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에서 어머니 반응성의 역할
The Roles of Maternal Responsivenes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Infants’ Communicative Gestures and 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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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firstly, investigate the relationship between infants’ communicative gestures, play and maternal responsiveness and secondly, to examine the role of maternal responsiveness in the associations between infants’ communicative gestures and play. The subjects comprised 42 infants (21 boys and 21 girls) and their mothers. The infants’ communicative gestures, the infants’ play and maternal responsiveness were observed during free play sessions lasting 20 minutes. The results are as follows. Mothers of girls showed higher levels of responsiveness than the mothers of boys. In addition, here were positive correlations between infants’ communicative gestures, play and maternal responsiveness. Maternal responsiveness was observed to moderate the effects of infants’ communicative gestures on the infants’ average level of play. These results indicate that it is important for caregivers to interpret infants’ communicative intentions appropriately and respond promptly and adequately in play situations.
Ⅰ. 서 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요구와 의도를 표현하고 상대방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상호작용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세상에 갓 태어난 영아들도 울음을 통해 외부와의 소통을 시작하며,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까지 영아의 표정, 옹알이, 몸짓, 발성 등은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 된다. 이처럼 영아가 타인에게 자신의 의도와 목적을 전달하기 위해 몸짓, 발성, 언어 등의 신호와 상징을 표현하는 상호작용 행위는 의사소통으로 정의한다(Wetherby & Prizant, 2003). 의사소통 수단 중 몸짓은 몸의 상체 앞 공간에서 상징적인 표현을 위해 손과 팔을 움직이는 행위로(McNeill, 1998), 영아기의 주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라 할 수 있다(Shin & Kim, 2013).
대부분의 영아들은 생후 9개월에서 10개월경 부터 의사소통을 위해 의도적인 몸짓을 사용하기 시작하며(Gang & Kim, 2011)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은 언어발달의 지연을 진단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Bates, Benigni, Bretherton, Camaioni, & Volterra, 1979; O’Reilly, Painter, & Bornstein, 1997; Pizzuto & Capobianco, 2005; Rowe & Goldin-Meadow, 2009; Rowe, Özçalişkan, & Goldin-Meadow, 2008). 영아가 몸짓들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빈도가 두 단어 사용의 시작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고(Iverson, Capirci, Volterra, & Goldin-Meadow, 2008), 18개월 영아의 몸짓의 다양한 측면들이 이후의 어휘와 문장의 복잡성을 예측하는 것으로 밝혀졌다(Rowe & Godinn-Meadow, 2009). 또한 영아들에게 몸짓만 가르친 경우, 몸짓과 음성 언어를 가르친 경우, 음성 언어만 가르친 집단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음성언어와 함께 몸짓을 배운 영아들은 몸짓이 음성언어보다 먼저 출현하였고, 몸짓만 배운 영아들은 언어적 자극만 받은 집단에 비해 언어발달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Goodwyn & Acredolo, 1993; Goodwyn, Acredolo, & Brown, 2000). 이는 몸짓이 언어발달 초기에 말소리와 함께 통합적인 체계를 구성하여 영아의 음성언어 발달을 촉진하며, 말소리를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Jang, Choi, & Kim, 2005).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은 주로 영아가 주 양육자와의 놀이 상황에서 관찰하는 행위들의 순서를 통해서 배우게 된다(Acredolo & Goodwyn, 1988; Hall, Rumney, Holler, & Kidd, 2013). Volterra, Caselli, Capirci와 Pizzuto(2005)의 종단 연구에서는 양육자와 영아의 놀이 상황에서 양육자가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수저를 아이의 입술에 가져다주면 아이는 먹는 행위를 표현하기 위해 빈손으로 수저를 받아 입술에 가져다 대는 것과 같이 영아들의 도상적 몸짓이 행위 도식으로 표현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즉, 놀이 상황에서 아이들은 도식들을 습득하게 되고, 상징적 몸짓을 표현해 보는 학습의 장이 된다(Volterra & Erting, 1994).
