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대한 정보가 3, 4, 5세 유아의 틀린 믿음 과제 수행 및 정당화 추론에 미치는 영향
False Belief Understanding and Justification Reasoning according to Information of Reality amongst Children Aged 3, 4 and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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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false belief understanding and justification reasoning according to information of reality amongst children aged 3, 4 and 5. Children aged 3 to 5 years (N = 176) participated in this study. Each child was interviewed individually and responded to questions designed to measure his/her false belief understanding. Every child responded to the false belief task under two different information conditions of reality(reality known vs reality unknown). For more specific analysis, children’s reasoning responses were also recorded. The major finding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Children could understand false belief more easily under reality unknown conditions. Specifically, the influences of information conditions were crucial to 3-year-olds but not to 4- and 5-year-olds. Although 3 year olds were able to avoid the systematical errors inherent in the false belief task, they still did not understand the false belief itself. This study provides specific aspects of false belief understanding and its relevance to general changes in cognitive development.
Ⅰ. 서 론
인간의 의도적 행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 행위자의 마음상태인 소망, 바람, 믿음 그리고 그로 인한 감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지진다. 따라서 우리가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상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연구자들은 어린 영유아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추상적 개념인 마음의 상태를 이해하고, 마음상태를 기반으로 행동의 의미를 추론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마음의 상태 중 믿음은 특정 대상을 표상하는 것이므로 표상이 갖는 주관적 특성 상 믿음의 내용이 현실과 일치할 수도 있고, 현실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Bartsch & Wellman, 1995; Perner, 1991). 행위자가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틀린 믿음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행동과 의도의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틀린 믿음 이해 능력은 인간의 마음상태인 소망, 바람, 믿음을 이해하는 능력 중 가장 나중에 나타나므로 심리적 추론에 관한 발달 이정표로 여겨진다(He, Bolz, & Baillargeon, 2012).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능력을 살펴본 500여편의 연구결과를 메타분석 한 내용에 따르면 3세 이하는 우연수준 미만의 성공률을 보이지만 4세는 우연수준 이상으로 성공하고, 5세가 되면 대부분 과제에 성공한다(Wellman, Cross, & Watson, 2001). 생후 4년경 발달의 전환기를 맞이하는 틀린 믿음 이해에 있어서 그 시기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4세 이전의 유아가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3세 유아가 틀린 믿음 과제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믿음 이해 능력의 한계(Gopnik & Astington, 1988), 또는 과제를 통과하기 위해 요구되는 언어능력, 실행기능과 같은 부가적 능력 부족(Carlson & Moses, 2001; Perner & Lang, 1999)으로 볼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틀린 믿음 과제 수행과 관련된 부가적 능력의 요구도를 줄여 결과적으로 유아의 과제 수행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주인공의 생각을 직접 말해주거나(Woolley, 1995), 원래 위치와 내용물에 대한 주인공의 믿음에 관한 단서를 제공하거나(Freeman & Lacohée, 1995; Kim & Yi, 2008; Lewis, Freeman, Hagestadt, & Douglas, 1994), 물건을 옮긴 위치나 내용물에 대한 내용을 유아가 직접 보지 않고 듣기만 하거나(Zaitchik, 1991). 대상물을 먹어서 사라지게 하는 방법(Koós, Gergely, Csibra & Biro, 1997; Wimmer & Perner, 1983)을 적용하였을 때 3세 유아의 수행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틀린 믿음 이해 능력을 구체적으로 고찰하기 위해서는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내포되어 있는 부가적 인지요소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유아는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이 이미 오래 전부터 그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특성이 있다(Taylor, Esbensen, & Bennett, 1994). 3세 유아에게 돌처럼 보이는 스펀지를 보여주고 이것이 무엇처럼 보이냐고 묻는다면 3세 유아는 ‘돌’이라고 응답한다. 그 후 유아가 그 대상이 스펀지라는 것을 알고 난 다음에는 자신은 처음부터 이것을 보고 ‘스펀지’라고 생각했다고 응답한다(Flavell, Flavell & Green, 1983). 