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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Child Stud > Volume 47(2); 2026 > Article
유아의 코딩로봇 놀이에서 나타난 배움의 양상 탐색

Abstract

Objective

This study explored young children’s play experiences mediated by a coding robot within a play-based curriculum and examined the aspects of learning that emerged, with particular attention to the role of teacher support.

Methods

Participants included 13 five-year-old children (6 boys and 7 girls) attending a public childcare center in S city, Gyeonggi Province, South Korea. Over eight weeks, each child was provided with a one Genibot during free play time, along with coding cards, blocks, and art materials. Data collected through 122 hours of video recordings, photographs, and verbatim transcripts of children’s dialogues were analyzed using an inductive qualitative analysis approach described by Bogdan and Biklen (2006). Triangulation of observation records, research journals, and video data was used to enhance trustworthiness.

Results

Children engaged in coding robot play with curiosity and spontaneity, leading to self-directed exploration and the gradual expansion of play. Teachers supported children’s autonomy and extended learning through timely resources and open-ended questions. Learning outcomes included spontaneous learning in play, strengthened thinking and peer collaboration through problem-solving, and the emergence of creativity and expression abilities.

Conclusion

Coding robots function as dynamic tools through which young children explore, collaborate, solve problem, and express themselves creatively. These findings suggest that coding robot play may support the development of creativity, critical thinking, 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 in young children. The results underscore the importance of teacher-supported use of coding in play-based settings.

Introduction

21세기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 창의성, 자기 주도성, 협력적 문제해결력과 같은 역량을 강조한다(Beers, 2011). 이러한 흐름은 21세기 핵심역량 담론에서 제시하는 '4C (창의성,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협업)'와도 맞닿아 있으며, 학습자가 스스로 의미를 구성하고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식을 재구성하는 역량을 중시한다(Learning A-Z, 2019; Thornhill-Miller et al., 2023). 우리나라 유아교육에서도 2019 개정 누리과정을 통해 유아·놀이중심, 현장 자율성 확대, 유아의 주도적 배움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면서, 놀이가 곧 교육내용이자 배움의 방식이라는 관점이 공식화되었다(Ministry of Education &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놀이중심 교육과정에서는 교사용 지도서나 교과목표보다 유아의 현재 삶과 흥미에서 출발한 놀이 경험이 교육내용을 생성하는 출발점이 되며, 교사는 유아의 놀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해석하면서 놀이 속 배움이 확장되도록 지원하는 촉진자의 역할을 담당한다(Y. Choi & Lim, 2023).
유아에게 놀이란 즐거운 활동을 넘어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총체적 학습의 장이 된다(Lim & Son, 2019). 놀이 과정에서 유아는 물리적·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가설을 세우고 시도·실패·수정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수·공간, 과학적 탐구, 상징적 표현, 사회·정서 역량 등 다양한 발달 영역에서 배움을 촉발한다. 국내 연구들 또한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구현되는 맥락에서 교육내용은 유아, 교사, 물질, 환경이 얽힌 관계 속에서 생성되며, 유아의 자발적 놀이가 곧 '힘 있는 지식'이자 배움의 핵심 통로가 됨을 보고하고 있다(I. Kim, 2020). 따라서 유아가 스스로 놀이를 구성하고 그 속에서 배우는 경험이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의미화되는지를 해석하는 일은 놀이중심 교육과정의 실제를 이해하고 유아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코딩교육이 미래 사회 핵심 역량을 기르는 중요한 교육내용으로 논의되어 왔다(Ministries Jointly Announce Framework Plan, 2022; OECD, 2023). 본 연구에서 말하는 코딩교육은 단순히 특정 언어의 문법을 학습하는 활동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 절차를 구성하고 실행, 점검, 수정하며 일반화하는 사고과정, 즉 컴퓨팅 사고력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Wing, 2006). 컴퓨팅 사고는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구조화하고 해결 전략을 설계하도록 돕는 보편적 사고틀로 제시되어 왔으며(Wing, 2006), 최근 정책·연구에서도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한 문제해결 및 창의적 설계 역량의 기반으로 강조되고 있다(Ministries Jointly Announce Framework Plan, 2022; OECD, 2023). 코딩교육은 문제를 작은 단위로 분해하고 논리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복잡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준다고 보고된다(S.-H. Choi & Yoo, 2024).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구현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한다(J. Kim & Park, 2025).
여러 국가 수준 정책과 연구들은 컴퓨팅 사고력, 디지털 리터러시, 융합적 문제해결력을 미래 인재의 필수 역량으로 제시하며, 이를 영유아기부터 경험하도록 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Y.-J. Bae, Lim, Kim, & Kim, 2023; J.-Y. Hong & Kim, 2022; OECD, 2023; Park et al., 2023). 특히 유아기는 인지적, 사회 정서적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므로(D. S. Hong, Yu, & Lee, 2018), 이 시기에 코딩교육을 접하는 것은 인지 발달, 문제해결 및 창의성 증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로봇 등 구체물 활용을 통해 소근육 발달 및 공간 지각 능력 향상과도 연계될 수 있다(Pelizzari et al., 2023). 국내에서도 유아 및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코딩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메타분석 연구에서, 코딩교육이 전반적으로 큰 효과크기를 보이며 특히 컴퓨팅 사고력과 같은 인지적 영역에서 두드러진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다(S.-H. Kim, 2024; J. Yoo & Choi, 2023). 이러한 코딩교육은 유아에게 지식으로 전달되는 교과 중심 학습보다는 일상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놀이적 접근을 통해 경험될 때 놀이와 배움의 통합이라는 관점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Bers, González-González, & Armas-Torres, 2019; Monteiro, Miranda-Pinto, & Osório, 2021). 그럼에도 실제 유아교육 현장에서의 코딩교육은 정규 일과와 분리된 특별활동이나 방과 후 활동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S. Cho & Kim, 2025), 놀이중심 교육과정과의 연계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최근 교육용 로봇을 활용한 유아기 코딩교육 연구들은 코딩로봇이 유아가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발달적으로 적합한 교구이자, 추상적인 컴퓨팅 개념을 구체적 행동과 결과로 연결해 주는 매개체라고 보고하였다(Bakala, Gerosa, Hourcade, & Tejera, 2021). 또한 유아가 코딩로봇을 탐색하며 새로운 규칙을 발견하고 자신의 흥미에 따라 이를 변형·확장하는 과정은 놀이와 학습이 결합된 이상적 형태로 설명된다(Ching & Hsu, 2024). 유아기 코딩교육에서 로봇은 화면 기반 조작보다 신체적, 공간적 경험과 연결되기 쉬우며, '명령(절차)-실행-결과'를 눈앞의 움직임으로 확인하게 해 추상적 개념을 구체화한다. 특히 코딩 로봇은 음악·미술·동작·이야기 구성 등 다양한 표현 활동과 결합될 수 있는 매개체로, 융합적 배움(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 Mathematics [STEAM])을 촉진하는 잠재력이 크다(Yakman, 2008). 따라서 본 연구는 로봇을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라 놀이 속에서 절차적 사고와 협력적 문제해결을 촉발하는 자료로 본다.
그러나 유아 코딩교육 관련 선행연구들은 주로 논리적 사고, 컴퓨팅 사고력, 수학적 문제해결력 등과 같은 인지적 발달 및 학습성과에 초점을 두고, 사전·사후 검사나 집단 간 비교를 통해 프로그램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J.-R. Choi & Lee, 2017; D. Kim, 2019; M.-J. Kim & Pu, 2023; S.-U. Kim & Kim, 2019; Y.-J. Lee & Lee, 2022). 따라서 놀이 맥락 속에서 유아가 코딩로봇과 상호작용하며 어떠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어떠한 방식으로 배움으로 이어지는지를 심층적으로 밝히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S.-H. Kim, 2024). 특히 유아의 발화, 행동, 상호작용을 통해 드러나는 배움의 내적 과정은 양적 연구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우므로, 실제 놀이 장면을 기반으로 한 질적 접근이 필요하다(Brennan & Resnick, 2012; Y. Jung, 2019). 코딩로봇을 매개로 한 놀이는 정해진 처치에 대한 '반응'으로만 나타나기보다, 유아의 흥미와 또래 상호작용, 물질·공간 환경이 얽히며 놀이가 생성, 변형, 확장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이때 배움은 산출 점수의 변화만으로 환원되기 어렵고, 유아의 발화, 행동, 협력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의미가 구성되는지(과정, 맥락, 서사)를 추적해야 드러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관찰, 전사,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놀이 장면의 미시적 전개와 의미 구성 과정을 해석하는 질적 접근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최근 놀이중심 교육과정 연구에서는 교사들이 놀이와 교육내용의 관계, 가르침과 배움의 경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재구성하는지에 주목하며, 유아의 놀이를 서사적으로 해석하는 질적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으나(H. Jang & Shin, 2023; Lim, 2020), 코딩로봇과 같은 디지털, 에듀테크 매개 놀이를 대상으로 유아의 배움의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인 실정이다(J. Yoo & Choi, 2023).
본 연구는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맥락에서 코딩로봇을 매개로 한 유아의 놀이경험을 탐구하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배움의 양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때, 유아들이 놀이 속에서 코딩로봇을 활용할 때의 놀이경험을 교사가 어떻게 지원하는 지도 함께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코딩로봇 매개 놀이에서 유아의 배움이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구성되는지에 대한 질적 근거를 제시하고, 놀이 기반 코딩교육에서 교사의 지원 방향과 교수·학습 설계를 위한 실천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코딩로봇 놀이 과정에서 발현된 유아의 놀이경험과 이에 대한 교사의 지원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코딩로봇 놀이 과정에서 나타난 유아 배움의 양상은 어떠한가?