또한 영아가 놀이를 하는 동안 표현하는 몸짓과 소리를 내는 행위는 사물과 사건에 대한 정보를 표상하는 공통의 능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Piaget, 1962; Werner & Kaplan, 1963)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도 발화와 마찬가지로 놀이와 높은 관련성이 있을 것이며 많은 연구들에서 그 관계를 확인해왔다(Acredolo & Goodwyn, 1985; Bates et al., 1979; Hall et al., 2013; Namy, Acredolo, & Goodwyn, 2000; Namy, Vallas, & Knight-Schwarz, 2008). 그러나 국내의 연구들은 영아가 발화하는 언어와 놀이와의 관계를 주로 탐색해왔고(Choi & Lee, 2011; Kim & Lee, 2001; Sung, 2000), 영아기 주요 의사소통 수단인 몸짓과 놀이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적어 영아의 몸짓과 놀이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지시적 몸짓, 관습적 몸짓, 참조적 몸짓)이 영아 놀이의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와 관계가 있는 지 살펴보고자 한다.
영아 놀이의 질적인 측면은 놀이를 정교화의 수준에 따라 분류하여 놀이 행위의 속성이나 내용을 평가하는 것이며 본 연구에서는 놀이의 질적인 측면으로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과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놀이의 양적인 측면은 보통 놀이의 빈도와 지속시간과 같이 영아가 얼마나 많은 종류의 놀이를 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놀이를 하는 지를 측정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놀이의 양적인 측면으로서 영아 상징놀이의 빈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영아 놀이의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은 영아의 인지능력을 반영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높은 관련성을 가지며(McCune-Nicolich, 1981; Tamis-LeMonda & Bornstein, 1993) 본 연구에서 살펴볼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 최고수준, 상징놀이 빈도 간에 높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가정하였다.
영아의 의사소통 몸짓과 놀이의 성차를 연구한 연구들에서는 일관된 결과를 보고하지 않는다. 영아의 의사소통 능력에 대해서는 여아들이 남아들보다 가리키기 몸짓, 한 단어, 문장을 더 빠른 시기에 사용하기 시작한다고 밝혀졌고(Butterworth & Morisette, 1996; Ramer, 1976), 의사소통과 상징 행동 척도(Communication and Symbolic Behavior Scale: CSBS) 타당화 연구(Lee & Jang, 2004)에서는 10개월과 13개월 여아들이 남아들에 비해 주요 의사소통 수단을 사용하는데 더 능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4, 18, 22, 26, 30, 34개월 영아의 지시적 몸짓, 관습적 몸짓, 표상적 몸짓의 평균 빈도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Özçalişkan & Goldin-Meadow, 2010), Maccoby와 Jacklin(1974)의 연구에서도 생후 초기 언어발달에는 남․녀간의 성차가 없다고 하여 영아의 의사소통 능력을 구성하는 요인 중 의사소통적 몸짓이 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 지에 대해 추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아의 놀이 또한 일부 연구들에서는 여아들이 남아에 비해 상징놀이의 빈도가 더 높으며 놀잇감의 구조가 덜 복잡할수록 여아들이 상징놀이에 많이 참여한다고 보고하였다(Fein, Johnson, Kossan, Stork, & Wasserman, 1975; Matthew, 1977; McLoyd, 1980; Tizard, Philips, & Plews, 1976). 반면 Johnson, Christie와Yawkey(1987)의 연구에서는 나이가 어린 영아들은 상징놀이의 빈도나 상상의 경향에 성차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상징놀이의 발달척도를 사용하는 연구에서도 성차가 나타나지 않았다(Nicolich, 1977). 상징놀이에 관한 국내의 연구에서도 여아가 남아에 비해 높은 수준의 가작 행동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아(Moon, 1996; Sung, 2000) 본 연구에서 영아 놀이의 성차를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영아의 놀이는 영아의 인지적 수준과 성별과 같은 개인의 특성들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환경의 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영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 중에서도 영아의 필요와 요구에 반응해주는 어머니는 영아가 최초로 접하는 환경으로 영아의 놀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Johnson et al., 1987). 놀이상황에서 어머니가 영아에게 긍정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것이 영아의 놀이 발달을 촉진시켜 주는 것으로 밝혀졌으며(Bornstein & Tamis-Lemonda, 1997; Haight & Miller, 1993; Kim, 2011; Spencer & Meadow-Orlans, 1996) Damast, Tamis-LeMonda와 Bornstein(1996)의 연구에서도 높은 놀이수준을 보이는 영아들의 원인을 영아들의 놀이 기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놀아준 어머니의 영향으로 해석하였다.