이와 같이 3세 유아는 현실을 중심으로 하여 자신이 했던 이전 응답내용을 부정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유아가 타인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에도 자신의 마음상태와 현실의 일치정도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자신이 현실과 반대되는 강한 선호를 가진 4세 유아는 타인의 바람이 자신의 바람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선호가 현실과 반대되는 정도가 약한 조건에서는 3세 유아도 타인의 바람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Moore, Jarrold, Russell, Lumb, Sapp, & MacCalIum, 1995). 그런데 현실과 마음의 상태의 일치여부에 따라 타인의 마음상태를 이해하는데 영향을 주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은 현실과 큰 관련이 없는 상상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나, 믿음은 현실과 일치되려는 강한 특성이 있고 믿음이 실제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현실을 기준으로 믿음을 바꾸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소망 역시 현실과 일치되려는 경향이 있으나 소망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망을 기준으로 현재 상황을 바꾸려고 한다는 점에서 믿음과 차이가 있다. 이처럼 마음의 상태인 믿음, 소망, 가장은 현실이 주는 정보를 억제해야 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Sabbagh, Moses, & Shiverick, 2006). 따라서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서도 자신의 믿음과 현실의 일치 정도가 타인의 믿음을 이해하는데 영향을 주는 지 여부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틀린 믿음 과제의 주요 패러다임은 믿음을 완전히 이해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믿음에 비추어 다른 사람의 믿음이 틀렸음을 분명히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Dennett, 1978)에 근거한다. 틀린 믿음 과제 주인공의 믿음은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틀린 믿음일 뿐만 아니라 유아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믿음과 비교해보아도 일치하지 않는 틀린 믿음이다.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살펴보면 유아가 물건이 어디로 옮겨졌는지, 또는 상자 안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난 후 이를 모르는 주인공 또는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하고, 응답할지를 추론하도록 한다. 따라서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서 유아의 믿음이 현실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 때 3세 유아가 보이는 일관적인 오류경향은 타인도 현실을 알고 있으며,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응답하는 자기 중심적 추론경향을 보인다. 유아는 자신과 주인공이 물체의 위치에 대해서 모르는 조건에서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주인공은 물건을 찾기 위해 무작위로 찾아보아야 한다는 찾기 전략을 알고 있다(Zhang, Zheng, Zhang, Sha, Deák, & Li, 2010). 그럼에도 불구하고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서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타인이 실제 위치에 가서 찾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편향은 현실에 대해서 알고 있는 유아 자신의 지식이 참조 요인이라고 보인다. 어린 유아의 경우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물의 실제 위치정보를 억제하기 어려우며, 실제 위치를 모르는 타인 역시 실제 위치를 알고 있다고 추론하는 오류를 보인다(Birch & Bloom, 2003). 이와 같은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서 유아가 주인공이 원래 물건을 놓았던 장소가 아니라 현재 옮겨진 위치로 가서 찾는다고 응답하는 이유는 물건이 실제로 그곳에 있기 때문에 보이는 단순한 반응일 수 있다(Bloom & German, 2000). 그리고 현실과 믿음을 구분하여 추론하는 데에는 유아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을 기반으로 판단하려는 편향이 영향을 미친다(Birch & Bloom, 2007). 특히 과거에 가지고 있던 틀린 믿음을 회상할 때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참믿음이 영향을 준다(Maehara & Umeda, 2013). 이를 통해 볼 때 유아가 자신의 믿음 편향을 벗어나서 사고하는 것은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데 영향을 주며, 현실에 편향되지 않도록 사고하는 것은 자신이 현실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 답을 알고 난 후에는 타인도 답을 알 것으로 추론하는 경향인 사후과잉 확신 편향과 틀린 믿음 이해와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사후과잉확신 편향은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이 믿음을 추론할 때 영향을 미치는 특성으로(Bernstein, Atance, Meltzoff, & Loftus, 2007), 5세보다 3, 4세에게 더 높게 나타난다(Bernstein, Atance, Loftus, & Meltzoff, 2004). 그리고 이러한 편향은 믿음 추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틀린 믿음 이해 과제 수행과 부적 관련이 있다(Bernstein et al., 2007; Bernstein, Erdfelder, Meltzoff, Peria, & Loftus, 2011). 따라서 앞서 언급한 틀린 믿음 과제의 구조적 특징으로 인하여 유아가 알고 있는 현실정보를 억제하는 능력이 틀린 믿음을 추론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인다. 