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burnout)은 교사의 업무 능력을 저하시키고 정신·신체적 질환, 우울, 공격성 및 중독문제를 야기시키는 정서적 탈진과 관련된 증상들을 의미한다(Freudenberger, 1974). 처음 소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Freudenberger (1974)의 연구에 따르면, 근무환경에서 타인과의 접촉이 많고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경우 교사는 소진 증후군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즉, 유아, 학부모, 동료교사 및 원장 등과의 밀접한 인간관계가 중심이 되는 직종인 교사의 경우, 직무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면 소진 증후군을 경험하기 쉽다는 것이다. 소진 증후군의 양상은 신체·정서적 탈진, 사회생활에 대한 냉소와 고립, 업무 생산성의 저하를 포함한 세 가지로 나타난다(Maslach, 1982). 이런 점에서 소진과 우울은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보통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경우 소진을 통해서 우울을 경험하게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Steinhardt, Jaggars, Faulk, & Gloria, 2011). 이처럼 소진은 유아교사의 신체 및 심리적 건강과 업무수행, 이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의 교수행동 및 교사가 유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Hall, 2013). 따라서 유아교사의 직무효율성과 복지 그리고 유아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건강한 교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소진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는 자원보존이론(conservation of resources theory)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개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유지하고 보호하고 늘리기 위해서 노력한다(Hobfoll, 1998). 자원을 빼앗길 위험에 놓이거나 자원을 잃었거나 늘지 않았을 때 개인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자원은 개인이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실물이나 자질 또는 이러한 것들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자원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뉠 수 있다(Liorens, Schaufeli, Bakker, & Salanova, 2007). 직접 만질 수 있으며 생존욕구와도 관련이 있는 의식주에 해당하는 실물 자원과 결혼상태, 직위, 정년보장 등을 의미하는 상태자원이 있다. 또한 자기효능감, 자아존중감, 사랑, 애정 등을 포함하는 개인적 자원이 있고 마지막으로 지식, 시간, 돈 등과 같이 다른 자원을 얻도록 돕는 자원인 에너지 자원이 있다. 여기서 개인적 자원과 에너지 자원은 대처 자원(coping resources)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교사효능감(teacher efficacy)과 사회적지지(social support)는 대처 자원에 포함되는 요인이다. 자원보존이론에 의하면 유아교사의 소진증후군은 대처 자원의 부족과 관련이 있다. 즉 개인적 자원인 교사효능감은 스트레스 상황을 잘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교사의 내적 자원이며, 에너지 자원에 속하는 사회적 지지는 교사의 외적 자원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원보존이론에서 설명하는 네 가지 자원 중 소진 증후군과 관련되는 대처자원 중심으로 소진 증후군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먼저, 교사효능감이란 교사가 자신의 수행능력에 대해 갖는 믿음을 의미한다. 교사효능감이 낮은 경우 교사는 불안과 걱정을 하게 되는데, 이는 교사의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즉 자기회의감을 초래한다. 이러한 자기회의감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신과 염려로 이어진다. 교사효능감과 직무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교사효능감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사들의 경우 정서적 및 인지적 긴장감이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Wudy & Jerusalem, 2011). 즉 교사효능감이 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의 위험을 줄이는 보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외적 대처자원으로서 사회적 지지는 에너지 자원이기 때문에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경우 다른 자원을 얻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유아교사는 유아, 학부모, 동료교사, 원장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업무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정서노동자라고 불릴 수 있다. 더욱이 상당수의 유아교사들이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인해 직무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Na & Yi, 2012; Won, 2013). 유아교사의 사회적 갈등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유아교사는 결국 소진 증후군을 경험하게 된다(Watts, 2013). 사회적지지는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를 완화시키며 심리적 적응을 돕고 이를 통해서 유아교사의 역할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Cohen & Wills, 1985; Gail, Wray, & Strange, 2011). 따라서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교사의 조직 몰입도는 높아지고 교사의 직무스트레스 수준, 소진 증후군, 그리고 이직의도가 낮아진다(S.-J. Cho, Moon, & Min, 2008; Kwon, 2011).
