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놀이 속에서 발현된 ‘코델리아’ 형규의 이성지향자적(異性志向者的) 특성에 관한 질적 연구
A Qualitative Case Study on the Discrepancy between Children’s Gender Schema and Gender Role Acceptability:With a Focus on the Intersexual Role Playing of Two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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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It is generally known that children’s development of ‘gender schema’ and ‘gender role stereotype’ has a positive relationship with the notion of ‘gender role preference’. This study analyzed an unusual case focusing on the role playing of two brothers’. The elder brother, Hyoung-Gyoo, always preferred to take the female role, and he had a preference for feminine names like “Cordelia” whilst engaging in role playing situations. The brothers can be said to have crossed the border into the realm of intersexual role playing. The results revealed Hyoung-Gyoo’s clear discrepancy between gender-related perceptions and reality, and showed his younger sibling Je-Gyoo’s high level of acceptance towards his brother’s extraordinary gender role preference. The results of this study can serve as a useful reference point for detailing unusual development from early childhood regarding ‘opposite-gender-role seeking’ characteristics.
Ⅰ. 서 론
문화권마다 성별에 따라 인지, 행동, 역할 등에 있어 서로 다른 특성이 있을 것이란 믿음이 존재하고, 이것을 토대로 기대되는 사회적 규범 또한 다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신념과 기대는 구성원 개인의 인지와 사고 과정, 행동과 선호의 결정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Carter & Levy, 1988; Martin & Halverson, 1981; Yi & Kim, 1995). 전자 즉 문화권에 따른 특정 성(性)에 대한 사회적 신념을 ‘성 역할 고정관념(gender-role stereotype)’, 그리고 후자 즉 자신의 성과 관련된 정보 및 그렇지 않은 정보를 분류해 처리하는 개인의 인지적 정보처리 구조 및 과정을 ‘성 도식(gender schema)’이라고 할 수 있다.
발달적 측면에서 볼 때 특히 아동기는 사회적인 성 역할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으며 성 도식이 형성, 발달하는 시기이다. Kohlberg(1966)는 아동의 인지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3세경에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을 깨닫고 성별이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성 안정성을 습득하며, 6-7세경에는 성 역할 자아개념이 견고해져 사회적으로 자신의 성에 유형화된 활동이나 물건에 대한 선호성과 가치관을 갖게 된다고 하였는데, 여기에는 부모나 또래 등 주변인들로부터의 직접학습과 TV 등 매체로부터의 관찰학습이 일정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Mischel, 1970). 일반적으로 ‘도식’을 환경 안에서 반복에 의해 변화되고 일반화된 행동의 구조이자 사고의 틀(Piaget & Inhelder, 1969)이라고 정의할 때, ‘성 도식’은 특히 성과 관련해 접하는 많은 사회문화적 정보들을 체계화하고 정리하는 인지적 틀로 이해할 수 있다(Bem, 1981). 그러나 일반적인 도식과 ‘성 도식’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인지발달이론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도식이 새로운 환경자극을 만날 때 변경될 수 있다고 보지만 성 도식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성별과 일치하는 정보는 저장하되 불일치하는 정보는 왜곡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Bem, 1983; Martin & Halverson, 1981). 남아(男兒)로서의 성 도식을 갖고 있는 아동이 블록, 자동차, 기차 등 자신의 도식에 적합한 놀이를 선택하고 인형, 부엌용품, 재봉틀을 이용한 놀이 등 도식에 일치하지 않는 행동은 배척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Serbin et al., 2001). 즉, 성 도식은 아동의 성 관련 행동의 선택과 통제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구조로서 사회문화적 영향을 받는데, 성 도식이 발달할수록 아동은 자신의 성과 일치하는 놀이감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Carter & Levy, 1988; Liben & Signorella, 1980). 나아가 아동은 주변인들로부터의 강화와 처벌, TV 매체 등에서 연출되는 행동유형의 내면화 등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성 도식과 성 역할 고정관념 사이의 괴리를 조정하고 일치시켜 나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아동의 성 도식과 성 역할 고정관념 사이에는 일정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고(Martin & Halverson, 1981), 놀이 등에 있어서의 실제 성 역할 선호나 수용성 역시 이에 영향을 받는다. 그에 따라 남자아이는 “남자니까, 남자답게, 남자다운 역할을 맡는 것을 선호”하고, 여자아이는 “여자니까, 여자답게, 여자다운 역할을 맡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왔다(Edelbrock & Sugawara, 1978; Shin, 1992).
그런데 최근에는 성 도식과 성 역할 고정관념, 그리고 성 역할 선호가 일치하지 않는 특별한 경우, 대표적으로는 자신의 성이 아닌 이성(異性)을 선호․지향해 성전환을 하거나 동성에 대해 성적호감을 느끼는 경우 등에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었다. 특히 동성결혼의 합법화1), 내지 성전환자의 법적 지위2), 같은 법적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동성애자 내지 ‘이성지향자(異생물학적 性志向者)’의 비(非)일반적인 사례에 대한 관심은 특정분과를 넘어 더욱 확대되었다. 학술적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비일반적 사례들은 기존에 알려진 성 도식 발달 및 성 역할 고정관념에 관한 이론들에 배치되는 경우에 해당하며, 이성 간의 결합에 기초한 기존 가족․사회제도의 변화 논쟁과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러한 동성애자 내지 이성지향자적 특성의 원인 내지 변화과정 등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필요성도 커졌는데, 무엇보다 인간발달이란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비일반적 사례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성지향자의 성적 특성, 예를 들어 성 도식과 실제 성 역할 선호 사이의 불일치가 언제부터 어떻게 나타났으며 그로 인한 갈등 혹은 성적 정체감의 혼란 경험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분석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3), 그러나 이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사회학이나 인류학, 여성학적 관점에서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과거 회상에 의존하는 연구들로서(Baik, Bae, An, & Kwon, 2012; Han, 2008; Kim, 2008; Levitt & Ippolito, 2014), 10대 이전 아동기에 실제 일어나는 불일치 현상을 보여준 연구는 찾기 어렵다. 따라서 주로 성인의 ‘과거 회상’에 의존했던 기존 연구들과 달리, 이성지향자적 특성을 보이는 아동에 대한 관찰 및 분석을 ‘현재적 시점’에서 진행하는 것은 아동기의 성 도식, 성 역할 고정관념, 실제 선호 간 불일치의 초기과정을 보다 생생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학문적 의미를 갖는다.
