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연령별 누리과정」의 예술경험은 유아들이 예술적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즐기고 추구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유아들은 예술경험을 통해 아름다움을 찾아보고 탐색하며, 창의적인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즐기고 감상하게 된다(MEST [1], 2013a) [2]. 예술경험 가운데 음악경험 역시 유아가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하며, 즐기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음악의 아름다움은 지식이나 과학적 사고를 통해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가 음악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즐길 때 음악적 표현에 관심을 가지며 이를 자유롭게 탐색하고 감상하며 알아가게 된다. 따라서 유아는 음악을 접하며 음악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음악적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MEST, 2013a; Reimer, 1970).

Kim(2013)에 따르면,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음악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미적 특질(aesthetic qualities)을 담고 있는 음악작품에 몰입할 때 가능하다. 미적 특질은 음악을 아름답게 만드는 리듬, 멜로디, 빠르기, 셈여림 등의 음악적 요소가 음악작품 속에서 다양한 조합과 융합을 통해 나타나며, 이러한 특질은 음악의 아름다움으로 경험된다. Elliott(2005) 역시 음악작품은 다양한 특성을 지닌 음악적 요소들이 조화롭게 조직되어 풍부한 음악적 패턴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였다. 미적 특질을 형성하는 음악적 요소와 음악적 패턴들은 음악작품에 몰입할 때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음악작품은 모든 음악적 요소를 사용하여 구성되고 조직되지만, 모든 음악적 요소가 각 작품의 아름다움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미적 특질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음악작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리듬, 멜로디, 빠르기, 셈여림, 음색 등의 모든 음악적 요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각각의 음악작품이 표현하는 음악적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미적 특질은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Beethoven의 ‘운명 교향곡’은 여러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다양한 음색)의 웅장한 소리(셈여림)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리듬, 빠르기 등과 같은 다른 음악적 요소가 이 작품에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운명 교향곡’만이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미적 특질인 셈여림과 멜로디, 음색 등을 통해 유아는 이 곡이 표현하는 음악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Elgar가 작곡한 첼로와 피아노의 이중주로 연주되는 ‘사랑의 인사’의 경우, 빠르기의 미세한 변화를 통해 밝은 음색으로 고요하게(셈여림) 연주되므로, 빠르기, 음색, 셈여림의 미적 특질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와 같이 음악작품에 따라 미적 특질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같은 곡이라고 할지라도 연주되는 악기, 연주자 등에 따라 미적 특질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첼로로 연주되는 ‘사랑의 인사’와 오르골로 연주되는 ‘사랑의 인사’는 음악적 특질이 다르다. 오르골 연주는 첼로 연주보다 미세한 셈여림이나 빠르기의 변화를 표현할 수 없다. 또한 첼로는 멜로디를 단위로 연주하므로 멜로디로 음색을 변화시키지만 오르골은 하나의 음마다 다른 음색으로 변화되어 연주되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오르골과 첼로로 연주되는 ‘사랑의 인사’의 미적 특질은 다르게 나타난다.

유아들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다양한 미적 특질을 가진 음악작품의 선택과 활용이 중요하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미적 특질을 표현하는 음악작품에 대한 교사의 선택과 활용은 유아의 음악적 경험을 결정지을 것이다. 현장에서 교사는 교사용 지도서(Jung, 2005; Kwon & Park, 2013; Yang & Lee, 2011)에 실린 음악작품을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음악작품의 선택과 활용이 유아 음악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Lim & Chung, 2008). 반면에 많은 연구들은 교사용 지도서의 음악작품보다는 음악활동이 다루고 있는 음악적 요소를 분석하여 유아의 음악적 경험의 가치를 분석하였다(Ahn, 2012; Jung, 2009; Kang, 2007; Kim, 2014; Kim & Lee, 2013; Kwak, Kim, & Park, 2013; Lee & Yang, 2012; Park & Kim, 2012; Park & Ohm, 2008). 그 결과 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한 유아의 경험은 활동에서 다루고 있는 음악적 요소의 풍부함이 그 잣대가 되었고, 음악적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음악작품의 미적 특질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음악작품은 각각의 미적 특질이 있으며 이 특질을 통해 유아는 음악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으므로 음악활동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음악적 요소의 활용보다는 유아의 음악경험을 결정하는 음악작품의 특질과 그것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유아의 음악경험은 음악활동에서 어떤 음악적 요소를 활용하는지 보다는 어떤 음악작품을 경험하는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만3-5세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의 음악활동에서 사용되고 있는 음악작품의 활용을 분석하고, 음악활동에서 활용되고 있는 