Methods

연구자

주 연구자는 경기도 S시에 위치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원장이자 아동학 박사과정생으로, 대학원에서 공동연구자의 STEAM 및 메이커교육 관련 강의를 수강하며 놀이 중심 교육과정 속에서 디지털 매체와 제작 활동을 통합하는 교수·학습 방법에 관심을 가져온 실천가 연구자이다. 평소에도 현장에서 유아와 함께 일과를 운영하고 교사들을 지원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코딩로봇 놀이가 유아의 일상적인 놀이 맥락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자 했다. 프로그램 실시 이전에 연구자는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의 목적과 목표, 교수 방법, 주요 단계 및 개념에 대해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코딩로봇을 기존의 수·과학·음악 활동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자유놀이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유아의 탐색을 촉진하는 교수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해 담임교사와 논의하였다.
연구기간 동안 연구자는 매일 오전과 오후 자유놀이 시간에 교실에 머물며, 코딩로봇을 활용한 유아들의 주도적 놀이를 참여관찰자의 위치에서 지켜보았다. 연구자는 유아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놀이 상황에 함께 있으면서도, 놀이의 주제나 방향을 직접 제안하기보다는 유아가 스스로 놀이를 구성하고 확장해 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필요할 때에는 유아가 요청하는 재료를 건네거나 안전을 확인하는 정도로 제한적으로 개입하였으며, 코딩카드와 블록, 줄자 등 환경 요소를 정리·준비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연구자와 담임교사는 협력적으로 유아의 놀이를 지원하였다. 담임교사는 일과 전반을 운영하며 주제와 관련해 새롭게 나타나는 놀이 상황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놀이 확장을 돕는 적절한 놀잇감을 제안하였다. 연구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담임교사와 함께 유아의 반응을 관찰하고 의미 있는 장면을 중심으로 논의하며, 코딩로봇 놀이 속에서 드러나는 유아의 배움을 질적으로 해석해 나갔다. 한편 연구자는 해당 기관의 원장으로서 유아와 교사에게 익숙한 존재이므로, 연구 상황에서 연구자의 존재가 놀이 양상이나 교사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자는 자유놀이 시간에 평소와 동일한 일과 흐름 속에서 교실에 머물되, 놀이의 주제·규칙·방향을 직접 제안하거나 특정 수행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평가적 피드백도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관찰 중 연구자의 개입은 유아가 요청한 재료 제공과 안전 확인 등 최소한의 지원으로 제한하였다. 담임교사에게도 연구 목적과 관찰 원칙을 공유하되 연구자가 담임교사의 특정 교수행동을 점검하거나 지시하지 않았고, 연구자의 기록은 유아의 놀이와 배움 양상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 목적임을 명확히 하여 교사의 부담과 긴장을 낮추고자 하였다.
주 연구자는 아동학 박사과정에서 영유아교육·보육 질적 연구 과목을 이수하며 질적 연구 설계, 참여관찰, 전사 자료 기반 코딩과 범주화 절차에 대한 체계적 훈련을 받았다. 해당 과목에서는 영유아 놀이 장면에 대한 관찰자료와 전사자료를 기반으로 의미 단위를 도출하고 코딩 및 범주화 과정을 수행하는 질적 자료 분석 과제를 수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질적 자료 해석 과정에 대한 실제적 경험을 축적하였다. 또한 해당 과목 이수 이후에는 영유아 보육 현장에서 수집되는 유아의 놀이 사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며, 전사자료와 관찰기록을 중심으로 의미 단위 분석과 범주화를 적용하여 분석하는 방식으로 원내 자체장학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전사자료와 관찰기록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의미 단위 중심으로 개방코딩을 수행한 후 범주 및 주제 도출로 이어지는 귀납적 분석 절차에 따라 자료를 해석하였다. 이러한 연구자의 배경과 경험은 본 연구에서 제시된 분석이 현장의 실제 맥락과 유아의 경험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공동연구자는 유아 주도적 코딩놀이의 발현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연구자 및 담임교사의 역할과 태도를 코칭하고 그 의미를 토의하였다. 또한 의미 범주화, 사례 선정, 해석적 기술의 과정에서 유아의 놀이경험과 배움의 양상이 유아의 경험과 인식의 관점에서 풍부하게 해석되고 있는지를 검토하며 서로 논의하였다. 특히 놀이 장면에 대한 기술이 단순한 변이 중심 기록에 머물지 않도록 유아의 놀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해결 방식과 창의적 표현, 그리고 놀이 맥락 속에서 통합적으로 드러나는 경험의 의미를 중심으로 분석의 초점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질적 연구 전문가 자문을 반영하였다. 아울러 주요 놀이 장면과 그 해석 내용은 담임교사와의 협의를 통해 현장 맥락과의 부합 여부를 확인하였다. 이러한 협의와 검토 절차는 질적 자료 해석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으로 활용되었다.

