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ObjectivesThis research aimed to explore how post-traumatic negative cognition and a traumatized selfsystem affect the relationship between experiences of child abuse and intent attribution. Specifically, the study sought to examine the role of a traumatized self-system on as a moderated mediator in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 abuse experiences and intent attribution through the post-traumatic negative cognition of university students.
MethodsThe study involved 363 university students, including 118 males (32.5%). These participants completed self-assessment surveys to evaluate their experiences of child abuse, post-traumatic negative cognition, traumatized self-system, and intent attribution. We tested the date for moderated mediating effects using Macro Process 4.2 with model 14.
ResultsFirst, the study revealed that post-traumatic negative cognition fully mediates the relationship between experiences of child abuse and intent attribution. Second, the effects of post-traumatic negative cognition on intent attribution, varied depending on the level of the traumatized self-system. Third, the study confirmed a moderated mediating effect of the traumatized self-system. Specifically, the mediating role of post-traumatic negative cognition was moderated by the traumatized self-system in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 abuse experiences and intent attribution. The data indicate that a higher level of traumatized self-system, corresponds to an increased level of intent attribution.
ConclusionThis research significantly contributes to our understanding of intent attribution by emphasizing the role of child abuse experiences and post-traumatic negative cognition confirming these as risk factors for a traumatized self-system. The data from this study provide valuable insights for developing intervention programs aimed at reducing intent attribution among university students.
Introduction최근 일본에서는 신입사원이 직장 상사의 질책을 의도적으로 자신에 대한 거부로 잘못 귀인하며, 이로 인해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례가 보도되었다(Choi, 2019).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여성 탓으로 돌리며 여성에 대한 적대적이고 혐오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극단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였다(B. B. Lee, 2023). 이처럼 모호한 상황이나 타인의 행동을 의도적이고 적대적으로 귀인하는 경우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은 물론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의도적이고 적대적인 귀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이를 예방하기 위한 원인 규명이 중요하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정 행동이나 사건의 원인을 그 행동을 일으킨 사람의 의도나 목적에 귀속시키는 과정을 의도 귀인이라고 한다(Maselli & Altrocchi, 1969). 특히, 사회정보처리 모델(social information processing models)에 따르면, 개인은 애매모호한 사회 자극에 대한 귀인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타인의 행동을 의도적이고 적대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의도 귀인으로 설명하고 있다(Crick & Dodge, 1994). 이러한 의도 귀인은 공격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공격성이 높은 아동은 타인의 의도를 더욱 공격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되었다(Cillessen, Lansu, & Van Den Berg, 2014). 이 특성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확인되었으며, 타인의 행동을 의도적이고 적대적으로 해석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공격성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Yu & Kang, 2021).
먼저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부모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거나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은 다른 사람의 행동과 동기를 의도적이고 공격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된다(E. K. Kim & Lee, 2009). 일반적으로 아동은 다른 사람의 정서와 의도를 해석할 때 주 양육자를 사회적 참조(social referencing)로 활용하여 자신에게 적용하게 된다(Bretherton, Fritz, Zahn-Waxler, & Ridgeway, 1986). 그러나 아동이 학대를 경험할 경우,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빈약하고 왜곡되어 사회적 참조의 대상으로 부모를 활용하기 어려워지며, 타인의 정서나 의도를 해석하는 방법을 적절히 배우지 못하게 된다(Pollak & Tolley-Schell, 2003). 특히 신체적 학대를 받은 아동은 애매하고 모호한 상황에서 타인의 행동을 고의적이고 적대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된다. 즉, 학대 가정에서 실수를 가장한 폭력을 자주 경험한 아동은 누군가와 부딪히는 상황에서도 상대가 일부러 자신을 밀었다고 의도적이고 적대적으로 해석할 근거를 충분히 갖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아동의 내적 정보처리 과정에 자리 잡아, 유아기의 아동학대 경험은 아동기까지, 아동기의 아동학대 경험은 청소년기까지 사회정보처리 왜곡과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Dodge, Pettit, Bates, & Valente, 1995). 이러한 적대적 의도 귀인은 무의식적인 자동적 사고이기 때문에 쉽게 변하지 않으며, 아동기의 학대 경험이 성인기의 의도 귀인에까지 이어져 부모가 되었을 때 부정적 양육행동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Son & Lee, 2022). 이처럼 아동학대 경험은 단순히 아동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동학대 환경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동기 동안 부모에게서 신체적, 심리적 학대를 경험한 경우 타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공격적으로 귀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Gross & Keller, 1992; Schierholz, Kruger, Barenbrugge, & Ehring, 2016). 특히 어린 시절 가정 내에서 정서적 학대와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것이 대학생의 우울증에 대한 인지적 취약성과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Gibb, Benas, Crossett, & Uhrlass, 2007). 이는 아동학대가 아동기의 부정적인 발달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 후유증으로 성인기 대학생에게까지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의 정서적 건강, 사회적 관계, 신체적 건강 등을 돕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경험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의도적이고 적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때, 아동학대 경험이 심각한 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대학생을 대상으로 살펴봄으로써 아동학대 경험이 대학생의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넓은 맥락에서 포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며(Piontek, Wiesmann, Apfelbacher, Völzke, & Grabe, 2021), 특히 우리나라의 문화적 배경이 아동학대 경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고자 한다.