이처럼 자원보존이론을 통해서 교사효능감, 사회적지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는 대처자원의 부족과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즉, 대처자원의 부족이 직무스트레스의 수준을 높이고 이는 교사의 소진 증후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는 “교사가 주어진 업무를 통해서 경험하게 되는 분노, 걱정, 긴장, 좌절, 또는 우울과 같은 유쾌하지 않은 부정적 감정 경험”으로 정의된다(Kyriacou, 2001, p. 28). 긴 시간 지속되는 직무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을 때 교사는 정서적, 신체적, 사고방식의 기진 상태인 소진 증후군을 경험한다(Kyriacou, 2001).
대처자원과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교사의 직무스트레스가 매개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관련된 요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요인(과도한 업무, 역할 충돌, 열악한 근로환경 등)은 다양하지만, 크게 교사의 개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Jepson과 Forrest (2006)에 따르면, 지금까지 교사의 직무스트레스의 영향요인으로는 환경적 요인이 주로 논의되어 왔다. 환경적 요인은 사회적지지, 역할 갈등, 동료와의 관계, 그리고 학생들의 태도와 행동, 근무시간, 일의 과부하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Cox (1978)는 직무스트레스는 환경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했다(Jepson & Forrest, 2006). 즉, 직무스트레스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촉발되지만, 개인적 요인이 스트레스의 정도를 매개하거나 조절한다고 보았다. 또한 Hobfoll (2002)은 자기효능감이나 자아존중감과 같은 개인적인 특징에 따라서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 즉 자원의 손실에 대해서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하면, 자원에 대한 가치판단은 개인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위협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를 기회로 삼는 이도 있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유아교사의 사회적 지지의 부족으로 인해서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는 높아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소진을 초래하지만, 교사의 개인적 요인인 교사효능감이 이러한 관계 내의 영향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보존이론에 의해 분석하면, 교사효능감이 교사의 사회적지지, 직무스트레스 및 소진 증후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면, 직무스트레스가 교사효능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있다. Klassen과 Chiu (2010)의 연구에 따르면, 업무량에 따른 스트레스는 교실관리에 관한 효능감에 영향을 주며, 교실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학생 행동 관리에 관련된 효능감, 교수전략에 관한 효능감, 그리고 학생을 학습참여에 유도하는 효능감에 모두 부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사효능감과 직무스트레스 간의 관련성은 규명되었으나, 지금까지 선행연구에서는 교사효능감과 같은 대처 자원과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에서 직무스트레스가 매개하는 역할을 하거나 직무스트레스가 오히려 교사의 효능감을 떨어뜨린다고 보고한 연구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경험적 연구를 통해서 이 두 변인 중에서 어느 것이 예측요인인지에 대해서 명확한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자원보존이론에 근거하여 대처자원인 교사효능감이 직무스트레스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지지라는 대처자원이 직무스트레스를 매개로 교사의 소진 증후군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에서 각 변인 간의 관계를 교사효능감이 어떻게 조절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아동학 분야 논문에서 발표된 다수의 논문에서는 매개변수나 조절변수가 포함된 연구모델들은 제시되었으나 매개모델과 조절모델이 결합된 ‘조절된 매개모델’이 소개된 경우는 드물다.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 분야의 연구에서 고려할 수 있는 원인변수들이 상호 독립적인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는 조절된 매개모델을 통해서 유아교사의 사회적지지, 교사효능감,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 간의 상호복합적인 관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각각의 변인들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어도 이 네 가지 연구변인들 간의 관계를 매개와 조절 역할을 동시에 고려하여 살펴본 연구는 드물다.
