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The Effect of Attachment Security on Preschoolers’ Perspective Taking: Executive Function as a Mediator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
This study aimed to examine the prospective links among perspective taking, attachment security, and executive function and the mediating role of executive function on the relationship between attachment security and perspective taking.
Methods
The participants included 147 preschoolers living in Gyeonggi. The data-analysis methods included descriptive statistics, independent t-tests, one-way ANOVAs, Pearson’s correlation analysis, hierarchical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and the Sobel test.
Results
First, preschoolers’ perspective taking was significantly related to attachment security, and executive function. Furthermore, there was a significant association between attachment security and executive function. As expected, the correlations were positive in all cases. Second, the effects of attachment security on intention and emotion perspective takings were fully mediated by executive function when holding children’s age and vocabulary constant. However, executive function did not predict thought perspective taking, whereas attachment security did.
Conclusion
Given that parent–child attachment security might play an important role in child cognitive and socio-cognitive development, parents’ endeavors to enhance the quality of the attachment relationship could be a fruitful path for preschoolers’ developing executive capacities and perspective taking.
서론
유아기에 성취하는 대표적인 발달과업 중 하나는 마음 상태에 대한 이해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다. 유아는 성장하면서 타인이 자기와는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자신만의 관점에서 벗어나 타인의 입장이 되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 조망수용 능력(Gehlbach, 2004)이 요구된다.
이러한 조망수용은 인지 심리학 내에서 마음이론이라는 연구의 흐름으로 이어져 연구되고 있다(Barnes-Holmes, McHugh, & Barnes-Holmes, 2004; Flavell, 2000; Qureshi, Apperly, & Samson, 2010). 본래 마음이론이라는 용어는 마음 상태를 자신과 타인에게 귀속시키는 능력을 말한다(Premack & Woodruff, 1978). 마음이론 연구의 대다수는 의도, 정서 혹은 사고보다는 틀린 믿음에 관한 유아의 이해에 초점을 두었고, 특히 유아가 언제부터 틀린 믿음이라는 마음의 상위 표상적 특성을 이해하기 시작하는가를 밝히는데 집중하였다(Hughes, 2001).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다수의 연구자들은 지각, 의도, 정서와 사고 등의 마음 상태를 포함하는 포괄적 관점의 마음이론을 강조한다(Farrant, Devine, Maybery, & Fletcher, 2012; Hughes & Leekam, 2004; Tager-Flusberg, 2007). 유아의 마음은 소수의 내적 상태만으로 해석할 수 있는 평면적 구성체가 아닌 다차원적인 개념이기에 이 분야의 다면적이고 복잡한 발달 특성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더욱이 조망수용은 비교적 초기의 마음이론으로 여겨지므로(Flavell, 2000; Wellman, Phillips, & Rodriguez, 2000) 조망수용의 발달 특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작업은 마음이론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할 수 있어 특히 중요하다. 조망 수용은 타인의 지각, 의도, 정서와 사고 조망수용 등으로 나누어 연구되었는데(Hudson, Forman, & Brion-Meisels, 1982), 이 중에서 의도, 정서와 사고 조망수용은 사회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조망수용 능력으로 보고되어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Enright & Lapsley, 1980). 유아기에 대인관계가 확장되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회적 특성을 지닌 조망수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의도 조망수용은 일련의 행위에 포함된 타인의 의도를 추론하는 능력을 의미하며(Nelson-le Gall, 1985), 이는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유아가 물리적 세계와 내적 상태를 연결하는 것은 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의도성의 이해(Schult, 2002)이므로 의도의 추론은 마음에 관한 기초적 설명을 제공한다. 정서 조망수용은 타인의 입장에서 다양한 상황 단서에 근거하여 그 사람의 느낌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것을 의미한다(Kurdek & Rodgon, 1975; Vaish, Carpenter, & Tomasello, 2009). 정서 조망수용을 습득하려면 유아는 특정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대조되는 정서 상태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정서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명시적인 단서가 부재할 때도 그 사람의 정서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고 조망수용은 특정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 타인이 알고 생각하는 것, 즉 그 사람의 사고를 인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Oswald, 1996). 유아는 자신의 관점에 내포된 자기중심성으로부터 벗어나 사회 상황에서의 다양한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인지적 경향성을 통해 타인의 사고를 이해하게 된다(Dugan, Bohle, Woelker, & Cooney, 2014). 또한 타인의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은 사고라는 내적 표상을 다시 표상해야 함을 의미하며 이는 상위 표상과 같은 고차적 능력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유아가 자신과 타인의 관점을 구별하여 그 사람의 지식과 사고에 대해 정확히 식별한다면 인지적 탈중심화와 더불어 마음에 대한 표상 수준의 이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조망수용 발달의 개인차를 이끄는 맥락 요인을 알아보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그 맥락에서 조망수용의 발달에 부모자녀 관계가 역할을 한다는 관점은 애착이론에 의해 지지될 수 있다. 애착이론은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는 적응 능력의 발달이 유아와 양육자 간의 목표-수정 파트너십 내에서 비롯된다고 가정하는데, 이는 유아가 자신의 목표와 애착대상의 목표를 맞추어 조정하기 위해 애착대상의 행동을 기대하고 예측하는 과정을 일컫는다(Bowlby, 1982; Symons & Clark, 2000). 유아가 목표-수정 파트너십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마음이해가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애착관계는 유아에게 타인의 내적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는 기제를 제공함으로써 유아의 조망수용을 조력할 수 있다. 유아가 안정 애착을 통해 애착대상과의 관계에 대한 일관되고 조직적인 표상을 형성한다면, 애착대상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유능감을 기초로 다른 타인의 마음을 추론하는 능력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보고된다(Ontai & Thompson, 2008).