한편, 아동학대를 경험한 모든 사람이 의도 귀인을 보이는 것은 아니므로,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칠 때 다른 메커니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학대 경험 및 의도 귀인과 관련된 변인으로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외상 후 부정적 인지는 외상을 경험한 후 형성되는 부정적인 사고와 신념으로,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 신념과 자기 비난을 포함하는 개념이다(Foa, Ehlers, Clark, Tolin, & Orsillo, 1999). 개인은 미래의 경험을 예측하거나 해석할 때 자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지구조나 신념을 사용한다. 이때, 외상 경험은 개인의 신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념을 흔들어 놓아 인지적 구조를 손상시킨다(Bae & Kwon, 2015). 이 과정에서 개인이 과거에 지니고 있던 자기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념이 왜곡되어 외상 신념으로 변화하며, 이러한 변화는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Greenblatt-Kimron, 2021). 즉, 부모로부터 아동학대를 경험한 경우, 가장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할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면서 세상은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며, 자신을 부적절하게 여기는 부정적인 사고가 강화된다(Karatzias et al., 2018). 그러나 외상 후 부정적 인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아동학대를 포함하여 다양한 사고와 사건 등 보다 폭넓은 외상을 다루고 있으므로, 아동학대 경험과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외상 후 부정적 인지로 인한 변화는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므로, 아동과 청소년기 이후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의도 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정서적 기억 처리 과정에 관한 이론을 근거로 두 변인 간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개인이 외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왜곡된 기억을 형성하게 되며, 이러한 부정적 인지가 내면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즉, 자신,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해 경직되고 부적응적인 도식을 형성하게 되어, 성인기에 들어서도 개인의 대처방식에 영향을 미친다(Young, Klosko, & Weishaar, 2003). 부정적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부정적 사고 패턴은 다른 사람의 행동, 동기, 원인 또한 자신의 부정적인 인지 틀 안에서 해석하게 하여 의도 귀인을 형성하게 만든다. 또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의도 귀인 간 관계는 ‘터널 비전(tunnel vision)’의 개념을 통해 이해해 볼 수 있다. 터널 비전이란 터널 안에 있을 때 내부만 보이고 외부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주위 환경에 대한 인식이 결핍되고 시각이 극도로 제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J. M. Kang, 2016). 즉 아동 학대 경험과 같은 심각한 외상 경험은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지를 강화하며, 이러한 냉소주의와 비관주의적 태도는 뇌를 터널 비전의 함정에 빠지게 한다(Mauboussin, 2012; Ryu, 2015). 그러나 이러한 터널 비전은 자기 보호의 매커니즘으로 작용하며, 새로운 자극이나 변화를 차단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반응이기도 하다. 즉,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인지적 틀 내에서 타인을 해석하는 것으로, 이러한 과정이 부정적인 인지 경향성을 형성하고, 결국 의도 귀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동학대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로 이어져 의도 귀인에 미치는 매개효과를 가정하여 검증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아동학대 경험과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의도 귀인은 자기체계 손상과 관련이 있다. 먼저 아동학대 경험과 자기체계 손상 간 관계를 살펴보면, 어린 시절 가족 내에서 심각한 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는 외상에 적응하기 위해 자기를 변화시키며, 외상의 경험을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해리 방어기제를 사용한다(Ball, 2021). 이 과정에서 외상으로 인해 생리적, 인지적, 정서적 조절, 해리, 애착, 행동 조절 그리고 자기개념의 영역에서 심층적인 성격 구조 변화가 발생하며, 이를 자기체계 손상이라고 한다(Harter, 1999; E. G. Lee, 2021). 아동학대의 경험은 개인의 자기 발달에 중요한 자기지각, 자기 지속성, 행위자로서 자기감, 자기 통합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학대의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자신에게 돌리게 만들어 과도한 자기 비난, 죄책감, 수치심 등을 경험하게 하여 자기체계를 손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E. G. Lee, 2021).