따라서 본 연구는 두 가지 연구목적을 설정하였다. 첫째, 사회적지지라는 에너지자원이 직무스트레스를 통해서 교사의 소진 증후군으로 이어지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자원보존이론의 가설이 실제로 국내 유아교사들에게도 적용되는지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다. 둘째, 교사효능감이라는 개인적 요인이 이 관계 내의 영향력을 조절하는 효과를 지니는 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고려한 본 연구의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는 사회적지지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매개하며 이러한 변인들 간의 관계는 교사효능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Figure 1은 이러한 연구가설을 바탕으로 설정한 연구모형이다. 본 연구는 조절된 매개모델을 사용하였다. 조절된 매개 모델은 매개변수를 중심으로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의 관계를 파악하며 이 매개모델에 조절변수가 조절효과를 지니는지를 확인한다. 즉 유아교사의 사회적 지지가 소진 증후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사회적지지가 직무스트레스를 통해서 소진 증후군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여기서 교사효능감은 조절변수로서, 교사효능감의 평균 점수를 중심으로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구분하였고, 교사효능감 집단에 따라서 사회적지지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과 직무스트레스의 매개효과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절된 매개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두 가지 연구문제를 제시한다.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의 연구 대상은 서울과 경기도 등에 위치한 어린이집 교사 118명과 유치원 교사 66명으로 총 184명의 만 3–5세 유아를 담당하고 있는 유아교사들이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 Table 1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어린이집교사와 유치원 교사로 나누어서 분석하였기 때문에 연구대상의 근무환경이 유사하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였다. 따라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위치한 지역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유사한 곳으로 선정하였고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의 배경요인도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표집된 어린이집 교사의 87.3%가 민간어린이집 교사이며, 유치원 교사의 93.9%가 사립 유치원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 어린이집에 비해서 민간어린이집이 사립유치원과 근무여건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음여 기관 표집에 있어서도 지역 내 특성이 유사한 지역에 있는 민간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에서 교사를 표집하였다.
연구도구
소진 증후군
교사의 소진 증후군을 측정하기 위하여 Maslach와 Jackson (1986)이 개발한 MBI (Maslach Burnout Inventory) 측정 도구를 J.-K. Lee (2013)가 유아교사에 적합하게 수정 및 보완하여 사용한 설문을 이용하였다. 이 측정도구는 교사가 자신의 일에 대해 심적으로 느끼는 부담감의 정도를 나타내는 정서적 고갈 8문항(예: “나는 몇몇 원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 ), 유아나 동료들에게 차가운 반응을 보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냉소 3문항(예: “나는 하루 업무가 끝나면 기진맥진한 느낌이다.” ), 영유아들의 문제를 매우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보는 개인적 성취감과 관련된 4문항(예: “나는 때때로 속수무책의 상황에 처해져 있다고 느낀다.”) 등을 포함한 3개 하위요인과 총 15문항으로 이루어진다. 각 문항은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5점(매우 그렇다)으로 측정 가능한 5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였다. 점수의 범위는 5–75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교사가 냉소적이며, 정서적으로 고갈되고 개인적인 성취감도 결여된 상태인 소진 증후군의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소진에 관해서 긍정문의 형태로 진술된 문항은 1, 8, 13, 14번이며 이 문항들의 점수는 역으로 계산하였다. 소진 증후군의 전체문항의 Cronbach’s α는 .75이며, 냉소는 .66, 정서고갈은 .89으로 나타났으며, 개인 성취감은 .71이다. 본 도구의 신뢰도는 사회과학에서의 신뢰도는 .70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Nunnally와 Bernstein (1994)의 기준을 충족하였다.