본 연구는 두 남자형제의 놀이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이성지향자적 사례 아동과 동성형제의 성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 그리고 실제 성 역할 선호 및 수용성 사이의 차이를 살펴보고 분석함으로써 전통적인 주류의 성 역할, 도식 발달이론과 다른 이론적 함의를 향후 도출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이성지향자적 사례의 아동에게 있어 성 도식화 및 성 역할 고정관념이 어떻게 나타나고, 그것이 실제 본인의 성 역할 선호 및 수용성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아동의 놀이에 대한 참여관찰을 통해 분석, 제시하고자 한다. 이때 ‘이성지향자적’이라 함은 자신의 생물학적 성보다는 이성(異性)에게 기대되는 역할 등을 선호․지향하고 그에 대해 보다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이 놀이나 일상 대화 등에서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한편 ‘수용성’이란 전형적인 성 도식 내지 성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개방적 태도를 의미한다. 형인 김형규(가명)4)는 이른바 남성적인 외모를 지녔고 낯가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나 동생과의 놀이에서 항상 여성역할을 맡으려는 특징을 가졌고, 동생인 김제규(가명)는 낯가림이 심하지만 친구나 형과의 놀이에서 항상 남성역할을 맡고 남성다운 놀이를 선호하는, 그렇지만 형이 여성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는 특징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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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난 춤을 추고 있었어. 남자들을 유혹하고 있었어.
연구자: 남자들을 어떻게 유혹하는데? 지난번에는 윙크했더니 남자가 쓰러졌잖아. 그런거야?
김형규: 어. 여기들에 막. 심지어 우리 학교에 맨날 쳐들어와서 학교를 때려 부시는 깡패랑 골목대장이랑 패거리들도 나한테 반했어.
연구자: 너가 유혹해서?
김형규: 어. (춤을 추며 엉덩이를 옆으로 빼고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이렇게 윙크하면서.
김형규: (전략) 내가 얼마나 예쁜 여잔지 몰라.
연구자: 키링5)이 얼마나 예쁜 여잔데?
김제규: 이따 만큼 예쁜 여자.
김형규: 악당도 반할 만큼 더럽게 예쁜 여자. (중략) 또 우리 세 남매6)는 인기가 엄청 많았대. 누나가 예쁠까? 내가 예쁠까?
김제규: 형아.
한편, 질적연구방법 중에서도 특히 사례연구는 ‘어떻게’ 또는 ‘왜’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때 그에 관한 현실 세계의 사건을 의미 있게 담아내고 보여주는 데 있어 효과적인 연구방법이다. 사례연구에 있어서도 일반적으로는 단일사례연구보다 다중사례연구가 보다 신뢰성과 타당성 확보에 있어 용이하지만, 이미 잘 알려진 기존 이론을 검증해서 재확인하거나 이를 반박 또는 확장하는 경우, 사례가 매우 독특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과거에는 과학적 조사가 불가능했던 현상을 하나의 사례를 통해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단일사례연구가 유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Yin, 2008). 본 연구의 사례는 기존의 성 도식 및 성 역할 발달에 대한 일반적 이론에 부합하지 않는 독특한 경우로서, 과거에 이에 대한 충분한 조사 및 연구, 분석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단일사례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학문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아동기의 성 고정관념 발달 및 도식화 과정, 그리고 선호하는 성 역할 사이의 차이에 대한 보편적이지 않은 사례를 분석하고 후속연구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연구목적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연구문제를 제시한다.
<연구문제 1> 이성지향자적 특성을 보인 김형규의 성 도식화와 성 고정관념, 그리고 실제 성 역할 선호 및 수용성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보편적인 남아 특성을 보이지만, 이성지향자적 특성의 형을 둔 김제규의 성 도식화와 성 고정관념, 그리고 실제 성 역할 선호와 수용성은 어떠하며, 형의 여성지향성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본 연구는 용인의 중산층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지역의 한 가정에서 두 형제의 놀이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 가정의 구성원은 총 4명으로,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남아 김형규와 6살인 남동생 김제규, 형제의 아버지와 어머니이다. 형제의 아버지는 40대 중반으로 블루칼라 직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40대 초반으로 과거 회사 사무직으로 종사하다 현재는 출산 및 육아문제로 가사에 전념하고 있다. 교육학 분야와 관련해 이뤄진 놀이연구의 상당수가 인위적으로 구성된 교실 혹은 구조화된 놀이터 등에서의 실험실적 관찰에 의존했다는 반성적 성찰(Jo, 1990)에 공감하며, 즉자적(卽自的) 존재로서의 아동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보여주기 위해 연구자들은 ‘가정’이라는 일상적 공간 속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참여자인 두 아동의 주요 개인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 김형규(만8세): 김형규는 형제 중 형으로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낯가림 없이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며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다.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이 “중성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섬세한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춤 실력을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며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체력은 약한 편으로 조금만 뛰어도 힘들어한다. 첫 아이다 보니 부모님의 기대로 세 살부터 사교육을 시작했다. 역할놀이와 가상놀이를 주로 하며, TV 드라마와 음악방송, 만화 등을 즐겨본다. 놀이 후에는 앞장서서 정리하려고 하고,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설거지 표를 만들어 어머니 대신 주 4일 설거지를 나서서 하려고 한다. 깔끔하게 정리정돈하는 것을 좋아한다.