다음으로, 외상 후 부정적 인지는 자기체계 손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두 변인은 외상 후 자기 비난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나, 외상 후 부정적 인지는 외상 경험을 통해 개인의 사고방식이 왜곡되는 부정적인 변화에 초점을 두는 반면, 자기체계 손상은 외상 경험으로 인해 심리적, 정서적, 인지적 자아구조가 손상되는 것을 의미한다(Cloitre et al., 2009; Ehlers & Clark, 2000). 즉, 외상 후 부정적 인지는 주로 외상 이후 발생하는 사고나 신념의 부정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사고의 왜곡과 관련이 있는 반면, 자기체계 손상은 외상 경험이 자아존중감이나 자아정체성에 미치는 심층적인 영향을 의미하며 자기 개념의 붕괴와 관련이 있다. 두 변인 간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외상으로 인해 부정적 인지를 경험할수록 개인의 자아구조인 자기체계가 손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상으로 인해 자기에 대해 무가치하고 무능하다고 생각하거나 자기 신뢰 하락, 자아정체성 혼란은 자기체계의 손상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Foa et al., 2018). 한편, 자기체계가 손상되면 정보처리 방식이 변화되어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이를 더 쉽게 기억하게 된다(LoSavio, Dillon, & Resick, 2017). 자기체계 손상으로 인해 부정적인 기대가 커지면서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그로 인해 부정적인 인지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Wilson, 2007). 즉, 부정적 인지는 자기체계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자기체계 손상은 부정적 인지를 강화하는 순환적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 두 변인을 동시에 고려한 연구에서는 자기체계 손상의 조절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DePrince와 Freyd (2002)는 외상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자기체계 손상이 이 과정을 어떻게 완화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Cao, Wang과 Cao (2021)는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자기자비(self-compassion)와 같은 자기체계 손상이 청소년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행복감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다루며, 자기체계 신념의 중재 역할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 변인을 선행변인으로 다루기보다는, 두 변인의 상호작용 효과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의도 귀인과 자기체계 손상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의도 귀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두 변인 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살펴본 연구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자기체계 손상을 겪은 개인은 자신이 느끼는 분노의 방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로 인해 타인의 마음 상태를 왜곡하거나 타인의 행동에 대해 비현실적인 예측을 고수하여 정신화 실패에 이른다는 연구결과(Seok, 2023)를 통해 두 변인 간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서 제시된 선행연구를 종합해 볼 때,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은 의도 귀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자기체계 손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각 변인 간의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매개효과를 자기체계 손상이 조절하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요약하면, 본 연구는 대학생의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아동학대 경험,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자기체계 손상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아동학대 경험이 대학생의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매개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대학생의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자기체계 손상이 조절역할을 하는지 탐색하고자 한다. 또한, 자기체계 손상이 심한 경우 아동학대 경험이 부정적 인지를 통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더 강화시킬 것으로 예측되기에, 아동학대 경험과 대학생의 의도 귀인 간의 관계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통한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에 따른 차이를 검증하는 조절된 매개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나 의도 귀인과 관련된 연구가 부족하므로 아동학대 경험과 의도 귀인 간의 관계에서 자기체계 손상에 의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조절된 매개효과는 탐색적 차원에서 연구하고자 한다(Figure 1).
Methods연구대상본 연구는 전국의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363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남학생은 118명(32.5%), 여학생은 245명(67.5%)으로 나타났다. 학년별 분포는 3학년 186명(51.2%)으로 가장 많았고, 2학년 79명(21.8%), 4학년 34명(9.4%), 1학년 27명(7.4%)으로 이어졌다. 거주지역에 따라서는 충청·강원 지역이 186명(51.2%)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인천 79명(21.8%), 전라·제주 37명(10.2%), 경상 34명(9.4%), 서울 27명(7.4%)의 순서로 분포하였다(Table 1).
연구도구아동학대 경험본 연구에서는 아동학대 경험을 측정하기 위해 Van Der Kolk (1996)가 개발하고 Ko (2008)가 타당화 한 외상 경험 척도(Trauma Antecedents Questionnaires [TAQ]) 중 18세 이전 부모에 의한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방임에 대한 28문항을 사용하였다. 문항의 예로는 “나의 온몸을 마구 때린 적이 있다.”, “너 때문에 내가 죽겠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 “내가 아프거나 몸에 상처가 나도 신경 써주지 않았다.” 등을 들 수 있다. 이 척도는 5점 Likert 척도로 한 번도 없었다(1점), 1년에 한두 번(2점), 2-3개월에 한두 번(3점), 한 달에 한두 번(4점), 일주일에 한 번 이상(5점)으로 범주화하여 학대의 빈도를 묻도록 설계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점수가 높을수록 18세 이전에 아동학대의 경험을 많이 한 것을 의미하며, 이 척도의 신뢰도(Chronbach’s α)는 .876으로 나타났다.
외상 후 부정적 인지본 연구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측정하기 위해 Foa 등(1999)이 개발하고 Cho (2012)가 타당도 검증을 한 한국판 외상 후 인지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외상을 경험한 후 그 경험과 관련된 사고와 신념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총 33문항이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신념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 신념, 자기 비난 등의 하위 요인이 포함되었다. 문항의 예로는 “나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이 세상은 정말 위험한 곳이다.”, “앞으로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등을 들 수 있다. 이 척도는 전혀 아니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7점)까지 7점 Likert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 후 부정적으로 사고하고 신념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 척도의 신뢰도(Chronbach’s α)는 .962로 나타났다.
자기체계 손상본 연구에서는 Jang과 Ahn (2011)이 개발한 외상화된 자기체계 척도(Traumatic Self-System Scale [TSSS])를 사용하여 대학생의 자기체계 손상을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총 5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체적 자기 손상, 대상적 자기 손상, 자기조절 손상, 관계적 자기 손상 등의 하위척도로 나뉜다. 문항의 예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나는 다른 사람을 믿는 것이 어렵다.”, “기분이 안 좋으면 걷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등이 있다. 이 척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0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 5점 Likert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체계가 손상된 것을 의미한다. 이 척도의 신뢰도(Chronbach’s α)는 .957로 나타났다.