직무스트레스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하여 Kyriacou와 Sutcliffe (1978)의 직무스트레스 척도를 J.-W. Kim (1991)이 번안, 개정하고 S. Y. Kim과 Lee (2004)가 유치원 교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정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직무스트레스 검사도구의 하위요인 중 관료적 운영(예: “수업 시간 사이에 휴식시간이 부족하다.” ), 불화갈등(예: “상급자의 특정교사에 대한 편애가 심하다.” ), 낮은 대우(예: “사회경제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고 있다.” ), 업무과다(예: “유아를 가르치는 일 외에 기타 업무의 부담이 크다.” ) 등 4개를 사용하였으며, 도구는 총 21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정도에 따라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5점(매우 그렇다)으로 측정 가능한 Likert 5점 척도이다. 점수의 범위는 21–105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유아교사가 경험하는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의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유아교사 직무스트레스 도구의 전체문항의 Cronbach’s α는 .94이며, 관료적 운영 .80, 불화 갈등 .85, 낮은 대우 .88, 업무과다 .86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지지
유아교사의 사회적 지지를 측정하는 도구로는 J.-W. Park (1985)이 개발한 사회적지지 척도 중에서 ‘간접적으로 지각한 사회적지지’에 해당하는 부분을 Lim (1999)이 수정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사회적지지 측정도구는 총 2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4개의 하위영역들(정보적지지, 정서적지지, 물질적 지지, 평가적지지)을 포함하고 있다. 각 하위영역별 문항 수는 정보적지지가 6문항(예: “그들은 내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현명한 문제해결방안을 제시해 준다.”), 정서적지지가 9문항(예: “그들은 나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대체로 받아들여 준다.”), 물질적지지가 4문항(예: “그들은 무슨 일이든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를 도와준다.”), 그리고 평가적지지가 5문항(예: “그들은 나를 인격적으로 존중해준다.” )으로 되어 있다. 각 문항은 0점(전혀 아니다)부터 4점(항상 그렇다)으로 측정 가능한 5점 척도로 제시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유아기관 내 조직구성원이 제공하는 사회적지지만 결과에 포함시켜 보고하였다. 점수의 범위는 0–96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교사에게 주어지는 사회적지지 자원이 높음을 의미한다. 사회적지지 도구 전체문항의 Cronbach’s α는 .96이며, 정보적 지지 .95, 정서적지지 .82, 물질적지지 .90, 평가적지지 .93으로 나타났다.
교사효능감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을 측정하기 위해서 Tschannen-Moran과 Hoy (2001)가 개발한 Ohio State Teacher Efficacy Scale (OSTES) 을 번안하여 Sim (2007)이 유아교사에 맞게 재구성한 척도를 사용하였으나 척도의 신뢰도를 낮추는 한 개의 항목을 삭제한 후 총 23문항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유아의 참여에 대한 효능감 8문항(예: “나는 부적응 유아를 다룰 수 있다.” ), 수업전략에 대한 효능감 7문항(예: “나는 유아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다.” ), 학급운영에 대한 효능감 8문항(예: “나는 유아들이 학급의 규칙을 잘 지키도록 지도할 수 있다.”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5점(매우 그렇다)으로 측정 가능한 Likert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의 범위는 24 –12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교사효능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 도구의 전체 Cronbach’s α는 .96이며, 하위요인인 유아참여는 .91, 수업전략 .92, 학급경영 .90으로 나타났다.
연구절차
본 연구는 의도적 표집과 눈덩이 표집 방법을 이용하여 연구대상을 표집했으며 조사 기간은 2016년 2월부터 6월까지이다. 설문지는 우편 혹은 직접 방문을 통해서 배포했다. 원장님들에게 연구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에 대해 교사들에게 전달해 줄 것과 설문지 회수는 교사가 해 줄 것을 부탁했다. 설문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배포된 설문지들은 각 원에 있는 교사 한 명이 대표로 교사들이 완성된 설문지를 모두 회수하여 연구자에게 우편으로 전달하도록 하거나, 교사들에게 설문지 배포 시 함께 동봉된 반송용 봉투를 사용하여 회신하도록 했다. 총 200부를 배포하였고 이 중 190부를 회수하였는데(회수율: 95%), 불성실한 질문지를 제외한 184부를 자료 분석에 활용하였다.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 20.0 (IBM Co., Armonk, NY)과 AMOS 20.0 (IBM Co., Armonk, NY)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분석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주요 변수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분석을 하였다. 둘째, 본 연구의 가설 검증에 앞서 변수 간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때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의 수준에 따라 집단을 구분하여 경로분석을 하였다. 넷째, 경로 간 직접 효과와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트스트랩핑을 실시하였다. 다섯째, AMOS 20.0을 사용하여 다중집단분석을 통해 조절된 매개모델을 분석하고 검증하였다.
연구결과
측정변수의 일반적 경향
본 연구의 주요 측정 변수의 일반적 경향은 다음과 같이 Table 2에 제시하였다.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의 사회적지지의 평균은 83.40 (SD = 13.83), 직무스트레스의 평균은 81.58 (SD = 16.76), 소진 증후군의 평균은 42.39 (SD = 7.21), 그리고 교사효능감의 평균은 96.40 (SD = 6.14)이다. 반면 교사효능감이 낮은 집단의 사회적지지의 평균은 72.50 (SD = 17.96), 직무스트레스의 평균은 91.82 (SD = 13.49), 소진 증후군의 평균은 44.10 (SD = 5.13), 그리고 교사효능감의 평균은 78.49 (SD = 6.29)이다.