유아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애착안정성이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선천론 입장에 따르면 유아의 사회적 환경이 마음이해의 발달을 촉발시킬 수는 있어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Scholl & Leslie, 2001).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능력은 본질적으로 성숙 과정이기 때문에 사회적 변인은 연령에 의한 변화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수의 연구는 유아의 조망수용을 조력하는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지 않았다(Symons, 2004). 또한 유아의 마음 상태 추론과 애착 간 연관성을 다룬 선행연구들은 상반된 결과를 제시한다. 일부 연구(Meins, Fernyhough, Russell, & Clarke-Carter, 1998; Repacholi & Trapolini, 2004; Rosnay & Harris, 2002; Steele, Steele, Croft & Fonagy, 1999)는 애착안정성이 마음이해에 유의한 영향력을 가진다고 보고했지만, 다른 연구(Laranjo, Bernier, Meins, & Carlson, 2010, 2014; Meins et al., 2002; Ontai & Thompson, 2008; Steele, Steele, & Johansson, 2002)에서는 애착안정성의 영향이 유의하지 않았다. 혼재된 연구 결과는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마음이해 간 관계에 다른 변수가 개입할 수 있음에 기인하므로, 이에 대한 검증이 요구된다.
실행기능은 마음이해의 발달적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Carlson & Moses, 2001). 이 관점은 유아 마음이해의 발달적 변화와 개인차가 실행기능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즉 실행기능이 애착안정성과 마음이해 간 관계를 이어주는 특정 변수로서 발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실행기능은 일련의 고차적인 인지 과정으로 억제, 주의전환, 작업기억의 하위요인을 포함한 포괄적 구성 개념이다(Garon, Bryson, & Smith, 2008; Miyake et al., 2000). 실행기능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우수하고 정교한 수행이 가능하지만, 부모와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그 기술을 연습하고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Meuwissen & Carlson, 2015). 이를 고려했을 때, 유아의 실행 기능은 현재로서는 혼재된 연구 결과로 인해 부분적인 설명만을 제공하는 애착안정성과 함께 조망수용의 발달을 예측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유아의 실행기능이 애착안정성과 조망수용 간의 관계를 매개하기 위해서는 애착안정성과의 연관성이 지지되어야 한다. 애착의 안정성이 실행기능의 기저를 이루는 신경 체계의 발달을 촉진시킴으로써 전반적인 실행기능 발달에 기여한다는 주장(Calkins & Leerkes, 2004)이 제기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애착의 주요 기능은 영유아의 괴로움을 통제하는 것이며, 애착 체계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실행기능의 주요 측면인 주의집중 과정에 관여하는 주요 역할을 한다고 보고하였다(Fonagy & Target, 2002). 또한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높은 경우, 유아는 우세한 반응을 억제하는 동안 자신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더욱 적절한 대처 전략을 보이는 등 상대적으로 우수한 실행기능 수준을 나타냈다(Wolff & van IJzendoorn, 1997). 즉 실행기능의 주요 기능은 초기에 안정 애착의 맥락에서 발달하며 점차적으로 유아의 독립적인 기술로 내면화됨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지지하는 주장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므로(Bernier, Carlson, & Whipple, 2010)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애착안정성이 실행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행기능과 마음이해 간 내재된 관계를 주장하는 관점은 영역일반론(domain general theory)으로 대표된다(Sabbagh, Xu, Carlson, Moses, & Lee, 2006). 조망수용을 비롯한 마음이해의 발달이 상위 인지과정인 실행기능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점은 억제하여 두 입장을 분리하고 기존의 정보를 기억하면서 상황에 맞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실행기능이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한다. 다수의 연구에서 유아의 실행기능과 마음이해 간의 내재적이고 직접적인 관계를 보고해왔다(Hughes & Ensor, 2005; Kim & Yi, 2008; E.-S. Shin, 2005). 반면 마음상태를 추론하는 능력은 실행기능과는 관계없이 독립된 영역을 중심으로 발달한다는 주장이 존재하며, 이는 영역특정론(domain specific theory)으로 대표된다(Gopnik & Wellman, 1994). 유아가 마음을 이해하는 방식은 이론과 유사하여 제한된 정신적 영역에서 근본적이고 질적인 발달을 경험한다는 입장이다. 즉 영역특정론에서는 마음상태에 관한 지식이 해당 영역별로 이론으로 체계화되어 있기 때문에 각 지식이 구분지어진다고 가정한다(Gopnik & Slaughter, 1991). 실행기능의 발달이 그 자체로 마음이해의 우수한 수행을 예측할 수 없으며, 의도와 정서, 사고 등에 대한 추론은 특정한 정신적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발달한다고 예측한다. 종합했을 때, 마음이해의 세분화된 발달을 주장하는 영역특정적 관점은 고차적 인지과정인 실행기능을 강조하는 영역일반적 관점과 여전히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실행기능이 애착안정성과 조망수용 간의 관계를 설명하고 조망수용을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검증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애착으로 대표되는 유아를 둘러싼 사회적 맥락, 상위인지 과정인 실행기능, 마음이해 간의 복합적 관계는 단일 차원에서 보고되어 왔으나 이들의 관계를 해석하기에 한계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을 포함하여 조망수용의 발달을 이끄는 통합적인 관계를 검증하고 보다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유아의 조망수용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
유아의 조망수용,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은 유의한 관계가 있는가?