의도 귀인본 연구에서 의도 귀인을 측정하기 위해 Crick (1995)의 가설적 상황도구(A hypothetical-situation instrument)를 Y. Kang (2016)이 대학생에게 맞게 재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10가지 상황에 대해 행위자가 의도적인 또는 적대적인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2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상황의 예로는 “그 친구는 왜 내 핸드폰을 망가뜨렸는가?”, “그 동기는 왜 나에게 공을 던졌는가?”를 들 수 있으며 이때 실수라고 귀인 하면 0점, 의도적이거나 적대적으로 귀인 하면 1점을 부여한다. 이 척도는 점수가 높을수록 의도적, 적대적으로 귀인 하는 것을 의미하며, 신뢰도(Chronbach’s α)는 .715로 나타났다.
연구절차 및 자료수집본 연구를 위해 먼저 2020년 12월 경북 A시에 소재한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 34명에게 예비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때 연구 참여 동의를 받은 후 온라인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문항의 난이도와 소요시간의 지체 등의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예비조사 문항을 그대로 본조사에 사용하였다. 그리고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전국에 소재한 대학에 다니는 381명의 대학생에게 MMS와 QR code를 통해 연구에 대해 소개하고, 연구 참여 동의를 얻은 후, 구글 Google Form을 사용하여 온라인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국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 및 강사들을 통해 눈덩이 표집법을 사용하였다.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이유는 COVID-19로 직접 대면수업을 하지 못하는 시기라는 상황과 더불어, 아동학대와 같은 민감한 문항에 대해 오프라인보다 더 솔직하게 응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Y. S. Lee, Shim, & Cho, 2018). 연구대상자 중 중복으로 응답한 사례와 불성실한 응답이 있는 18부를 제외하고 총 363부의 자료를 최종적으로 분석에 사용하였다.
자료분석본 연구에 수집된 된 자료는 SPSS 22.0 (IBM Co., Armonk, NY) 및 SPSS Process Macro 4.2 (Hayes, 2017)를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의 빈도와 측정도구의 신뢰도, 변인 간 상관관계를 산출하였다. 둘째,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가정을 만족하는지 위해 Process macro model 4와 1을 사용하여 매개효과와 조절효과를 각각 분석하였으며, Aiken & West (1991)의 도식화 방법을 사용하여 조절효과의 사후검증 실시하였다. 그리고 조절변수의 유의미한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Johnson-Neyman 기법을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Process macro model 14를 통해 조절된 매개효과를 확인하였으며, 부트스트랩핑 신뢰구간 설정 방법을 사용하여 조절된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이때, 아동학대 경험을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 방임으로 나누어 각각 분석하였으나, 분석 결과가 유사하게 나타나, 이를 하나의 아동학대 경험으로 묶어 결과를 제시하였다.
Results주요 변인 간 상관관계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과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자기체계 손상, 의도 귀인에 대한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Table 2),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은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자기체계 손상, 의도 귀인 모두와 유의미한 정적상관을 보였다(rs = .140∼.368, p < .01, p < .001). 또한, 외상 후 부정적 인지는 자기체계 손상 및 의도 귀인과도 유의미한 정적상관을 보였으며(rs = .379∼.739, p < .001), 자기체계 손상과 의도 귀인도 정적상관을 나타내었다(r = .381, p < .001). 즉, 아동기에 학대를 많이 경험한 대학생은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수준이 높은 것과, 자기체계가 손상 정도가 심한 것, 의도적으로 귀인하는 성향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동학대 경험과 의도 귀인 간의 관계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매개효과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전에, Durbin-Watson 지수로 종속변인의 자기상관을 확인한 결과 1.921로, 자기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독립성을 확인하였다(1.80 < d < 2.22). 또한, 변인 간의 다중공선성을 검토한 결과, 허용오차는 .430∼.863, VIF 값이 1.159∼2.326으로 다중공선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허용오차 ≥ .10, VIF ≤ 10).
