다. 11회기 처음 모래상 자 11-1회기 “주유소”에 네 명의 남자가 있고, 두 번째 모래상자 11-2회기에도 “빡빡이 남자”가 있다. 12회기 처음 모래상자 12-1회기 “놀이”에서 올림픽경기장에 가짜와 진짜 조약돌이 있는데 진짜 조약돌을 찾는 팀이 이긴다. 두 번째 모래상자 12-2회기 “문양”에서는 손가락으로 만다라 모양을 그린다.

내담자II

총 12회기 모래놀이에서 만든 31개의 모래상자의 변화과정을 내용주제에 맞춰 상담초기, 상담중기, 상담말기로 구분한다.

상담초기 1회기∼5회기: 내 마음은 추운 날씨

1회기 처음 모래상자 1-1회기 “추운 날씨”에는 겨울에 눈이 쌓여 있는 것을 표현하고, 두 번째 모래상자 1-2회기에는 까칠까칠해서 모래를 만지기 싫다며 내담자는 손가락으로만 모래를 집는다. 2회기 처음 모래상자 2-1회기 “집에 가는 길”에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마트를 가서 맛있는 것을 사온다. 두 번째 모래상자 2-2회기 “이상한 나라”에는 이집트 소품들을 놓는다. 3회기 “먹을거리”에는 언니랑 같이 간 마트인데, 왼편의 하트는 주차장이고, 오른편은 쿠키와 초콜릿이다. 4회기 처음 모래상자 4-1회기 “수영장”에서 젖은 모래를 만진다. 두 번째 모래상자 4-2회기 “병원과 경기장”에서 상자 중앙 뒤쪽에서 앞쪽으로 손가락을 사용하여 세로로 가른 후 병원과 병원에 있는 TV 속의 경기장을 만든다. 세 번째 모래상자 4-3회기에는 상자 좌측에 모래를 둥글게 쌓아올려 커다랗게 “두더지 어미랑 새끼”를 만든다. 5회기 처음 모래상자 5-1회기 “바닷가”에 오른편 앞쪽의 유람선을 사람들이 타고 바다 구경을 가는 길이고, 중앙의 파란색 배는 어선으로 어부들이 고기를 잡고, 낚시 배는 아저씨가 신발이 빠져서 지금 신발을 줍는 중이다. 두 번째 모래상자 5-2회기 “산과 강”에서는 두 손으로 모래를 많이 만져 산과 강을 표현한다.

상담중기 6회기∼10회기: 넘어지고 아프고 일어나기

6회기 처음 모래상자 6-1회기 “동물의 왕국”에서는 악어인 새 아빠가 고릴라인 내담자를 잡아먹는다. 두 번째 모래상자 6-2회기에는 필리핀 아내와 한국인 남편을 표현한 “외국인과 한국인”이고, 세 번째 모래상자 6-3회기에는 누구인지 모르는 “화난 얼굴”을 만들고 사람 눈이 잘 안 그려진다고 한다. 7회기 처음 모래상자 7-1회기 “경기장”에서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했는데 일본이 이겼다. 두 번째 모래상자 7-2회기에는 중학교 친구 사이로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와 남자친구”이고, 세 번 째 모래상자 7-3회기는 “제주도” 섬이다. 8회기 처음 모래상자 8-1회기 “공룡시대”에서는 이유는 모르나 살아있는 모든 것이 다 죽고 사람들이 생길 것 같고, 두 번째 모래상자 8-2회기 “눈”에서 체에다 모래를 걸러 뿌린 눈이 학교운동장에 내리며 쌓이고 있다. 상자 왼편에 세로로 길게 판 곳은 계단이다. 세 번째 모래상자 8-3회기 “태극기”를 나라를 지키려고 그렸고 한국은 북한이랑 친해지고 싶은데 북한이 반대해 안 친해진다. 9회기 처음 모래상자 9-1회기의 상자 왼편은 내가 키가 많이 커지고 살이 많이 쪘다고 놀란 표정의 “오빠 얼굴”이다. 상자 오른편에 손자국을 낸다. 두 번째 모래상자 9-2회기 “화산폭발”에서는 화산이 1분 후에 또 터질 것이고, 세 번째 모래상자 9-3회기에는 모래로 “독수리”를 만든다. 10회기 처음 모래상자 10-1회기에는 모래로 하트를 만든 다음 반으로 잘라 깨진 하트를 만들어 “헤어지는 것”이라고 하고, 두 번째 모래상자 10-2회기 “홍길동전”에서는 바위를 들어 왕이 되는 홍길동을 놓는다. 세 번째 모래상자 10-3회기 “부엉이”에서는 중앙에 파란 동그라미 두 개가 눈인데 밤이 될 때 눈이 환해 잘 보일 것 같다.