또한, 가설 검증의 사전 단계로 각 변수의 정규성 검토를 위하여 왜도와 첨도를 확인하였다. 각 변수의 왜도 값은 -0.93∼1.23 로 나타났고, 첨도 값은 -0.72∼3.13으로 나타났다. 즉, 왜도는 2 이하, 첨도는 4 이하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규성 분포를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유아교사 유형에 따른 주요변수 값의 차이
본 연구의 연구대상인 유아교사는 어린이집 교사 118명과 유치원 교사 66명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자료 분석에서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를 구분하지 않고 유아교사라는 단일 차원에서 분석하였기 때문에 교사 유형에 따라서 주요 변수 값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유아교사 유형에 따라 측정변수 값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알아본 결과, 사회적지지를 제외한 다른 변수 값에서는 유아교사 유형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사회적지지에서는 어린이집 교사의 사회적지지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 = 4.53, p < .001). 이러한 분석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어린이집 교사의 사회적지지 수준이 유치원 교사보다 높게 나타나긴 하였으나, 교사유형에 따라서 다른 주요 변수들에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로 구분하지 않고 유아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측정 변수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측정변수들 간의 상관관계
본 연구의 주요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Pearson의 적률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는 Table 4와 같이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에서는 사회적지지와 교사효능감 간의 관계를 제외하고 네 변인 간의 관계들이 모두 유의하게 나타난 반면, 교사효능감이 낮은 집단에서는 사회적지지와 직무스트레스 간의 관계,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 사회적지지와 교사효능감 간의 관계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상관계수는 -.36∼.74까지로 나타났다.
유아교사 직무스트레스의 매개효과
본 연구모형은 자유도가 0인 적정식별모델(just-identified model) 또는 포화모형으로 분석되어 모수(parameter)에 구속을 과하지 않는 모형이기 때문에 해당 데이터에 완전히 적합된 모형으로 확인되었다. 자유도란 정보의 수와 파악할 수 없는 미지 정보 수의 차이로 총정보수-모수로 계산하며 자유도가 0이라는 것은 적정식별모델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연구모형이 해당 데이터에 대해 완전히 적합된 포화모형(saturated model)일 경우 적합도를 파악할 필요가 없는 모형이다. 따라서 연구 모형의 적합도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 각 변수 간 경로분석한 내용을 정리하면 Table 5의 경로분석 결과와 같다.
첫 번째 연구문제와 관련하여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가 사회적지지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에서 완전 매개 역할을 하는지 또는 부분 매개 역할을 하는지를 알아보았다. 다중 집단분석 결과,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에서는 사회적지지가 직무스트레스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β = -.43, p < .001), 직무스트레스도 소진 증후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 .32, p < .001). 마찬가지로 교사효능감이 낮은 집단에서는 사회적지지가 직무스트레스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β = -.22, p < .05), 직무스트레스도 소진 증후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 .15, p < .001). 즉,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에서 사회적지지가 직무스트레스를 매개로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26이며, 교사효능감이 낮은 집단에서는 -.11이다. 그러나 사회적지지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직접효과는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β = -.02, ns)과 낮은 집단(β = -.03, ns) 모두에서 유의미하지 않았다. 따라서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모두에서 사회적지지는 소진 증후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간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쳐 직무스트레스가 사회적지지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완전 매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로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변수들의 직접효과, 간접효과 및 총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부트스트랩핑을 이용하여 신뢰구간 95%에서 유의도를 검증하였고, 두 집단의 경로계수의 크기와 유의성은 Table 5와 같다.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의 조절효과
두 번째 연구문제에서는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이라는 조절 변수를 중심으로 집단에 따라 매개효과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의 평균 점수(M = 89.58)를 기준으로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나누어서 분석하였다.