연구문제 3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행기능이 매개하는가?
3-1.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의도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행기능이 매개하는가?
3-2.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정서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행기능이 매개하는가?
3-3.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사고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행기능이 매개하는가?
연구방법
참여자
경기 소재의 보육기관 및 유아교육기관에 재원 중인 3세 유아 47명(남아 23명, 여아 24명), 4세 유아 50명(남아 26명, 여아 24명), 5세 유아 50명(남아 25명, 여아 25명), 총 147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유아의 연령 및 성별 구성은 Table 1과 같다.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으며(IRB No.1604/001-005), 질문지를 통해 연구에 참여한 유아 가정에 대한 인구학적 자료를 수집하였다. 어머니의 교육수준은 4년제 이상 대학교 졸업이 65명(44.2%)으로 가장 많았고, 2, 3년제 대학교 졸업이 58명(39.5%), 대학원 재학 이상이 14명(9.5%), 고등학교 졸업이 10명(6.8%)이었다. 어머니의 근로여부에 대해서는 취업모가 84명(57.1%)으로 비취업모 63명(42.9%)보다 더 많았다. 가정의 월 평균 소득수준은 300만원에서 400만원 미만이 45명(30.6%)으로 가장 많았으며, 500만원에서 600만원 미만이 28명(19.0%), 400만원에서 500만원 미만이 27명(18.4%), 600만원 이상이 25명(17.0%), 200만원에서 300만원 미만이 19명(12.9%), 200만원 미만이 3명(2.0%)이었다.
연구도구
조망수용
Hudson 등(1982)의 조망수용 검사를 H. O. Shin (1996)이 번안한 것을 기초로 연구자가 수정 및 보완하여 사용하였다. 조망 수용의 영역별 점수는 평정된 합산점수를 비율점수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 각 조망수용은 2-3개의 이야기 과제와 그림을 사용하여 일대일 면접법으로 측정하였으며, 이야기는 순서효과를 통제하기 위해 무작위 순서로 제시하였다. 연구자의 질문과 유아의 응답은 녹음한 후 전사하였다.
의도 조망수용 총 3개의 이야기 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명의 아이가 참여한 숨바꼭질 상황에서 술래 역할을 맡은 아동의 의도를 평가하도록 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술래 아동이 상대 아이를 고의로 밀어 아이가 넘어지는 결말을 제시한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술래 아동이 상대 아이를 우연히 밀어 아이가 넘어지는 결말을 제시한다. 두 이야기는 술래 아동의 미는 행위가 동일하지만 그 결과가 의도에 부합하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구성의 차이가 있다. 이는 의도와 결과의 일치여부가 상이할 때 의도 정보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추론하는 유아의 의도 조망수용 수준이 높다는 선행연구(Jung & Yi, 2005)를 토대로 추가하여 구성하였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상대 아동이 우연히 돌에 걸려 넘어지는 결말을 제시한다.
질문과 유아 반응의 결과는 H. O. Shin (1996)의 기준과 선행연구(Sperling, Walls, & Hill, 2000)를 기초로 연구자가 수정하여 점수화하였다. 유아는 하나의 이야기 과제에 대해 2개 질문을 받는다. 먼저 “남자아이는 왜 넘어졌을까요?”에 대해 술래의 의도를 정확하게 언급하여 상황을 설명하면 1점을 부여하고, 의도를 틀리게 언급하거나 모르는 경우에는 0점을 부여하였다. 두 번째 질문은 주인공의 행동이 의도적인지 비의도적인지 구분하여 추론할 수 있는지 측정한다(예: “밀려고 했을까요? 안 밀려고 했을까요?”). 유아가 술래의 의도를 정확하게 추론하면 1점을 부여하고, 틀리게 추론하거나 모르는 경우에는 0점을 부여하였다. 두 번째 질문의 순서는 임의로 바꾸어 제시하였다(예: “안 밀려고 했을까요? 밀려고 했을까요?”).