특히 어린 유아일수록 자신이 알고 있는 현실을 억제하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이러한 맥락이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수행에 더 큰 제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볼 때 자신이 알고 있는 현실 상태의 조건이 달라졌을 때 타인의 틀린 믿음을 기반으로 추론하는데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직접적인 실험을 통해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3세 유아가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자신이 알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의 영향인지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믿음에 대해 추론하도록 하여 비교할 수 있다. 만약 유아에게 믿음에 대한 개념이 있음에도 다른 제약 때문에 틀린 믿음 과제를 통과하지 못했다면 과제 조건의 변경으로 인하여 유아는 체계적인 오류를 벗어날 수 있으며 틀린 믿음 과제에서 수행이 높아질 것이다. 3세 유아는 주인공이 물건이 있는 장소를 두 장소 중 하나의 장소로 추측한 경우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틀린 믿음을 근거로 행동을 예측할 수 있었다(Wellman & Bartsch, 1988). 그러나 이 과제는 주인공이 틀린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명시 한 후 주인공의 행동을 예측하게 하는 단순한 구조의 과제이므로 실제 위치를 확실히 모르는 조건이 유아의 수행을 높일 수 있었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그리고 Russell(1996)은 3세 유아에게 상자 5개 중 한 곳으로 물건을 옮겼다고 말해준 경우에 틀린 믿음 과제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 결과는 유아의 수행을 유아가 현실을 알고 있는 표준과제와 비교하여 살펴보지 않았으므로 과제 조건 변화가 수행에 유의한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또 유아가 현실 상태를 모르는 상태에서 제 3자가 가지고 있는 틀린 믿음에 기반하여 추론하는 것이 유아가 현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 비해 더 용이하였다(Call & Tomasello, 1999; Fizke, Barthel, Peters, & Rakoczy, 2014). 그러나 이 실험방법은 유아가 처음 물건의 위치를 추론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틀린 믿음 이해 과제와 비교해 볼 때 과제 수행에 필요한 인지적 능력의 요구가 높아져 과제수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의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유아 자신이 알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부가적인 인지적 능력의 요구도는 유사한 과제를 개발하여 표준과제와 수행결과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틀린 믿음 이해 발달 시기를 재고하고 유아가 어떠한 내적 과정을 거쳐 틀린 믿음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평가방식을 다각화하여 유아의 응답이 담고 있는 구체적인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응답을 정오답으로 분류하는 것 이외에 자신의 응답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정당화 추론을 통하여 유아의 사고 과정 및 연령별 발달 특성을 보다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틀린 믿음 과제의 정당화 추론은 자신이 내린 판단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유아가 추측하거나 단순하게 응답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Perner & Wimmer, 1985). 틀린 믿음 과제의 정당화 추론은 주로 5세 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타인이 믿고 있는 내용을 타인이 재표상하는 것을 이해하는 지 여부 즉, 믿음에 대한 믿음을 이해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2차 틀린 믿음 과제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Chung & Choi, 2011; Perner & Wimmer, 1985). 그런데 3세 유아도 타인의 믿음 추론에서 자신의 응답에 대한 이유 설명이 가능하므로(Bartsch & Wellman, 1989; Robinson & Mitchell, 1995; Wimmer & Hartl, 1991), 정당화 추론 내용을 통해 유아가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볼 때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통해서 살펴 본 유아의 믿음 이해는 과제의 조건에 따른 영향을 받으므로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내포되어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조건 맥락에 대해서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틀린 믿음 이해의 발달과정 및 특성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는 응답을 정오답으로 구분하여 평가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응답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정당화 추론을 함께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이 연구에서는 이상의 문제제기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도출하였다.
<연구문제 1>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는 정보조건 및 연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응답에 대한 정당화 추론은 정보조건 및 연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이 연구는 틀린 믿음 이해 발달은 4세경이 전환기이므로(Ghim, 1997; Wellman et al. 2001) 이에 근거하여 3, 4, 5세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서울의 중류층 거주 지역 소재의 어린이집 6곳에 다니는 3, 4, 5세를 대상으로 실험에 참여한 전체 187명의 유아 중 실험과정에 모두 참여한 176명을 Table 1과 같이 최종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대상 유아의 성별은 대략 동수로 구성되었으며 유아의 평균 연령은 3세 42.05개월(연령범위: 36∼47개월), 4세 54.29개월(연령범위 48∼59개월), 5세 66.74개월(연령범위 61∼72개월)이었다.