다음으로,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통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Process macro 4 model을 이용한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며(B = .083, p < .01), 아동학대 경험은 외상 후 부정적 인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B = 1.501, p < .001). 매개변인인 외상 후 부정적 인지는 의도 귀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나(B = .058, p < .001), 이때,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B = -.004, ns). 이는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통해 완전매개됨을 의미한다(Table 3). 또한, 부트스트랩핑을 통해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한 결과 간접효과 B = .087 (95% CI [.057, .143])로 신뢰구간에서 0이 포함되지 않아 유의미한 효과크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의도 귀인 간의 관계에서 자기체계 손상의 조절효과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체계 손상이 조절하는지 분석하기 위해 Process macro 1 model을 사용하여 조절효과를 검토한 결과,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자기체계 손상, 그리고 이 두 변인의 상호작용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설명량이 19.3%로 확인되었다(F = 28.523 (3, 359), p < .001, Table 4). 다음으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자기체계 손상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미하였다(B = .034, p < .05). 이는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이 자기체계 손상 수준에 따라 달라짐을 의미한다(Table 4). 이러한 자기체계 손상의 조절효과 유의성을 Johnson-Neyman 기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자기체계 손상의 9.12%∼90.88%에서 조절효과가 유의미하였다.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의도 귀인 간 관계에서 자기체계 손상의 조절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사후검증 결과를 그래프로 제시하였다(Figure 2). 그 결과, 자기체계 손상이 낮은 집단(-1 SD)에서 효과크기 B = .030 (t = 2.859, p < .05)으로, 자기체계 손상이 중간 집단(0 SD)에서 효과크기 B = .049 (t = 4.595, p < .001)로, 자기체계 손상이 높은 집단(+1 SD)에서 효과크기 B = .069 (t = 4.883, p < .001)로 신뢰구간에서 0이 포함되지 않아 효과크기가 유의미하였다(Figure 2). 이는 대학생이 자기체계 손상 수준이 높은 집단과 중간 집단, 낮은 집단에서 모두 외상 후 부정적인 신념과 생각을 많이 할수록 의도적, 적대적으로 귀인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체계 손상이 중간 집단과 낮은 집단보다 높은 집단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수준이 높을수록 의도 귀인을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체계 손상에 의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조절된 매개효과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매개로 하여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체계 손상이 조절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Process macro 14 model을 사용하여 조절된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아동학대 경험은 외상 후 부정적 인지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B = 1.508, p < .001), 외상 후 부정적 인지도 의도 귀인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B = .051, p < .001). 그리고 자기체계 손상도 의도 귀인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B = .040, p < .05). 또한,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매개효과는 자기체계 손상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B = .034, p < .01). 이는 대학생이 아동학대를 경험할수록 외상 후 부정적인 신념과 생각을 갖게 되어 의도적, 적대적 귀인을 하는 매개효과가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Table 5). 다음으로 부트스트랩핑 방법을 사용하여 위에서 나타난 조절된 매개효과의 유의성의 신뢰구간을 확인하여 검증하였다. 즉 조절변인인 자기체계 손상을 평균을 중심으로 ±1 SD 집단으로 나누어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과 의도 귀인 사이의 관계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매개효과가 자기체계 손상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신뢰구간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자기체계 손상의 평균 ±1 SD 집단 모두 신뢰구간 내에서 0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체계 손상에 의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조절된 매개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6).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이 평균보다 1 SD 낮은 집단은 매개효과가 1단위 증가할 때 의도 귀인이 .047만큼 증가하고, 평균인 집단은 의도 귀인이 .077만큼 증가하며, 평균보다 1 SD 높은 집단은 의도 귀인이 .106만큼 증가한다. 따라서 자기체계 손상이 평균보다 1 SD 높은 집단에서 기울기가 가장 크게 나타나 조절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B = .106, CI [.061, .186]).
Discussion본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관계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매개역할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또한, 자기체계의 손상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의도 귀인 간 관계를 조절하는지를 살펴보았으며, 동시에 아동학대 경험과 의도 귀인 간의 관계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매개효과를 자기체계 손상이 조절하는지를 검증하였다.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은 의도 귀인을 예측하는 유의미한 변인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때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아동학대 경험과 의도 귀인 간의 관계를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생이 아동기에 아동학대를 경험한 것이 의도 귀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매개효과를 살펴본 연구는 부족하여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가정 내 폭력 경험이 개인에게 부정적 자아 인식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 인지를 형성한다는 기존 연구들(Bae & Kwon, 2015; Greenblatt-Kimron, 2021; Karatzias et al., 2018)과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또한,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지속될 경우 개인은 다른 사람의 행동과 동기, 원인도 자신의 부정적 인지 틀을 통해 해석하며 의도 귀인을 형성한다는 연구(Young et al., 2003)와 외상 후 부정적인 인지로 인해 터널시야를 갖게 된다는 연구(J. M. Kang, 2016; Mauboussin, 2012; Ryu, 2015)와도 유사하다. 이는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이 의도 귀인에 환경적으로 직접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학대 경험에서 비롯된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내면화되는 과정을 통해 의도 귀인 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아동기 동안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안전기지를 제공받지 못하고 학대를 경험한 대학생은 자신에 대한 가치를 부정하고, 세상이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부정적 사고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외상을 경험한 개인은 경직되거나 부정적인 인지 구조로 인해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며, 이러한 부정적 인지 틀을 통해 타인을 해석함으로써 타인의 의도를 적대적이고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아동학대 경험이 직접적으로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선행연구들과는 달리 개인 내적 핵심 기제인 부정적 인지의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내면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대학생들에게 아동학대의 부정적인 결과를 구체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아동학대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동기에 아동학대를 경험한 대학생이 모두 의도 귀인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의 매개효과를 고려하여 대학생의 의도 귀인을 돕기 위한 상담 개입 장면에서는 외상으로 인한 부정적 인지를 바로잡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대학생의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체계 손상이 조절하는지 살펴본 결과,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학생의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수준이 높을수록 의도 귀인 성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때 자기체계 손상 수준이 중간이거나 낮은 집단보다 높은 집단에서 의도적이고 적대적인 귀인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체계의 손상 정도가 심각할수록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자기체계의 손상 정도가 약할수록 이러한 영향력도 약화하는 것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외상 경험 후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이 높은 경우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의도 귀인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더욱 강화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외상 후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이 높은 대학생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와 신념을 더 강하게 갖게 되고 자기 비난을 함으로써(Foa et al., 2018) 모호한 상황이나 상대방의 행동을 과도하고 적대적으로 해석하고 추론하는 것을 강화한다는 연구 결과(Young et al., 2003)와 유사한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결국 외상으로 인한 부정적 인지 경험 정도는 자아의 구조가 손상되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이다. 