연구 참여자

유아

본 연구의 참여자는 경기도 S시에 소재한 E 국공립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5세 유아 13명(남아 6명, 여아 7명)으로 모두 동일 학급에 속해 있다. 연구윤리 및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참여 유아의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하였으며, 연구결과를 서술할 때 남아는 민준, 서준, 도윤, 지후, 하준, 예성으로, 여아는 서연, 지우, 하은, 수아, 민서, 다은, 예린으로 표기하고, 연구 전반에서 동일한 가명을 일관되게 사용하였다. 연구자는 연구윤리에 따라 자료 수집 전 연구 안내문과 동의서를 작성하여 보호자에게 배부하였고, 보호자가 연구 참여에 동의한 유아에 한해 연구절차를 진행하였다. 또한 유아의 의사를 존중하여 연구 참여를 원하지 않거나 진행 중 중단을 원할 경우 언제든 철회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보호자 동의 결과 해당 학급 유아 전원이 연구 참여에 동의하였고,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유아는 없었다. 참여 유아들은 현재 특별활동으로 코딩교육을 주 1회 외부강사에게 받고 있으나, 자유놀이 시간에 코딩로봇이 제공되었던 적이 없어 본 연구 이전에는 유아가 주도하는 코딩로봇놀이를 경험하지 못하였다. 유아들의 특별활동으로의 코딩교육 경험 기간은 평균적으로 1년 2개월이며, 연구기간 동안에도 특별활동 코딩교육을 주 1회 동일하게 지속하였다. 다만 특별활동은 외부강사 주도의 과제 수행 중심 활동으로 운영된 반면, 본 연구에서 탐색한 코딩로봇 놀이는 자유놀이 시간에 유아가 놀이를 자율적으로 구성하고 확장하는 맥락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활동의 성격이 구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코딩 경험 및 연구기간 중 노출이 유아의 친숙도와 탐색 양상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본 연구의 결과 해석과 제한점에서 이를 함께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IRB 심의를 받지 않았지만 연구 시작 전 보호자에게 연구 목적과 자료 수집 방식, 개인정보 보호 및 철회권리를 포함한 내용을 안내하고 서면 동의를 받았으며, 유아의 의사를 존중하여 참여 중단을 원할 경우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연구윤리 절차를 준수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연구 목적에 한해 사용하였고,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비식별화하여 보호하였다.

담임교사

담임교사는 본 연구 참여 유아가 속한 학급의 담임교사로, 보육 현장에서 총 9년 6개월의 교육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육교사 1급 자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코딩 관련 연수 및 디지털 매체 활용 연수를 각 1회씩 이수한 경험이 있다. 담임교사는 본 연구에서 자료 코딩을 수행한 것이 아니며, 연구기간 동안 학급의 일과 운영을 담당하면서 놀이 맥락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구자가 도출한 해석이 현장 맥락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연구 협력자로 참여하였다. 특히 자료 분석과정에서 범주와 대표 사례의 적절성을 점검하는 확인 절차에 참여하여 해석의 타당성을 보완하였다.

연구도구

유아들이 사용한 코딩로봇은 지니봇(Genibot)이다. 지니봇은 방향카드(앞, 뒤, 좌, 우), 행동카드(회전, 반복, 대기, 도형 등), 계이름 카드(도~시)를 이용한 카드 기반 언플러그드 코딩 기능이 있다. 유아는 지니봇을 통해 명령을 구성하고 그 결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하며 놀이를 전개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니봇이 조작 방식이 비교적 직관적이고, 다양한 교구·재료와 결합하여 자유놀이 맥락에서 유아 주도의 탐색과 시행착오(경로 계획-수정-재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연구도구로 선정하였다. 또한 참여 유아들은 기관의 기존 특별활동에서 지니봇을 제한적으로 접한 경험은 있었으나, 자유놀이 시간에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충분히 탐색·확장해 본 경험은 없었으므로, 본 연구는 자유놀이 상황에서 지니봇이 놀이의 발현과 확장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관찰하기에 적절한 조건을 갖춘다고 보았다.

연구절차

본 연구의 연구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들이 주도적으로 코딩로봇을 탐색하고 놀이 속에 활용할 수 있도록 유아 1명당 1대의 코딩로봇을 지원하였다. 연구에 앞서 예비연구를 실시하여 유아들의 현행 놀이 발달 수준과 관심도를 관찰하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교실 내 놀이 환경을 코딩로봇 놀이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놀이영역과 자료 배치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하였다. 연구자는 교실 공간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놀이영역이 원활히 확장될 수 있도록 탐색, 제작, 공연할 수 있는 영역으로 공간을 구분하는 등 유연한 구조로 환경을 수정·보완하고 코딩카드, 다양한 블록,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기록할 수 있는 자료와 같은 필요한 자료를 사전에 준비하였다. 둘째, 연구자는 코딩로봇 놀이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유아의 요구와 놀이의 흐름에 따라 즉각적으로 환경적 지원을 제공하였다. 놀이가 확장될 수 있도록 다양한 블록과 미술재료, 콘센트, 줄자, 태블릿 등 다양한 도구를 지원하였다. 이러한 지원은 사전에 고정적으로 준비된 활동이 아니라, 유아들의 발상과 놀이 맥락에 따라 그때그때 재료와 교실 내 공간을 재구성해주며 놀이가 유아 주도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유아들이 코딩로봇 놀이를 계속 이어가고자 할 때에는, 정리하지 않고 언제든지 놀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놀이 공간을 정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교사와 더불어 유아도 자신의 생각을 제안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 분위기를 지원하였다.

자료 수집 및 자료 분석

자료 수집

유아들의 코딩로봇 놀이는 2025년 5월부터 7월까지 약 8주간, 주 5회 매일 오전 놀이시간, 오후 놀이시간에 진행되었다. 자유롭게 코딩로봇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였다. 코딩로봇 놀이는 별도의 정해진 시간에만 제공하지 않고, 유아들은 자유놀이 흐름 속에서 언제든지 놀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유아들의 놀이경험을 자료로 수집하였으며, 최종 수집된 자료는 놀이 동영상 122시간, 사진 230장이다. 이 중 연구 목적 및 연구 문제에 부합하는 장면을 기준으로 선별하여 분석에 활용된 최종 전사 자료는 A4 160장이다. 선별 기준은 연구문제인 코딩로봇 놀이 과정에서 유아의 놀이경험 및 유아 배움의 양상과 직접 관련된 장면을 기준으로 선별 전사를 수행하였다. 코딩로봇이 실제로 사용된 장면, 유아의 발화, 행동, 상호작용을 통해 놀이경험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장면과 유아의 시도, 조정, 협력 과정에서 배움의 양상이 확인되는 장면이었다. 선별 및 전사 결과의 적절성은 연구자가 전사자료를 반복 검토하였고, 해석의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담임교사 확인 절차와 질적 연구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보완하였다.

자료 분석

전사 시 유아의 주요 발화를 중심으로 기록하되, 발화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핵심 행동과 상황 맥락을 함께 기술하였다. 본 연구의 질적 자료는 Bogdan과 Biklen (2006)이 제시한 귀납적 자료 분석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코딩로봇 매개 자유놀이 장면에서 유아의 발화·행동·상호작용을 통해 드러나는 경험의 의미와 전개 과정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사전 범주를 적용하기보다 자료에 근거해 의미 단위와 범주를 도출하고 정교화하는 귀납적 분석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통해 놀이 맥락 속에서 반복, 수렴되는 의미를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범주 간 관련성을 토대로 주제를 도출하여 결과 해석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자료 수집과 동시에 현장 기록과 영상 전사를 병행하여 정리하였으며, 수집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검토하면서 연구 목적과 관련된 의미 단위를 도출하였다. 이후 유사한 의미 단위를 묶어 코드를 생성하고, 코드를 상위 범주로 범주화한 뒤, 범주 간 관련성을 탐색하여 주제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쳐 놀이 과정에서 드러난 유아의 놀이경험과 배움의 양상을 귀납적으로 해석하였다.
본 연구는 분석 결과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료 삼각검증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연구자가 작성한 유아 놀이 과정 관찰기록지, 연구자의 현장 기록(연구일지), 동영상 자료 등 서로 다른 자료를 담임교사와 상호 대조하여 동일한 의미가 반복, 수렴되는지 확인하였다. 또한 질적 분석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자가 도출한 코드, 범주 및 대표 사례의 적절성을 중심으로 담임교사와 확인 절차를 실시하여, 해석이 실제 놀이 맥락과 유아의 발화, 행동, 상호작용을 적절히 반영하는지 점검하고 수정, 보완하였다. 더불어 범주화 및 해석의 일관성을 점검하기 위해 공동연구자와의 논의를 통해 범주명과 해석을 추가로 정교화하였다.