2. 연구도구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사용된 틀린 믿음 이해 과제(Perner, Leekam, & Wimmer, 1987; Wimmer & Perner, 1983)를 연구 목적에 맞게 현실에 대해 유아에게 제공된 정보조건에 따라 명확조건과 모호조건으로 구성하였다. 틀린 믿음 이해 과제는 내용에 따라 위치이동 과제와 내용물교체 과제로 구성된다. 두 과제 결과를 체계적으로 비교하기 위하여 내용물교체 과제에서는 자신의 틀린 믿음에 대한 질문을 제외하고 타인의 틀린 믿음에 대한 이해 질문만으로 구성하였다.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사용된 내용 및 구성은 아동학 전공 박사 5인과 대학원생 4인 및 보육교사 5인에 의해 내용타당도를 확인하였다.
1)정보조건에 따른 틀린 믿음 이해 과제 구성
이 연구에서는 Wimmer와 Perner(1983)의 위치이동 과제와 Perner 등(1987)의 내용물 교체 과제를 Table 3, Table 4와 같이 수정하여 각 과제당 두 개의 이야기로 총 4개의 과제를 구성하였다. 이 연구에서 정보조건은 틀린 믿음 과제에서 유아에게 제공하는 현실에 대한 정보로 물건이 이동한 후 현재 물건의 위치, 내용물이 바뀐 후 현재 내용물에 대한 정보의 구체성을 의미하며 명확조건과 모호조건으로 구분된다. 명확조건은 현재 상태와 유아가 알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일치하는 조건으로 위치이동과제에서는 물건이 옮겨진 위치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내용물 교체과제에서는 바뀐 내용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주는 조건이다. 모호조건은 유아가 알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고 둘 중 하나로 유아가 실제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 조건으로 위치이동과제에서는 물건이 옮겨진 위치가 둘 중 한 곳이라고 알려주고, 내용물 교체과제에서는 바뀐 내용물이 둘 중 하나라고 알려주는 조건이다. 유아에게 제시한 구체적인 방법을 과제 유형에 따라 비교하면 Table 3과 같이 위치이동과제 명확조건에서는 “상자로 옮겼어요.”라고 정확한 위치를 제시하고, 모호조건에서는 “다른 곳으로 옮겼어요.”라고 하였다. 그리고 내용물 교체 과제에서는 Table 4와 같이 명확조건에서는 “블록을 넣었어요.”라고 바뀐 내용물을 명시하였고, 모호조건에서는 “다른 것을 넣었어요.”라고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틀린 믿음 이해 과제는 Table 2와 같이 4개의 이야기에 따른 두 가지 조건으로 구성되므로 유아에게 총 8개의 과제가 제시되었다. 과제 유형 별 제시되는 장소의 수와 물건의 수를 통제하기 위하여 명확조건, 모호조건 모두 세 곳의 장소와 세 개의 물건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과제 유형 별 순서효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과제는 역균형화 방법을 적용하여 제시하였다. 틀린 믿음 이해 과제는 이야기에 상응하는 15cm×10cm 크기의 그림자료를 제공하며 실험자가 유아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시행하였다. 유아에게 제시한 그림의 예는 Figure 1, Figure 2, Figure 3, Figure 4와 같다. 검사질문은 유아가 장소 또는 물건을 응답하도록 하는 개방형 질문으로 하였으며, 유아가 말로 응답하거나 손으로 장소를 가리킬 수 있도록 하여 언어능력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다. 틀린 믿음 이해 과제 질문을 한 다음 유아에게 이야기의 주요 내용을 묻는 확인질문을 통과한 경우에만 응답을 점수화 하였다. 확인질문에 오답을 한 경우에는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며, 재 질문 시 오답인 경우에는 실험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유아의 응답은 정답 1점, 오답 0점으로 산출하며, 한 유아가 받는 점수의 범위는 명확조건 0점∼4점, 모호조건 0점∼4점으로 총점범위는 0점∼8점이다.