상담말기 11회기∼12회기: 나에게 주는 트로피

11회기 처음 모래상자 11-1회기 “검정 고무신”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지게를 진 형과 오줌싸개 아우, 중앙의 쌍둥이 남매가 관계를 맺는 모습이다. 두 번째 모래상자 11-2회기 “날개, 천사의 날개”에서는 모래로 천사를 그리고, 세 번째 모래상자 11-3회기 “집, 이모 집”에는 욕실, 화장실, 화장대, 그네를 놓은 집이다. 12회기 처음 모래상자 12-1회기에 신기한 물건이 있어 “70년대”라고 하는데, 신기한 물건은 우물과 펌프이고, 두 번째 모래상자 12-2회기에는 “식구들”에서는 우리 식구들이 밥 먹는 모습이라며 주방, 거실, 침실을 표현하고 오른편 앞쪽에 화장대를 놓는다. 세 번째 모래상자 12-3회기에는 모래만으로 커다란 “트로피”를 만든다.

내담자III

총 12회기 모래놀이에서 만든 29개의 모래상자의 변화과정을 내용주제에 맞춰 상담초기, 상담중기, 상담말기로 구분한다.

상담초기 1회기∼5회기: 오아시스를 찾아서

1회기 처음 모래상자 1-1회기에 아무 경계 없이 실내외의 소품을 놓았는데 붉은색 소품들이 있다. 두 번째 모래상자 1-2회기에는 소품들을 두 개씩 쌍으로 놓는다. 2회기 처음 모래상자 2-1회기 “행차” 에는 왕과 왕비가 있고, 상자 왼편 앞쪽에 우물이 있다. 두 번째 모래상자 2-2회기 “사막”에 고슴도치 두 마리가 상자 오른편 앞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언덕도 두 개, 고슴도치도 두 마리이다. 내담자는 사람들이 오아시스를 찾는데 힘들고, 마음대로 안 되고, 가도 가도 끝이 없지만,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고슴도치는 오아시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 3회기 처음 모래상자 3-1회기 “떡 찧는 날”에 키질, 절구질, 맷돌질을 열심히 하는 세 명의 여성들과 삽이 있다. 두 번째 모래상자 3-2회기에는 손으로 모래에 햄버거, 계란 프라이, 삶은 계란을 그린다. 4회기 처음 모래상자 4-1회기 “새벽녘”에 닭이 울고, 두 번째 모래상자 4-2회기는 “크리스마스 저녁”이다. 세 번째 모래상자 4-3회기에 내담자는 파란유리 돌 한 개를 모래 속에 숨긴다. 5회기 처음 모래상자 5-1회기에 두 개의 등대, 화산, 무덤 등을 놓는다. 두 번째 모래상자 5-2회기에 손도장을 찍고 그릇모양의 초 하나를 밝힌다. 실생활에서 개학했는데 내담자는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상담중기 6회기∼10회기: 낙타를 타고 산을 넘는 험난한 여정

6회기에 내담자는 모래를 밀대로 밀고 주걱으로 다지고 칼로 자르고 파며 실생활에서 친구관계의 어려움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7회기 처음 모래상자 7-1회기 상자 정중앙에 모래를 네모난 틀에 넣고 찍어낸 뒤에 그것을 쌓아 우물을 만들고, 두 번째 모래상자 7-2회기에는 모래 위에 하트를 만든다. 세 번째 모래상자 7-3회기에는 손으로 모래를 집어서 상자에 뿌리면서 ‘도’라는 글씨를 쓴다. 8회기 처음 모래상자 8-1회기에 모래로 “호텔욕조”를 만들고, 두 번째 모래상자 8-2회기 “주말 오후”에서는 치즈 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상담자에게 설명하며 모래를 주걱으로 섞고, 체를 친다. 세 번째 모래상자 8-3회기에 상인이 낙타를 타고 쉽지 않은 여행을 하고 있지만 무지개가 있다. 9회기에 처음 모래상자 9-1회기에는 피노키오를 놓고, 모래로 만든 벽을 부수며 모래를 갈아엎는다. 두 번째 모래상자 9-2회기 “코끼리”에서는 코끼리 두 마리가 서로 앞뒤로 붙어있는데 큰 코끼리 속에 작은 코끼리가 들어있다. 10회기 처음 모래상자 10-1회기에 많은 꽃, 과일과 유리돌로 “화단”을 꾸미고, 두 번째 모래상자 10-2회기 “나뭇가지”에서는 모래 위에 나무와 바람을 만든다.

상담말기 11∼12회기: 오아시스의 발견

11회기 처음 모래상자 11-1회기 “내일”에서는 모래로 케이크를 만들고, 두 번째 모래상자 11-2회기에는 거울, 종, 연꽃, 탑 등을 놓는다. 12회기 처음 모래상자 12-1회기 “선택”에서 왼편의 사람들은 오른 편의 아기들과 소년, 소녀가 커서 선택하는 직업의 사람들이다. 두 번째 모래상자 12-2회기 “기본”에서는 밀대로 상자 전체를 평평하게 밀은 다음 주걱으로 두드린 후, 오른편 앞쪽의 모래를 파다가 도형을 만든다. 세 번째 모래상자 12-3회기에 오른편에 파란바닥을 드러내고 “산을 힘들게 넘었지만, 오아시스를 발견했습니다.”라고 한다.

내담자IV

총 12회기 모래놀이에서 만든 29개의 모래상자의 변화과정을 내용주제에 맞춰 상담초기, 상담중기, 상담말기로 구분한다.