○ 김제규(만5세): 김제규는 형제 중 동생으로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로 이사 온 지 6개월이 넘었으나, 낯가림이 있어 이사 오기 전에 살던 동네의 유치원에 계속 다니고 있다. 몸이 날쌘 편으로 잘 뛰어다니고 나이에 비해 힘이 세다. 형과는 다르게 유치원에 다니는 것 외에는 별다른 사교육은 받지 않다가, 얼마 전부터 학습지를 시작했다.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하며, 어떤 일에 몰두하면 오랜 시간 집중한다. 대근육 활동과 블록 놀이, 자동차 놀이를 즐겨하며, 형과 음악 방송, 만화를 함께 보기도 한다. 형이 정리하자고 이야기하기 전에는 장난감을 먼저 정리하지는 않으며, 형과는 달리 정리정돈에 대한 관심이 없다.
연구기간은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8주간으로, 연구기간 동안 참여관찰을 통한 녹음자료, 현장 메모 및 사진 자료, 면담 등의 다각적인 자료 수집을 하고 분석하였다. 연구자들은 처음 두 형제 및 부모와 라포를 형성하며 놀이상황을 관찰하였고,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놀이에 참여하였다. 놀이는 두 형제의 주도로 진행되도록 하되, 때때로 새로운 상황이나 역할을 제시함으로써 놀이상황이 더욱 진척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필요시마다 형제 또는 어머니와의 비형식적 면담을 수행하였다. 매번의 참여관찰 및 면담 전에 이에 대해 녹음 및 신상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사진촬영 등이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 참여관찰 및 면담을 통한 녹음분량은 총 1,920분(내장 메모리 용량 총 4,393.25MB)으로서, 총 8회에 걸친 참여관찰 시마다 평균 4시간 정도였다.
수집된 자료는 필요시마다 전사한 후, 질적 자료의 정선과정인 기술(description), 분석(analysis), 해석(interpretation)을 진행하였다(Wolcott, 1994). 자료의 분석은 자료 수집과 거의 동시에 진행하였으며, 분석 도중 제기된 의문사항을 메모하며 다음번 참여관찰 및 면담 시에 이에 관한 자료를 추가적으로 수집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먼저 전사된 자료 중 일부를 연구 대상자에게 제공해 자료의 신뢰성을 검증받았다. 전사자료는 A4 크기의 용지로 약 130매 분량이었으며,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내용을 중심으로 범주별 분류 및 라벨링(labelling) 작업을 하였다. ‘성 도식’, ‘성 역할 고정관념’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면서, ‘실제 성 역할 선호 및 수용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각 범주 별로 핵심적 내용을 대변하는 자료를 선정, 분석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성 도식과 성 역할 선호
1)역할의 차이: 남자 대(對) 여자
관찰기간 동안의 모든 놀이에서 김형규는 ‘키링’ 혹은 ‘코델리아’라는 이름의 여자 역할을 맡았고, 김제규는 ‘스피’ 혹은 ‘카이’라는 이름의 남자 역할을 맡았다. 이름이 바뀔 때는 있었지만, 김형규가 여자 역할이고 김제규가 남자 역할인 것은 언제나 동일했다. 김형규에게 여자 역할을 선호한 이유를 묻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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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나는 네 살 때부터 여자 척을 하면서 여자 춤밖엔 안 추고 일곱 살 때까지는 남자 놀이 하나도 안 했어.
연구자: 일곱 살 때까지는 남자 놀이를 하나도 안 했다고?
김형규: 요즘에는 조금은 해. 그래도. 아주 조금.
연구자: 집에서 제규랑 누나랑 놀이할 때는 여자 역할 밖에 한 적이 없는데, 그럼 학교 친구들이랑 놀 때 남자 놀이 하지?
김형규: 아니. 맨날 여자야.
김형규는 “네 살 때부터 여자 척을 하면서 여자 춤밖엔 안 추고”, “일곱 살 때까지는 남자 놀이 하나도 안 했어”라며, 여자 역할을 선호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대신했다. 또한 학교에서도 “맨날 여자”라고 말한다. 자신이 여자 역할을 선호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지만, 예전부터 여자 놀이를 해왔기 때문에 계속해서 여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Kohlberg(1966)는 아동이 자신의 신체적 현실을 인정하는 3세가 정도가 되면 “남자”, “여자”와 같은 성별로 자신을 설명할 수 있고 이후 자아개념이 성 유형화된 선호성과 가치관을 발달시키는 데 일정한 영향을 준다고 하였는데, 김형규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을 알고 있고, 남자 놀이, 여자 놀이로 구분하여 말하는 것을 보아 사회적으로 학습된 각각의 성에 적합한 행동 또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적어도 놀이에 있어서는 여성의 역할을 선호했으며 놀이 속 자신이 맡은 여성의 모습을 상상하기를 좋아했다. 이것은 이 시기 아동에게 성 역할에 대한 개념 및 도식의 발달과 무관하게, 실제 성 역할 선호에 있어서는 동성이 아닌 이성 역할에 대한 선호성을 발달시키는 경우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장난감의 차이: 총 대 재봉틀
형제의 집에 있는 장난감들은 로봇, 총, 공룡, 자동차 등 활동성이 강하고 흔히 남자아이다운 장난감으로 이식되는 것들이 전부였다. 동생인 김제규는 특히 총 장난감을 좋아하여 놀이에서 곧잘 사용하였다. 그러나 김형규는 집 안의 장난감에는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이것은 김형규가 장난감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선호하는 장난감이 집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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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그건 좀 갖고 싶어. 요즘 광고에 나오는 쏘잉스쿨.
연구자: 쏘잉스쿨? 그게 뭐야?
김형규: 재봉틀 장난감. 누나 재봉틀 쓸 줄 알아?
연구자: 재봉틀? 누나 재봉틀 쓸 줄 몰라.
김형규: 쏘잉스쿨 말이야. 그거는 안전하대. 나 쏘잉스쿨은 좀 해보고 싶어.