특히 만 1세 이후 영아는 주도적인 행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영아의 신호와 요구를 적절하게 읽어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머니들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Dunham & Dunham, 1992; Tomasello & Farrar, 1986). 또한 9, 12, 15, 18개월 영아와 어머니의 놀이 행동의 관계를 살펴본 Belsky, Goode와 Most(1980)의 연구에서는 어머니와 영아와의 놀이 상황에서 영아가 놀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머니가 몸을 이동하는 것과 같은 신체적인 주의집중행동이 영아의 탐색 놀이 활동을 촉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영아의 놀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어머니의 반응성이 영아의 성별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는 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일치된 결과를 보인다. 어머니의 민감성을 살펴본 연구들(Lee, 2010; Lovas, 2005)에서는 여아의 어머니가 남아의 어머니보다 민감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아의 어머니들이 남아의 어머니들보다 자녀의 감정과 요구에 대해 더욱 언어적으로 반응하였으며, 물체와 행위를 묘사하는 데 있어서도 더 많은 설명과 질문을 사용하고, 자녀가 더 많은 언어적 표현을 하도록 기대한 것으로 나타났다(Cherry & Lewis, 1976; Clearfield & Nelson, 2006; Kruper & Užgiris, 1987; Sung, Fausto-Sterling, Garcia-Coll, & Seifer, 2013). 즉, 여아는 사회적으로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남아와는 다른 사회적 기대가 있기 때문에 어머니가 여아의 감정과 요구를 더욱 민감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이며, 본 연구에서도 어머니의 반응성 또한 남아의 어머니보다 여아의 어머니가 더욱 반응적일 것으로 가정하고 이를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질적, 양적인 수준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영아와 어머니의 상호작용은 영아와 어머니가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역동적인 과정이라는 시각이 확대되면서(Bugental & Goodnow, 1998; Maccoby, 1992) 의사소통 과정에서 영아와 어머니간의 상호영향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Dix, Cheng, & Day, 2009). 예를 들어, 영아의 몸짓에 대해 양육자가 반응을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실험 연구들에서 영아의 몸짓에 대해 양육자가 적절하게 반응한 경우의 영아들이 몸짓과 발성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고 밝혀졌다(Goldstein, King, & West, 2003; Miller & Lossia, 2013; Wu & Gros-Louis, 2014). 영아의 몸짓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성을 종단적으로 살펴본 연구들(Goldin-Meadows & Singer, 2003; Iverson & Goldin-Meadow, 2005; Singer & Goldin-Meadow, 2005)은 영아의 몸짓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성이 높았던 영아들이 이후의 의사소통 능력이 더 발달된 것으로 보고되었고, 양육자가 영아와 관심과 흥미를 더욱 공유할수록 영아들의 가리키기 몸짓의 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Liszkowski, Carpenter, Henning, Striano, & Tomasello, 2004).
이와 같이 영아와 어머니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영아가 의도적으로 몸짓을 사용하면서 부모로부터 반응적 행동을 이끌어낼 때, 반응적이지 못한 어머니는 자녀의 몸짓을 적절하게 해석하지 못하고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강요하여 영아는 좌절하고 둘 간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Stern, 2002). 반면 반응적인 어머니는 영아의 몸짓 사용에 민감하게 반응해주고 영아의 생각과 정서를 함께 공유하고 발전시켜 주면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영아의 발달에 기여하게 된다(Go & Lee, 2010). 따라서 어머니의 반응성은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영아의 발달의 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중요한 변인이라 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많은 영역의 발달이 이루어지는 영아의 놀이와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의 관계에서 어머니의 반응성이 조절 역할을 수행하는 지 살펴보고자 한다.
13∼18개월 영아는 의사소통의 의도성이 나타나기 시작하며(Saxon, Frick, & Colombo, 1997)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사용하기 때문에 영아의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적절하게 해석하고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한 단어 시기가 시작되기 전인 생후 10개월부터 표상능력이 발달하면서 상징놀이가 시작되기 때문에(Belsky & Most, 1981) 13∼18개월에 영아의 놀이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에 대한 성차와 이들 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어머니의 반응성이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에서 조절 역할을 하는 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어머니의 반응성은 영아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어머니의 반응성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3> 어머니의 반응성은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를 조절하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서울, 경기도 및 충청도에 거주하는 13∼18개월 영아 42명과 영아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 영아의 성별은 남아 21명, 여아 21명으로 동수였으며, 타인양육을 경험하지 않은 영아가 33명(78.6%)으로 타인양육을 경험한 영아 9명(21.4%)에 비해 더 많았다.