상담초기 1회기∼3회기: 곧 가라앉을 섬

1회기 처음 모래상자 1-1회기에 내담자 앞과 상자 오른편 앞의 모래만 제외하고 섬 모양을 만들고, 두 번째 모래상자 1-2회기에서는 “곧 가라앉을 섬 이예요.” 라고 한다. 세 번째 모래상자 1-3회기에 얼음집, 요정 등의 소품을 놓는다. 2회기 처음 모래상자 2-1회기는 모래를 밀대로 밀고, 초록색 그릇에 담아 체에다 붓고 흔든다. 두 번째 모래상자 2-2회기는 “해수욕장”으로 왼편에서 낚시꾼이 낚시를 하고 있다. 세 번째 모래상자 2-3회기의 “이쁜 집”에는 그네, 탁자와 의자, 욕실소품, 화장대, 유모차 등이 있다. 3회기 처음 모래상자 3-1회기 “이집트”에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오시리스, 이시스, 아비누스 등 이집트의 소품들을 놓는다. 두 번째 모래상자 3-2회기에는 “피라냐 얼굴”인데 상자 중앙의 오른편과 왼편에 파란바닥 두 부분이 식인물고기 피라냐 눈알 같다고 한다.

상담중기 4회기∼10회기: 알 수 없는 내 마음 속

4회기 처음 모래상자 4-1회기에 모래로 “케이크”를 만든다. 내담자의 이야기는 대부분 남자친구에 대한 것이다. 오늘도 처음에는 말을 많이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말이 많이 줄어든다. 두 번째 모래상자 4-2회기에 모래를 쌓아올려 나선형의 “블랙홀”을 만든다. 5회기 “글씨”에서는 유리돌을 모래 위에 놓아 자신의 이름을 쓴다. 말을 많이 하던 내담자가 지난주부터 상담실에서 말이 점점 줄어든다. 오늘은 말없이 집중해서 글씨를 쓴다. 6회기 처음 모래상자 6-1회기에 모래를 다지기도 하고, 공도 만들었다가 부수기도 하면서 모래를 많이 만진다. 두 번째 모래상자 6-2회기에는 “광복절”이라며 손가락으로 태극기를 그린다. 7회기 처음 모래상자 7-1회기 “학들의 모임”에서는 학, 순록, 무지개를 놓고, 두 번째 모래상자 7-2회기에는 모래를 체로 치고, 상자 전체에 두 손으로 손도장을 찍 는다. 세 번째 모래상자 7-3회기에는 모래로 사람의 웃는 얼굴을 그린다. 처음에는 내 얼굴이라고 했다가, 바로 “남자친구 얼굴”이라고 한다. 8회기 처음 모래상자 8-1회기 “내 마음속”에서는 긴 초 네 개와 그릇모양의 초 일곱 개를 밝히고, 두 번째 모래상자 8-2회기에는 “가슴, 친구 다희 가슴”을 만든다. 9회기 처음 모래상자 9-1회기 “꽃밭”에서는 꽃과 벌을 놓고, 두 번째 모래상자 9-2회기 “돼지”에서 둥그렇게 모래를 쌓아올려 돼지모습을 만든다. 10회기 처음 모래상자 10-1회기 “사랑”에서는 모래를 만지며 손도장을 찍는다. 하트를 놓고, 남자친구를 고르며 뒤쪽에 불을 밝힌 긴 초 네 개의 촛불에 모래를 뿌려 하나하나 끈다. 두 번째 모래상자 10-2회기에 모래를 많이 만지고 모형을 찍어내고, 모래를 체로 친다. 세 번째 모래상자 10-3회기에서도 모래를 많이 만진다. 내담자는 사랑은 쓸모없는 것이라고 하며 실생활에서 네 명의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받아 오늘 굉장히 기분이 좋으면서도 네 명 중 누구를 골라야하는지에 대해 많이 힘들어 한다.

상담말기 11회기∼12회기: 혼자서도 잘 자라는 나무

11회기 처음 모래상자 11-1회기에 상자 정중앙의 연꽃 위에 요정을 놓고, 두 번째 모래상자 11-2회기에 모래를 만져 “인디언 남자”를 표현한다. 12회기 처음 모래상자 12-1회기 “외로운데 혼자서도 잘 자라는 나무”에서는 나무와 그릇모양의 촛불, 커다란 거울을 놓는다. 두 번째 모래상자 12-2회기에 모래를 만져 상담자의 가슴이라며 가슴 모양을 만든다.

심리평가에서의변화

사전, 사후 심리검사에서 내담자 I은 사전 HTP의 집이 없어질 집에서 사후에는 형광색과 체크무늬 지붕으로 개성이 넘치는 집이 되었다. 나무는 100살 된 나무가 언젠가는 잘리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사후에는 14살로 건강은 매우 좋고 잘 자라서 어른이 되는 나무이다. 사람그림에서 두 손을 둘 다 감추어 환경과의 접촉이 안 되는 것을 나타내고 그림의 크기가 작았지만, 사후에는 그림의 크기가 커지고 주머니에서 두 손이 나와 환경과의 관계가 개선 된 듯하다(D. Y. Kim, Kong, & Choi, 2002). 가족화에서 가족 간에 소통이 없었는데 사후에 내담자는 이를 인식한다. SCT에서는 사전에 여자는 아이를 낳아주는 사람에서 사후에는 예뻐지고 싶은 사람으로 여성성에 대한 내담자의 생각이 변화되었다.