정서 조망수용 총 2개의 이야기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경험하는 사건에 따라 두 감정의 대조를 이루는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의 정서를 평가하도록 한다. 이때 표정과 같은 외현적인 정서 단서가 부재하는 경우에도 상황 단서에 근거하여 정서를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선행연구에 근거하여(Vaish et al., 2009) 정서를 추론하는 장면에서 등장인물의 얼굴 표정이 나타나지 않도록 그림을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첫 번째 이야기는 주인공 아동이 산책을 하는 도중 길을 잃었다가 나중에 교사가 발견하는 내용이다. 기쁨과 무서움 또는 기쁨과 슬픔으로 대비를 이루는 두 가지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두 명의 등장인물이 장난감을 두고 다투다가 엄마가 와서 한 명의 아이에게 장난감을 주는 내용이다. 두 등장인물의 정서가 기쁨과 분노 또는 기쁨과 슬픔으로 대비되도록 예측해야 한다.
질문과 유아 반응의 결과는 H. O. Shin (1996)의 기준과 선행연구(Denham, Zoller, & Couchoud, 1994)를 기초로 연구자가 수정하여 점수화하였다. 정서를 추론할 때 정확도에 따라 점수 범위를 다르게 구성하였다. 틀린 정서 및 무반응일 경우 0점, 정적 또는 부적 정서 영역을 올바르게 추론하면 1점(예: “슬퍼요.” 대신 “기분이 나빠요.”라고 대답), 정서를 구체적으로 정확히 추론하면 2점(예: “기뻐요.”, “무서워요.”)을 부여하였다.
사고 조망수용 총 2개의 이야기 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인공에게 어떤 상황이 발생한 다음에 이 상황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타나 궁금해 하는 내용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이야기는 주인공이 야구놀이를 하다가 다른 집 유리창을 깨뜨리고 집으로 도망간 후 집에 누군가 찾아온 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라고 이를 본 엄마가 궁금해 하는 상황으로 이루어져 있다.
질문과 유아 반응의 결과는 H. O. Shin (1996)의 기준을 기초로 연구자가 수정하여 점수화하였다. 먼저 주어진 상황에서 주인공의 생각, 즉 주인공이 보이는 행동의 원인이 되는 사고를 정확히 추론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을 정확하게 추론하면 1점을 부여하고, 틀리게 추론하거나 모르는 경우에는 0점을 부여하였다. 두 번째 질문은 이전의 상황을 모르는 새로운 등장인물인 제 3자의 생각에 대해 추론하도록 한다. 이는 특정 상황에 대해 제 3자가 가지고 있는 사고의 표상을 다시 표상하는 상위표상 능력을 측정한다. 따라서 유아가 제 3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정확하게 추론하는 경우 상위표상이 가능한 것으로 사료하고,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응답에 1점을 추가적으로 부여하였다. 즉 제 3자의 타당한 생각을 언급하면 유아는 첫 번째 질문의 점수에 추가 점수를 받아 하나의 이야기 과제에 대해 총 2점을 얻을 수 있도록 평정하였다.