김형규는 ‘쏘잉스쿨’이라는 장난감이 갖고 싶다고 이야기하였다. 쏘잉스쿨 광고에는 세 명의 여자아이가 시크릿 재봉틀이라는 분홍색 재봉틀로 핸드백과 컵케잌 모형을 바느질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후에도 김형규는 “난 바느질 같은 거 여성스러운 거 하는 거 좋아해”라고 하며, 집에 있는 장난감은 다 제규 꺼”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제규가 자동차 장난감 놀이를 같이 하자고 제안하자 김형규는 “나는 자동차는 안 좋아해.”, “나는 판타지나 여자애들 같은 거 좋아해. 예를 들어 TV에 선전하는 비즈 같은 거.”라고 말하였다. 일반적으로 남아들이 여아들보다 더 자신의 성에 정형화된 장난감을 추구하고 여아 놀잇감을 기피하며(Liss, 1981; Powlishta, Serbin & Moller, 1993), 성 도식화 수준은 동성 장난감 선호와 정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Carter & Levy, 1988). 김제규는 전형적인 남아로서의 성 도식을 보이고 그에 따라 남아의 장난감을 선호하는 반면, 김형규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남아다운 것’이 아님은 인식하면서도 “여자애들 같은” 장난감을 선호함으로써 일반적이지 않은 특징을 보였다.
3)춤의 차이: 남자 춤 대 여자 춤
형제의 놀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것은 ‘춤’이다. 형제는 주말 음악방송을 자주 시청한다고 하였고 아이돌의 춤을 곧잘 따라 하곤 했다. 그런데 김형규는 늘 여자 아이돌의 춤만을 췄다. 또한 춤을 추며 “여기는 엉덩이 완전 빼야 돼.”, “여기는 청순한 척,” 등으로 여자 아이돌의 동작과 표정을 설명하곤 하였다. 반면 김제규는 남자 아이돌의 춤만을 췄는데 김형규는 이를 “남자 춤”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김제규의 ‘남자 춤’은 팔을 크게 휘두르거나 발차기를 하는 등의 동작이 많았으며 김형규의 춤에서처럼 가슴이나 엉덩이를 부각하는 동작은 없었다. 또한 김형규가 “나는 네 살 때부터 여자 척을 하면서 여자 춤밖엔 안 추고”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동생 김제규는 “나 다섯 살 때부터 시간 썸데이7) 췄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남자 아이돌의 춤을 추기 시작한 때를 이야기해주었다. 두 형제 모두 남자다운 춤, 여자다운 춤에 대한 인식과 범주화는 유사했으나, 선호하는 춤의 종류는 상이하게 나타났다.
4)놀이방식의 차이: 몸 대 말
형제가 선호하는 놀이방식에도 차이가 존재했다. 김제규는 블록으로 탈 것 등을 구성하거나 칼 장난감을 휘두르는 등 몸을 이용한 활동적인 놀이방식을 선호한 반면, 김형규는 이를 “바보 같애” 라고 표현하며 동생과 같은 놀이방식을 기피하였다. 김형규가 선호하는 놀이방식은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는 것 등이었다. 또한 김형규의 놀이에는 치장하는 것이 반드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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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머리에 두른 담요를 만지며) 이건 내 머리야. 잘라도 점점 계속 더 나오는 긴 머리였어. 난 머리를 이렇게 쓸어 넘겼대.
연구자: 응. 진짜 너가 말한 라푼젤 머리보다 더 길 거 같다.
김형규: 응. 이제 카이는 블록놀이하고 있었고, 체리8)언니는 자고 있었고, 나는 내 침대에서 책 읽고 있었대. 오케이?
김형규는 담요로 코델리아의 긴 머리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김형규는 놀이를 하다가 머리의 담요가 풀어질 때면 “누나 좀 도와줘.”, “다시 묶어줘.” 등으로 ‘코델리아’로서 외적인 부분을 계속하여 유지하려고 했다. 또한 김형규는 이야기로서 놀이의 흐름을 전개해 나가는 것을 즐겼다. 그렇기에 “체리언니랑 나, 코델리아는 과자 파티를 하는 식당이었고 카이는 블록가지고 놀았대.”, “카이는 블록놀이하고 있었고, 체리언니는 자고 있었고, 나는 내 침대에서 책 읽고 있었대.”와 같이 마치 극의 지문처럼 각 역할들이 해야 할 행동들을 말해주었다. 김형규의 놀이는 김제규의 놀이보다 정적이고 언어적이었다.
형제의 놀이방식 차이는 형제의 어머니와의 면담에서도 잘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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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남자애들은 막상 놀이할 때는 밀고 놀이할 때도 있지만 좀 장난감을 던지고... 제규는 그렇게 와일드하게 놀거든요. 자동차를 좋아해도 밀거나 하지만은 않고 장난감끼리 세게 부딪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놀지. 근데 형규는 그렇지 않죠.
연구자: 어릴 때도요?
어머니: 얘(김형규)는 태어나면서부터 이래요. 제규랑은 달라요. 성향도 얘(김형규)는 완전히 엄마고 체력도 약하고. 제규는 완전히 아빠에요. 형규는 좀 섬세하고 여성스럽고 제규는 완전 남자고. 그런데 형규는 몸을 건드는 걸 싫어하는데 제규는 자꾸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하고.... 본능적인, 남자 같은 그런 게 있죠.
형제의 어머니는 김제규가 몸을 통해 와일드하게 놀이를 한다면 김형규는 몸으로 놀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보다 섬세하다고 표현했다. 이는 놀이활동에 대한 참여관찰 속에서 발견한 놀이방식의 차이와도 유사했다. 특히 어머니는 김형규에 대해서는 “완전히 엄마”이며 “여성스럽고”라는 식으로, 김제규에 대해서는 “완전히 아빠”이며 “완전 남자”, “본능적인, 남자 같은”이라는 식으로 설명했는데, 이러한 표현들은 두 형제가 어릴 때부터 놀이방식에서 보여준 차이를 관찰하며 어머니 나름대로 형성한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한다.