내담자 II는 HTP의 집에서 사후에는 사전보다 집이 커지고, 종이 가운데에 집이 위치하고 있고, 썰렁한 집이 시끌벅적해졌 다. 나무집에서 벽돌집으로 집의 재료가 바뀌어 내담자의 정신세계가 튼튼해졌음을 알 수 있다(D. Y. Kim et al., 2002). 나무는 죽은 나무에서 오래된 나무로 바뀌고 필요한 것이 없던 나무가 과일이 필요해졌다. 가족화는 가족 간에 소통이 없고 새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힘들어 했는데 사후에는 새아버지에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SCT에서는 나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에 대한 답은 ‘없음’에서 ‘친구들이 도와준다.’로 답하여 조금 더 원만해진 또래관계를 엿볼 수 있다.

내담자 III를 보면 HTP의 사후 집이 철로 된 집으로 바뀌고, 쓸쓸한 나무에서 기분이 좋은 나무로 변했다. 사후 사람그림에서 그리지 않았던 얼굴을 그리고 사람의 크기도 커졌다. 학교화에서 또래관계가 어려웠는데 사후에는 친구들과 잘 지낼 거라고 한다. SCT에서는 원하던 일이 잘 안되었을 때 ‘모르겠다.’에서 ‘크게 연연하지 않겠다.’로 답하여 실생활에서 매사에 민감했던 부분이 완화된 듯 하다.

내담자 IV의 HTP의 집에서 아무도 안 사는 집이 5명의 가족이 사는 집으로 바뀌고, 나무그림에 있었던 옹이가 없어져 내담자의 상처가 어느 정도는 치유 된 듯하다(D. Y. Kim et al., 2002). 사람그림은 처음에 비해 균형이 생겨 마음에 조화로움이 생긴 듯하다. 학교화에서는 앞으로 망할 친구의 모습에서 사후에는 착한 애들이고 잘 클 친구들이 있다. SCT에서는 아빠와 어색했던 사이가 그럭저럭 좋다고 하는데 이는 내담자의 아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을 말해준다. 이처럼 모래놀이 후 투사심리검사 결과가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정서와 행동상의 어려움이 있는 여중생 네 명을 대상으로 모래놀이를 통해 이들의 정신내면이 어떻게 표현되고 변화되어 가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모래상자에서의 변화과정을 분석심리학과 모래놀이치료 이론의 관점에서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Turner (2005)가 제시한 모래상자의 내용주제를 중심으로 분석심리학과 모래놀이치료 이론의 관점에서 논의해 본다.

내담자 I의 상담초기는 1–6회기(시간여행)으로 일과 놀이, 천국과 지상, 하늘과 땅으로 대극의 모습이다. 1회기에서 사람을 세 명씩 놓았는데 숫자 ‘3’은 나아갈 방향, 목적에 대한 역동적인 힘(Eastwood, 2002/2006)을 나타내고, 중앙 앞쪽에 손바닥 자국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다(Flahive, 2012). 내담자 의 정신세계에 범고래 같은 공격성이 있고, 해적과 경찰, 선과 악의 대극을 표현하여 마음에 갈등이 있음을 표현하는데, 치료는 대극을 다루는 것으로 대극을 지지해 초월적 기능의 작용에 의해 대립하던 양극단의 통합인 제 3의 것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Rhi, 1998). 4회기에 ‘모양 찍기’를 하여 무의식의 자원들을 만들며 깊은 무의식의 여행을 계속한다. 5회기 모래상자에 게임 룸에서 빠져나가는 미션과정에서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은 현실에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자신의 태도에 대해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화산을 만들어 자신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분노를 나타내고, 모래 위에 눈이 한 개 밖에 없는 악마를 그린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지나친 관심과 경계심을 나타내는 듯하다(D. Y. Kim et al., 2002). 이는 현실에서 지나치게 간섭적인 어머니와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모래를 체에 치는 작업은 연금술에서 니그레도, 제1 질료(prima materia)를 분화시키는 작업과 관련이 있는데(Turner, 2005), 상담중기 7–9회기(마음의 아일랜드 찾기)에서 내담자는 내면의 대극적인 공격성과 갈등을 모래를 체로 치고, 상자를 이등분하여 분리시키는 작업을 한다. 9회기에서 내담자는 아빠의 오랜 부재로 인해 엄마를 돌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아빠가 오셔서 그 동안 억눌렀던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스스로를 구속해 온 착한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페르조나를 구별하는 듯하다(Rhi, 2001).

상담말기는 10–12회기(진짜 조약돌 찾기)로 10회기에 화산이 폭발하고, 내담자는 내면의 작업을 계속하여 마음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 나가고, 내담자의 삶에서 진짜 조약돌과 가짜 조약돌 중 진짜 조약돌을 찾기 위한 내면의 경쟁을 한다. 12회기에서는 만다라 문양으로 온전함을 나타내 자기의 정체성을 찾은 듯하며(Rhi, 1998), 만다라 문양의 팔방(八方)을 나타내는 숫자 ‘8’ 은 개인의 현실을 새로운 존재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전조이며, 자기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중심을 창조한 것을 의미한다(Eastwood, 2002/2006).