외상을 경험한 이후 자기체계 손상 수준이 높은 대학생들은 세상은 안전하지 않은 곳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자신의 내면 세계 또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내면화하게 되어 적대적이고 의도적인 귀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다. 삶에서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는 외상을 경험하는 것은 한 개인에게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데, 이때 개인에 따라 이러한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는가 하면 쉽게 좌절되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차이는 자기체계 손상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건강한 자기 태도, 자기개념, 자기 느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확장한다면 의도적이고 적대적인 귀인 성향을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경험하는 대학생을 돕기 위한 사정과 상담 장면에서 개인의 자아 구조의 손상 정도를 고려한 개별적 접근을 통해 그들을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경험하는 것이 자동으로 일어나는 사고체계라 하더라도 스스로 자아 구조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안을 제시하여 자기체계의 손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대학생의 아동학대 경험과 의도 귀인 간의 관계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자기체계 손상에 의해 조절되는지 살펴본 결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어 조절된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이는 자기체계의 손상이 심할수록 아동학대 경험으로 인한 부정적 인지가 형성되고(LoSavio et al., 2017), 이는 타인의 행동과 동기를 의도적이고 적대적으로 해석한다는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한다(Young et al., 2003). 즉 자기체계 손상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모두에서 아동학대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불러일으켜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자기체계 손상이 낮은 집단보다 높은 집단에서 아동학대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통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체계 손상 수준이 높은 경우 아동학대 경험에 의해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수준이 높아지고 이는 의도적, 적대적 귀인을 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아동기 때 부모로부터 신체적, 정서적 학대 및 방임을 당하게 되면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이나 모호한 상황을 적대적이고 과도하게 해석하게 되는데, 이 때 대학생의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이 높을수록 아동학대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매개로 하여 의도 귀인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영향력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높은 자기체계 손상을 지닌 대학생은 낮은 자기체계 손상을 지닌 대학생에 비해 어린 시기 부모의 학대에 더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며 부정적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아동학대의 환경이 사라진 후에도 여전히 그 고통으로 인해 부정적 인지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의 의도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는 대학생을 도울 수 있는 키워드는 자기체계임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성인이 된 대학생들에게 주체적 자기, 긍정적 자기체계, 진실된 자기 등의 올바른 자기체계를 지닐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자아 구조를 형성한 성인이 아동학대라는 외상을 경험했을지라도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self)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상에 대한 부정적 인지 수준이 낮아지고 세상과 타인의 의도를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대학생들이 건강한 자기개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기성찰 능력이 높을수록 자기체계 손상 수준이 낮다는 연구(S. R. Kim, 2019)에 근거할 때, 아동학대 외상을 경험한 성인에게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의 범위를 변별하여 감정에 대한 정의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기성찰 지능을 강화하여 외상으로 인한 자기체계 손상을 최소화해 줄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대학생의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아동기 아동학대 경험과 대학생의 의도 귀인을 매개하는 과정에서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자기체계 손상의 상호작용 효과가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동기에 부모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대학생들은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갖게 되고 이에 따라 환경과 상대방의 의도를 적대적이고 의도적으로 귀인하는 데 이때, 대학생의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이 높은 경우에는 낮은 경우에 비해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의도 귀인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아동기에 학대를 경험한 대학생들의 의도 귀인 성향을 예방하고 돕기 위해 외상 후 부정적 인지와 자기체계 손상을 최소화 하여 의도 귀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첫째, 변인 간 조절된 매개효과를 다룬 연구가 없어 각각의 변인 간 관계만을 고려하여 탐색적 수준에서 살펴보았다. 더욱이 횡단연구로 변인 간 관계를 확신할 수 없으므로, 추후 연구에서 더욱 다양한 통제 변인을 고려하여 연구설계를 정교화하고 반복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관련 변인과 자기체계 손상 간의 조절효과를 본 이론적 근거가 부족하고, 현상에 대한 초기 이해를 목적으로 하므로 통제변수를 고려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통제변인을 고려하여 보다 정교한 모델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자료에서 아동학대 관련 변인이 정규분포를 만족하지 않으므로 연구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아동기에 심각한 아동학대를 경험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면접법과 같은 다양한 평가방법을 고려하여 이를 보완하고 측정방법의 타당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의의는 먼저, 대학생의 의도 귀인에 영향을 미치는 아동학대 경험, 외상 후 부정적 인지, 자기체계 손상 간이 관계에서 조절된 매개효과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 다른 사람의 행동 원인이나 동기를 의도적, 적대적으로 해석하는 의도 귀인의 결과로 공격성과 관련된 연구들은 사회정보처리 모델을 중심으로 다수 진행되었다. 그러나 의도 귀인이 공격성으로 이어지면서 개인의 대인관계 문제, 심각한 경우에는 범죄로까지 연루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 귀인과 관련된 원인적 접근을 다루는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므로 본 연구는 대학생의 의도 귀인 형성과 이에 대한 위험요인을 이해하는 이론적 근거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대학생의 외상 후 부정적 인지가 아동학대 경험과 의도 귀인을 매개하는 과정에서 자기체계 손상이 조절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기체계 손상의 수준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아동학대 경험이 외상 후 부정적 인지를 통해 의도 귀인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을 확인하였다. 즉 어린 시절 경험한 학대의 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체계가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으며, 아동학대 경험이 있는 대학생을 돕기 위해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자기체계 메커니즘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이 부정적 인지와 자기체계 손상을 관리하고 의도 귀인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개입 및 상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Table 1Table 2
Table 3
Table 4
Table 5
ReferencesAiken, L. S., West, S. G. (1991). Multiple regression: Testing and interpreting interactions. Newbury Park, CA: Sage.