2)정당화 추론 범주 분석
틀린 믿음 이해 과제의 정당화 추론을 알아보기 위하여 각 과제의 질문에 대해 유아가 응답을 하고 난 후에 실험자가 유아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다시 질문하였다. 유아가 응답한 정당화 추론내용은 Perner 등(2002)의 분석범주를 적용하여 Table 5와 같이 평가하였다. 유아의 정당화 추론은 틀린 믿음에 대한 직접적 언급 시 2점, 틀린 믿음과 관련된 사실 언급 시 1점, 현실과 관련된 언급, 관련 없는 사실을 언급한 경우나 구체적인 응답을 하지 못한 경우 0점으로 분류하였다. 유아가 여러 항목에 해당하는 응답을 한 경우에는 가장 높은 점수의 항목으로 평가하였다. 조사대상 유아 중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오답을 하였으나 정당화 추론에서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 응답인 첫 번째와 두 번째 범주에 해당하는 응답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3. 연구절차
본 연구에서 구성한 과제가 타당한지 알아보기 위하여 두 차례의 예비조사를 실시하였고, 아동학 박사 5인과 보육교사 2인의 의견을 수렴하여 연구방법을 수정하여 본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유아가 현실을 알고 있는 조건에 따라 명확조건과 모호조건으로 구성하였다. 한 유아가 유사한 구조의 과제를 수행하게 되는 연구 설계이므로 반복효과가 예상되어 예비조사를 통하여 1차 실험과 2차 실험의 간격은 1주일로 결정하였다. 연구 자료의 수집은 연구자 및 아동학 전공 대학원생 5인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조사원과 과제 내용과 연구윤리에 대한 사항을 숙지한 후 조사를 시행하였다. 각 과제는 순서 효과를 통제하기 위하여 무선으로 제시하였으며, 과제에 소요된 시간은 실험 당 10분 내외였다. 틀린 믿음 이해과제의 내적 일치도는 .85였다.
4.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Window용 18.0 프로그램에서 평균, 표준편차, 단일표본 t검증, 반복측정 변량분석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의 틀린 믿음 이해 점수와 정당화 추론의 전반적인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서 평균과 표준편차를 사용하였다. 연령별 정보 조건에 따른 틀린 믿음 이해 점수를 우연수준과 검증하기 위하여 단일표본 t검증(one samples t-test)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유아의 연령, 정보조건에 따른 틀린 믿음 이해 및 정당화 추론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유아의 연령을 피험자 간 요인으로 하고 정보 조건을 피험자 내 요인으로 하는 반복측정 변량 분석(repeated measures ANOVA)을 실시하였다.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한 경우 대응표본 t검증(paired samples t-test)을 실시하여 단순 주효과(simple main effect)를 분석하여 변수들 간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탐색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정보조건 및 연령에 따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점수
1)틀린 믿음 이해 점수의 전반적 경향
정보조건과 연령에 따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의 전반적인 경향을 살펴보면 Table 6과 같다. 연령 별 정보조건에 따른 틀린 믿음 이해 점수를 살펴보면 3세 유아는 명확조건(M = 1.08, SD = 1.23), 모호조건(M = 1.68, SD = 1.09)이며, 4세 유아는 명확조건(M = 2.61, SD = 1.38), 모호조건(M = 2.71, SD = 1.29), 5세 유아는 명확조건(M = 2.83, SD = 1.36), 모호조건(M = 3.02, SD = 1.30)으로 모든 연령에서 모호조건의 점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점수가 우연수준과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단일표본 t검증을 실시한 결과 Table 6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4세와 5세 유아는 과제 특성에 관계없이 모든 점수에서 우연수준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한편 3세 유아의 경우 명확조건(t = -5.75, p < .001), 모호조건(t = -2.27, p < .05)로 우연수준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오류경향을 보였다. 이는 4세와 5세 유아는 현실에 대한 정보조건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틀린 믿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3세 유아는 틀린 믿음을 이해할 수 없지만 과제 특성에 따라 수행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2)정보조건 및 연령에 따른 틀린 믿음 이해 점수 차이
현실에 대한 정보조건 및 연령에 따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점수의 차이를 반복측정 변량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Table 7과 같이 연령(F = 28.19, df = 2, 173, p < .001), 정보조건(F = 18.33, df = 1, 173, p < .001)에 따른 주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정보조건과 연령의 상호작용 효과(F = 4.99, df = 2, 173, p < .01)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연령의 주효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scheffé 검정을 통하여 사후검정을 실시한 결과 3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점수는 4, 5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점수와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3세 유아는 4세와 5세에 비해 유의하게 틀린 믿음 이해 점수가 낮았고(p < .001), 4세와 5세 유아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틀린 믿음 이해가 4세를 기점으로 이루어진다는 국내외 선행연구(Ghim, 1997; Wellman et al., 2001)와 유사하게 4세가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 발달적 전환기임을 보인다.