2. 성 역할 고정관념
1)여성 역할 고정관념
(1)“여자니까 약해.”
놀이 속 여성인물인 키링 또는 코델리아는 ‘인간 종합병원’이라고 할 만큼 갖가지 질병을 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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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난 생명의 음료수를 들고 다녔대. 난 갑자기 너무 아팠대. 나는 너무 추워서 이불을 덮으려고 했대. 난 갑자기 저체온증에 걸려서 쓰러지려고 했대.
연구자: 키링 또 아파?
김형규: 어.
연구자: 그런데 키링은 왜 이렇게 자주 아프고 쓰러져?
김형규: 여자라서.
연구자: 여자면 그래?
김제규: 어. 여자니까. 여자니까 약해.
김형규: 난 점점 죽어갔어. 이제 1분 후면 죽어.
김형규는 ‘갑자기 저체온증’에 걸렸다고 표현했지만 저체온증은 그동안의 반복된 놀이에서 키링 또는 코델리아라는 인물이 열 번도 넘게 걸린 병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오억 도”가 넘는 극도의 고열을 앓거나 춤을 춘 후에는 콜록거리며 “폐렴”을 앓곤 하였다. 또한 위급 상황 시에는 일단 대피부터 해야 했다. 키링이 숨거나 대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형규는 “여자잖아.”라고 답하였고 김제규 역시 “당연히 그래야지.”라며 형의 의견에 동의했다. 형제의 놀이 속에서 여성은 병약하고, 남성이 싸우는 것을 숨어서 지켜봐야 하는 수동적 인물로 표현되었다.
(2)‘미녀의 탄생’
한편, 형제의 놀이 속에서 김형규가 맡는 여성은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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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내가 얼마나 예쁜 여잔지 몰라.
연구자: 키링이 얼마나 예쁜 여잔데?
김제규: 이따 만큼 예쁜 여자.
김형규: 악당 좀다르크도 반할 만큼 더럽게 예쁜 여자.
연구자: 그게 어떻게 생긴 거야?
김형규: 설명할 수 없어. 아 그 한예슬 있잖아. 한예슬보다 더 이뻐. 어때? 그리고 이하늬보다 더 섹시해. 머리가 허리까지 길고, 아니 라푼젤보다 더 길고 아주 어여쁜 아가씨야.
김제규: 아주 아주 예쁜 여자.
김형규: 또 우리 세 남매는 남자애들,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엄청 많았대. 그래서 나는 맨날 거의 다 나를 쫓아다니고 누나 따라 다니는 애들은 딱 다섯 명. 나는 다섯 명도 훨씬 넘게 다 따라다녀. 누나가 예쁠까? 내가 예쁠까?
김제규: 형아.
(중략)
김형규: 다음 날 아침이 되었어. 난 학교에 갔대. 남자들이 졸졸 쫓아다녔대. 내가 윙크를 해줬는데 어어 하면서 남자애들이 쓰러졌어.
놀이 속 여성 미모의 정형화된 기준은 연예인의 외모였고, 미디어 속 여성 이미지의 복합체가 김형규가 말하는 “더럽게 예쁜 여자”의 모습이었다. 김형규가 이처럼 키링의 모습을 설명하자, 김제규는 “아주 아주 예쁜 여자”라고 말하며 형의 설명을 보충했다. 또한 예쁨의 척도는 여성을 쫓아다니는 “남자애들” 수였다. 마치 더하기 빼기 퀴즈를 말하는 것처럼 김형규는 “누나 따라다니는 애들은 딱 다섯 명. 나는 다섯 명도 훨씬 넘게 다 따라다녀. 누나가 예쁠까? 내가 예쁠까?”라고 질문을 하였고 김제규는 이에 대해 “형아.”라고 답하였다. 형제의 놀이에서 여성은 성격, 능력보다는 외모만으로 남성을 유혹할 수 있는 존재로 표현되었고, 동생 김제규는 형이 이런 여성의 역할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수용하고 있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놀이패턴으로부터 김형규가 말한 ‘미녀의 탄생’이라는 TV 드라마를 떠올릴 수 있었다.
김형규: 나 ‘미녀의 탄생’ 본다. 열 시에 하는 거 드라마. 나 드라마는 드라마라고 다 봐.
이 드라마는 전신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로 뛰어난 미모를 갖게 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거리에서 그녀를 처음 본 남자들도 아름다운 외모에 반해 주인공을 쫓아다닌다. 또 주인공은 파티에서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윙크를 하며 여러 포즈를 취한다. 놀이 속 여성은 ‘미녀의 탄생’ 속 미녀가 투영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3)“그게 여자의 예절이야.”
놀이 속 여성 역할인 김형규는 “실수”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의 행동을 항상 검열하고 있었다. 검열이 필요한 만큼 놀이 속 여성다움은 자연스러운 행동과는 거리가 먼 인위적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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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꺽. 앗! 실수! 여자애도 가끔은 이런 실수를 하기도 한답니다?
연구자: 지난번에 여자는 코 고는 건 안 된다며. 트림은 돼?
김형규: 어. 여자 코 골면 안 되니깐.
연구자: 또 여자가 하면 안 되는 건 뭐야?
김형규: (중략) 밥 먹을 때 (눈을 내리깔고 입을 작게 벌리고 수저로 밥을 떠먹는 시늉을 하며) 여성스럽게 이렇게 먹어. 그리고 이렇게 (입을 크게 벌리고 빠르게 수저질을 하는 시늉을 하며) 막 먹으면 남자애들이 싫어해. 남자는 코는 골아도 돼. 남자는 원래 다 코 고니깐. (중략) 그리고 성숙하게 음식 먹고 (티슈로 입 주변을 닦으며) 이렇게 먹어야 돼. 그리고 먹는 도중에 묻었다고 에(혀로 입 주변을 핥으며) 이러면 안 돼.