Results

코딩로봇 놀이 과정에서 발현된 유아의 놀이경험과 이에 대한 교사의 지원

코딩로봇 놀이가 교실의 자유놀이 맥락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장면을 따라가며, 유아들이 '처음 관심갖기-시도하기-의미 부여하기'의 흐름 속에서 호기심과 자발성을 드러내며 놀이를 시작하는 방식, 이후 또래와의 상호작용과 시행착오를 통해 놀이를 변형·확장·도전해 가는 양상, 그리고 그 과정에서 놀이의 주도권을 유지한 채 제공된 연구자의 촉진과 지원이 놀이의 지속과 확장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호기심과 자발성의 발현

유아들은 코딩로봇을 탐색하면서 코딩카드를 하나씩 입력해보며, 코딩로봇이 내는 소리와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앞으로 가는 카드야", "이 카드는 소리가 나네"라고 말하며, 카드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추측하고 다시 눌러 보는 시도를 반복하였다. 그러던 중 카드의 조합에 따라 소리와 움직임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계이름 카드를 여러 장 이어 놓으며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보기 시작하였다. 계이름 코딩카드를 연속으로 배열해 보던 한 유아가 피아노 시간에 배웠던 '비행기' 멜로디와 비슷한 음이 이어지는 것을 발견하자, 주변 친구들이 함께 계이름을 떠올리며 연주해 보는 시도가 이어졌다. 우연한 소리의 조합에서 출발해 익숙한 노래를 떠올리고, 코딩카드를 입력하여 재현해 보는 과정은 새로운 도구를 만났을 때 유아가 호기심을 바탕으로 탐색을 이어가며 놀이의 방향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발적인 양상을 잘 보여준다.
[사례 1] 계이름 카드를 하나씩 입력하고 소리를 들어보는 상황 <참여관찰: 6월 12일>
민준: 미, 레, 도, 레, 미, 미, 미 (계이름을 말하며 카드를 나열하고 입력한다) 선생님 비행기 노래가 나와요! 내가 눌렀는데 비행기 노래가 됐어! 얘들아, 들어봐봐. (다시 한번 나열한 카드를 입력한다)
서연: 어 진짜 비행기 노래네. 뒤에 노래도 연주해보자.
민준: 레, 레, 레 미, 미, 미 (계이름을 이야기하며 카드를 뒤에 놓는다)
[사례 2] 반복적으로 비행기 계이름을 입력 연주하는 놀이가 지속됨 <참여관찰: 6월 16일>
지우: 다 같이 비행기 카드를 찍으니까 다 같이 노래하는 것 같다. 그렇지?
서준: 그러게, 우리 지난번에 발표회 했던 거 기억나? 그날처럼 음악회 열어보면 어때?
하은: 좋아! 그럼, 너도 비행기 노래카드 찍어봐. 같이 연주해 보자.
유아들은 코딩로봇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계이름 코딩카드에 흥미를 보이며 음악 시간에 배운 '비행기' 노래를 떠올려 직접 연주해 보기 시작하였다. 유아들은 스스로 어떤 곡을 연주해 볼지, 코딩로봇을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며, 단순히 코딩로봇을 탐색하는 수준을 넘어 음악 활동으로 놀이를 전환해 나갔다. 그러던 중 한 유아가 "음악회를 열어보자"라고 제안하였고, 단순히 계이름을 연주하던 놀이에서 '음악회'라는 주제놀이로 확장해 나갔다. 이러한 과정은 코딩로봇을 단순히 조작하는 것을 넘어 익숙한 경험(계이름 연주)을 새로운 맥락(코딩로봇 놀이)과 연결해 보려는 호기심이 어떻게 놀이를 이끌어 가는 힘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유아들은 스스로 놀이의 주제를 제안하고 역할을 나누며 규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또래와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자발성을 보였다. 또한 계이름을 기억해 내고 순서를 정하며 연주 방법을 찾아가며 서로의 생각을 제안하고 조정하였고, 자신들이 만든 규칙을 반복적으로 시도·수정하면서 놀이에 깊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놀이 상황 속에서 호기심과 자발성이 결합되어 새로운 의미와 규칙을 구성해 가는 과정으로, 신체적·사회적·인지적 자발성과 즐거움의 표현을 놀이성의 핵심 요소로 본 Barnett (1991)의 관점과도 연결된다. 더 나아가 유아가 흥미로운 대상에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놀이 속에서 모색하는 모습은 호기심과 내적 동기가 창의적 탐색과 표현의 출발점이 된다는 선행연구(S.-H. Hong & Choi, 2015; Im & Shin, 2020)와도 맥을 같이 한다.

놀이의 확장과 도전

코딩로봇 놀이가 '음악회'라는 새로운 놀이 맥락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유아들은 연구자의 제안 없이 스스로 음악연주 방법에 대해 의논하고, 무대를 어떻게 구성할지 계획하며 놀이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갔다. 코딩로봇이 기대한 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연주의 박자가 어긋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 가며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모습은, 유아가 자발적 탐색과 문제해결의 경험을 통해 놀이를 한층 더 풍부한 형태로 확장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사례 3] 음악회준비를 위해 역할을 나누는 상황 <참여관찰: 6월 19일>
하은: 노래만 하니까 재미없는 것 같아. 우리 지난번에 음악회 할 때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잖아. 우리 뭐 할 건지 정해서 같이하면 어때?
지우: 그럼, 나는 비행기 노래할게.
수아, 민서, 도윤: 나도 나도 (같이 하겠다고 손을 든다)
하준: 나는 그럼 춤 출게. 이렇게 이렇게 비행기처럼. (세모, 네모, 동그라미 카드를 입력하고 비행기 노래를 부르며 움직인다)
다은: 우리 공연하려면 무대가 있어야 하잖아. 그럼 내가 무대를 만들게.
[사례 4] 무대를 구성하는 상황 <참여관찰: 7월 7일>
예성: 지니봇이 구멍이 빠지고 걸려서 안 움직여! (와플블럭으로 무대를 만들고 그 위에 코딩로봇을 움직여보며)
민서: 그럼 구멍이 없는 블록으로 만들어 보자 (자석블럭을 꺼내온다) 자석블록 위에서는 잘 움직이지? (자석블럭으로 무대를 만들고 그 위 노래하고 춤을 추는 코딩 로봇을 올려서 움직임을 관찰한다)
예성: 그런데 자석 블록에서 자꾸 떨어져 다 떨어진다!
예린: (줄자를 가지고 와서 처음 만들었던 와플 블록의 무대의 길이와 자석블럭으로 만든 무대의 길이를 재어 본다) 자석블럭이 처음 만들었던 것보다 짧아. 평평하고 넓은 곳이 어디 있을까? (줄자를 가지고 교실 이곳저곳을 재본다) 책상이 넓고 평평해.
민서: 그럼 책상으로 무대를 만들어 보자.
예성: 책상이 높아서 친구들이 보기 힘드니까 책상다리를 빼서 만들자!
[사례 5] 노래가 연속적으로 연주되지 않은 상황 <참여관찰: 7월 9일>
지우: 아니! 다 같이 하나, 둘, 셋 하면 카드를 찍어보자! (그래도 박자가 맞지 않아 도돌이 노래처럼 음악이 나온다)
수아: 그럼 내가 미, 레, 도, 레 미, 미, 미까지 하고 지우가 레, 레, 레, 미, 미, 미하고.
서연: 내가 미, 레, 도, 레 미, 미, 미 하면 지후가 레, 레, 미, 레, 도를 하자! (노래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나오지 않고 끊겨서 연주된다)
지우: 노래가 계속 끊겨 나오네. 수아가 미, 레, 도, 레, 미, 미, 미에서 두 번째 미에 내가 누르면 노래가 이어질 것 같아. 수아가 눌러봐 내가 미에 눌러볼게. (노래가 끊기지 않고 연속적으로 들린다)
서연: 그럼 나는 지우 두 번째 미에 누를게, 지후는 내 두 번째 미에 눌러. (유아들은 서로 바라보며 눌러야 하는 계이름에 친구를 바라본다)
지우: 아니! 지후야 거기가 아니고 두 번째 미에 눌러야지.
지후: 나는 눌렀어! 그런데 딱 맞추기 어려우니까 이거 계이름을 써서 눌러야 할 때 표시를 하자! (유아들은 각자의 연주하는 부분의 계이름을 종이에 적고 반복적으로 눌러 노래가 끊기지 않는 계이름 위에 표시를 한 후 친구 노래를 들으며 누른다)
유아들은 코딩로봇 놀이의 전개 과정에서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주도적 기획자이자 문제 해결자, 협력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Bers, 2018; Vygotsky, 1978). 유아들은 노래에 춤을 결합하고, 연주자, 춤추는 사람, 무대 제작자 등 역할을 분담하면서 놀이의 초점을 '연주하기'에서 '공연하기'로 확장해 갔다. 이러한 변화는 놀이가 개인적인 흥미를 넘어 또래와 공동의 목표를 세우며 규칙을 함께 구성하는 과정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 속에서 몰입이 깊어지는 놀이로서 경험이 확장되었다(Barnett, 1991). 공연을 지속하려는 시도는 곧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였다. 무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코딩로봇이 멈추거나 떨어지는 문제들이 발생하자, 유아들은 재료와 장소를 변경하고 구조를 재조정하며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조건을 재확립하였다. 또한 연주가 중단되거나, 박자가 어긋나는 상황에서는 연주 순서를 새로 정하고, 함께 맞추기 위한 규칙을 추가하며 공연 운영 방식을 정교화하였다. 결과적으로 음악회 놀이는 역할 분담에서 출발하여 무대를 구성이라는 새로운 초점을 도입하고, 연주와 움직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절차와 규칙이 구성하면서 단계적으로 확장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또래와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는 경험은 놀이의 중단이 아니라 놀이 구조를 재구성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이는 유아들이 놀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목표와 규칙, 환경을 조정해 가는 '확장과 도전'의 전개 양상을 보여주었다.