그리고 정보조건에 따른 주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점수는 명확조건보다 모호조건에서 유의하게 높았다(F = 18.33, df = 1, 173, p < .001). 이 결과는 이 연구에서 구성한 모호조건에서 유아가 현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을 경우 타인의 틀린 믿음에 기반하여 사고하는 것이 보다 용이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정보조건과 연령의 상호작용 효과를 대응표본 t검정을 통해 단순 주효과 분석을 한 결과는 Table 8과 같다. 3세 유아(t = -6.50, p < .001)와 5세 유아(t = -2.06, p < .05)의 경우 명확조건 보다 모호조건의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고, 4세 유아는 정보조건에 따른 과제 수행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특히 3세 유아가 틀린 믿음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자신이 현실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 타인의 틀린 믿음을 추론하는데 더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한다.
2. 정보조건 및 연령에 따른 틀린 믿음 이해 정당화 추론
1)틀린 믿음 이해 정당화 추론의 전반적 경향
현실에 대한 정보조건 및 표상대상의 속성과 연령에 따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대한 정당화 추론의 전반적인 경향을 살펴보면 Table 9에 제시한 바와 같이 유아의 정당화 추론 점수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점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령 별 정보조건에 따른 정당화 추론 점수를 살펴보면 3세는 명확조건(M = .54, SD = 1.06)보다 모호조건(M = .88, SD = 1.15)의 정당화 추론점수가 높다. 유사하게, 4세도 명확조건(M = 2.08, SD = 1.88)보다, 모호조건(M = 2.29, SD = 1.81)에서, 5세 역시 명확조건(M = 3.12, SD = 2.17)보다 모호조건(M = 3.14, SD = 1.97)에서 추론 점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2)정보조건, 표상대상의 속성 및 연령에 따른 정당화 추론의 차이
현실에 대한 정보조건에 따른 3, 4, 5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과제 응답에 대한 정당화 추론에 따른 차이를 반복측정변량 분석으로 살펴본 결과는 Table 10과 같다. 분석 결과 연령(F = 32.19, df = 2, 173, p < .001), 정보조건(F = 5.89, df = 1, 173, p < .05)의 주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먼저 연령의 주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scheffé 검정을 통하여 사후분석을 실시한 결과 3세와 4세(p < .001), 3세와 5세(p < .001), 4세와 5세(p < .01) 유아는 추론점수에서 각 연령별로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 결과는 앞서 틀린 믿음 이해 점수에서는 4세와 5세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정당화 추론에서는 연령차가 있음을 보이는 결과이다. 공격행동에 대한 도덕 판단 및 정당화 추론 과제에서 4, 5세 유아는 단순한 판단에서는 연령차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정당화 추론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인다(Kim & Yi, 2014). 이와 유사하게 틀린 믿음의 질문에 대한 단순 응답에는 4, 5세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정당화 추론능력을 통해 비교해 보았을 때 분명한 연령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유아의 정당화 추론은 정보조건에 따라서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유아의 모호조건의 정당화 추론 점수(M = 2.10, SD = 1.91)는 명확조건의 정당화 추론 점수(M = 1.91, SD = 2.05)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F = 5.89, df = 1, 173, p < .05). 이는 유아가 현실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조건에 따라 유아가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대한 응답의 이유를 설명하는데 차이가 있으며, 모호조건에서 보다 틀린 믿음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연령과 정보조건의 주효과가 각각 유의하며,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지 않다는 점은 두 변수가 틀린 믿음 이해의 정당화 추론 능력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미한다.