요약하면, 내담자 I은 상담초기 모래상자의 여행 속에서 1회기, 3회기에서 대극을 표현하여 정신의 초월기능으로 대립하던 양극단의 통합인 조화로운 제3의 것이 나오게 한다. 또한 1회기, 3회기, 6회기에서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며 남성성과 여성성, 자신의 무의식과 의식이 서로 만나 균형을 이루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담말기에는 선 아니면 악이라는 기준이 강하여 다소 과격했던 내담자가 남성성과 여성성을 화합하고, 새로운 존재방식인 팔방으로 된 문양을 만들며 자신의 정체성, 진짜 조약돌을 찾은 의미 있는 여행을 하였다.

내담자 II의 상담초기는 1–5회기(내 마음은 추운 날씨)로 내 마음이 춥다며 빈약하고 작은 마음표현을 시작으로 모래를 만지기 싫다던 내담자가 4회기에 처음으로 만진 것은 젖은 모래이다. 젖은 모래는 모성성과 여성성을 나타내고, 마른 모래는 남성성을 나타낸다(Grishko, 2014). 상자 왼편 앞쪽의 가장 깊은 무의식의 자리(Ammann, 1991; Zoja, 2011)에 커다랗게 어미와 새끼 두더지가 있는데, 두더지는 땅속에서 사는 동물로 대지의 모든 힘을 상징한다. 그리스어로 두더지는 부엉이와 같은 의미로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관련되어(Chevalier & Gheerbrant, 1996) 내담자는 여성성과 관련된 관계, 돌봄의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상담중기 6–10회기(넘어지고 아프고 일어나기)에서 악어인 새 아빠가 고릴라인 내담자를 잡아먹는다고 하는데 이는 내담자와 새 아빠의 심리적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표현하는 듯하다. 외국인과 한국인은 내담자 내면의 아직 알지 못하는 자기부분과 친숙하고 아는 부분의 표현으로 대극을 표현하고 있다. 6회기에 그린 “화난 얼굴”에서 눈은 사람의 내면생활을 나타내는 마음의 창일 뿐 아니라 환경과 접촉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인데 눈이 잘 안 그려졌다고 하는 것은 내담자의 생활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고, 입을 그리지 않은 것은 말로써 타인과 교류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D. Y. Kim et al., 2002). 7회기의 “여자 친구와 남자친구”는 내담자 내면의 여성과 남성적인 측면이 교제하고 있고, 제주도 섬은 자아의 탄생, 본토에서 분리된 땅, 독립적인 정체성, 독립성, 의식의 탄생과 관련이 있다(Turner, 2005). 8회기의 “공룡시대”에서는 살아있는 모든 것이 다 죽고 사람들이 생길 것 같다고 하는데 이는 죽음과 재생의 주제이다. 북한은 내담자의 낯선 내면일 수 있다. 태극기를 그린 모양이 만다라 모습으로 만다라는 ‘마법의 원’이라는 뜻으로 4배의 배수로 규칙적으로 나누어지고, 중심으로 에너지가 모이며, 중간에 중심된 것이 있고 대칭되는 것이 있는데(Rhi, 1998) 내담자 정신이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9회기 오른편에 손자국으로 정체성과 관련된 표현을 하고(Flahive, 2012), 왼편에 예전에는 무서워하던 오빠와의 관계가 지금은 많이 친해져 오빠의 얼굴을 표현하여 긍정적인 남성성을 제공받는 듯하다. 독수리는 남성성과 관련이 있고(Ackroyd, 1993/1997), 10회기의 깨진 하트는 내담자의 온전하지 못한 관계성과 여성성의 표현 같다. 홍길동은 영웅적인 남성상이고, 일을 하는 여자들이 있어 남성성과 여성성이 활동하는 모습이고, 부엉이는 여성성과 관련이 있어(Chevalier & Gheerbrant, 1996) 이 회기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대극 간의 역동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상담말기는 11–12회기(나에게 주는 트로피)로 11회기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더욱 균형을 갖도록 천사가 돕는 듯하고(Bradway, 2001), 내담자에게 아직 온전한 집은 아니지만 안전기지가 생겼고(Esterhuyzen, 2014), 상자 오른편 앞쪽 여성의 자리에(Foks-Appelman, 2011)에는 화장대를 놓아 자기 자신의 내면을 숙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2회기에는 11회기에 비해 보다 온전한 내부를 갖춘 집이 등장한다. 이렇듯 여성성과 남성성의 조화를 위한 내면의 작업을 하여 최종 회기에는 모래만으로 커다란 트로피를 만든다. 예전에는 새 아빠한테 속상해도 아무 말도 못해 몸과 마음이 아팠지만 이제는 아빠한테 마음속에 있는 말을 담아두지 않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해낸 자기 자신에게 커다란 트로피를 주고 수상 소감까지 발표한다.