관찰과 질문 속에서 확장되는 놀이경험

코딩로봇 놀이 과정에서 유아들은 교사가 즉각적인 정답이나 지시를 제공하기보다, 관찰과 질문을 통해 사고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열어 둔 상호작용 속에서 놀이를 지속하고 확장하는 경험을 하였다. 즉, 유아는 문제상황을 마주했을 때 곧바로 해결책을 전달받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탐색하고 시도하며 또래와 의논하는 과정 속에서 해결 방안을 찾았다. 이러한 경험은 자유놀이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도 유아의 주도성을 유지하게 하고, 놀이가 문제해결과 창의적 구성과 사회적 협력으로 확장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사례 6] 계이름 카드 수량의 부족으로 놀이가 멈춘 상황 <참여관찰: 6월 13일>
민준: (계이름 카드를 하나씩 나열하고 지니봇에 입력하며) 미, 레, 도, 레, 미, 미, 미, 레, 레, 레, 미, 미, 미, (중간에 멈추고) 미 카드 더 필요해.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미 카드 좀 빌려줘. (친구들이 카드를 빌려주지 않아, 놀이가 잠시 멈춘다)
연구자: (상황을 지켜본 뒤) 민준아 카드가 부족해서 연주하기가 어렵구나. 민준이가 연주한 노래에서 계속 나오는 카드가 뭐였지?
민준: (카드를 살펴보다가) 비행기 노래는 계속 미, 레, 도가 많이 필요해요.
예린: 오! 그럼 계이름 카드 딱 세 장만 있으면 되겠네!
연구자: (유아들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처를 보인다)
민준: 그러네! (미, 레, 도 카드 3장을 바닥에 놓고 계이름을 말하며 입력한 후 입력한 소리를 들어본다) 어? 레, 레, 미, 레, 도인데 레, 레, 레, 미, 레, 도라고 들려, 내가 레를 한 번 더 찍었나 봐. 선생님 자꾸 헷갈려서 비행기 노래가 이상해졌어요. 어떻게 해요?
연구자: 그럼 헷갈리지 않게 하려면, 그 세 장을 어떻게 놓고 찍으면 좋을까?
다은: 피아노 악보처럼 종이에 계이름을 적어서 보면서 하나씩 해보자!
연구자: 좋은 생각인데! 그럼 종이에 적어놓고 입력한 부분은 표시를 하면 어떨까?
다은: (종이에 계이름을 적는다) 다 적었다. (미라고 적은 계이름을 가리키며) 여기부터 하면 돼.
민준: 미, 레, 도, 레, 미, 미, 미(종이를 보며 카드를 하나씩 입력하고) 내가 누른 건 동그라미 표시할게. (유아들은 종이에 적힌 계이름을 따라가며 한 마디씩 입력하고, 입력한 부분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면서 연주를 반복한다)
민준: 카드 3개만 가지고 이제 안 헷갈리게 연주할 수 있어. (친구들을 바라보고 웃는다)
연구자: (유아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며) 너희들이 찾은 방법 덕분에 카드가 3장으로 헷갈리지 않고 입력할 수 있었네.
[사례 7] 무대를 꾸미는 상황 <참여관찰: 7월 22일>
예린: (무대를 꾸미며) 진짜 공연장 같았으면 좋겠어. 공연장은 불빛이 반짝반짝했잖아.
하준: 캠핑장에서 쓰는 거 있잖아, 반짝반짝 하는 전기. 선생님 트리에 다는 전구 있잖아요. 그게 필요해요.
연구자: (전기 콘센트와 작은 전구 장식, 미술 재료를 제공함)
하은: (전구를 연결하며) 이제 무대가 더 멋져졌어!
[사례 8] 친구들과 함께 만든 공연에 동생반을 초대하기로 한 상황 <참여관찰: 7월 25일>
수아: 엄마, 아빠, 동생들도 보여주고 싶다!
서연: 그럼, 초대하는 초대장을 만들자! 진짜 음악회처럼 종이에 그림도 그리고 (종이에 비행기를 그리며) 완성!
민서: 근데 비행기 그림만 있으니까 초대장 내용을 적어야 할 것 같아.
연구자: 오! 좋은 생각이네 서연이랑 민서가 말한 방법을 합치면 어떨까? 어떤 내용을 넣으면 좋을까?
유아들: (공연 일자, 노래 제목, 공연장소 등을 의논하며 초대장을 만든다)
위의 사례들에서 유아들은 노래가 끊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새롭게 고안하거나, 공연장 같은 무대를 구성하기 위해 재료를 떠올리고 요청하며 공간을 재구성하였다. 또한 또래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초대장을 완성하는 등, 놀이를 스스로 조직해 나갔다. 이때 연구자는 즉각적인 피드백이나 지시를 하지 않고 유아의 몰입을 존중하며 한 걸음 물러서 관찰하고, 개방형 질문으로 유아가 문제를 재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탐색하도록 도왔으며, 필요할 때 자료와 환경을 제공하여 아이디어가 산출물로 구체화되도록 지원하였다. 이러한 관찰-질문-환경지원-아이디어 존중의 상호작용은 구성주의적 교수 역할과 맞닿아 있다(Fang, Chung, & Yun, 2022; Yi, 2016). 연구자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개방형 질문을 통해 유아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가도록 유도하며 문제해결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였다(Salmon & Barrera, 2021). 나아가 자유놀이 맥락에서 교사의 대화와 발문이 유아의 사고 수준과 놀이의 질을 심화시킨다는 연구 결과(Gil & Park, 2013)와도 일치한다.