Ball, K. (2021). Trauma and memory studies. Oxford Research Encyclopedia of Literature; (pp. 1-41 doi:10.1093/acrefore/9780190201098.013.1129.
Bretherton, I., Fritz, J., Zahn-Waxler, C., & Ridgeway, D. (1986). Learning to talk about emotions: A functionalist perspective. Child Development, 57(3), 529-548 doi:10.2307/1130334.
Cao, X., Wang, L., & Cao, C. (2021). PTSD and subjective well-being in adolescents: The role of negative posttraumatic cognitions and self-compassion.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82:389-396 doi:10.1016/j.jad.2020.12.153.
Cillessen, A. H., Lansu, T. A., & Van Den Berg, Y. H. (2014). Aggression, hostile attributions, status, and gender: A continued quest. Development and Psychopathology, 26(3), 635-644 doi:10.1017/S0954579414000285.
Cloitre, M., Stolbach, B. C., Herman, J. L., Kolk, B. V. D., Pynoos, R., Wang, J., & Petkova, E. (2009). A developmental approach to complex PTSD: Childhood and adult cumulative trauma as predictors of symptom complexity. Journal of Traumatic Stress, 22(5), 399-408 doi:10.1002/jts.20444.
Crick, N. R., & Dodge, K. A. (1994). A review and reformulation of social information-processing mechanisms in children’s social adjustment. Psychological Bulletin, 115(1), 74-101 doi:10.1037/0033-2909.115.1.74.
DePrince, A. P., Freyd, J. J. (2002). The harm of trauma: Pathological fear, shattered assumptions, or betrayal?. In J. Kauffman (Ed.), Loss of the assumptive world: A theory of traumatic loss. Brunner-Routledge.
Dodge, K. A., Pettit, G. S., Bates, J. E., & Valente, E. (1995). Social information-processing patterns partially mediate the effect of early physical abuse on later conduct problems.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104(4), 632-643 doi:10.1037/0021-843X.104.4.632.
Ehlers, A., & Clark, D. M. (2000). A cognitive model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38(4), 319-345 doi:10.1016/S0005-7967(99)00123-0.
Foa, E. B., Ehlers, A., Clark, D. M., Tolin, D. F., & Orsillo, S. M. (1999). The posttraumatic cognitions inventory (PTCI): Development and validation. Psychological Assessment, 11(3), 303-314.
Foa, E. B., McLean, C. P., Zang, Y., Zhong, J., Powers, M. B., Kauffman, B. Y., ..., & Peterson, A. L. (2018). Psychometric properties of the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symptom scale interview for DSM-5 (PSSI-5). Psychological Assessment, 30(6), 791-806 doi:10.1037/pas0000259.
Gibb, B. E., Benas, J. S., Crossett, S. E., & Uhrlass, D. J. (2007). Emotional maltreatment and verbal victimization in childhood: Relation to cognitive vulnerability to depression in college students. Cognition & Emotion, 21(4), 792-811 doi.:10.1080/02699930600896514.
Greenblatt-Kimron, L. (2021). World assumptions and post-traumatic growth among older adults: The case of holocaust survivors. Stress and Health, 37(2), 353-363 doi:10.1002/smi.3000.
Gross, A. B., & Keller, H. R. (1992). Long-term consequences of childhood physical and psychological maltreatment. Aggressive Behavior, 18(3), 171-185.
Harter, S. (1999). The construction of the self: A developmental perspective. New York: The Guilford Press.
Hayes, A. F. (2017). Introduction to mediation, moderation, and conditional process analysis: A regression-based approach(2nd ed.), New York: Guilford Publications.