요약하면, 내담자 II는 내 마음이 춥다는 빈약하고 작은 마음표현을 시작으로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기 위하여 이상한 나라에도 가보고, 미완의 여성성을 인어로 표현하기도 하며 여성성과 남성성의 통합을 향해 낯선 세계와 친숙한 세계의 대극을 표현한다. 또한 손자국 등을 만들며 자기 내면에서 필요한 요소를 골고루 갖춘 집을 만들고 이런 자신에게 커다란 트로피를 주어 승리를 표현하며 모래활동을 마무리 하였다.

내담자 III의 상담초기는 1–5회기(오아시스를 찾아서)이다. 1회기에 아무경계 없이 실내외의 소품을 놓아 내담자의 내면이 혼란스럽고(Turner, 2005) 붉은색으로 위급함(Ackroyd, 1993/1997)을 알리는 듯하다. 또한, 소품들을 두 개씩 쌍으로 놓아 불안을 덜고 누군가와 관계 맺고 싶은 마음(Eastwood, 2002/2006)을 표현한다. 2회기의 우물은 분노나 두려움 또는 행복이나 지혜의 깊은 무의식적 원천을 상징하는데(Ackroyd, 1993/1997), 상자 왼편 앞 가장 깊은 무의식의 자리(Ammann, 1991; Zoja, 2011)에 있어 깊은 무의식의 작업을 하며, 왕과 왕비를 통해 남성성과 여성성의 원형이 공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고슴도치 두 마리가 상자 오른편 앞쪽의 모성, 여성성과 관련된 곳(Foks-Appelman, 2011)을 바라보고 있는데 언덕도 두 개, 고슴도치도 두 개로 관계 맺고 싶은 내면(Eastwood, 2002/2006) 또는 관계하고 있는 모습을 드러낸 듯하다. 모래상자에서 사람들이 오아시스를 찾는 여정이 내담자가 물, 여성성, 생명력을 찾는 것 같다(Chevalier & Gheerbrant, 1996). 고슴도치는 오아시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은 까칠한 남성성에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3회기에는 내담자의 내면이 음식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Bradway, 2001). 4회기에 새벽과 닭의 울음소리는 의식을 깨어내는 것으로 보이고, 내담자의 마음이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가는 여 정이고, 크리스마스 저녁으로 새벽과 대극을 표현한다. 돌은 영원히 지속되는 자기 자신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무의식은 원석, 의식은 가공과 공예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굳건한 마음을 나타낸다(Ackroyd, 1993/1997). 5회기의 등대는 남성적인 것을 상징하고 위험한 지역에 있는 것이고(Ackroyd, 1993/1997), 모래상자 왼편의 죽음과 오른편의 붉은색은 생명력과 연결되어(Ackroyd, 1993/1997) 대극을 이루고 있다. 5회기에 손도장을 찍어 정체성을 알리고(Flahive, 2012), 초를 밝혀 자신의 정신을 깨어나게 한다(Turner, 2005). 이렇듯 내담자는 관계 맺고 싶은 마음을 나타내며 여성성과 남성성이 활성화되어 자신의 오아시스를 찾는 내면의 여행을 계속한다.

상담중기는 6–10회기(낙타를 타고 산을 넘는 험난한 여정)으로 7회기에 만든 우물은 수동적인 여성성을 의미하는데(Bradway, 2001), 내담자는 평상시 대화에서도 무엇을 물어보거나 선택을 하는 질문을 하면 항상 “몰라요.” 라고 대답하는데 이는 수동적인 여성성의 모습이다. 8회기의 요리사는 연금술에서는 창조자, 기본적인 재료들을 가져다가 변형시키는 사람들로 내담자의 내면에서 변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Turner, 2005). 상인이 낙타를 타고 쉽지 않은 여행을 하고 있지만 무지개가 있어 내담자의 여성성 회복의 여정에 희망이 보인다. 9회기의 피노키오는 아직 사람이 되지 않은 나무 인형인데 모든 여정이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고 모래를 갈아엎는 것을 보면 내담자 마음속의 결심 같은 것을 엿볼 수 있다. 친구와의 관계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내담자가 피노키오처럼 진정한 인간이 되려면 관계문제, 여성성의 회복이 이루어져야 함을 알린다. 10회기의 화단은 꽃밭으로 여성성을, 바람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 것으로 남성성을 나타내는데 남성성과 여성성의 통합도 이루어져야 한다.

상담말기는 11–12회기(오아시스의 발견)인데, 11회기에 제목인 “내일”과 생일로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Heiko, 2004), 거울로 자신을 비춰보고, 종으로 의식화하고, 연꽃의 만다라로 통합을 표현하고(Ackroyd, 1993/1997), 탑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의 공존을 보여준다(Ronnberg, 2010). 12회기에 “산을 힘들게 넘었지만, 오아시스를 발견했습니다.”라는 내담자의 마지막 말은 결국 산을 넘어 오아시스를 발견하여 내담자의 실생활에서 힘들었던 친구관계가 원만해진 것 같다.