코딩로봇 놀이 과정에서 유아 배움의 양상

코딩로봇 놀이 과정에서 드러난 유아들의 배움의 양상을 살펴본 결과, 유아는 놀이 속에서 코딩로봇을 탐색하며 놀이의 규칙과 의미를 스스로 구성하였고, 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예상과 다른 결과나 제약(경로, 순서, 도구의 한계, 역할 나누기 등)에 직면할 때마다 이를 문제로 인식-공유-조정하는 상호작용을 반복하며, 자발적으로 배움이 확장되었다. 또한 놀이 중 직면한 다양한 문제 상황을 또래와 함께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의 정교화와 협력이 강화되었으며, 탐구·추론·표현이 맞물리는 복합적 놀이 경험이 발현되었다. 구체적 양상은 다음과 같다.

놀이 속에서 자발적으로 확장되는 배움

유아들은 코딩로봇을 단순한 교구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 속에 코딩로봇에게 역할을 부여하였다. 처음에는 코딩로봇의 움직임과 소리를 탐색하는 수준에서 시작했지만, 계이름을 입력하여 '비행기' 노래를 연주하면서 음악연주·무대 만들기·공연 초대하기 등으로 자발적으로 코딩로봇 놀이를 확장해 나갔다. 코딩로봇을 자유롭게 탐색하는 가운데 유아들은 코딩로봇을 공연의 주인공인 '연주자'로 설정하였고, 음악에 맞춰 움직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공연 무대에 조명과 장식을 더하고, 즐거움 속에서 몰입하며 '음악회'라는 새로운 맥락을 구성한 경험은 자발성·몰입·즐거움이 결합된 놀이성의 발현으로 볼 수 있다(Barnett, 1991). 특히 [사례 8]과 같이 동생반을 초대하고,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초대장을 제작한 경험은 놀이가 개인적 즐거움을 넘어 사회적 경험과 관계 맺기의 장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놀이가 유아의 정서·사회적 발달을 동시에 촉진하는 총체적 학습의 장이라는 관점을 보여준다(Jhon & Yoo, 2020; Ministry of Education &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한편, 이와 같이 음악회 놀이가 확장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문제 상황도 함께 발생하였으며, 유아들은 또래와의 협의와 조정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갔다. [사례 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블록으로 만든 무대에서 코딩로봇이 움직이지 않자 유아들은 "구멍 때문에 안 돼. 책상 위에서 해보자."라는 제안을 하며 무대를 재구성하였다.
또한 계이름 릴레이 연주과정에서 박자가 끊기는 어려움이 있었을 때, 아이들은 직접 종이에 계이름을 적어 구간을 나누어 연주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양상은 [사례 5]에 제시된 바와 같이 "내가 여기까지 할게, 너는 다음 음에 누르면 돼." 이 과정은 문제를 인식하고 협의하며 새로운 놀이의 규칙을 재구성하는 경험으로, 놀이 속 배움이 단순한 기능 습득을 넘어 비판적·창의적 문제해결력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H.-S. Cho, Kim, & Nam, 2014). 이러한 결과는 유아가 놀이 속에서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보고, 흥미에 따라 놀이를 변형·확장하는 경험이 융합적 배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코딩로봇이 놀이와 학습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Y.-J. Lee & Lee, 2022)와도 맞닿는다.

문제상황을 통해 강화되는 사고와 협력

계이름을 코딩하여 연주하고, 행동코딩을 결합해 로봇의 움직임을 설계하는 과정은 알고리즘적 사고와 문제 분해 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릴레이 연주과정에서 계이름을 기록하고 차례를 정하는 전략은 문제 분해-역할 분담-절차 구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주며, 이는 Wing (2006)Bell, Alexander, Freeman과 Grimely (2009)가 말하는 컴퓨팅 사고력의 핵심 요소인 문제 분해와 알고리즘 설계와도 연결된다.
무대 구조를 조정하거나 로봇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과정은 공간적 추론과 수학적 사고를 필요로 했다. 이러한 양상은 [사례 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책상 위에서는 구멍이 없으니 잘 움직일 것 같아."라고 말하며 경로상의 문제 요소를 인지하고, 보다 적합한 공간을 선택하는 경험은 유아들의 공간적 문제해결의 사례이다. 또한 [사례 5]에 나타난 바와 같이, 박자를 맞추기 위해 순서를 조정하는 과정은 패턴과 규칙성을 탐색하고, 시간적 순서를 조정하는 사고를 포함한다. 이러한 경험은 수·공간·측정 개념을 실제 상황과 연결하여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조작 활동을 통해 수학적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Y. Lee & Sung, 2017; Song & Lee, 2022).
공연 준비 과정에서 유아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또래의 의견을 존중하며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사례 4]는 공연 무대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고 또래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례 5]는 연주 순서와 역할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며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자신의 생각을 언어·동작·산출물로 표현하는 능력과 더불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함께 발전시키는 역량을 기르며 협력적 소통 능력과 자기 주도적 성취감을 기르는 배움으로 연결된다(S.-N. Jung & Yoo, 2011; G.-J. Yoo, Oh, & Kim, 2018).