정당화 추론에 대한 결과는 앞서 살펴 본 과제 수행점수 결과와 비교하여 볼 때 유아는 명확조건보다 모호조건에서 과제 수행점수가 높으며, 정당화 추론에서도 역시 모호조건의 추론점수가 더 높다는 일관된 경향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유아의 응답을 정오답으로 나누어 살펴본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4세 전후의 틀린 믿음 이해 능력의 발달 경향을 추론 능력을 통해 보다 상세하게 밝힌 결과이다.
Ⅳ.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를 살펴 본 선행연구들이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포함된 현실에 대한 정보 조건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밝히지 못하였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능력의 발달 시기를 재고하고 발달 경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하여 현실에 대해 유아가 알고 있는 정보조건에 따라 틀린 믿음 이해 과제 수행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실험을 설계하였다. 뿐만 아니라 유아가 틀린 믿음 과제에 대해 응답하는 내용의 구체적인 의미를 살펴보기 위하여 유아의 응답뿐만 아니라 정당화 추론을 함께 고려하여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를 다각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틀린 믿음 과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과제의 맥락과 그에 따른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능력의 연령차를 밝히고자 하였다.
위와 같은 연구 목적을 바탕으로 이 연구에서는 3, 4, 5세 총 176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실시한 후 SPS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유아는 자신이 현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보다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 타인의 틀린 믿음에 기반하여 사고하는 것이 용이하다. 이 연구의 결과에서 3, 4, 5세 유아는 현실을 정확히 모르는 모호조건에서 틀린 믿음 이해 과제에 대한 정답률이 높고, 자신이 한 응답의 이유를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틀린 믿음에 기반하여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유아가 현실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 타인의 틀린 믿음 이해가 더 용이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유아가 타인의 틀린 믿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실이 주는 자극적 정보에 기반하려는 경향을 억누르고 타인의 관점에서 사고해야 한다. 그러나 유아가 현실에 대해서 알고 난 이후에는 이 정보를 무시하고 사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Bernstein et al., 2011). 더 나아가 이 연구의 결과와 같이 현실에 대한 정보 조건이 틀린 믿음 이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유아가 알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 연구에서 구성한 모호조건과 같이 자신이 현실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에는 현실을 확신할 수 없고 추정하게 되므로 현실이 주는 정보가 두드러지지 않아 현실 정보를 억누르기에 더 용이한 맥락을 제공하여 틀린 믿음 이해에 도움을 주는 맥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틀린 믿음 이해에 현실을 억제하는 맥락이 관련된다는 점은 틀린 믿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억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견해(Leslie & Polizzi, 1998)를 실증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성공하기 위해서 유아는 자신의 실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주인공의 믿고 있는 내용을 구분하여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하게 타인의 마음상태와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유아는 자아중심성을 탈피하여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표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틀린 믿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 위치나 내용물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억누르고 주인공의 믿음을 토대로 사고해야 하는 현실을 억누르는 사고 능력(Harris, 1992)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지금까지의 많은 틀린 믿음 이해 관련 연구는 유아가 언제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수행되었다. 이 연구의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특히 3세 유아의 과제수행은 4, 5세 유아에 비해 틀린 믿음 과제에서 제시하는 정보조건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3세 유아는 정보조건에 따라 틀린 믿음 이해 과제 수행에 변화가 있으며, 자신이 현실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 타인의 틀린 믿음에 기반을 둔 추론이 보다 용이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Piaget가 제기한 자기중심성과 달리 3세 유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조건에 따라 타인의 믿음추론에 차이가 있음을 보이는 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결과는 3세 유아가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재고하고 이론적 측면에서 논의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선행연구자들은 아동의 틀린 믿음 표상 능력을 측정하는 과제가 아동으로 하여금 복잡한 시공간적 기억을 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아동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는 문제점(Lewis & Osborne, 1990)을 제기하였다, 실제로 질문을 단순화 하거나 과제 수행에 필요한 단서를 더 많이 제공한 경우 3세 유아의 수행이 높아진다(Freeman & Lacohée, 1995; Kim & Yi, 2008). 