연구자: 묻었을 때 혀로 닦으면 안 돼? 어떻게 해야 돼?
김형규: 티슈로 조심스럽게 닦아야 돼.
연구자: 학교 여자 친구들이 그래?
김형규: 아니.
연구자: 그럼 그냥 여자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김형규: 아니.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진실이야.
연구자: 진실이야? 꼭 그래야 하는?
김형규: 응. 드라마에서도 그러고 현실에서도 그러고.
놀이 속 여성은 여성답기 위한 특별한 행동과 몸가짐을 필요로 했다. 또한 밥을 급하게 먹으면 안 되는 것, 티슈로 입 주변에 묻은 음식을 닦아내는 것 등은 남녀 구분 없이 행해지는 행동이 아닌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여성의 행동에 대한 제약은 “드라마에서도 그러고 현실에서도” 그런, 일종의 “진실”이었다. 김형규는 여성의 조심스러운 몸가짐을 “물 먹기”에도 적용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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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꺽. 앗! 실수! 여자애도 가끔은 이런 실수를 하기도 한답니다?
연구자: 지난번에 여자는 코 고는 건 안 된다며. 트림은 돼?
김형규: 어. 여자 코 골면 안 되니깐.
연구자: 또 여자가 하면 안 되는 건 뭐야?
김형규: (중략) 밥 먹을 때 (눈을 내리깔고 입을 작게 벌리고 수저로 밥을 떠먹는 시늉을 하며) 여성스럽게 이렇게 먹어. 그리고 이렇게 (입을 크게 벌리고 빠르게 수저질을 하는 시늉을 하며) 막 먹으면 남자애들이 싫어해. 남자는 코는 골아도 돼. 남자는 원래 다 코 고니깐. (중략) 그리고 성숙하게 음식 먹고 (티슈로 입 주변을 닦으며) 이렇게 먹어야 돼. 그리고 먹는 도중에 묻었다고 에(혀로 입 주변을 핥으며) 이러면 안 돼.
연구자: 묻었을 때 혀로 닦으면 안 돼? 어떻게 해야 돼?
김형규: 티슈로 조심스럽게 닦아야 돼.
연구자: 학교 여자 친구들이 그래?
김형규: 아니.
연구자: 그럼 그냥 여자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김형규: 아니.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진실이야.
연구자: 진실이야? 꼭 그래야 하는?
김형규: 응. 드라마에서도 그러고 현실에서도 그러고.
김형규: 나 봐봐. 여자들은 봐봐. 입술에 묻지 않게 이렇게 먹어야 돼.(컵에 든 물을 매우 조심스럽게 마신다.)
연구자: 어떻게 입술을 그렇게 데지도 않고 조심스럽게.
김형규: 봐봐. 입을 이렇게 안 데고.
연구자: 물을 입을 안 데고 먹을 수 있어?
김형규: 아, 그렇다기보다 입술에 물이 묻지 않게 (입술의 안쪽만을 컵에 데며) 이렇게 한 다음에 좀 윗입술만 조금 벌려서 조심스럽게 먹어야 하지.
연구자: (김형규의 입 모양을 따라해 본 후) 여자들은 저렇게 불편하게 먹어야 한다니. 나는 저렇게 잘 안 먹는데.
김형규: 그래도 그렇게 먹어야 돼. 그게 여자의 예절이야.
김제규: 남자들은 아무렇게나 먹어. (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신다.)
김형규는 여성이 물을 먹을 때 “입술에 묻지 않게”, “입을 이렇게 안 데고.”, “윗입술만 조금 벌려서 조심스럽게” 먹어야 한다고 설명하며 “그게 여자의 예절”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여자의 예절”은 말 그대로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예절이었다. 남자가 물 먹는 방식에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 놀이에 있었던 김제규는 “남자”인 자신은 “아무렇게나” 컵을 들고 물을 마실 수 있다며 그러한 행동을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김형규는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여성은 남성에 비해 외형적으로 구별되는 행동특성이 강하다고 형제는 보고 있다. 특히 김형규는 이러한 여성으로서의 “예절”을 잘 지키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이것은 자신이 그렇게 함으로써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남성이 아닌 여성의 역할을 자신이 행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고 설득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여성만이 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현재 자신이 하는 역할이 생물학적 성(性)인 남성이 아닌, 이성(異性)인 여성의 역할이라는 것을 본인과 타인에게 모두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일 수 있다.
2)남성 역할 고정관념
(1) “나 혼자 당연히 싸울 수 있지.”
한편, 놀이 속 남성은 신체적으로도 강건하며, 늘 위험을 감수하는 대담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악당이 나타나면 일단 숨고 보는 여성 역할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악당이 나타나면 김제규는 여자 역할을 맡은 김형규에게 “따라오지 마.”, “빨리 피해.”, “빨리 도망가.” 등의 이야기를 하고는 장난감을 휘두르며 악당에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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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어떡해. 캔드릴라야.
김제규: 우리 여동생을 일단 숨겨.
연구자: 스피9). 너 혼자 싸울 수 있겠어?
김제규: 나 혼자 당연히 싸울 수 있지. 빠이야!
남성 역할인 김제규는 “혼자 당연”하다는 듯이 싸움에 앞장섰다. 또한 김제규는 남성 역할이기에 겁쟁이가 아니었다. 김형규는 놀이 속에서 밤이 되었다는 설정 하에 방의 불을 끌 때에는 자신은 여성 역할 ‘키링’이라 겁이 많고 김제규는 남자이기에 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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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밤이 되었대. 누가 불 끌까? 난 안 꺼.
연구자: 넌 안 꺼? 왜?
김형규: 키링은 겁 많아서 그러는 거야.
연구자: 겁 많은 거랑 불 끄는 거랑 상관이 있어?
김형규: 응.
연구자: 알겠어. 그런데 제규도 겁 많아?