탐구·추론·표현이 맞물리는 복합적 놀이 경험

무대 꾸미기, 조명 설치, 공연 연출 등은 유아가 코딩로봇의 움직임 경로에 대해 코딩을 입력하는 Q&A 형식의 단편적인 코딩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예술적 활동으로 코딩놀이 경험을 확장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장면과 산출을 구성해 가는 과정이었다(Plucker & Beghetto, 2004). 유아들은 기존에 경험한 음악과 춤, 그리고 무대 공연의 기억을 재구성하며 새로운 놀이 장면을 만들어 갔다. 이는 단순히 결과물을 만드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유아들이 놀이의 규칙과 의미를 스스로 재구성하며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또래와의 의견을 조정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는 유아 개인의 표현에 머무르지 않고 또래 안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역할과 절차가 정교화된 공동의 놀이로 확장되었다. 특히, 코딩로봇의 움직임을 음악과 결합하고, 무대를 조명과 장식으로 꾸미는 과정은 과학적 탐색(조명과 도구 사용), 기술적 조작(코딩카드 입력), 공학적 설계(무대 구조 구성), 예술적 표현(춤·노래·무대 연출), 수학적 추론(공간과 순서 조정)이 통합적으로 나타나는 탐구·추론·표현이 맞물리는 복합적 놀이 경험이 되어 유아의 놀이가 자연스럽게 여러 경험 요소가 함께 나타나는 배움의 모습으로 발현됨을 보여주었다(Sung, Lee, & Park, 2020).
앞서 제시한 세 가지 배움의 양상을 종합해 보면, 유아의 배움은 개별 기능의 향상이 아니라 놀이 한 장면 안에서 서로 얽혀 드러나는 복합적인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첫째, 놀이 속에서 자발적으로 확장되는 배움은 유아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놀이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 고민하고, 그 해결을 위해 어떤 순서로 무엇을 해 볼지 계획해 보는 경험과 연결되었다. 코딩로봇이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원인을 추론하며, 경로와 무대를 다시 설계해 보는 반복적인 시도는 복잡한 상황을 작은 단계로 나누어 보고, 그 절차를 구성하는 컴퓨팅 사고력이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문제 상황을 통해 강화되는 사고와 협력은 유아가 수·공간·측정과 관련된 수학적 아이디어를 실제 놀이 맥락에 적용해 보는 경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로봇이 이동할 거리와 방향을 예상하고, 무대의 폭과 높이를 조정하며, 박자와 순서를 맞추기 위해 차례와 패턴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유아는 수량, 거리, 방향, 반복과 규칙성을 몸으로 다루었다. 또래와 역할을 나누어 누가 어느 부분을 맡을지, 어떤 방법이 더 잘 맞는지 협의하는 경험은 여러 해결 전략을 비교·조정해 보는 수학적 문제해결의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언플러그드 코딩활동과 로봇 기반 활동이 유아의 수학적 사고와 문제해결력 향상과 관련된다는 선행연구 결과(Y. Lee & Sung, 2017; Song & Lee, 2022)와도 연관된다.
셋째, 탐구·추론·표현이 맞물리는 복합적 놀이 경험은 유아가 기존의 경험과 상상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놀이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몰입이 어떻게 심화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무대 꾸미기, 조명 설치, 공연 연출은 유아가 자신이 알고 있는 음악과 공연의 형식을 재구성해 새로운 형태의 무대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Plucker와 Beghetto (2004)가 말하는 '새롭고도 적절한 산출물'이라는 창의성의 특징과 부합한다. 이때 코딩로봇은 과학적·공학적 탐색과 예술적 표현, 수학적 추론을 매개하는 도구로 기능하며, 놀이의 즐거움과 탐색하려는 동기를 동시에 자극함으로써 놀이성을 심화시킨다. 이러한 결과는 메이커교육과 STEAM 기반 프로그램이 유아의 창의성·놀이성·문제해결을 동시에 촉진한다는 선행연구(S. Jang & Kim, 2025)를 경험적으로 뒷받침한다. 무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시도와 조율에서 유아들은 창의성을 보여주었다. 블록 무대의 한계를 인식하고, 자석 블록이나 책상 등 다양한 대안을 실험하면서 새로운 무대를 구성한 것은 유아들의 상상력과 창의적 발상을 구현한 것이다. 특히 줄자를 활용하여 무대의 길이와 공간을 비교하는 행위는 창의적 사고가 단순한 발상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실행 전략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S. Jang & Kim, 2025; Plucker & Beghetto, 2004). 릴레이 연주에서 박자가 끊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유아들은 문제를 작은 단위로 분해하고, 순서를 정리하며, 계이름을 종이에 기록하여 절차를 시각화하였다. 이는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실행 과정을 체계화하는 절차적 사고를 보여주며, 단순한 놀이가 논리적·계산적 사고로 전환되는 중요한 학습 경험이었다(Wing, 2006). 더 나아가, 공간 재구성과 연주 절차 조정에서 줄자를 이용한 길이 비교, "책상이 넓고 평평하다"라는 공간적 추론, 계이름 순서를 정리하는 패턴 인식은 모두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수학적 탐구와 연결되었다. 코딩로봇 놀이의 확장 과정은 유아의 흥미와 즐거움에서 창의적 시도를 통해 논리적 전략과 수학적 추론으로 나아가는 학습의 순환 구조를 담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코딩 로봇과 언플러그드 코딩 활동이 유아의 수학적 문제해결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Y. Lee & Sung, 2017; Song & Lee, 2022)와도 일맥상통한다.
본 연구에서 드러난 배움의 양상은, 유아가 놀이 속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전략을 찾아보며, 수와 공간에 대한 생각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산출물로 표현하며, 또래와 상호작용 속에서 놀이에 깊이 몰입하는 경험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과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문제를 분석하고 절차를 구성하는 사고, 수학적 아이디어를 활용한 문제해결,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는 창의적 표현, 놀이의 즐거움과 자발성이라는 측면은 따로 떨어진 능력이 아니라, 유아가 코딩로봇 놀이를 통해 배움을 구성해 가는 과정에서 통합적으로 나타나는 배움의 양상이다. 종합하면, 코딩로봇 놀이의 확장 과정은 유아의 흥미와 즐거움을 출발점으로 하여, 놀이를 스스로 기획하고 환경을 재구성하며, 문제를 나누어 보고 절차를 구성하는 전략과 수학적 추론으로 나아가는 학습의 순환 구조를 담고 있었다. 이는 하나의 놀이 맥락 안에서 문제해결, 수학적 탐색, 표현 활동, 놀이의 즐거움이 서로 얽혀 드러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Discussion