애착안정성
Bretherton, Ridgeway와 Cassidy (1990)가 개발한 애착 이야기 완성 과제(Attachment Story Completion Task)를 번역하여 사용하였다. 연구자는 인형 가족을 이용하여 애착 관련 이야기의 도입부를 들려준 다음 유아에게 이후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보도록 제안함으로써 유아가 애착대상인 주 양육자에 대한 표상을 이야기 과정에 투사할 수 있게 유도한다. 이를 통해 유아가 지닌 애착표상의 안정성을 평가한다. 유아의 응답은 Golby, Bretherton, Winn과 Page (1995)의 평가 지침 그리고 Page (2007)의 평정을 바탕으로 Chae (2009)가 사용한 평가 지침에 근거하여 평가하였다. 구체적으로 개별 이야기 주제 내에서 유아가 만든 이야기 내용, 해결 유형, 일관성을 기준으로안정(1점) 또는 불안정(0점)으로 분류하여 애착안정성을 평가한다. 유아가 해당 주제에 관한 3번의 질문 내에서 이야기의 핵심 주제를 이야기 하고, 이야기가 친사회적이고 해결책을 포함하는 등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일관되고 긍정성을 포함하면 애착 안정으로 분류하여 1점을 부여한다. 반면 이야기의 핵심주제를 회피하거나, 폭력적이고 기괴한 내용을 포함하는 등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비조직적이고 부정적일 경우 애착 불안정으로 분류하여 0점을 부여한다. 유아의 애착안정성은 유아가 완성한 5개의 애착 이야기의 총합 점수로 사용한다. 5개의 이야기에서 모두 애착 불안정을 보여 총점이 0점인 경우, 해당 유아는 매우 낮은 애착안정성을 지니고 있는 것을 의미하며, 5개의 에피소드에 모두 애착 안정을 보여 총점이 5점인 경우, 해당 유아는 매우 높은 애착안정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행기능
실행기능의 세 가지 하위요인 검사는 대상 연령과 측정 내용의 적합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요인별 점수는 평정된 합산점수를 비율점수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 구체적으로 합산점수의 범위는 억제 0점∼16점, 주의전환 0점∼24점, 작업기억 0점∼24점으로 평정되며, 이를 비율로 점수화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또한 하위요인 합산점수의 총합에 대한 비율점수로 실행기능 총점을 산출하였다. 이는 실행기능이 부분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하위요인들을 결합한 단일 구성체라는 주장(Garon et al., 2008)에 근거하였다. 특히 발달 초기에는 실행기능을 통합적 단일 구성체로서 이해할 때 그 구조의 특성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Wiebe et al., 2011). 유아기의 실행기능은 단일 인지과정이지만, 이후 발달과 경험을 통해 하위기능들의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성인기에는 다양성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구조라는 입장이다(Carlson, Zelazo, & Faja, 2013). 이에 따라 선행연구(Choi & Song, 2013; Y.-J. Lee, Lee, & Shin, 2005; E.-S. Shin, 2005)를 근거로 각 하위요인 점수들의 총합 값을 비율점수로 환산하고 실행기능의 변수로 설정하였다.
억제 Gerstadt, Hong과 Diamond (1994)의 낮과 밤 과제(Day/Night)를 수정 및 보완하여 사용하였다. 이 검사는 해가 그려진 카드를 제시하면 ‘낮’이라고 말하고, 달이 그려진 카드를 제시하면 ‘밤’이라고 말하도록 개발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유아가 친숙한 이름으로 쉽게 명명할 수 있도록 낮과 밤 대신 해와 달(햇님과 달님)로 카드의 명칭을 변경하여 진행하였다.
주의전환 Zelazo (2006)의 차원변경 카드분류 과제(Dimensional Change Card Sort Task)를 사용하였다. 총 3개의 과제가 포함되어 있으며 각 과제는 카드의 색깔과 모양, 그리고 테두리 범주에 의한 규칙을 따른다. 단, 색깔과 모양 과제는 기본 단계에 속하기 때문에 모양 과제에서 기준선을 넘지 못하면 테두리 과제로 넘어가지 않는다. 세 과제의 점수를 합산하여 사용하였다.
작업기억 한국 웩슬러 아동지능검사(Korean-Wechs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Ⅲ)의 숫자 바로 따라하기 및 숫자 거꾸로 따라하기 소검사(Kwak, Park, & Kim, 2002)를 사용하였다. 각 세트의 첫 문항을 정확하게 따라하면 그 다음 문항을 이어서 진행하였다. 그러나 세트 내에서 2문항을 모두 실패한 경우에는 표준 지침에 따라 검사를 종료하였다.
어휘능력
한국 웩슬러 유아지능검사(Korean-Wechsler Preschool and Primary Scale of Intelligence-IV)의 어휘 소검사(Park, Lee, & Ahn, 2015)를 사용하였다. 연구자는 유아에게 해당 문항의 단어를 읽어준 후 그 정의를 구두로 설명하도록 하였다. 유아가 3문항 연속으로 0점을 받을 경우 검사를 중단하였다.
연구절차
이 연구에서는 연구자와 유아의 일대일 조사가 요구되므로, 기관을 모집할 시 별도의 조용한 공간이 마련되는지 확인하였다. 또한 조사에 앞서 조망수용 검사에 사용한 지시문과 그림, 평가 기준 등을 수정 및 보완하였다. 아동학 전문가 5인과 보육교사 3인이 검사도구의 내용과 평정에 대한 내용타당도를 검토하였다. 조사는 유아의 집중 시간을 고려하여 한 유아 당 이틀씩 2회에 걸쳐 각각 20분∼25분씩 실시하였다. 조망수용점수와 애착안정성 점수 평정의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전체 자료의 13.6%에 해당하는 20사례를 무선으로 선정하여 아동학 전문가 2인의 평정자간 일치도를 산출하였다. 유아의 조망수용 점수에 대한 평정자간 일치도는 96%이었으며, 애착안정성 점수에 대한 평정자간 일치도는 92%이었다. 두 평정자 간 평정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전사된 자료, 녹음과 녹화자료를 근거로 의논 후 합의하여 결정하였다.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22.0 (IBM Co., Armonk, NY)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유아의 성별과 연령에 따른 조망수용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과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유아의 조망수용,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 사이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위계적 중다회귀분석과 Sobel Test를 실시하였다. 이때 월령으로 조사한 유아의 연령을 통제하였으며, 유아의 실행기능 및 이야기 완성 과제가 어휘력과 유의한 상관이 있다는 선행연구(Carlson, Moses, & Breton, 2002; Stievenart, Roskam, Meunier, & van de Moortele, 2012)에 따라 어휘 소검사로 측정한 유아의 어휘능력을 통제하였다.