음악작품의 미적 특질, 그리고 사용되고 있는 음악작품의 활용과 음악작품의 미적 특질과의 관계를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유아가 음악작품에서 나타나는 미적 특질로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3-5세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에서 활용되는 음악작품의 음악적 요소를 다루는 방식과 활동 방식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실제로 음악작품을 아름답게 느끼도록 하는 미적 특질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 특질이 활동에서 활용된 음악적 요소와 일치하는 음악작품과 일치하지 않는 음악작품으로 나누어 살펴보았으며, 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3-5세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 음악활동의 음악작품 활용을 2가지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먼저, 음악활동에서 활용되는 작품의 음악적 요소는 멜로디, 리듬, 음색이 지배적으로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음악활동에서 활용된 음악적 요소의 활용 정도와 그 순서는 달리 하지만, 이전의 선행연구와 동일하게 나타났다(Eom & Kim, 2015; Kwak et al., 2013). 본 연구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음악적 요소로 나타난 것은 멜로디로 38.1%, 다음으로는 리듬이 29%, 음색이 20.5%, 셈여림이 5.1%, 빠르기가 4.0%, 아티큘레이션이 3.4%로 나타났다. 또한 음악작품의 음악적 요소를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면20), 하나의 방식으로 활동에서 다루고 있는 셈여림, 빠르기, 아티큘레이션과는 달리 멜로디는 다섯 가지의 방식, 리듬은 여섯 가지 방식, 음색은 세 가지 방식으로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에서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하여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음악작품은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모든 음악작품은 다양한 음악적 요소의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멜로디와 리듬의 경우는 각 음악작품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각각의 음악작품에서 다른 형태의 멜로디와 리듬의 활용이 가능하다. 멜로디와 리듬을 제외한 빠르기, 셈여림, 음색, 아티큘레이션과 같은 음악적 요소 또한 음악작품에서는 미적 특질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음악활동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음악적 요소이다. 이 음악적 요소들은 연주행위(연주자 혹은 성악가)에 따라 음악작품이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Meyer(1989)는 음악을 실행할 때 그 수준을 통제하여 음악적 경험을 달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전략(strategies)' 수준에서 연주자(혹은 성악가)의 음악적 행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같은 곡이지만 연주자(혹은 성악가)에 따라 관객들에게 다른 영감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유아들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경험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의 음악활동에서 제시하는 음악작품의 음악적 요소 외에도 추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실제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필요하다.

또한, 「3-5세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음악작품 활동방식을 분석한 결과 노래 부르기가 총 100개의 음악작품 중 74곡(51.7%)으로 이전의 선행연구에서 노래 부르기 활동 방식이 가장 많이 나타난 결과와 동일하게 본 연구에서도 나타났다(Eom & Kim, 2015; Kwak et al., 2013; Lim & Chung, 2008). 노래 부르기 활동 다음으로 많이 활용되는 활동 방식은 음악 감상하기가 18.2%, 악기 연주하기가 16.8%, 신체 표현하기가 13.3%로 나타났으며 이 외 음악 창작하기 활동방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아가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악작품을 경험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활동방식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사용 지도서에서 활용되는 총 100개의 음악작품 중 가사가 있는 가창곡은 총 81곡으로 그 중 74곡이 노래 부르기 활동방식으로 활용된다. 이와 같은 결과는 원래의 목적대로 가창곡이 활용되는 것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노래 부르기 활동이 다른 음악 감상하기나 악기 연주하기, 신체표현하기의 활동방식보다 두 배 이상 높게 사용된다는 것은 음악작품의 활동방식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가창곡은 가사를 가진 곡으로 활동에서 활용될 때 지나치게 노래 부르기 행위에만 중점을 두고 활용된다. 예를 들어 유아가 노래를 배우고 부르기 위해서 노래를 듣게 되는데, 이 과정 또한 단순히 새 노래를 배우기 위해 혹은 익히기 위해 노래 부르기 활동에 앞서 거쳐 가는 노래 부르기 활동의 과정으로 제공될 뿐이다. 그러나 유아가 음악을 아름답게 느끼고 음악작품을 즐기기 위해서는 음악을 들어볼 때도 단순히 음악의 가사나 멜로디를 따라 부르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제공될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을 유아가 탐색하고 감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되는 것이 필요하다. 노래 부르기 활동은 유아가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따라 다른 음악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만약 노래 부르기 활동을 단순히 기술적으로 가사를 외우고 멜로디와 리듬을 익혀 새 노래를 배우는 과정으로 본다면,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위한 음악적 경험이라기보다는 기술을 배우는 경험이다. 이와 같이 음악의 기능을 통해 표현하는 행위를 강조하면서 전개되는 음악활동은 유아가 삶 속에서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이를 즐기고 향유하도록 하는 것을 방해한다(Kim, 2010). 