어머니의 연령은 31∼35세가 17명(40.5%)으로 가장 많았고, 25∼30세가 14명(33.3%), 36∼40세가 11명(26.2%)이었다. 또한 비취업모가 29명(69%)으로 취업모에 비해 많았고, 가정의 월 평균 수입은 대부분이 300만원 이상(78.6%)으로 연구대상 영아의 가정은 대부분 중․상류층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2. 연구도구
1)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측정하기 위해 먼저 20분 동안의 영아와 어머니의 자유놀이 상호작용에서 나타난 영아의 의사소통 행동을 발화행위 단위로 분석하였다. 의사소통 발화행위란 Wetherby와 Prizant(2003)가 제시한 의사소통 행위의 기준을 참고하여 1) 어머니를 향한 것이어야 하고, 2) 의사소통 기능을 포함해야 하며, 3) 발성, 몸짓, 언어와 같은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충족시켜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의사소통적 몸짓을 상대방을 향해 의사소통 기능을 위해 손이나 머리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비음성적인 행동으로 정의하였다. 예를 들어, 영아가 어떤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어머니를 향해 손짓을 사용한 경우 의사소통 몸짓으로 간주한다.
각 발화행위에 대해서는 Wetherby와 Prizant(2003)의 의사소통과 상징 행동 척도(Communication and Symbolic Behavior Scale: CSBS)의 분석 기준을 기초로 Kim과 Lee(2007)의 연구에서 수정․보완한 의사소통 수단의 하위 항목 중 몸짓의 조작적 정의에 따라 그 빈도를 기록하였다(Barwick, Cohen, Horodezky, & Lojkasek, 2004; Paavola, Kunnari, Moilanen, & Lehtihalmes, 2005).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의 하위 항목은 사물, 사람, 사건 발생의 존재를 가리키는 지시적 몸짓(예: 가리키기, 보여주기 등), 문화적으로 형태와 의미가 정의되어 있는 관습적 몸짓(예: 고개 끄덕이기, 고개 가로젓기), 사물, 사람, 위치, 사건의 특성에 대해 묘사하는 참조적 몸짓으로 구분하여 코딩하였다.
영아의 의사소통 몸짓에 대한 관찰자간 신뢰도를 산출하기 위해 연구 대상 4쌍에 대하여 본 연구자와 대학원에서 아동학을 전공한 보조 연구자 1명이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 분석 기준에 대한 관찰자 훈련을 실시하였다. 우선 영아 1명의 놀이 영상을 보며 영아의 의사소통 몸짓에 대한 분석 기준에 대해 논의하였고,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은 영상을 다시 살펴보며 의견을 맞춰나갔다. 나머지 영아 3명의 놀이 영상을 사건표집법으로 분석기준에 따라 분석한 후, 본 연구자와 보조 연구자 간의 관찰자간 신뢰도를 산출하였다. 그 결과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에 대한 관찰자간 신뢰도는 .88로 나타났다.
2)영아의 놀이
영아의 놀이수준은 측정하기 위해 Belsky와 Most(1981)의 “영아 놀이 분석기준”을 Sung(2000)이 수정․보완한 것으로 사용하였다. Belsky와 Most(1981)의 분석기준은 놀이가 아닌 행동은 0수준, 탐색은 1수준, 단순한 조작은 2수준, 기능적인 놀이는 3수준, 관계적 놀이는 4수준, 기능적이며 관련있는 놀이로 두 가지 이상의 장난감을 적절한 방법으로 놀이는 5수준으로 코딩하였다. 6수준은 행위 가작화(비슷하지만 불분명한 수준), 7수준은 분명한 자기 가작화 행동, 8수준은 타인에게 가작화된 행동을 주도하는 놀이, 9수준은 상상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의미없는’ 물체를 가작화하는 행동, 10수준은 연속된 가작화, 11수준은 연속된 가작화에서 대치가 함께 나타나는 놀이, 12수준은 두 개 이상의 물체를 변형하여 가작화하는 행동이다. 1∼5수준까지는 비상징놀이수준, 6∼12수준까지는 상징놀이수준으로 나누었다.