하지만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믿음에 대한 단서를 더 많이 제공하거나 기억해야 하는 정보의 양을 줄이고 질문을 단순하게 하는 경우에도 3세 아동의 수행이 높아지지 않는 결과(Flavell et al., 1983; Ghim, 1997; Gopnik & Astinton, 1988; Moses & Flavell, 1990)도 있다. 이러한 일치되지 않은 연구 결과는 3세가 틀린 믿음을 표상하는 능력이 아직 불완전한 것이며, 관련 조건의 영향을 예민하게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연구의 결과에서 3세 유아의 수행은 명확조건보다 모호조건에서 유의하게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연수준 이하에 그친다. 이를 3세 유아가 틀린 믿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참믿음을 기준으로 즉각적으로 처리하며 현실을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경향 때문이라는 견해(Leslie & Polizzi, 1998)에 비추어 보면, 3세 유아가 정보조건에 따라 현실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체계적 오류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틀린 믿음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는 의미이다. 이를 통해 볼 때 3세에게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 기본적 능력이 있다는 견해(Leslie et al., 2004)를 지지하기는 어렵다. 즉, 이 연구의 결과는 틀린 믿음 이해는 4세경 이루어지며, 3세는 믿음을 이해하는 능력의 미성숙(Astington & Gopnik, 1991; Perner, 1991; Wellman, 1990)으로 인하여 틀린 믿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견해를 지지하는 근거가 된다. 3세 유아는 믿음의 표상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며, 어떤 상태가 현실과 일치하지 않게 표상될 수 있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3세 유아는 믿음을 정신적 표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라도, 믿음과 현실 간에 밀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특성(Flavell, 1982; Gopnik & Astington, 1988; Moses & Flavell, 1990)으로 인하여 틀린 믿음 과제를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유아는 4세경 타인의 관점에서 틀린 믿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습득하며 4세 이후에는 자신이 예측한 상황을 상대방의 틀린 믿음을 근거로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점차 발달한다. 틀린 믿음 이해 과제 정답률은 4세와 5세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지만 4세와 5세의 틀린 믿음 이해 능력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5세 유아는 4세 유아에 비해 타인의 마음 상태인 틀린 믿음을 기준으로 타인의 틀린 믿음에 기반하여 타인의 행동을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 정당화 추론 능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이 연구에서는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가 가능한 시기와 관련하여 정보조건의 변경이 유아의 틀린 믿음 이해 과제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유아의 응답과 정당화 추론을 통해 폭 넓게 살펴보고 4세 전후 시기 어떠한 능력이 발달과 관련되는지 살펴보았다는 이론적 의의가 있다. 유아는 자신의 믿음이 현실과 일치할 경우보다 현실을 확신할 수 없을 때 틀린 믿음 이해와 정당화 추론이 보다 용이하다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어린 연령일수록 자신의 믿음과 현실을 억누르고 타인의 믿음을 기반으로 추론하는 과정에 인지적 제약이 있으며, 관련 요인인 현실에 대한 정보조건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을 밝혔다. 둘째, 틀린 믿음 이해에 유아가 현실을 알고 있는 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하여 실험과제를 고안하여 규명했다는 방법론적 의의가 있다. 셋째, 기존 연구에서는 4세 이후의 틀린 믿음 이해 능력의 발달을 밝히기 위하여 5세 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타인의 믿음에 대한 믿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살펴보는 2차 틀린 믿음 과제(Chung & Choi, 2011; Perner & Wimmer, 1985)를 적용하였다. 이러한 방법을 통한 결과는 틀린 믿음 이해의 점진적 발달 경향을 알 수 있게 하였으나 틀린 믿음 이해의 질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4세 전후의 발달적 변화를 동일한 과제를 적용하여 일직선상에서 살펴보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틀린 믿음 이해의 발달양상을 표상대상의 속성에 따라 응답뿐만 아니라 정당화 추론을 다각적으로 살펴보아 4세 이후의 발달과정을 상세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 넷째, 이 연구의 결과에서 밝힌 유아가 알고 있는 현실정보가 타인의 마음상태를 이해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점은 유아의 사회적 능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도움이 되는 기초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끝으로 이 연구의 제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이 연구에서는 3세 유아의 수행은 과제조건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가장 높은 수행을 보인 조건에서도 우연수준 이하였다. 유아가 틀린 믿음 이해 과제를 통과하는데 현실이 주는 정보를 억제하는 것만이 유일하거나 주된 요인은 아닐 수 있으므로(Hughes & Russell, 1993; Perner et al., 2002), 어떠한 조건과 맥락에서 3세 유아가 틀린 믿음 과제를 우연수준 이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