요약하면, 내담자 III는 첫 회기 집의 내부와 외부 소품들이 섞여 혼란스러움과 빨간색들로 위기 표현을 시작으로 왕과 왕비의 행차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이 필요함을 표현하며 죽음과 생명 등으로 대극을 표현한다. 손자국을 남겨 자기만의 정체성과 따듯한 여성성이 필요함을 의식하고, 진정한 남성성을 찾아가는 피노키오를 등장시키며 단단한 모형을 만들고, 남성성과 여성성의 통합을 표현하고, 오아시스를 발견하며 모래활동을 마무리 하였다.

내담자 IV는 상담초기 1–3회기(곧 가라앉을 섬)에서 1회기에 섬을 만들며 “곧 가라앉을 섬이에요.” 라고 하는데 이는 무의식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예고로 여겨진다. 얼음집으로 내담자의 마음이 따뜻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얼음집, 요정 등 여성성과 관련된 소품이 많다. 2회기에는 “해수욕장”으로 내담자의 정신이 무의식 가까이 있음을 드러내고, 자신의 다양한 여성성을 표현하고, 남성성인 낚시꾼이 낚시를 하고 있어 무의식에서 뭔가를 건져내어 성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래상자의 집에 유모차에 있는 아기를 보호해줄 성인이 아무도 없다는 것과 탁자에 소통을 나누는 사람이 없어 돌봄의 결여와 관계의 어려움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내담자가 상담실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치료자에게 말을 많이 하는 것과 연결되는 듯하다. 3회기에 ‘옛날’ 소품을 쓰는 것은 내담자의 정신이 본성에 더 가까이 간 것으로 자연스러우며 본성에 가까운 정신세계를 표현한 것이다(Turner, 2005). 내담자는 이제 곧 가라앉을 섬과 해수욕장, 낚시를 통해 무의식의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상담중기는 4–10회기(알 수 없는 내 마음 속)으로 4회기에 케이크를 만들어 새로운 정신의 탄생을 표현하고 있다(Heiko, 2004). 7회기에 동물소품은 내담자의 본능적인 부분들로 학은 긴 목의 남성성과 둥근 엉덩이의 여성성이 합일된 동물이다(Chevalier & Gheerbrant, 1996). 남자친구의 얼굴이 내담자 자신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이는 손도장을 찍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과(Flahive, 2012) 비슷한 것으로 자기 자신을 찾는 모습이다. 8회기의 남근적인 초와 그릇모양의 여성적인 초의 모습으로 불을 밝혀 자신의 남성성과 여성성의 화합에 대한 의식을 깨어내고 있다(Turner, 2005). 9회기에 꽃과 벌로 남성성과 여성성이 균형을 맞춘다(Rhi, 2001). 10회기에 모래를 만지며 무의식과 접촉을 한다. 하트는 여성성, 관계를 나타내고, 자신이 제일 관심이 없는 순서로 남자친구를 고르며 촛불을 하나하나 끄는 것은 자신의 남성성을 구분해 보는 것 같다. 내담자는 사랑은 쓸모없는 것이라며 사랑에 대해 부정적이며 혼란스러워하는데 사랑을 하고 싶은 욕구는 많아 보인다. 네 개의 초에서 ‘4’는 전체성을 나타내고(Eastwood, 2002/2006), 백조는 남성과 여성의 결합을 상징하는데, 이는 내담자가 여성성과 남성성을 통합하여 전체성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내담자는 알 수 없는 자기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5회기 모래상자에 이름을 쓰고, 7회기와 10회기에서 손도장을 찍어 자신의 정체성을 반복적으로 확인한다.

상담말기 11–12회기(혼자서도 잘 자라는 나무)에서 11회기에 중앙의 파란바닥 위에 연꽃을 놓아 중심화작업을 하고, 만다라로 통합을 보여준다. 다만, 진짜 여인이 아닌 요정을 놓았지만 여성성을 상징하는 연꽃이 있어 아직 온전하지 않은 여성성의 탄생을 표현한 것 같다(Ackroyd, 1993/1997). 인디언 남자는 의식에 가까운 본능적인 남성에너지를 의미한다(Rhi, 1999). 12회기에 거울과 촛불이 균형을 맞추며 내담자의 의식을 비춰주고 깨어나게 하는 것 같다. 자신의 나무가 눈이 덮여 있지만, 혼자서도 꿋꿋이 잘 자랄 수 있고 언젠가는 좋은 친구들이 찾아온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한다. 커다란 가슴은 모성, 여성성과 관련이 있다(Ackroyd, 1993/1997). 이렇듯 촛불과 거울로 의식을 깨우고(Ammann, 1994), 내담자의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균형과 통합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요약하면, 내담자 IV는 모래상자에서 알 수 없는 내 마음속을 알아가기 위해 초기상자에서 중심화작업을 시작으로 따뜻함과 차가움의 대극을 표현하고, 무의식에서의 성취를 케이크를 만들어 새로운 정신이 생긴 것을 축하하기도 하고, 광복절로 자신을 찾는 것을 표현한다. 모래상자에 여성성과 남성성을 표현하며 요정으로 태어난다. 결국 혼자서도 잘 자라는 남근적인 나무를 표현하고 따뜻한 가슴을 만들며 남성성과 여성성의 통합이 이루어진 것을 표현하였다.