이러한 분석기준에 따라 20분 동안 촬영된 영아와 어머니의 자유놀이 상황을 15초 기간을 1회 관찰단위로 하여 놀이수준을 기록하였다. 각 영아가 20분 동안 보인 놀이의 범주기록들의 평균을 놀이의 평균수준으로 정의하며, 영아가 놀이를 하는 20분 동안 가장 높은 단계로 기록된 범주를 놀이의 최고수준, 영아가 6수준 이상의 놀이를 한 횟수를 상징놀이 빈도라고 정의하였다.
20분간 녹화된 영아 1명의 놀이 영상을 보면서 대학원에서 아동학을 전공한 보조연구자 1명과 영아의 놀이에 대한 분석기준을 가지고 관찰자간 훈련을 실시하였다. 영아의 놀이수준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달랐던 부분은 의견을 조정하여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였고, 구체적인 예를 확인하였다. 총 4명의 영아의 놀이 영상에 대해 한 영아 당 관찰시간 15초씩 총 20분을 80회로 나누어 영아의 놀이의 분석한 후, 본 연구자와 보조 연구자와의 분석한 자료의 관찰자간 신뢰도는 .86으로 나타났다.
3)어머니의 반응성
어머니의 반응성은 Vallotton(2009)의 연구에서 선행연구(Arnett, 1989; Hower, Galinsky, & Kontos, 1998)에 기초하여 개발 후 사용한 양육자 반응성(Caregiver responsiveness)을 어머니와 영아의 자유 놀이 상황에 맞게 수정․번안하여 사용하였다. 촬영된 20분 동안의 어머니와 영아의 자유 놀이 상황에서 어머니 반응성을 자세(3개 문항), 눈 맞춤(3개 문항), 행위(4개 문항), 정서(2개 문항), 상호작용(3개 문항)의 다섯 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고 총 15개의 문항 별로 5분 간격으로 7점 척도로 평정하였으며, 각 문항별로 코딩된 점수들의 평균값의 합을 어머니 반응성 점수로 산출하였다. 각 측면의 문항에 대해서 정도에 따라 전혀 그렇지 않으면 1점, 대부분 그렇지 않으면 2점, 약간 그렇지 않으면 3점, 보통 그렇다면 4점, 약간 그렇다면 5점, 대부분 그렇다면 6점, 항상 그렇다면 7점으로 평정하였다. 본 연구자와 보조 연구자 간의 관찰자간 신뢰도는 .82로 나타났다.
3. 연구절차
1)예비관찰
본 관찰에 앞서 13∼18개월 영아와 어머니 4쌍을 대상으로 예비관찰을 실시하였다. 예비 관찰 결과, 영아의 놀이 관찰 시간 20분은 영아가 집중하여 놀이를 하기에 적절한 시간이었고, 15초의 관찰표집단위도 놀이수준을 평가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본 연구자가 영아의 상징놀이를 살펴보기 위해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준비한 놀잇감을 영아에게 제공한 결과, 그림책은 영아의 상징놀이를 보이기에는 제한적이며 그림책을 보는 시간이 다른 놀잇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보다 길기 때문에 영아의 다양한 놀이행동을 충분하게 살펴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본 관찰에서는 그림책을 제외시켰다.
또한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의 분석 기준이 적합한 지 살펴보기 위해 연구자와 보조연구자 1명이 녹화된 자료를 함께 보며 관찰자 훈련을 실시하였고, 각각의 분석 기준과 조작적 정의의 적합성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어머니 반응성의 분석 기준들 중에서 영아와 어머니의 놀이 상호작용 상황에 맞지 않는 두 문항(예: 전이 활동이 시작되기 전에 영아에게 알려준다. 활동이 바뀔 때 양육자의 놀이 행동에 대해 영아에게 말해준다.)을 제외시키고, 다른 문항들은 영아와 어머니의 놀이 상황에 맞게 수정하였다.