교사효능감 수준(고/저)에 따라 측정 모형이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해 다중집단분석을 실시하였고, 결과는 Table 6와 같다. 먼저, 비제약모형(unconstrained model)은 매개효과에서 경로가 유의하지 않았던 ‘사회적지지 → 소진 증후군’ 경로를 제거한 모형으로 설정하였다. 비제약모형과 제약모형(measurement weights model) 간의 χ2 차이는 Δχ2 = 12.226(13.141∼0.915), p = .112로 나타나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과 교사효능감이 낮은 집단 간에 교차타당성이 확보된 것을 의미하며, 두 집단 간의 측정동일성이 확인되어 양 집단을 구분하여 다중집단분석을 실시하여도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 다중집단분석 결과, 교사효능감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사이에 ‘직무스트레스 → 소진 증후군’ 경로에서 Δχ2 이 3.84 이상의 차이가 나서 집단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사회적지지 → 직무스트레스 경로’에서는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은 직무스트레스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력은 조절하나 사회적지지가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력을 조절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유아교사의 사회적지지, 교사효능감, 직무스트레스 그리고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매개와 조절 역할을 동시에 고려하여 입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수들 간의 영향관계에 대해서 주로 설명한 반면, 매개와 조절의 복합적 작용을 통해 각 변수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경우는 드물다.
첫 번째 연구문제에 관련하여,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 수준에 관계없이 유아교사의 사회적지지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직무스트레스가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아교사의 사회적지지가 소진 증후군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지만 직무스트레스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 정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교사가 지각하는 직장 내 사회적지지 정도가 낮은 경우 높은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이는 결국 교사의 소진 증후군을 초래한다. 유아교사가 지각하는 직장 내 사회적지지 정도는 교사가 경험하는 직장 내 인간관계를 반영하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결과는 교사가 경험하는 직장 내 지지적 관계가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의 상당한 부분을 설명해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동안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사회적지지가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J. H. Lee & Cho, 2011; Sim, 2007). 따라서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처우나 업무량을 포함한 근무환경이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였다. 적어도 직장 내 구성원들 간의 지지적 관계의 정도는 근무환경의 일부로 인식되어 온 한계가 있다. 그러나 타직종에서는 관리자와 조직구성원들 간의 갈등은 직무스트레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 중 하나로 파악되고 있으며(Ko, 2000; Yoon, 2004), 인간관계는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관련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다(Na & Yi, 2012; Won, 2013). 특히, 조직구성원 간의 서열과 위계가 중심이 되는 조직문화에서 유아교사의 직무만족도는 더 낮아지고 직무 스트레스는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Y.-N. Cho, Chol, & Kang, 2012). 유아교사가 지각하는 직장 내 사회적지지 정도는 유아교사가 경험하는 직장 내 인간관계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유아교사가 경험하는 직장 내 인간관계가 결국 직무스트레스를 통해 소진 증후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을 낮추기 위해 직장 내 지지적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문화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유아기관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체계화된 조직으로서 모든 조직에는 고유한 문화가 있으며 조직 내 구성원들은 가치관과 행동 및 신념을 공유한다(Daft, 2013). 따라서 조직문화는 조직구성원의 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Parker & Bradley, 2000, as cited in Y.-N. Cho at al, 2012). 따라서 관료적이며 통제 중심의 위계문화에서 벗어나 효율적이며 친화적인 합리적 관계문화를 지향하는 조직문화가 유아교사의 직장 내 지지적 관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에서 사회적지지는 소진 증후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직무스트레스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아교사가 지각하는 직장 내 지지적 관계 수준이 낮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직무스트레스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소진 증후군과 이직 발생을 방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자원보존이론(Hobfoll, 1998)이 국내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을 설명하는데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나 에너지자원인 사회적지지가 소진 증후군을 설명함에 있어서 직무스트레스의 매개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적절한 개입은 교사의 심리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영국에는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교사들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교사지원협회가 있다(S. Cho, 2006). 교사들은 일주일 내내 24시간 언제든지 전화, 방문상담, 온라인 대화 및 이메일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은 결국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제공받는 교육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도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유아교사들을 상담 및 관리해주는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하겠다.