김형규: 아니. 제규는 겁쟁이 아니야. 제규는 남자잖아.
김제규가 겁쟁이가 아닌 것은 놀이 상황에서 “남자” 역할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여성 역할인 김형규가 악당의 공격에 거의 죽음을 맞이할 때도 김제규는 “피만 조금”난다고 하였다. 형제 놀이 속에서 남성은 힘 센 영웅이자 위기의 여성을 구하는 해결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동생 김제규는 연약한 여성인 김형규를 보호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2)“남자는 원래 운전해”
형제의 놀이 속에서 남성은 또한 전형적인 운전자 역할을 한다. 놀이 속 가상의 탈 것을 타고 이동할 때 운전석에 앉는 것은 늘 ‘남자’인 스피(김제규)였고, ‘여자’인 키링(김형규)과 체리(연구자)는 조수석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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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규: 내가 운전해야지, 당연히. 체리는 옆에서 애니팡하고 있다고 해.
연구자: 그런데 궁금해서 그러는데 왜 맨날 스피가 운전해?
김형규: 스피가 남자니까.
김제규: 남자는 원래 운전해.
형제에게 운전은 “당연히” 남자의 역할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동생 김제규가 언제나 자신이 운전자 역할을 하고 형 김형규가 조수석에 앉는 것을 형제는 당연히 수용하고 있었다.
3. 형제의 성 도식, 성 역할 고정관념, 그리고 실제 성 역할 선호도 및 수용성
1)형 김형규
만8세 남아인 김형규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고, 남자아이다운 혹은 여자아이다운 장난감과 춤, 놀이방식에 대한 전형적인 성 도식을 갖고 있었다. 또한 사회적 통념과 유사한 성 역할 고정관념도 갖고 있으며, 성인(成人) 성전환자 등의 경험사례에서 항상 등장하는 성 정체감의 혼란은 아직 겪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선호하는 성 역할은 자신의 생물학적 성인 남성이 아닌, 이성(異性)인 여성 역할이었다. 따라서 김형규는, 자신의 성에 해당하는 성 도식과 성 역할 고정관념을 토대로 놀이에서도 동성의 역할을 선호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른, 특별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김형규가 형성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도식 및 고정관념이, 자신의 성을 기준으로 형성한 것인지 아니면 이성의 성을 토대로 하여 획득된 반사적인 것인지는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남아는 자신과 같은 성인 아버지, 남성 어른, 남성 또래 등을 참조하고 상호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성에 해당하는 도식과 고정관념을 먼저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성이 ‘남성’과 ‘여성’ 두 가지이고 통상 남성성과 여성성이 대비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성이 갖는 ‘여성의 이미지’ 내지 고정관념은, 자신의 성을 기준으로 형성된 성 도식과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비되는 잔여적 개념들로 형성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김형규가 갖고 있는 남성에 대한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은, 일반적인 남아들 혹은 김제규처럼 스스로의 남성성에 대한 인지에서 비롯된 1차적인 것(예를 들어 아빠를 보고 남성적 성 도식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향하는 여성적 성 도식 및 고정관념을 토대로 그 이후에야 형성된 2차적․반사적인 것(예를 들어 엄마를 보고 여성적 성 도식을 형성한 후 엄마가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남성적 성 도식을 형성하는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외형상으로는 김형규와 김제규의 성 도식 및 고정관념이 동일하게 보여도, 그 실제 형성과정 내지 내면화의 강도 등에서는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2)동생 김제규
만5세 남아인 김제규는 일반적인 남아와 유사한 성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을 보였고, 놀이에서도 남성의 역할을 선호했다. 김제규의 사례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본인 스스로는 ‘남자인 나는 남자다운 놀이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며 행동하면서도, 동성 형제인 형 김형규가 여성역할을 하고 여성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자신의 성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과, 실제 성 역할 선호 사이의 괴리에 대해서는 거부하면서도, 타인(특히 형인 김형규)에게서 나타나는 괴리에 대해서는 수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높은 수용성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 첫째, 형제에 대한 친밀감과 유대감, 그로 인한 익숙함과 자연스러움이다. 둘째, 놀이에 대한 높은 흥미도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는 주로 동성 친구들과 남성 놀이를 하지만, 집에서는 형과 함께 성 역할 분담에 따른 이성과의 놀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놀이 자체가 흥미로울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놀이는 상당 부분 형인 김형규가 제시하고 주도하는데, 김형규의 놀이주도는 동생 김제규가 생각하지 못하는 신선함을 주면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일 수 있다. 셋째, 김제규의 연령이 아직 만5세로서 사회적 대조를 통한 심각한 내외적 가치관 갈등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향후 김제규의 높은 수용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보다 필요하다.