2)본관찰
본 관찰은 서울, 경기도 및 충청도 지역의 영아-어머니 42쌍을 대상으로 2014년 1월 10일부터 2014년 3월 21일 사이에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실시되었다. 가정 방문 시, 대상 영아의 어머니에게 인구학적 배경에 관한 질문지를 작성하도록 하였고, 영아가 카메라에 익숙해지면 영아와 어머니가 주로 놀이를 하던 장소에서 미리 준비한 놀잇감을 제시하였다. 제공된 놀잇감은 예비 관찰 결과와 영아의 의사소통과 놀이 및 어머니의 반응성에 관한 선행연구들(Bornstein & Tamis-LeMonda, 1997; Iverson, Capirci, Longobardi, & Caselli, 1999; Kwak, Kim, & Han, 2004; Sung, 2000; Wethertby & Prizant, 2003)에 근거하여 공 1개, 장난감 전화기 1개, 다섯 가지 도형 맞추기 블록 셋트 1개, 소꿉놀이 세트(주전자, 큰 접시, 작은 접시, 컵, 가스레인지, 냄비, 후라이팬, 도마, 국자, 뒤집개, 포크, 우유, 당근, 포도 각 1개씩), 인형 1개가 제공되었다. 영아나 어머니가 놀잇감이 담긴 상자를 여는 동시에 비디오 녹화를 시작하였고, 총 20분 동안 영아와 어머니의 자유 놀이 상황을 비디오로 녹화하여 본 연구의 분석 자료로 사용하였다.
4.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SPSS 18.0 통계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연구문제 1번에 대하여 t검증을 실시하였고, 연구문제 2번에 대해서는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문제 3번에 대해서는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1.영아의 성별에 따른 연구 변인들의 차이 검증
13∼18개월 영아의 성별에 따른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의 성차를 검증하였고, 그 결과는 Table 1과 같다.
20분의 자유놀이 상황에서 13∼18개월 남아는 평균적으로 4.29회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보였으며, 13∼18개월 여아는 평균적으로 5.71회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보여 여아가 남아보다 더 많은 의사소통적 몸짓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성별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또한 13∼18개월 여아의 놀이가 모든 하위요소에서 13∼18개월 남아의 놀이보다 평균이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13∼18개월 여아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성이 13∼18개월 남아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성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t = -3.08, p < .01), 13∼18개월 여아를 둔 어머니가 13∼18개월 남아를 둔 어머니보다 놀이 상황에서 자녀에게 더욱 반응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의 관계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하여 각 하위영역들 간의 단순상관계수를 산출하였고, 그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은 영아 놀이의 평균 수준(r = .54, p < .01), 영아의 상징놀이 빈도(r = .57, p < .01), 어머니 반응성(r = .34, p < .05)과 정적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아 놀이의 하위요인 별로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은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r = .51, p < .01), 영아 상징놀이의 빈도(r = .75, p < .01)와 정적 상관을 보이고,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은 영아 상징놀이의 빈도(r = .60, p < .01)와 정적인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영아 놀이의 하위 요인들 간에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머니의 반응성은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r = .61, p < .01),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r = .55, p < .01), 영아 상징놀이의 빈도(r = .48, p < .01)와 모두 유의한 정적관계를 나타내었다.