연구결과
유아의 성별과 연령에 따른 조망수용 차이
3, 4, 5세 유아의 성별과 연령에 따른 조망수용의 전반적 양상을 파악하고 그 차이를 살펴본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조망수용은 의도, 정서, 사고 조망수용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그 결과, 성별에 따른 조망수용의 차이는 세 영역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즉 연구대상 유아가 보인 조망수용의 양상은 성별 집단 간에 유사하였다. 유아의 연령에 따른 조망수용 차이를 살펴보면, 모든 조망수용 영역에서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유아의 의도, 정서, 사고 조망수용 모두 연령이 증가하면 평균 점수가 높았다.
유아의 조망수용, 애착안정성, 실행기능의 관계
유아의 조망수용,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 간에 유의한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조망수용 세 영역과 애착안정성 관계를 살펴보면 각각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즉 애착안정성은 의도 조망수용(r = .24, p < .01), 정서 조망수용(r = .25, p < .01), 사고 조망수용(r = .34, p < .01)의 모든 수행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다음으로 조망수용과 실행기능의 관계를 영역별로 살펴보았다. 의도 조망수용은 실행기능 전체(r = .44, p < .01)와의 정적상관뿐만 아니라, 하위요인인 억제(r = .19, p < .05), 주의전환(r = .35, p < .01), 작업기억(r = .36, p < .01)의 모든 검사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정서 조망수용 또한 실행기능 전체(r = .53, p < .01)와 억제(r = .18, p < .05), 주의전환(r = .45, p < .01), 작업기억(r = .43, p < .01)의 모든 수행과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다. 사고 조망수용의 경우에도 실행기능 전체(r = .44, p < .01)와 억제(r = .30, p < .01), 주의전환(r = .31, p < .01), 작업기억(r = .34, p < .01)의 모든 과제와 유의한 정적 상관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 하위요인별 관계에서도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즉 애착안정성은 실행기능 전체(r = .33, p < .01)와의 정적 상관뿐만 아니라, 억제(r= .23, p < .01), 주의전환(r = .24, p < .01), 작업기억(r = .23, p < .01)의 모든 검사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의도 · 정서 · 사고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에 앞서 독립변수의 VIF 통계량을 살펴본 결과 모든 독립변수의 VIF 값이 10 미만으로 나타나 독립변수 간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매개효과 검증은 Baron과 Kenny (1986)가 제시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의도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의도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세 단계의 연구모형에서 매개변수 성립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 번째 조건으로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종속변수인 의도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β = .17, p < .05; 1단계). 두 번째 조건으로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매개변수인 실행기능에 유의한 영향(β = .20, p < .01)을 미쳐 2단계의 조건도 충족시켰다(2단계). 마지막으로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매개변수인 실행기능을 동시에 투입한 결과 실행기능이 의도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력을 나타냈으며(β = .26, p < .05), 이 때 의도 조망수용에 대한 애착안정성의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실행기능의 완전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3단계). 통제변수인 연령은 의도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β = .24, p < .05), 어휘능력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유아 실행기능의 매개효과에 대한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Sobel test를 실시한 결과, p < .05 수준(양쪽)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z = 1.97).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정서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정서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먼저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종속변수인 정서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β = .16, p < .05). 다음으로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매개변수인 실행기능에 유의한 영향력(β = .20, p < .01)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매개변수인 실행기능을 동시에 투입한 결과 실행기능이 정서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력을 보였으며(β = .33, p < .001), 이 때 정서 조망수용에 대한 애착안정성의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실행기능의 완전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통제변수인 연령은 정서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β = .27, p < .01), 어휘능력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Sobel test를 실시한 결과, p < .05 수준(양쪽)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z = 2.36).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사고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사고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는 Table 6과 같다. 먼저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종속변수인 사고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β = .24, p < .01). 다음으로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매개변수인 실행기능에 유의한 영향(β = .20, p < .01)을 미쳐 2단계의 조건도 충족시켰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독립변수인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매개변수인 실행기능을 동시에 투입한 결과, 실행기능이 사고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사고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을 유아의 실행기능이 매개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유아의 애착안정성은 통제변수와 매개변수를 투입한 경우에도 사고 조망수용에 대한 독립적인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β = .23, p < .01). 