특히 유아교사가 경험하는 스트레스 요인은 초 · 중 · 고등학교 교사들의 스트레스 유발 요인과 다를 수밖에 없다. 담당하는 유아의 연령과 시설 유형에 따라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원인은 달라질 수 있다. 상담 등을 통한 사회적 지원과 더불어 교사의 정서조절능력 향상 및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관련된 교육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유발시킨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반추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한 생각을 멈추게 하는 것은 정서조절능력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자조능력 개발도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두 번째 연구문제와 관련하여, 교사효능감에 따라서 유아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교사효능감이라는 개인 내적 자원이 높을수록 교사효능감이 낮은 경우에 비해 교사의 직무스트레스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직무스트레스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에 교사효능감이 완충 효과를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효능감이 높을수록 낮은 집단에 비해 동일한 수준의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심리적 소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잘 해결하거나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존 연구에서는 직무스트레스가 교사효능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K. N. Lee & Kang, 2014; Yoo & Kwon, 2017)를 통해 높은 직무스트레스는 교사효능감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교사의 이직으로 이어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반면,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이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는 교사효능감이 높은 경우 직무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것으로 보고하였다(H.-M. Lee, 2009).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에서 직무스트레스와 교사효능감 간의 직접적인 관계만을 설명하였고,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이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경로를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본 연구는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이 높은 경우 직무스트레스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력을 낮춘다는 것을 보여준 반면, 사회적지지가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교사효능감이 조절효과를 갖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교사효능감은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에 있어서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사회적지지가 낮은 경우에는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해서 개인적 자원인 교사효능감보다는 개인외적자원인 사회적지지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교사효능감이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조절한다는 것은 결과는 Shirom (1989)과 Melamed, Shirom, Toker, Berliner와 Shapira (2006)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기존의 실증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근무 중 자원결핍을 경험하였을 경우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원보존이론에 따르면 자원이 부족할 경우 개인은 다른 자원들을 더 이상 잃지 않고 보호하려는 방어적 태도를 유지한다(Halbesleben & Bowler, 2007). 따라서 직장 내 지지가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교사효능감이 낮은 집단에서는 이미 개인적 자원인 교사효능감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적지지라는 에너지 자원의 추가 손실을 막으려는 노력이 있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직장 내 지지가 직무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교사효능감 수준이 미치는 영향력이 적을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지지와 직무스트레스 간의 관계에서 교사효능감이 조절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는 유아교사가 직장 내 지지적 관계를 낮게 인식할 경우 교사효능감이 높다하더라도 직무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다. 이는 직장 내 사회적지지는 교사효능감에 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Choe, 2016), 특히 유아를 훈육하는 것과 관련된 효능감의 경우 동료교사들로부터의 정서적 지원과 실질적 도움이 교사로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Y.-J. Kim, Park, Lim, & Ahn, 2011). 조직 내 사회적 지지관계가 부족할 경우 직무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는 동시에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지원이 부족하여 유아교사의 교사효능감은 더욱 떨어지게 되며 낮은 교사효능감은 직무스트레스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고 결국 소진 증후군으로 이어지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고려할 때,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은 이직의도로 이어지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유아교사의 소진 증후군을 낮추기 위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갖는 교사 효능감과 사회적지지를 모두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사회적지지와 직무스트레스가 소진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에서 교사효능감은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증후군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효능감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교사 교육, 교육 경험, 사회적 환경, 개인적 배경 등이 있다(E. H. Park et al., 2002). 특히 교사효능감은 자기효능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Bandura, 2006), 자기효능감 향상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아교사의 자아개념은 직업 · 신분적 자아개념 및 근무부담과 관련이 있으므로, 유아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수업과 무관한 근무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Kang & Chang, 2010). 또한 실제 교수 방법을 개선함으로써 자신의 교수법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과 근무환경 내 심리적 지지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교사효능감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표본의 수가 많지 않고 자료수집이 편의적으로 이루어져서 대표성의 문제가 있다. 또한 자료 수집원이 동일한 교사이며 자기보고(self-report)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다양한 자료 수집원 및 측정방법 활용을 통해서 자료의 독립성을 확보하며 자기보고 편향의 가능성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를 구분하지 않고 유아교사로 통칭하여 살펴본 점이 연구의 한계일 수 있기 때문에 교사 유형별로 소진 증후군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과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는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