3.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에서 어머니 반응성의 조절효과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에서 어머니 반응성의 조절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조절회귀분석에 앞서 상호작용항이 포함된 회귀모델의 다중공선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인의 중심화(Centering) 작업을 실시하였고, 독립변인들 간의 다중공선성의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공차한계(Tolerance)는 .762∼.895, VIF 지수는 1.118∼1.313의 분포로 허용 가능한 정도로 나타나 독립변인 간 다중공선성의 위험은 배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에 대한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의 설명력이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아 영아 놀이의 하위 요인 중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과 상징놀이의 빈도에 대해 조절효과 검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어머니 반응성이 영아 놀이의 하위 영역들 중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과의 관계에서만 조절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결과는 Table 3과 같다. Table 3을 살펴보면,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어머니 반응성의 상호작용 변인을 투입한 최종 단계 모형에서 어머니 반응성의 주효과(β = .52, p < .001),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어머니 반응성의 상호작용 효과(β = .26, p < .05)가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에 유의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 반응성의 조절효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하여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어머니 반응성의 평균을 중심으로 상/하 집단으로 구분하여 놀이의 평균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Figure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영아가 의사소통적 몸짓을 활발히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어머니의 반응성이 높으면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이 높지만, 어머니의 반응성이 낮으면 어머니의 반응성이 높았던 영아보다 놀이의 평균수준이 낮음을 알 수 있다. 영아가 의사소통적 몸짓을 활발히 사용하는 경우에도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즉,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이 놀이의 평균수준에 미치는 영향이 어머니의 반응성 수준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에 대한 성차와 이들 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어머니의 반응성이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 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중심으로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의 반응성의 성차를 살펴본 결과, 어머니의 반응성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성차가 나타났다. 즉, 13∼18개월 여아를 둔 어머니가 13∼18개월 남아를 둔 어머니보다 놀이 상황에서 자녀에게 더욱 반응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18개월 여아 자녀를 둔 어머니가 13∼18개월 남아 자녀를 둔 어머니보다 자녀의 신호와 요구를 더욱 민감하게 해석하고 적절하게 반응해주며 정서적으로 더 따뜻하게 반응해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여아의 어머니들이 남아의 어머니들보다 자녀의 감정과 요구에 대해 더 많이 질문하고, 물체와 행위를 묘사하는 데 있어서도 더 많은 설명과 질문을 사용하며 자녀가 더 많은 언어적 표현을 하도록 기대한 것으로 나타난 연구들과 같은 결과이다(Cherry & Lewis, 1976; Clearfield & Nelson, 2006; Kruper & Uzgiris, 1987; Sung et al., 2013). 남아는 사회적으로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여아와는 다른 사회적 기대가 있기 때문에 남아의 어머니는 여아의 어머니에 비해 반응하는 데 있어 덜 민감하고 덜 반응적이었을 것이다. 또한 영아와 어머니는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고 적절한 반응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형성해가기 때문에(Go & Lee, 2010; Lollis, 2003) 남아 어머니의 낮은 반응성은 여아에 비해 자녀와의 관계 형성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은 영아 놀이의 평균 수준, 상징놀이 빈도와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아와 어머니의 자유 놀이 상황에서 몸짓을 더 많이 사용한 영아가 더 높은 수준의 놀이를 평균적으로 보이고 상징놀이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영아가 놀이 하는 동안 표현하는 몸짓의 정도가 다양한 상징을 표현해보고 상징적인 변형을 시도하는 영아의 놀이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진 연구들을 지지하는 결과이다(Acredolo & Goodwyn, 1985; Bates et al., 1979; Hall et al., 2013; Namy et al., 2000; Namy et al., 2008).
또한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어머니의 반응성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아들의 몸짓의 빈도가 높아질수록 양육자가 영아의 관심과 흥미에 반응하고 공유한다는 연구결과(Goldin-Meadow, Goodrich, Sauer, & Iverson, 2007; Kishimoto, Shizawa, Yasuda, Hinobayashi, & Minami, 2007; Liszkowski et al., 2004)와 같이 영아와 어머니의 상호작용 상황에서 영아의 빈번한 의사소통적 몸짓의 사용이 어머니와 관심과 흥미를 공유하고 양육자의 반응을 더욱 이끈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어머니의 반응적인 양육 행동이 영아의 의사소통 능력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들과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Bornstein & Tamis-LeMonda, 1989; Kim & Park, 2014; Landry, Smith, & Swank, 2006).