따라서 유아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기며 향유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가창곡이라고 할지라도 새 노래를 익히고 부르는 기능적 행위에 중점을 두고 노래 부르기 활동으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 방식을 통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3-5세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에서 활용되는 총 100곡의 음악작품에서 미적 특질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 9곡을 제외한 91곡에서 나타나는 미적 특질은 멜로디가 69곡으로 46.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음색이 28곡(18.9%), 아티큘레이션이 24곡(16.2%), 셈여림이 13곡(8.8%), 리듬이 8곡(5.4%), 빠르기가 6곡(4.1%) 순으로 나타났다. Elliott(1995)은 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한 민감성의 발달은 음악작품의 미적 특질에 집중하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즉, 유아들이 일상에서 음악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는 음악작품에서 표현되는 미적 특질들을 쉽게 발견하고 다양하게 탐색하는 음악적 경험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유아는 점차적으로 음악적 요소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유아가 음악작품에서 표현되어지는 미적 특질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경험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미적 특질을 가진 음악작품의 활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의 음악활동에서 활용된 음악작품의 음악적 요소와 음원에서 나타나는 미적 특질이 한 개 이상 일치하는 경우는 총 100개의 음악작품 중 64곡으로 나타났다. 음악활동에서 활용되는 절반 이상의 음악작품이 음원에서 나타나는 미적 특질을 활동에서 활용하고 있었다. 나머지 36곡은 작품의 미적 특질과 활동에서 활용하는 음악적 요소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로, 그 중 9곡은 음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미적 특질이 없었다. 그리고 36곡 중 15곡은 어떠한 음악적 요소의 활용도 활동에서 제시하지 않는다. 앞에서도 논했듯이 음악작품의 선택과 활용은 중요하다. 유아기의 음악적 경험은 음악적 기술을 습득하고 훈련하기 보다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탐색하는 것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즐기도록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풍부한 미적 특질을 가진 음악작품이 적절하게 활동에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작품에서 미적 특질로 나타나지 않는 음악적 요소의 활용은 절대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나타나는 미적 특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음악적 요소를 활동에서 활용하게 되면 유아들은 음악작품이 가지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보다는 음악적 요소를 지식으로써 습득하게 된다. 따라서 유아가 음악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발견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음악작품에서 표현되는 미적 특질을 적절하게 활동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에서 활용되는 음악작품의 더 많은 활용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실제로 5세 기악곡 중 ‘페르시아의 시장 음악’의 경우 미적 특질로 리듬, 멜로디(음높이), 음색, 빠르기, 아티큘레이션, 셈여림이 모두 나타난다. 그러나 활동에서는 어떠한 음악적 요소의 활용도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를 통해 나타난 활동에서 활용되지 못한 음악작품의 미적 특질은 현장의 교사들에게 음악활동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하여 유아들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기회를 높일 것이라 기대한다.

이와 같이 유아들에게 의미 있는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음악작품은 음악적 요소를 가르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음악작품이 가지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탐색, 표현, 감상하도록 활용되어야 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유아기 음악교육의 목적은 유아들의 음악적 기술 습득이 아님을 기억하고 음악적 요소의 접근이 지식적 접근이 아닌 음악작품의 미적 특질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아가 느끼도록 해야 한다. Reimer(1970, 1989)는 음악을 예술로서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향유하는 것이 지식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유아가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위해서 음악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수행해야 하는 역할은 유아가 음악작품에서 활용되는 음악적 요소들을 발견하고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3-5세 누리과정 해설서의 예술경험의 목표에서 진술하는 바와 같이 교사용 지도서의 활동들이 유아들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기에 충분한 음악작품을 제공하고 있는지, 그리고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유아의 음악적 경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교사는 유아들이 음악활동에서 경험하는 음악적 요소들을 음악작품 안에서 미적 특질로서 자연스럽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탐색될 수 있도록 음악작품에 대한 적절한 선택과 활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