Ⅳ. 논의 및 결론
일반적으로 아동은 성적 자아개념이 발달하면서 이후 사회문화적인 성 역할 규범의 영향을 받으며 일정한 성 도식을 형성하게 되는데, 성 도식과 성 역할 고정관념은 상호 정적관계가 있을 뿐 아니라, 연령증가에 따라 실제 놀이에서 자신의 성에 걸맞은 놀이를 하려는 성 역할 선호도 내지 수용성에도 영향을 미친다(Martin, Wood & Little, 1990).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이 아닌 이성의 역할을 선호하는 이성지항자적 특성의 남성아동(김형규), 그리고 그런 형과 남녀놀이를 함께하는 동생(김제규) 두 남성형제를 대상으로, 보편적이지 않은 사례에서의 성 도식화와 성 역할 고정관념, 그리고 실제 놀이에서의 성 역할 선호도 및 수용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논의할 수 있다. 첫째, 형 김형규가 갖고 있는 성 역할 고정관념 및 성 도식은 동생 김제규와 유사했다. 그러나 실제 놀이에서는 자신과 같은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더 선호했다. 즉, 성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 그리고 실제 성 역할 선호도 사이에는 불일치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불일치가 아직 성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죄책감’ 형태의 정서는 발견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전환자 성인(成人)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회적 성별 규범에 배치되는 자신의 성적지향성이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었는데, 그때마다 해방구 내지 면죄부 역할을 했던 것이 놀이와 게임이었다’는 내용이 종종 발견된다(Kim, 2008; Na, 2007), 김형규가 “일곱 살 때까지는 남자 놀이 하나도 안 했어”라고 한 말, 그리고 “요즘은 엄마가 없을 때만 여자 춤을 춰”라고 한 것에 비추어 볼 때, 최소 만5세경부터 성인연구에서 나타나는 죄책감의 단초가 형성되고 만8세경에는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마음 혹은 책망받지 않으려는 마음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성 정체감의 혼란이 발생할 경우, 이러한 현재의 정서 상태가 어떻게 변화되면서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동생 김제규는 전형적인 남아로서의 성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고, 실제 성 역할 선호도 역시 남성 역할로 일치했다. 그러나 같은 남성인 형이 항상 여성역할을 하면서 ‘여자다운 태도’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 없이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것은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 수 있으나, 이성 남매를 가진 아동이 동성 형제자매를 가진 아동에 비해 서로 다른 성에 대한 고정관념 수준이 낮고, 성적 포용성과 수용성이 높다는 선행연구(Choi, 1983; Golombok et al., 2000; Hall & Lindzey, 1965)와 유사한 맥락을 가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선행연구에서의 이성 남매 역할을 본 연구에서는 이상지향자적인 형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현재까지는 성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과 상치되는 형 김형규의 여성 역할 선호 현상이 두 형제 모두에게 크게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김형규가 보이는 일종의 수치감 내지 죄책감이 보다 구체화되고, 김제규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또래와 보다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 변화와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본 연구는 남성 아동이 갖고 있는 성 도식 및 성 역할 고정관념에 상치되는 실제 성 역할 선호 및 수용성의 특수한 사례를, 아동에 대한 현재 시점의 참여관찰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이성 지향자적 특성의 형성과 실태에 대한 후속연구의 단초를 제공하고 향후 전통적인 주류의 성 역할 및 도식 발달이론과는 다른 이론적 함의를 도출할 토대를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이러한 사례를 쉽게 찾기 어렵고 기존에 이에 대한 분석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일사례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그 학문적 유용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형제만을 연구대상으로 했기에 유사한 사례 내지 대비되는 사례를 추가적으로 보면서 본 연구에서 나타난 특성과 패턴이 다른 아동에게도 나타나는지 일반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보완연구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기존에 이뤄진 성인 대상의 회상 연구와 달리, 특수한 아동의 사례를 발달적 측면에서 현재 시점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향후 후속연구에서는 일반화를 위한 보완연구 외에, 두 형제의 발달과정에서 현재 나타난 특성 및 결과가 바뀌는지, 그리고 가족 및 또래 등과의 상호작용이 계속 진행되면서 두 형제 및 주변인들에게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지 추적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가족 전체의 맥락에서 부모를 포함한 이야기와 분석도 추가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관찰 및 면담 결과 형제의 어머니는 김형규에 대해 “섬세하고”, “여성스럽고”, “완전히 엄마”와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김형규가 놀이 중 여성성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자녀들의 놀이에 대한 어머니의 질문에 대해 연구자가 특히 김형규의 놀이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어머니는 김형규에게 “여자가 되고 싶어?”, “여자가 되고 싶어서 말한 거야? 무슨 얘기야? 이게?”라고 다그치듯이 물었다. 그리고는 바로 “아 상상하는 거구나. 상상. 그치?”라고 스스로 자답하듯 말하였다. 김형규는 이에 대해 “아니.”, “몰라.”라는 대답으로 일관하였다. 어머니 앞에 선 김형규에게선 놀이 중에 보여준 ‘코델리아’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김형규가 부모 앞에서와 동생 앞에서의 놀이 모습이 다를 때 경험하게 될 괴리감과 갈등처럼, 김형규의 부모가 아들의 이성지향자적 행동을 발견했을 때 경험할 괴리감과 갈등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김형규가 자신의 이성지향자적 면모로 인해 느낄 수 있는 죄책감과 두려움의 기제, 동생 김제규와 부모의 반응 및 괴리감, 갈등요소 등에 대한 분석과 중재방안의 모색이 후속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Notes
외국의 경우, 네덜란드(2001년), 벨기에(2003년) 등을 비롯해 스페인(2005년), 아르헨티나(2010년) 등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였다. 미국의 경우 2003년 메사추세츠주에서 처음 동성결혼 제도가 합법화된 이후, 2015년 6월 26일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미 전역에서 동성결혼이 합헌으로 인정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 정정 신청을 대법원이 처음 받아들인 이래(대법원 2006.6.22, 자, 2004스42, 전원합의체 결정), 성별전환 허가요건을 완화하고(연합뉴스, 2013.3.16.) 공적 서류에서 성전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연구는 이성지향자적 특성을 지닌 사례에 대한 연구이지만, 가치중립적 입장에서 현재 관심이 증대되는 현실 세계에서의 현상 그 자체에 대한 객관성을 띤 관찰과 탐구를 지향한다. 따라서 최근 확산되고 있는 동성결혼 합법화 내지 성전환자의 법적 지위 인정과 같은 주장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밝히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의 연구참여자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했다.
김형규가 여성역할을 하는 본인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이름 중 하나. 김형규는 ‘키링’과 ‘코델리아’라는 이름을 즐겨 쓴다.
두 형제, 그리고 공동연구자 중 여성연구자 1인. 형제에게 있어 세 남매는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이 아니라,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이었다. 형제와의 대화에서 ‘누나’는 여성연구자를 지칭한다.
남성 아이돌 그룹인 ‘동방신기’의 “Something”에 있는 가사를 의미한다.
“체리”는 공동연구자 중 여성연구자를 가리킨다.
‘카이’와 함께 동생 김제규가 사용하는 남성형 캐릭터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