영아 놀이의 하위요인 별로 상관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은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 영아 상징놀이의 빈도와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고,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은 영아 상징놀이의 빈도와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영아 놀이의 하위 요인들 간에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아 놀이의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이 서로 높은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결과(McCune-Nicolich, 1981; Tamis-LeMonda & Bornstein, 1993)와 같은 맥락으로 영아가 인지적으로 점차 성숙해지면서 실제 세계의 사물과 사건에 대해 표상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되고 상징놀이가 가능하기 때문에(Piaget, 1962) 영아의 인지능력을 반영하는 영아 놀이의 각 하위요인이 서로 유의한 상관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반응성은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 영아 놀이의 최고수준, 영아 상징놀이의 빈도와 모두 유의한 정적관계를 나타내어 어머니의 반응성이 높을수록 영아가 평균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놀이를 보이고 최고로 보일 수 있는 놀이수준이 더 높으며 상징놀이를 더 활발히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상호작용 상황에서 어머니의 질 높은 상호작용이 영유아의 놀이수준을 높이고(Dunn, 1985; Noll & Harding, 2003), 놀이 지속시간을 두 배로 증가시키며(Haight & Miller, 1993) 상징놀이의 빈도를 증가하게 한다(Sung & Hsu, 2009)는 선행 연구결과들과 같은 결과이다. 즉, 어머니가 영아의 행위를 적절하게 해석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것은 영아의 놀이수준과 의사소통적 몸짓과 높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놀이 상대자로서 어머니는 영아가 생각을 표상하여 나타내는 몸짓과 놀이 행위를 촉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13∼18개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에서 어머니 반응성의 조절효과를 검증한 결과, 어머니의 반응성은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과의 관계에서 유의미한 조절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아의 몸짓이 어머니의 반응성에 영향을 미치고, 어머니의 반응성은 다시 영아의 몸짓에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결과(Goldstein et al., 2003; Miller & Lossia, 2013; Wu & Gros-Louis, 2014)와 관련이 있다. 또한 영아의 몸짓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성이 높았던 영아들은 이후의 의사소통 능력이 더 발달된 것으로 보고되었다는 연구 결과(Goldin-Meadows & Singer, 2003; Iverson & Goldin-Meadow, 2005; Singer & Goldin-Meadow, 2005)들과 양육자가 영아에게 관심과 흥미를 더욱 공유할수록 영아들의 가리키기 몸짓의 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 연구(Liszkowski et al., 2004)와도 관련이 있다. 즉, 어머니의 반응성은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상호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 사용이 어머니의 반응성을 이끌기도 하고 어머니의 높은 반응성은 영아의 빈번한 의사소통적 몸짓 사용을 촉진시키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아와 어머니의 놀이 상호작용 과정에서 어머니의 높은 반응성이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 사용을 촉진시켜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머니가 영아의 몸짓 사용에 민감하게 반응해주고 영아의 생각과 정서를 함께 공유하고 발전시켜 주면서 영아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영아의 발달에 기여하게 된다는 연구결과(Go & Lee, 2010)와 같은 맥락에서 어머니의 높은 반응성이 영아의 많은 영역의 발달이 이루어지는 영아의 놀이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어머니가 영아와의 놀이 상호작용에서 반응적이지 못한 어머니는 자녀의 몸짓을 적절하게 해석하지 못하고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강요하여 영아는 좌절하고 둘 간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연구(Stern, 2002)의 관점에서 영아와 어머니의 놀이 상황에서 어머니가 반응적이지 못하면 영아와의 관계의 어려움을 겪어 영아와의 의사소통 시도도 줄어들고 영아의 놀이 또한 촉진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어머니의 반응성은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영아 놀이의 평균수준 간의 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중요한 변인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살펴보고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측정하기 위해 영아와 어머니의 자유 놀이 상황을 20분 관찰하고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분석하였으나 연구결과의 일반화를 위해서는 더욱 다양하고 포괄적인 일상생활 상황에서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 사용은 10개월경에 정점을 이루고, 그 이후에는 몸짓과 발성이 합하여 증가하다가 15개월이 되면 몸짓의 형태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구어 형태가 증가하기 때문에(Bates et al., 1979; Carpenter, Mastergeorge, & Coggins, 1983; Kim, 2006) 본 연구 대상 영아들의 의사소통적 몸짓의 표준편차가 높게 나타났다. 즉, 13∼18개월 영아들 간의 의사소통적 몸짓 사용의 빈도가 월령에 따라 큰 개인차를 보였을 것이며 후속 연구에서는 월령을 통제하거나 특정 월령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여 특정 시기의 영아의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 및 어머니 반응성의 관계를 밝히고, 그 관계에서 어머니 반응성의 역할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 변인들이 영아가 발달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계가 있는 변인들인지 아니면 그 관계가 달라지는 지에 대해서는 살펴보지 못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종단 연구 설계를 통해 이후 연령 집단에서도 각 변인들 간의 관계가 지속적인지, 매개 역할이나 상호작용 효과에 영향을 주는 다른 변인들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를 통해 가정에서 영아의 의사소통적 몸짓과 놀이의 관계에서 어머니 반응성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어머니 반응성의 중요성을 밝힘으로써 영아를 양육하는 어머니와 보육교사와 같은 양육자의 반응성 지원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