통제변수인 연령은 사고 조망수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β = .38, p < .001), 어휘능력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유아의 조망수용이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조망수용,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조망수용에 미치는 영향을 유아의 실행기능이 매개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유아의 연령이 증가하면 타인의 의도, 정서와 사고를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보다 유능하게 추론한다. 구체적으로 의도 조망수용은 3세와 4세 사이에 현저한 발달이 이루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3세의 평균 점수가 이미 중간 이상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며, 이는 3세가 되면 겉으로 드러난 행위의 결과로부터 개인 내면의 마음 상태인 의도를 일정 수준 분리하여 이해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즉 타인 행동의 의도를 읽어내는 유아의 능력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성취되는 발달 특성(Wellman, 2010)임을 확인한 것이다. 정서 조망수용은 4세에도 상당히 정확한 수행이 가능하다. 4세의 정서 조망수용 점수가 만점에 근접하게 도출된 현상은 정서 조망수용의 발달이 4세에는 안정화 된다는 사실(Song, 2005)을 확인한다. 특히 3세에도 평균 점수가 중간 이상으로 높은 편인데, 이는 3세경 상황에 근거하여 타인의 정서를 추론한다는 주장(Harwood & Farrar, 2006)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고 조망수용은 비교적 늦은 연령에 발달한다. 사고 조망수용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표상을 다시 표상해야 하는 상위표상을 반영하며, 이는 논리적이고 정교한 사고 체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5세가 되어서야 60% 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점을 고려할 때, 3세와 4세 유아는 5세에 비해 아직 사고 조망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신의 사고와 구별되는 다른 사람의 사고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3세와 4세에 사고 조망수용의 발달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초보적 수준이며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주장(Selman, 1971)을 뒷받침한다. 국내의 선행연구에서도 사고 조망수용은 4세 이후에 발달하며(Yoon & Kim, 2012), 5세에 급격한 전환을 이룬다고 보고한 바 있다(K. N. Lee, 2000). 또한 상위표상에 기초하여 타인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은 4세가 과도기라는 사실(Wellman & Cross, 2001)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유아의 조망수용,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은 상호 밀접한 정적 상관을 가진다. 이러한 사실은 유아의 애착안정성이 증가할수록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의 의도와 정서, 사고를 추론하는 능력이 발달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유아는 양육자와의 안정적인 목표-수정 파트너십에 참여하면서 타인의 내적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사용하는 능력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Symons & Clark, 2000). 더욱이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 간 연관성은 유아가 양육자를 신뢰할 만한 안전기지로 이용하여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면서 실행기능의 향상을 위한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주장(Bernier, Carlson, Deschenes, & Matte-Gagne, 2012)을 확인한다. 이는 유아가 애착대상의 이용가능성에 어려움이 없고 큰 안정감을 느낄수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상위 인지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유아의 조망수용과 실행기능이 상호보완적으로 발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유아의 조망수용과 실행기능이 전전두엽이라는 공통의 신경학적 기초를 가지고 유아기를 중심으로 현저한 발달이 이루어지는 등 근원적 관련성을 가진다는 주장(Diamond, 2013)과 동일한 맥락에서 논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아의 실행기능 수준을 파악하고 적절히 개입하여 발달을 지원한다면 원만한 대인 상호작용을 이끄는 조망수용의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셋째, 유아의 애착안정성은 실행기능을 매개로 의도 조망수용 및 정서 조망수용에 영향을 미친다. 즉 유아의 연령과 어휘능력을 통제했을 때, 애착안정성과 의도 및 정서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이 개입할 경우 애착안정성의 직접 효과는 사라지지만 이와 같은 영향력은 실행기능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이는 타인의 내적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위인지과정의 발달이 중요하다는 영역일반론의 주장(Carlson & Moses, 2001; Hughes & Ensor, 2005)을 확인한 것이다. 유아와 부모 간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토대로 유아의 실행기능 수준이 보다 우수하고 정교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타인의 의도와 정서 상태를 추론하는 능력의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유아의 의도 조망수용과 정서 조망수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유아에게 애착 경험을 통해 적합하지 않은 반응은 억제하고 적절한 대안을 고안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부모는 실행기능 기술을 활발히 연습할 수 있는 놀이 환경이나 경험 등을 제공하여 실행기능의 발달을 지원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예를 들어, 게임놀이는 유아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의 만족을 억제하거나 관련 규칙을 이해하여 적용하는 등 실행기능과 유사한 수행 과정을 거치므로(Y.-J. Lee, Lee, & Shin, 2005) 이러한 놀이에 부모가 함께 참여한다면 실행기능의 연습과 향상을 효과적으로 조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육 및 유아교육 현장에서 유아가 타인의 의도와 정서를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도록 지도할 때,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활동들을 병행한 통합적 교수 방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면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사고 조망수용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는 없으며, 애착안정성만이 사고 조망수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해 두 가지 가능한 관점을 고려하여 논의할 수 있다. 