본 연구는 놀이 중심 교육과정 맥락에서 자유놀이 시간에 발현적으로 이루어진 코딩로봇 놀이를 질적으로 탐색하여, 유아의 놀이경험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배움의 양상을 심층적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질적 연구는 특정 처치의 효과를 통계적으로 일반화하기보다, 특정 맥락에서 유아의 경험이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의미로 구성되는지를 밝히는 데 목적을 둔다(Bogdan & Biklen, 2006). 따라서 본 논의에서는 결과 범주를 단순히 요약하기보다, 코딩로봇 놀이가 놀이의 흐름 속에서 유아의 사고와 상호작용을 어떻게 조직하고 확장하는지를 중심으로 해석하고, 그 교육적 함의와 질적 엄밀성을 함께 논의하고자 한다. 이때, 연구문제 1의 결과는 연구문제 2의 논의에 포함하여 통합적으로 논의를 하고자 하는데, 이는 유아의 놀이의 확장이 배움의 양상과 얽혀 진행되는 현상이라는 점에 연구자의 강조점을 두기 위해서이다.
첫째, 코딩로봇 놀이에서 나타난 '놀이 속에서 자발적으로 확장되는 배움'은 유아가 로봇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해석하며, 경로와 무대 구성을 반복적으로 조정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주어진 규칙을 따르는 수행이 아니라, 놀이를 유지·확장하기 위해 무엇이 문제인지(문제 인식), 어떤 순서로 시도할지(절차 구성), 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지(원인 추론), 무엇을 바꿀지(조정)를 순환적으로 조직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특히 코딩로봇이 유아의 조작에 따라 즉각적으로 움직임을 보이는 피드백 특성은 유아가 자신의 의도를 행동으로 옮기고 그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시도를 계획하는 순환적 사고를 촉진했다. 즉, 코딩로봇은 유아에게 규칙을 학습시키는 도구라기보다, 놀이의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를 가능하게 하고 시도-피드백-순환을 촉발하는 매개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해석은 컴퓨팅 사고를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틀로 제시한 Wing (2006)과 유아기 코딩 경험이 절차적, 알고리즘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음을 논의한 Bers (2018)의 관점과도 연결된다. 다만 본 연구의 의미는 코딩로봇이 절차적 사고를 향상시킨다는 효과 진술에 머무르기보다, 놀이 안에서 절차의 설계가 왜 필요해지는지(놀이 목표, 환경 제약, 상호작용)가 형성될 때 절차적 사고가 자연스럽게 발휘되고 정교화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는 데에 있다.
둘째, '문제상황을 통해 강화되는 사고와 협력'은 코딩로봇 놀이에서 마주한 실패·오류·제약이 놀이의 중단 요인이라기보다, 유아가 원인을 추론하고 전략을 비교·조정하며 또래와 의미를 협상하는 계기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코딩로봇의 제한된 움직임과 유아가 구성한 무대 사이의 불일치는 유아로 하여금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하였다. 유아는 로봇의 이동 거리와 방향을 예측하고, 무대의 폭과 높이를 조정하며, 순서·패턴·박자를 맞추는 과정에서 수량, 거리, 방향, 순서, 패턴 등의 수학적 개념을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성하고 활용하였다. 동시에 또래와 역할을 나누고 실패한 시도를 함께 점검하며 대안을 탐색하는 상호작용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 공동의 해결 과정으로 전개되었다. 이는 언플러그드 코딩 활동이나 로봇 기반 프로그램이 수학적 사고 및 문제해결 경험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고한 선행연구(Lee & Sung, 2017; Song & Lee, 2022)를 '과정' 차원에서 뒷받침한다. 특히 본 연구는 수학적 개념이 외부에서 주입되기보다, 유아가 놀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호출되고 조정되는 방식으로 나타났음을 보여줌으로써, 놀이 중심 교육과정에서 배움이 생성되는 양상을 보다 심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셋째, '탐구·추론·표현이 맞물리는 복합적 놀이 경험'은 코딩로봇 놀이가 예술적·정서적 경험과 결합되면서 유아가 놀이의 서사와 산출물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두드러졌다. 코딩로봇 자체는 정해진 움직임을 수행하지만, 유아가 이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거나 무대를 설계하는 등의 '이야기 도구'로서 활용되면서 유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양한 표현 양식과 결합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유아는 음악회 놀이를 위해 무대를 설계하고 조명과 장식을 선택하며 공연 순서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경험한 공연의 형식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놀이 서사를 만들어갔다. 이는 Plucker와 Beghetto (2004)가 제시한 창의성의 요소 중 '독창성'뿐 아니라 놀이 맥락에 부합하는 '적절성'이 함께 드러나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코딩로봇의 움직임을 음악·동작·이야기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탐구(과학·공학적 시도), 표현(예술), 추론(수학)이 한 흐름 안에서 통합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이는 메이커교육 및 STEAM 기반 프로그램이 창의성과 놀이성을 함께 촉진할 수 있음을 보고한 연구(S. Jang & Kim, 2025)와도 맥을 같이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코딩로봇이 '기술 기능을 익히는 교구'로 고정될 때보다, 유아가 부여한 맥락(이야기·무대·규칙) 속에서 표현의 도구로 기능할 때 여러 경험 요소가 함께 나타나는 배움이 더 풍부하게 조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코딩로봇 놀이에서 나타난 배움은 컴퓨팅 사고, 수학적 아이디어, 창의적 표현, 놀이성이 각각 독립적으로 '증진'된 것이 아니라, 유아가 놀이를 지속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나타나는 복합적인 배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유아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전략을 탐색하는 사고(K. H. Lee, 2020), 수·공간·측정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해 보는 경험(K. Lee, 2016), 새로운 놀이 아이디어를 산출하고 표현하는 창의적 활동(Noh, Kim, & Kim, 2006), 또래와 상호작용 속에서 놀이에 몰입하는 놀이성(M.-K. Bae & Kim, 2016)을 놀이의 흐름 속에서 통합적으로 조직하였다. 이는 코딩교육을 '별도의 기술 학습'으로 분리하기보다, 놀이가 생성하는 목적과 문제 상황 안에서 경험되도록 설계할 때 놀이-배움의 통합이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교육적 함의 측면에서, 본 연구는 유아 코딩교육을 별도의 교과나 기술 중심 활동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놀이 중심 교육과정 속에서 통합적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유아들이 코딩로봇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놀이 주제를 스스로 정하며 예술·수학·과학 활동과 연결해 볼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할 때, 코딩은 특정 기술을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라 유아의 탐구와 표현을 확장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Bakala et al., 2021; Ching & Hsu, 2024; Yakman, 2008). 이때 교사는 정답을 제시하는 지식 전달자라기보다, 유아의 시도와 아이디어를 관찰·해석하고, 개방형 질문과 적절한 자료 제공, 공간·시간의 재방문 가능성 보장 등을 통해 놀이가 지속·확장되도록 돕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접근은 놀이 중심 누리과정이 강조하는 유아 주도성 및 전인적 발달과도 부합하며(Ministry of Education &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디지털·코딩 역량을 미래 핵심 역량으로 제시하는 최근 교육정책의 방향과도 연결된다(Ministries Jointly Announce Framework Plan, 2022).
본 연구 참여 유아들은 특별활동을 통해 평균 1년 2개월의 코딩교육 경험을 갖고 있으며, 연구기간 동안에도 주 1회 수업이 동일하게 지속되었다. 이러한 사전 경험은 코딩 관련 규칙과 절차에 대한 친숙도, 과제 해결 전략, 로봇 기반 활동에 대한 흥미 등에 영향을 미쳐 자유놀이 장면에서의 탐색과 상호작용 양상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특별활동은 외부강사 주도의 과제 수행 중심 활동으로 운영된 반면, 본 연구는 자유놀이 맥락에서 유아가 자율적으로 놀이를 구성·확장하는 과정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활동의 성격이 구분된다. 그럼에도 기존 코딩 경험과 연구기간 중 수업 노출은 본 연구 결과 해석에서 고려되어야 하며, 코딩로봇 놀이에서 관찰된 배움의 양상은 코딩로봇 제공 자체의 영향과 함께 누적된 경험이 놀이로 전이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특별활동 경험이 없는 유아 집단과의 비교, 또는 사전 경험 수준(기간, 내용)에 따른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코딩 경험의 영향을 보다 정교하게 탐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특정 기관, 특정 학급에서 전개된 코딩로봇 놀이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구한 사례 연구로서, 질적 연구의 가치는 통계적 일반화가 아니라 맥락에 근거한 설명과 해석의 설득력, 그리고 독자가 자신의 현장에 비추어 적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전이 가능성에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참여자와 환경, 놀이가 전개된 시간·공간, 자료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자료 삼각검증(관찰기록지, 현장 기록, 사진·동영상 전사 등)과 담임교사 확인 절차, 연구자들 간의 논의를 통해 해석의 타당성과 일관성을 점검하였다. 또한 주 연구자가 원장으로서 현장에 존재한다는 위치성은 유아와 교사에게 영향 가능성을 수반하므로, 놀이의 주도권을 유아에게 두고 개입을 최소화하며, 다양한 자료의 상호 대조와 확인 절차를 통해 특정 시각에 편향되지 않도록 점검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본 연구 결과를 일반화 가능한 결론으로 제시하기보다, 코딩로봇 놀이가 어떤 조건에서 어떤 배움의 양상으로 구성되는지에 대한 맥락적 설명력을 강화한다.
후속 연구에서는 단순한 효과 비교를 넘어서, 놀이 기반 코딩 경험이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더 다양하게 탐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유아의 사전 코딩 경험 수준, 교실 환경(공간, 자료의 접근성), 교사의 상호작용 방식, 코딩로봇 유형 및 자료의 개방성이 놀이의 전개와 배움의 양상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 연구가 유의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유놀이 시간의 발현적 코딩로봇 놀이를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므로, 교사 주도의 특별활동 등 다른 교수 맥락에서의 코딩 경험과 본 연구의 경험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후속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맥락이 생성하는 배움의 형태와 조건을 질적으로 비교하고 해석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놀이 중심 교육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코딩로봇 놀이가 유아에게 어떤 방식으로 의미 있는 배움으로 조직되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특히 자유놀이 시간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발현적으로 진행된 코딩로봇 놀이를 통해, 유아가 스스로 놀이를 구성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 해결하며, 다양한 활동과 결합해 새로운 놀이 형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구체화하였다. 이는 코딩로봇 놀이가 단순한 교구가 아니라, 유아의 사고·탐색·표현·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조직하는 놀이 매개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Bers, 2018; Ching & Hsu, 2024).

Notes

This article is a part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dissertation submitted in 2025 and was presented at the 2025 Annual Fall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igure 1
Figure 1
Examples of learning patterns observed in coding robot 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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