모래놀이 활동 후 내담자의 상담목표가 개선된 점에 대한 내담자들의 보고를 보면, 내담자 I은 요즘 짜증내는 것이 줄어들었고, 인내심도 생겨 친구들과 싸우는 것이 많이 나아졌으며, 성적도 많이 올랐다. 내담자 II도 이제는 무서운 것이 보이지 않고, 새 아빠가 뭐라 하면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나의 주장을 펴고, 성적이 올랐다. 내담자 III는 친구관계에 자신감이 생겨 용기를 내려고 하고, 모래놀이를 하면서 기분이 항상 좋아졌다. 내담자 Ⅳ는 남의 말에 상처를 안 받게 되었다.

내담자 전체의 모래놀이를 종합해 보면, 정서적으로 각성되거나 불안이나 공포 같은 것을 느낄 때 ‘내가 여기 있다.’, ‘내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손도장 같은 것을 모래에 찍을 수 있는데(Flahive, 2012), 본 연구에서 정서와 행동상의 어려움이 있는 여중생들의 전체적인 모래놀이과정에 이런 표현들이 많다. 이처럼 정서 및 행동상의 어려움 속에서 여중생들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을 알 수 있다. 즉, 정서적인 혼란, 두려움이나 갈등 속에서 정신을 가다듬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정체감과 관련된 주제는 청소년기 여중생의 발달단계와 연결되어지는 부분이다.

또한 모래상자에 선과 악, 진짜와 가짜, 천사와 악마, 하늘 과 땅, 따듯함과 차가움, 남성성과 여성성 등 대극이 표현되고, 자신의 무의식과 의식이 만나 균형을 이루고 통합하는 장면으로 모래활동이 마무리 된다. 이는 Jung의 관점에서 보면, 청소년기는 친구사이에도 좋고 싫음이 뚜렷하여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확실하게 구분한다고 하기도 하지만(Rhi, 2002), 우리의 정신은 대극으로 구성되고 모든 정신현상이 대극의 긴장, 갈등, 그리고 대극의 합일, 통합이 이루어지며 갈등의 해결, 안정, 어려움의 완화 등이 이루어지듯이, 본 연구의 여중생들도 이런 과정을 뚜렷이 보여 준다(Rhi, 1999, 2002). 그래서 상담말기에는 진짜 조약돌을 찾고, 승리의 표시로 자신에게 트로피를 주고,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혼자서도 잘 자라는 나무로 본인들의 성취를 분명하게 표현한다. 특히 본 연구의 대상이 사춘기에 있는 여자 중학생들로 신체와 생리적인 변화를 경험함으로 자신이 여성인 것에 대한 자각이 클 시기여서 이런 발달시기와 연결되는 주제가 많이 표현된 듯하다. 이처럼 정서와 행동상의 어려움이 있는 여중생이 정신내면에서 인류 보편적인 집단 무의식의 패턴을 보이며 새로운 정신으로 다가감을 알 수 있다.

투사심리 검사에서 집이 튼튼해지고 사람의 크기가 커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내담자가 원하는 상담목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이렇듯 12회기 모래놀이 활동이 정서와 행동상의 어려움이 있는 내담자들의 적응을 도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제한점을 살펴보면, 먼저, 모래놀이는 무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것으로 무의식의 작업을 객관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Zoja, 2011). 두 번째는 내담자가 상담 목표로 제시한 부적응적인 행동을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변화를 평가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세 번째는 정서행동문제 관심군에 속한 내담자가 모래놀이 활동 후 정서와 행동문제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모래놀이 활동을 통해 정서와 행동에 어려움이 있는 여중생 네 명의 정신내면에 인류 보편적인 심리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석심리학과 모래놀이이론의 관점에서 탐색한 것이 본 연구의 의의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학교현장 및 상담 장면에서 여중생의 교육, 생활지도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2016 Annual Spring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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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ces

Appendix A.

Projective pre-test and post-test

사전검사, 사후검사

kjcs-38-1-95-app1.pdf

Appendix B.

Sandplay therapy sessions

모래놀이과정

kjcs-38-1-95-app2.pdf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Clients Family Background and Counselling Objectives

Clients Family background Counselling objects
I • Parents, younger brother (2nd in elementary school)
• Father takes a ship far away. When he comes home, he feels tired. Even
though mother calls names and often interferes with the client, she gets along with her own mother.
• Reducing irritation
• Developing endurance
• Raising grade point
II • Stepfather, mother, older sister (22 years old) and brother (20 years old) and stepbrother (4 years old)
• Stepfather nags a lot and is in conflict with the client. Mother gets remarried with three children from a previous marriage.
• No more ghost dreams
• Avoid getting hurt by stepfather
• Achieving good grades
III • Parents, the first brother (20 years old) and second brother (3rd grade in high school)
• Parents run a sushi restaurant and come home late. The first brother has a bad character and the second brother has a good character.
• Recovering good relationship with friends
• Being always in good mood
IV • Parents, older sister (1st grade in high school)
• Father is likely an alcoholic, enters a drunken frenzy, and is violent. Mother works.
• Avoid being hurt by others
• Being more mature
• Listening to others' words carefu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