먼저 부분적으로 영역특정론을 지지하는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유아의 마음상태 중 사고는 독립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추론하기 위해서는 실행기능과 같은 상위 인지능력과는 관계없이 근본적이고 질적인 내적발달이 필요하다는 입장(Gopnik & Slaughter, 1991)이다. 이에 따라 유아는 사고라는 특정 영역과 관련하여 발달하는 지식을 토대로 타인의 사고를 추론할 수 있게 되며, 유아의 실행기능은 사고 조망수용에 대해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두 번째 관점은 영역일반론의 가능성, 즉 실행기능과 사고조망수용의 잠재된 연관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영역일반론은 특정 마음상태에 대한 지식의 특수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발현시킬 수 있는 실행기능과 같은 인지과정이 병행하여 마음상태의 추론을 발달시킨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Kim & Yi, 2008; Sabbagh et al., 2006). 따라서 사고를 이해하기 위한 관련 지식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면 이를 발현시킬 실행기능의 잠재적인 영향력을 검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유아 사고 조망수용의 평균 점수가 중간 이하로 나타나 바닥효과(floor effect)를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3세 유아는 사고 조망수용의 수행이 다른 연령에 비해 상당히 저조하고, 4세 유아는 보통 수준이며, 5세에 이르러서야 비교적 높은 수행을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연구에서 사고 조망수용에 대한 실행기능의 영향력이 나타나기에는 유아가 지닌 사고에 관한 지식이 다소 제한적이고 기초적인 수준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사고 조망수용의 발달은 단순히 사고와 관련된 지식의 결핍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며, 관련 개념이 일정 수준으로 성숙해질 때 실행기능의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추후의 연구에서는 연령에 따른 발달차를 고려하여 사고 조망수용의 수행이 상대적으로 능숙한 연령대의 표본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실행기능이 사고 조망수용에 지니는 영향력을 명확하게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유아의 애착안정성은 연령, 어휘능력 및 실행기능과 독립적으로 사고 조망수용의 발달에 상대적 영향을 미친다. 유아가 애착대상의 생각과 행동을 해석하고 예측하기 위해 사용해온 표상이 확장된 사회적 환경으로 옮겨가면서 타인의 사고를 추론하기 위한 도식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Green, Stanley, & Peters, 2007). 이는 가정에서의 긍정적 애착경험이 함의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는 바이다. 부모가 반응적이고 민감한 양육을 통해 애착안정성을 증가시킨다면 유아가 타인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사고를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아의 사고 조망수용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유아가 애착대상에 대해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표상을 형성하도록 하는 부모의 노력이 요구된다.
이 연구에서는 유아의 조망수용과 관련이 있는 변인으로서 유아의 애착안정성과 실행기능을 살펴보고 세 변인의 통합적 관계를 검증하여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으나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의 제한점을 밝히고 후속 연구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유아의 전반적인 언어능력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비록 어휘 소검사를 통해 유아의 어휘력을 측정하고 이를 분석에 사용하였지만, 이 외에도 유아의 발화나 표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보다 면밀한 언어능력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유아의 언어능력과 조망수용 및 실행기능의 관련성을 보고하는 선행연구(Henning, Spinath, & Aschersleben, 2011; Wellman, 2010)가 존재하므로, 후속연구에서는 유아의 언어능력 전반을 파악하여 연구모형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유아의 의도 조망수용을 측정함에 있어 행위자의 의도에 포함될 수 있는 정서를 구분짓지 않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의도에는 행위자의 감정이 포함될 수 있고, 이러한 속성들이 상호작용하며 의도의 추론과 예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대의 정서 조건에 따라 의도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므로(Jung & Yi, 2016) 행위에서의 의도성을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정 의도로부터 정서를 분리시킨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첫째, 부모나 교사의 평가에 의존하는 설문지 측정을 사용하지 않고 유아와의 일대일 면접과 과제 수행을 통해 측정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둘째, 유아의 애착과 실행기능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사회적 · 인지적 접근을 동시에 모색하고, 조망수용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의 상반된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 관계를 검증하였다. 이 연구는 통합적 모형을 통해 실행기능이 가지는 매개효과를 확인함으로써 혼재된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관련 변인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셋째, 기존의 연구가 조망수용의 발달 기제와 연령에 따른 변화를 강조하던 것에서 나아가 발달의 개인차를 이끄는 변인을 입증한 연구로서 의의가 있다. 넷째, 조망수용의 다면적인 발달 과정을 밝힘으로써 마음이론 분야에서 다차원의 접근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다섯째, 유아의 실행기능 발달을 촉진시키고 이를 통해 조망수용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모와의 안정적인 애착관계가 지니는 중요성을 증명한 점에 실제 의의가 있다. 유아가 지니는 애착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상위 인지과정의 발달을 조력하는 양육자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는 유아가 타인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Notes
This article is a part of the first author’s master’s thesis submitted in 2016.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