Karatzias, T., Shevlin, M., Hyland, P., Brewin, C. R., Cloitre, M., Bradley, A., ..., & Roberts, N. P. (2018). The role of negative cognitions, emotion regulation strategies, and attachment style in complex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Implications for new and existing therapies. British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57(2), 177-185 doi:10.1111/bjc.12172.
LoSavio, S. T., Dillon, K. H., & Resick, P. A. (2017). Cognitive factors in the development, maintenance, and treatment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Current Opinion in Psychology, 14:18-22 doi:10.1016/j.copsyc.2016.09.006.
Mauboussin, M. J. (2012). Think twice: Harnessing the power of counterintuition.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Piontek, K., Wiesmann, U., Apfelbacher, C., Völzke, H., & Grabe, H. J. (2021). The association of childhood maltreatment, somatization and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in adult age: Results from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Child Abuse & Neglect, 120:105-226 doi:10.1016/j.chiabu.2021.105226.
Pollak, S. D., & Tolley-Schell, S. A. (2003). Selective attention to facial emotion in physically abused children.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112(3), 323-338 doi:10.1037/0021-843X.112.3.323.
Schierholz, A., Kruger, A., Barenbrugge, J., & Ehring, T. (2016). What mediates the link between childhood maltreatment and depression? The role of emotion dysregulation, attachment, and attributional style. European Journal of Psychotraumatology, 7(1), 32652 doi:10.3402/ejpt.v7.32652.
Wilson, J. P. (2007). The posttraumatic self. In The posttraumatic self. (pp. 9-68). New York: Routledge.
Young, J. E., Klosko, J. S., Weishaar, M. E. (2003). Schema therapy: A practitioner’s guide. New York: Guilford Pess.
Bae, H.-Y., & Kwon, H.-S. (2015). The mediating effect of traumatic belief between complex trauma and obsessive-compulsive symptoms. Youth Facilities and Environment, 13(4), 139-146.
Cho, Y. (2012). Factor structure, convergent and discriminative validity of a Korean version of the Posttraumatic Cognitions Inventory(PTCI) in a sample of traumatized undergraduates. Cognitive Behavior Therapy in Korea, 12(3), 369-391.
Choi, E. K. (2019). Ilbon daehag, kkujung mos gyeondineun sinsedaee ‘yadan majneunbeob’ gangui [일본 대학, 꾸중 못 견디는 신세대에 ‘야단 맞는법’ 강의]. Chosunilbo. Retrieved March 8, 2024, from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6/2019030600117.html.
Jang, J. Y., & Ahn, N.-H. (2011).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traumatized self-system scale. Korean Journal of Counseling and Psychotherapy, 23(2), 359-385 doi:0.22257/kjp.2019.09.38.3.377.
Kang, J. M. (2016). A methodological classification of ‘nudge communication’: Searching for the ways of using nudge for public persuasion. Korean Journal of Journalism & Communication Studies, 60(6), 7-35 doi:10.20879/kjjcs.2016.60.6.001.
Kang, Y. (2016). The influence of intent attribution on reactive and proactive aggression in Korean college students: The mediating effect of cognitive emotion regulation strategies. (Master’s thesis). Retrieved from https://www.riss.kr/link?id=T13999954.
Kim, E. K., & Lee, J. S. (2009). Abused children’s response bias for anger in facial recognition, racial interpretation and intent attribution. The Korean Journal of Developmental Psychology, 22(2), 113-129.
Kim, S. R. (2019). The effects of childhood abuse experiences, intrapersonal intelligence on university students’s self-system traumatization. (Master’s thesis). Retrieved from https://www.riss.kr/link?id=T15338839.
Ko, N. R. (2008). The effect of emotional regulation difficulties and interpersonal problem who had complex trauma in childhood. (Master’s thesis). Retrieved from https://www.riss.kr/link?id=T11209952.
Lee, B. B. (2023). Geomchal ‘sinlimyeog salinyegobeom’ gusoggiso… yeoseonghyeomogeul 1cheon700geon jagseong [검찰 ‘신림역 살인예고범’ 구속기소…여성혐오글 1천700건 작성]. Yonhap News. Retrieved March 8, 2024, from https://www.yna.co.kr/view/AKR20230811041700004.
Lee, E. G. (2021). The effects of family violence experiences of university students on fear of intimacy: The moderated mediating effect of traumatized self-system by post-traumatic growth. Korean Journal of Family Welfare, 26(1), 147-169 doi:10.13049/kfwa.2021.26.1.8.
Lee, Y. S., Shim, K., & Cho, M. H. (2018). A comparison of questionnaire on suicidal ideation, suicidal plans, and suicidal attempts in online and offline surveys. Journal of Social Research, 19(2), 177-206 doi:10.22862/kjsr.2018.19.2.006.
Ryu, J. (2015). Information processing of psychological trauma: Their neuropathology and traumatic narratives. Human Beings, Environment and Their Future, 14:29-65 doi:10.34162/hefins.2015..14.002.
Seok, S. H. (2023).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hood interpersonal trauma and relationship addiction in early adulthood: The moderated mediating effect of traumatized self-system by mentalization. (Master’s thesis). Retrieved from https://www.riss.kr/link?id=T168506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